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더위와 함께 보냈을 뿐,
(아니, 무슨 추석에 '열대야'냐구요......)
그래서 어서 빨리 이 상황에서 탈출하자는 생각만을 했던 것 같은 며칠을 보내고,
현재의 제 삶의 터전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날도(19일),
서울에서부터 '영주'에 오기까지(새벽 기차) 바깥 풍경은 안개인지 구름인지가 산에 걸쳐있는 무거운 분위기였답니다.
영주에 도착한 뒤에야 겨우 조금씩 해가 나긴 하던데,
거기 제가 자주 가 앉아 있는 역사 구멍 뚫린 공간은 서울과는 다른 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아침이어서 그러기도 했겠지만, 사람을 멍- 하게 하지는 않았답니다.
거기서 세 시간 넘게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여간 지루하지 않았습니다만,
그저 멍하니 시간을 때웠을 뿐이랍니다.
근데요, 평소의 저는 뭔가 '일 중독증'의 사람이 돼 있곤 하는데,
이렇게 어딘가를 가는 중에는(예를 들어, 외국을 나갈 때도... 이런 식으로, 비행기를 바꿔타는 시간 만큼은 아무 생각도 없이... '멍 때리기'로 휴식을 취하곤 하는 특징이 있답니다.
그러다 결국 기차가 왔고, '분천'에 도착하니,
다시 한 여름의 열기가 느껴지더라구요.
한낮의 해가 나왔기 때문이었지요.
무엇보다도 (며칠 사이에)꽃밭의 꽃이 피고 있었구요,
그런데 오늘의 제 행로는, 어쩐지... '낯설기만 한 여름에서 탈출'하는 기분이었답니다.
'봉화 산골 기행'이 다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