최근 포항지진에서 처음 나타난 지반 액상화 현상이 울산지역에 불안감을 더해주고 있다. 액상화 현상이란 지진의 충격으로 땅이 지하수와
섞이면서 지반이 마치 액체처럼 물렁물렁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경주지진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울산지역에도 여의도 면적의
6.8배에 달하는 액상화 연약 지반이 있다고 한다.
울산시가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대책수립 회의를 열고 실제 액상화가 진행될 경우 발생할 위험에 대한 대비 방안을 논의했다. 논의
과정에서 현재 4개 도시개발지구와 7개 산업단지가 그럴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곳에는 현재 20만영 이상의 시민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해안가 갯벌을 매립해 주거지로 조성한 남구 삼산동과 달동, 남외동, 진장ㆍ명촌 등 4개 도시개발 지구가 이 범주에 포함된다.
일부 산업단지 역시 액상화 위험에 노출돼 있다. 산업단지 중 당월지구ㆍ현대중공업ㆍ현대미포조선ㆍ현대자동차ㆍ롯데정밀화학ㆍSK에너지ㆍ삼양사 등 7곳이
매립지 위에 공장을 세운 경우다.
울산시는 이들 도시개발지구와 산업단지들이 연약지반 위에 세워지긴 했지만 암반층까지 파일을 박아 시공했고 내진설계까지 시행한 만큼
일정 규모의 지진을 견딜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뻘 층 위 지표면에서 지하 암반층에 박은 파일들이 지진파의 좌우 흔들림에
절대적으로 부러지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만약 뻘 층에서 파일이 부러진다면 지상의 건물안전을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최근 원룸과 생활형 다세대주택 건물 건설 붐이 일면서 지반지하가 뻘 층으로 이뤄진 남구 달동과 삼산동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수의 이들
주택이 들어서고 있다. 그런데 이들 주택들은 1층에 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기둥만을 남겨두고 담을 모두 없앤 필로티 구조로 지어졌다. 필로티
구조는 이번 포항지진에서 드러났듯 지진에 특히 취약하다. 게다가 전문가들은 이처럼 취약한 필로티구조가 뻘 층에 지어진 경우 지진에 몇 배나 더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울산시는 이런 사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기사입력: 2017/11/27 [17:17]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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