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달은 내게 세상의 비밀을 털어놓았네
사람들이 모두 웃으며 축복을 이야기할 때
차고 기울 것이다 차고 기울 것이다
우리는 모두 시간의 바구니에 담겨 물 위를 떠갈 뿐이라 했지
나도 내 바구니에 이름을 붙여주기로 했네
동전만 한 미래더라도
툭하면 뒤집힐 운명을 타고났더라도
어쨌든 시작됐으니까
하지만 물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얼마 못 가 두 갈래 길이 나타났다네
나를 반으로 나눠야 했지
그렇게 흘려보낸 나를 다시는 볼 수 없었네
길고 지루한 날들이었어
하루는 그림자에게 잡아 먹히는 사람을 보았지
배고픈 악어 떼처럼 수면 아래서 유유히 헤엄치다가
그가 스스로를 단념한 순간 곧바로 삼켜버리더둔
텅 빈 눈으로 떠내려가는 사람이 많았네
나는 바늘만 한 믿음 위에서 떨었지
나를 지키는 일
우는 법을 배우느라 뼈가 아팠네
그 믿음에 찔리는 날들도 많았어
두 갈래 길을 지나면 두 갈래 길이 나오고
검은 물감을 풀어놓은 듯
내 안에서 내가 쉴 새 없이 빠져나가는데
차고 기울 것이다 차고 기울 것이다
달의 목소리는 귓가를 떠나지 않고
길고 지루한 날들이었어
어쩌면 나는 그때 세상을 전부 알아버렸는지도 모르지
이미 한번 죽었는지도
그럼에도 나는계속 가고 있다네
한 방울의 피로도 영혼을 증명할 수 있음을 말하려고
나를 둘러싼 어둠이 있어 달의 비호를 받을 수 있다네
동전만 한 미래더라도
동전은 언제고 반짝거리는 것이니까
[밤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 ],현대문학,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