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지는 진료’ 진실 공방에 대한 반박문
한국일보는 1.16 ’밑지는 진료‘ 진실 공방’의 기사를 통하여 대한민국 진료의 문제점에 대하여 논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정작 그 본질은 전혀 보지 못하고, 잘못된 주장들만 실은 기사가 보도 되어 큰 아쉬움을 남긴다.
우선 의사들의 총파업 예고의 원인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없다. 의사들이 단지 수가인상만을 위하여 파업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우리들은 십 수년간 의료현장의 온갖 병폐들을 온몸으로 맞서 싸우며 견뎌 왔고, 부작용이 예상되는 의료정책들을 앞장서서 온 힘을 다해 막아내려 애써왔다.
그런 우리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지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지방에서는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를 찾기 어려워 죽은 환자가 발생하였고, 포괄수가제로 인해 백내장 수술을 포기하는 병원이 속출하여 환자들은 치료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으며, 수술실에는 70년대에 사용하던 재료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또한 일부 과들의 고사상태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이런 결과들은 충분히 예상되었던 것으로 끝까지 막아내지 못한 잘못된 정책들의 결과인 것이다.
이번 총파업은 이런 부작용들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일부 정치인과 공무원들을 위한 잘못된 의료제도를 의사와 국민, 모두를 위한 의료제도로 바꾸는 것이 이번 총파업의 진정한 이유이고 목표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수가비교에 대한 지적도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나라는 불행히도 선진국뿐만 아니라 후진국에 비해서도 터무니없이 낮은 수가를 가지고 있다. 초진진찰료를 예로 들자면, 우리나라의 경우 13,580원이지만 인도(1인당 GDP 1,500불)는 25,000원, 말레이시아(1인당 GDP 8,600불)는 10,800~64,800원, 베트남(1인당 GDP 1,300불)은 22,000원으로 후진국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낮다. 수술료도 마찬가지로 엄청난 저수가를 강제하고 있다. 이는 분명한 사실로 그 어떤 다른 자료를 가져와도 우리의 지나친 저수가 정책을 변호할 순 없을 것이다.
또한 저수가로 인한 높은 의료기관 이용 빈도는 3분 진료를 양산하고 이는 곧 의료의 질 하락으로 이어지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높은 이용빈도 오용하여 저수가가 바람직하다는 주장으로 이어간다는 건 국민에게 저질진료를 계속 하라는 말과 다를 바가 없다. 때문에 적정 수가와 적정한 의료기관 이용 빈도를 통한 양질의 진료 제공이 가장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기사와는 달리 비급여로 수익을 보전하는 현 의료는 대부분의 의사들이 원하지 않는 의료체계이다. 급여, 비급여는 우리들이 정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의료의 질이 이유가 아닌 돈과 행정편의 때문에 정하는 기준일 뿐, 우리들의 의학적 전문성과는 상관없는 이야기 이다. 모교수의 비급여를 통한 수익 보전으로 원가보전률 측정이 의미 없다는 이야기는 낮은 보장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급여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국민들의 현실, 재난적 의료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현실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선후관계가 바뀌어도 단단히 바뀌었다.
우리는 국민을 비급여로 치료하고 싶지 않다. 우리들은 당당한 의료를 하고 싶다. 최선의 진료를 하고 싶다. 책상 앞에 앉아 전문성도 없는 자들이 정하는 기준으로 환자를 치료하고 싶지 않다. 관치의료에 휘둘리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 절대로 환자를 치료하면서 돈과 환자를 저울질 하고 싶지 않다.
그런 환경을 위해서 의료보험의 보장성 강화가 필요한 것이다. 국가의 보장성 강화는 국민들에게 급여만으로도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줄 것이며, 의료비로 인한 재정적 재난의 발생을 경감시킬 것이고, 의사들에게도 환자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이다. 모교수에게 이 목표가 틀렸다고 말하고 싶은 것인지 먼저 묻고 싶다.
마지막으로 도시근로자의 10배가 넘는다는 의사의 연봉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의 허무맹랑함에 대해 짚고 넘어가고 싶다. 도시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2013년 2분기에 444만 7천원으로 집계되었다. 그럼 의사들의 월평균 소득이 4,500만원이라는 것인데 이는 대꾸할 가치도 없는 거짓이고 모순이다. 한국고용정보원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의사들의 월평균 소득은 그보다 훨씬 낮은 556만원에 불과했다. 도대체 어떠한 목적으로 이러한 수치를 말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또한 의사 연봉의 사회적 합의라는 말은 정말 실소를 머금게 만든다. 도대체 어떤 직업이 사회적 합의를 통해 연봉이 정해졌는지 궁금하다. 그런 의견을 제기한 사람 역시도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은 연봉을 받고 있을 텐데 어찌 이런 의견을 내세울 수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단지 의사들의 연봉을 정확한 이유 없이 격감하고 싶은 것이 목적이라면, 이런 흑색선동과 궁색한 논리를 동원할 수밖에 없었을까 싶어 애처롭기까지 하다.
의사의 평균연봉의 세계적인 추세는, OECD 통계를 보면 의사 연봉은 PPP(구매평가지수)의 3배 정도인 것을 알 수 있다. 아주 간단하게 생각해봐도 국내 의사들의 평균 연봉은 상대적으로 상당히 낮은 편에 속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총파업을 예고한 후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우려와 비난을 의사들은 이미 충분히 고민했고 예상했던 문제들이며, 우리 스스로도 파업이라는 도구를 써야만 하는 현실이 괴롭긴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간의 악습을 끊어내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왔다. 국민에게 최선의 진료를 돌려주고 싶은 의사들의 행보를 언론은 더 이상 호도하지 말 것이며, 뜻을 함께하여 올바른 의료체계 형성에 힘을 합해야 할 것이다
2014년 01월 20일
올바른 의료제도의 항구적 정착을 염원하는
전국의사총연합
첫댓글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때문에,야간 진료를 해야만 되는 의사들이, 수입은 좀 나은데 속 빈 강정으로, 늦은 밤 일해 번 돈 불쌍하게 생각해 내버려 두지.
사회적 합의씩이나 들먹거리냐.불쌍한 이들 자꾸 긁지 말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