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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날개
23.
[ 터벅터벅- ]
슬픈 여운이 감돈 체 이상하게 피곤한 몸을 이끌고 침대에 누운 주작이 눈을 감자마자 깊은 잠에 들었다.
아니, 어쩌면 얕은 잠일지도 모른다. 온 몸이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듯한 느낌이 들더니 곧 이상한 곳에 도달했다.
깊은 잠이라면 이런 꿈은 꿀리가 없다. 주작은 외딴 곳에 홀로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놀란 듯 주위를 둘러본다.
아무도 없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는데 이상하게 누군가 있는 듯한 꺼림칙한 느낌이 든다.
그래, 분명 꺼림칙한 기분이다. 누군가가 살의를 가지고 지켜보기라도 하는 듯 이상하게 불쾌한 느낌이 든다.
하나로 놓여져있는 길을 걸으며 영문도 모른 체 투덜거리는 주작.
"아씨, 내가 왜 여기에 있는거지?"
소름끼치도록 고요하다. 주위에는 그저 드넓게 펼쳐진 들판인데도 이상하게 답답하다.
이렇게 탁 트인 곳에 있으면서도 주작은 갑갑하고 목이 탁- 막히는 듯이 먹먹하기도 하다.
이런 이상한 느낌과 함께 걷고있던 주작은 어느덧 거대한 성문 앞에 도달한다.
아무런 표시도 없이 그저 떡하니 세워져있는 성문. 돌로 쌓여진 듯 견고해보이는 성문 앞에 멈춰선 주작.
나무로 된 문이지만 거대해서 혼자 힘으로 열기란 무리다. 그렇다고 뒤돌아 왔던 길을 다시 걷자니...
"헉! 기,길이 어디갔지?"
뒤돌자마자 보이는 건 한발자국만 걸어도 떨어질 듯 아슬아슬한 절벽으로 변해버린 길.
절벽 아래에는 성난 파도가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절벽에 부딪히고 듬성히 보이는 솟아오른 걸 자세히 보니..
그것은 바로 영화에도 자주 등장한다는 상어의 지느러미들. 한 두개가 아닌걸로 봐서는 저 바다는 상어의 보금자리인 모양이다.
주작은 별 수 없이 성문 앞으로 다시 돌아선다. 그리고는 아무런 고민도 하지 않고 두세번 문을 두드린다.
[ 쿵쿵쿵- ]
성문이 거대해서인지 작게 두드렸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울리는 소리. 뭔가 텅빈 것처럼 들리는 소리다.
잠시 문 앞에서 기다리니 저절로 문이 열리기 시작한다. 성문 양옆의 쇠사슬이 내려가면서 거대한 문이 위로 올라간다.
그리고 주작은 안을 바라보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의아해한다. 어째서 아무것도 없는 것일까?
성문이라면 분명 성이라던가 마을이라던가.. 영화에서 보던 그런 풍경들이 보여야 하는데 아무것도 없다.
말 그대로 텅비어있다. 넓은 땅만 펼쳐져있는 곳으로 들어간 주작. 그러자 성문이 그대로 닫혀버린다.
"휘유~ 도대체 어디로 가야하는거야?"
뒤에서 성문이 닫히든 말든 신경쓰지 않은 체 주작은 앞을 향해 걸어간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보이는 게 없다.
그 흔한 풀이나 나무조차 보이지 않는다. 어째서일까. 주작은 어느새 이 말도 안되는 여행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한다.
이런 건 정말 신기하다. 또 다른 세계에 와있는 듯한 느낌. 주작은 이리저리 둘러보며 똑바로 앞을 향해 걸어간다.
그러다가 멀리서 보이는 물체를 보고 한달음에 달려간다. 어느정도 물체가 뚜렷하게 보이자 주작은 걸음을 멈추고야 만다.
"뭐야, 저건? 이 곳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건데.."
정말 황폐한 평야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성대한 만찬이 차려져 있는 식탁. 정말 넓기도 넓고 음식들도 먹음직스럽다.
호화로운 음식들을 바라보며 주작은 갑자기 굶주림이 느껴져 당황해한다. 꿈에서도 배고픈 게 느껴지는걸까?
맛있는 냄새가 솔솔- 주작의 코끝을 간지럽히고 군침이 돌기 시작한다. 그 유혹에 이끌려 식탁으로 걸어가는 주작.
[ 우지끈- ]
그리고 그순간. 별 생각없이 걸어가던 주작은 자신의 발밑에서 나는 소리에 놀라서 그대로 멈춘다.
그냥 나뭇가지를 밟았다고 생각할수도 있으나 그렇다고 하기에는 발밑에 느껴지는 게 어째 이상하다.
천천히 밑을 내려본 주작이 그대로 밑으로 추락한다. 털썩- 궁둥이로 착지한 주작.
아픈 궁둥이를 문지르며 일어난 주작이 황당하다는 듯 주위를 둘러본다. 꿈인데도 너무 아프다,
위를 올려다보니 그리 깊게 파이진 않았으나 이것은 분명 함정이다. 그렇다, 그 이상한 느낌은 함정을 밟아서였다.
어이없다는 듯 위를 올려다본 주작이 적명궁을 꺼내어 뒤로 물러서 흙벽을 겨냥한다.
가볍게 아래서부터 위까지 지그재그로 화살을 쏜 주작은 단단히 꽂혀있는 화살을 딛고 올라가기 시작한다.
겨우겨우 지상으로 올라온 주작이 아까와는 다르게 잔뜩 경계하며 다시 만찬을 향해 걸어간다.
[ 삐비빅- ]
"아놔!!"
조심한다고 한건데도 역시나 발밑에서 무안가가 느껴진다. 그리고는 기계음이 들리더니 무언가가 터진다.
깜짝 놀란 주작이 뒤로 물러서자 분수처럼 폭죽이 터져나오기 시작한다.
주작의 앞뿐만 아니라 그 곳을 중심으로 일렬로 쫙- 깔려져있는 폭죽. 주작이 황당한 표정으로 터지는 폭죽을 올려다본다.
그렇게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폭죽쇼가 끝이 나고 주작은 마음을 다잡고 다시 앞으로 걸어간다.
이제 만찬과의 거리는 아까의 반절거리. 식탁에는 주작이 좋아하는 음식들로 쫙- 차려져있다.
훈제오리부터 시작해서 탕수육이나 피자, 통닭은 기본이요, 갈비에 달콤한 디저트들까지 윤기가득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상하게 더해오는 배고픔에 주작은 그렇게 만찬을 향해 걸어가는데...
[ 휘이익- 쉭- ]
사방에서 무언가가 비오듯 쏟아져온다. 당황한 주작이 얼른 몸을 낮춘체 앞으로 빠르게 나아간다.
한차례 퍼부어대던 것이 사라졌을 때 주작은 땅에 떨어져있는 것을 주워본다.
"...........독침!!! 헐!!! 나 죽일라고 독침 발사했어!! 누구야!! 언능 나와서 나랑 결판내!!"
잘 참는가 싶었는데 결국 터지고 마는 주작. 호들갑피우며 손에 쥐고 있던 독침을 멀리 던져버린다.
점점 목숨이 위험해지고 있다. 이러다가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작이 잠시 망설인다.
저 만찬을 먹을 것인가 말것인가. 그러다 문득 뇌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
"함정?"
그렇다. 이것은 주로 동물을 잡을 때 쓰는 먹이함정이었던 것이다. 주작은 그제서야 어이없다는 듯 웃는다.
결국 자기는 야생주작이었다. 저 먹이에 정신이 팔려 하마터면 죽을 뻔 했으니 말이다.
주작은 자신을 너무 깔보았다며 되돌아가려는데.... 뒤돌아서 왔던 곳을 지나가려하자마자 독침이 쏟아져나온다.
당황한 주작이 뒷걸음질하고 생각에 잠긴다. 이렇게 뒤돌아간다면 거쳐왔던 함정들을 다시 거치게 된다.
생각할 것도 없다. 그냥 앞을 향해 가는 수 밖에. 일단은 배고픔부터 달래보자는 생각으로 만찬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 위이잉- ]
이번에는 뭔가 범상치않는 소리다. 뭘까. 주작이 불안한 마음으로 뒤를 돌아보자 성문에서부터 무언가가 반짝인다.
눈을 게슴츠레 뜨고는 저것이 무엇인고, 고민하던 주작은 순간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물체를 보고 깜짝놀랜다
그리고는 엄청난 속도로 도망치기 시작한다. 그 뒤를 빠르게 추격하는 미사일.
"아씨!!! 무슨 미사일이야!! 왜 나 죽이는데 미사일까지 쓰는거냐고!!"
미사일. 주작을 열심히 따라 돌진하는 것을 바로 성문에서 쏜 미사일이다. 어째서 이렇게까지 주작을 죽이려는걸까?
도망치는데 급급한지라 주위를 제대로 살피지 못한 주작은 미사일과 더불어 함정들에 또 걸리고 있다.
주작이 지나간 길에서는 날카로운 송곳들이 올라온다. 1초만 늦게 지났어도 죽었을만큼 날카롭고 큰 송곳.
그에 질겁하며 더 도망치던 주작은 무언가가 머리와 부딪힘을 느꼈으나 그대로 뛰어간다.
[ 위잉- 위잉- 위잉- ]
한참을 달리고 있는데 멀리서 들려오는 낯익은 소리. 재빨리 뒤돌아본 주작은 말벌들이 자신이 쫓아오는 걸 발견한다.
설마... 주작은 자신이 지나왔던 길을 돌아보는데.. 이럴수가. 말벌집을 건드린 것이다.
말벌에게 맞으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작은 온갖힘을 쓰며 도망친다. 이것이야말로 설상가상이리라.
아까 머리에 부딪힌 것이 바로 말벌집. 주작은 미사일에 쫓기랴, 말벌떼에 쫓기랴, 주위 살피랴, 함정 피하랴..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지금 도대체 왜 이러고 있는 지도 생각못하고 있다.
이제 만찬이 차려져 있는 식탁과의 거리도 많이 좁아져있다. 숨을 헐떡이며 뛰던 주작이 문득 스치는 생각에 씨익- 웃는다.
"보라고~ 이 주작님아가 얼마나 똑똑한지!! 난 절대로 야생주작이 아니다!"
주작은 일단 함정들을 살피기 시작한다. 어디에 무엇이 놓여있을지 유심히 보려하지만 보이지 않는다.
결국 함정을 살피는 것에는 포기하고 적멍궁을 꺼내든다. 뛰어가면서 꺼내려니 몸이 자꾸만 비틀거린다.
조금씩 지키기 시작하고 숨이 턱까지 차오른 이 상황에서 달리기를 멈춘다면 죽고 말것이다.
주작은 안간힘을 쓰며 뛴다. 적명궁을 꺼낸 주작은 말벌떼와 미사일을 돌아보며 자신과의 거리를 잰다.
일단 미사일부터 어떻게 처리해야한다. 미사일은 열주척으로 쫓아오기때문에 주작에게는 유리하다.
분멍 주작의 열은 보통 인간보다야 더 높아 현재 불리한 상황이지만 이를 이용한다면 승산이 있다.
[ 화르륵- ]
적명궁에 활을 넣고 조준하는 주작. 원래는 엄청난 집중력을 요하는 것이나 뛰느라 정신없는 주작인지라..
어차피 목표물은 크고 많은 집중이 필요하지 않다. 조준력만 있다면 만사오케이.
후들거리는 다리로 뛰면서 주작은 적명궁으로 목표물을 겨냥한다. 그리고는 그대로 시위를 당겨 발사시킨다.
화살 끝에서 불타오르고 있는 불길은 주작의 열보다 훨씬 더 좊고 주위의 열을 축소시키는 성질이 있다.
즉, 주작이 쏜 화살열이 이 옷게 있는 어느 것보다도 더 높기에 미사일은 그 화살을 쫓아갈것이 분명하다,
주작은 얼른 화살과는 다른 방향으로 몸을 틀어 뛰어간다.
[ 슈우욱- ]
말벌떼는 여전히 쫓아왔지만 미사일은 주작과는 반대방향으로 날고있는 화살을 쫓아간다.
역시나 주작의 생각이 맞아 떨어졌다. 주작이 겨냥한 목표물은 바로 만찬이 차려져 있는 식탁.
화살이 먼저 식탁에 도달하고 그 뒤를 이어 미사일이 식탁에 부딪쳐 큰 폭발음과 함께 사라진다.
[ 쿠와앙- ]
"휘유~ 참 스릴넘치는 꿈이야."
말벌떼를 없애기 위해 주작은 자신의 주위에 불로 보호막을 형성시킨다. 그러자 불을 뚫고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벌들.
이번에는 주작이 말벌떼들에게 달려들고 주작의 불보호막에 스치거나 닿은 벌들은 타죽기 시작한다.
이렇게 되자 역으로 주작이 말벌들을 쫓기 시작한다. 도망치는 말벌들을 쫓으며 통쾌해하는 주작.
멀리 도망치자 주작은 추격을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는다. 너무 격하게 뛴 터라 거친 호흡이 계속된다.
겨우겨우 진정된 몸으로 불보호막을 없앤 주작이 이로써 모든 게 다 끝이 났다는 생각에 기지개를 핀다
"뭐야, 되게 시시하네."
[ 웅웅- 웅우웅웅- ]
주작이 말을 하자마자 어디선가 울려오는 진동소리. 그리고 고요하던 땅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갑작스러운 진동에 당황한 주작이 몸을 낮추고 귓가에 울리는 진동소리에 귀를 막아본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주작을 놀리는 듯 거세지는 진동소리. 이젠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땅이 갈라지고 함정들이 무너져내린다. 피할 곳도 없기에 그저 주위를 둘러보던 주작은 무너지는 땅과 함께 추락한다.
"으아아아악~ 나 좀 살려줘~"
[ 쿵- ]
"으아야야!! 아파죽겠네. 여긴 또 어디야?"
또다시 궁둥이로 떨어진 주작은 궁둥이를 문지르며 일어난다. 이젠 궁둥이가 얼얼하다.
주작의 신체중에서 엉덩이가 가장 무거운걸까. 울상을 지으며 주위를 둘러보는 주작.
그러다가 자신의 앞에서 한껏 경계하며 으르릉거리고 있는 개를 발견한다.
"헉!! 너는!!"
[ 으르르르릉- ]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며 경계하는 소리를 내는 개. 바로 주작이 가장 싫어하는 라이벌이라고 해야하나..
사방신의 집에서 5분가량 내려가면 아담한 이층집이 있다. 그 집에서 키우는 진돗개, 순돌이.
지금 그 순돌이가 주작의 앞을 가로막은 체 으르렁거리고 있다. 당황한 주작이 입을 떡- 벌린다.
이때까지의 함정같은 건 이에 비하면 가려운 정도다. 순돌이라면 주작의 기부터 확- 죽여버린다.
"우,우씨!! 너가 왜 여기있어!! 여긴 내 꿈이거든? 그러니까 저리가!!"
[ 크르르르... ]
주작의 말을 알아먹은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주작의 외침에 반응하는 순돌이.
잔뜩 긴장한 주작이 순돌이를 노려보는데 갑자기 순돌이의 몸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몸이 거대해지면서 송곳니가 날카롭게 자라고 고슴도치처럼 털이 가시로 변한다. 이것이 다가 아니다.
발톱이 길고 날카롭게 변해 마치 구미호의 손톱같고, 꼬리가 살아움직이더니 끝이 독사로 변한다.
놀란 주작이 변신한 순돌이를 보며 입을 다물지 못한다. 이마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뿔까지 자라나있다.
"내 상상력이 이렇게 풍부했어? 이정도로 변신할 줄도 알아, 순돌이?"
[ 쿠아아아앙- ]
한순간에 변신한 순돌이가 빨게진 눈동자로 주작을 주시한다. 숨을 내쉴때마다 검은 연기가 뿜어져나온다.
뭔가 꺼름칙해진 주작이 인상을 찌푸리며 적명궁을 꺼낸다. 가볍게 활을 쏘아 날린다.
날아가는 도중에 화살촉에 불이 붙어 불화살이 되어 순돌이에게 날아간다. 그러나 독사가 된 꼬리가 그 화살을 쳐내버린다.
뭔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주작이 화살없이 활시위를 잡아당긴다. 그러자 주작의 손에서 불이 화살로 형성된다.
주작이 불로 만든 화살을 몇개나 쏘아봐도 끄떡하지 않는 순돌이.
가시같은 털이 그의 몸을 뚫지 못하도록 막아내는 듯 단단하게 굳어있다. 이상하게 약이 오른 주작.
"치사하게 변신이나 하고!! 난 변신도 안했는데!!"
주작은 억울하다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더니 곧 적명궁을 하늘로 조준한다.
내리쬐는 태양을 향해 적명궁을 조준시킨 주작이 빈 화살의 시위를 당겨 쏜다.
날아갈 것도 없는데 주작은 마치 무언가가 보인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 크르르르르릉- ]
한참을 포효하는 순돌이에게 시선을 돌려 브이자를 해보이는 주작.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일까.
그 순간 어디선가 들려오는 바람을 가르는 소리. 주작은 한걸음 뒤로 물러선다.
몇초 지나지 않아 하늘에서 불화살이 쏟아져내린다. 방어할 틈도 없이 불화살을 맞고 있는 순돌이.
그러나 아프지도 않는지 쏘여지는 불화살을 맞으면서도 주작을 노려보고 있다.
마치 주작을 죽이기 전까지는 그 어떤 고통도 다 감수할 수 있다는 듯한 눈빛과 표정.
이에 질린 주작은 순돌이를 향해 활시위를 당긴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순돌이의 공격에 몸을 피한다.
[ 피슉- ]
"으앗!!! 나 맞을 뻔 했어!! 넌 변신했지만 난 아니래두?"
순돌이가 달려들며 날카로운 발톱으로 긁으려하자 어렵사리 옆으로 굴러 피한 주작이 호들갑을 떤다.
정말이지 순돌이는 무감각한 신체를 지니고 있는것일까. 용암보다도 더 뜨거운 불길을 견뎌내고 있다.
이렇게해서는 도무지 끝날것 같지 않아 주작은 한숨을 내쉰다. 아무리 자신이 이기고 싶어하는 존재라 한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지금의 순돌이는 순돌이가 아니다. 이건 정말 말 그대로 괴물이다.
그러니 어찌 이긴다해도 순돌이를 이겼다고 할수나 있을까. 결국 저 괴물을 죽이기로 결심한 주작.
"너!!! 진짜 너!!! 너가 먼저 시작한거니까 나중에 딴말없기다!!"
주작은 순돌이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소리를 지르고 난 뒤 적명궁의 양 끝을 잡아 뜨거운 기운을 불어넣는다.
그러자 갑자기 적명궁 전체가 불에 타오르듯 감싸지더니 크기가 점점 더 커지기 시작한다.
뜨겁게 타오르던 불길이 사라지고 나자 주작의 키를 훌쩍 넘기는 길이의 거대한 활이 자리잡고 있다.
적명궁. 주작은 이 적명궁을 2단계로 진화시킨 것이다. 활이 큰만큼 화살도 그에 비례한다.
그만큼 무게감이 있고 또 데미지도 크지만 단점이 있다면 쉽게 잘 움직이지 못한다는 점.
하지만 주작이 누구인가. 접근하기도 전에 원거리에서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상황에서 진화시킨것이다.
"푸헬헬헬헬~ 어때? 멋있지? 이거 너보다 더 크다?"
[ 크르릉- 크릉- ]
"왜? 별 거 아닌것 같아? 에이~ 그래도 우리 적명궁 무시하지 말라구!! 그럼 혼나!!!"
주작은 으르렁거리며 기회를 엿보고 있는 순돌이를 향해 활시위를 당긴다. 그러자 빨간 불꽃이 일렁인다.
눈을 가늘게뜨고 순돌이를 향해 쏘자 빨간 불꽃이 거대한 화살이 되어 순돌이를 덮친다.
그러나 거대한 불꽃화살이 순돌이를 덮치려는 그 순간에 순돌이는 등에서 커다란 날개가 나타나더니 하늘로 올라가버린다.
날개까지 있을 줄은 몰랐던 주작이 놀랍다는 듯 하늘에 떠있는 순돌이를 올려다본다.
"우와~ 너 날개도 있었어?"
[ 쿠아아아앙- ]
주작의 말따위는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순돌이가 입을 크게 벌린다. 그러자 쏟아져나오는 검은 물질들.
왠지 꺼림직해 주작은 얼른 적명궁을 들고 뒤로 다다다- 물러난다.
주작이 있었던 자리에는 검은 물질들이 떨어져 꿈틀거리고 있다. 도대체 이건 또 뭐란 말인가.
[ 크르르르릉- ]
그 검은 물질들이 꿈틀거리더니 한곳으로 모여 하나의 물체로 변신하기 시작한다.
뭔가 좋지 못한 느김을 받은 주작이 정명궁으로 그 물체를 겨냥한다. 한참을 굼틀거리던 물체는 곧 제 모습을 드러낸다.
"헐."
그것은 바로 순돌이. 괴물이 되어버린 저 공중에 떠있는 순돌이와는 달리 귀엽게 웃고 있는 어린 순돌이다.
공격하려던 주작은 잠시 멈칫하고 그 사이를 놓치지 않고 어린 순돌이가 주작에게 달려든다.
[ 너는.... ]
멍하니 있다가 달려드는 어린 순돌이를 보고 정신차린 주작이 얼른 옆으로 피한다.
자신을 피하자 귀엽게 앙앙- 거리던 어린 순돌이가 곧 돌변해서 주작을 노려본다. 엄청난 살의를 품은체.
식은땀을 흘리며 주작은 위의 순돌이와 아래의 어린 순돌이를 번갈아 쳐다본다. 분신같지는 않고..
자신의 일부를 만들어낸것일가? 주작은 혼란스러운 머리를 정리하려는데 자꾸만 귓가에 맴도는 목소리.
[ 나를 기억하는가. ]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다는 듯 주작이 머리를 긁적인다. 그리고는 어린 순돌이를 내려다본다.
엄청난 경계를 하며 살의를 품고 있는 저 어린 순돌이를 죽인다면 위의 순돌이가 발광을 하려나?
하지만 그 생각은 잠시 접어둬야만 했다. 위의 순돌이와 어린 순돌이가 동시에 합동 공격을 펼쳤기 때문이다.
위의 순돌이는 독침을 뱉어내며 빠르게 주작을 향해 하강하고 어린 순돌이는 주작에게 달려들어 물어뜯으려 한다.
[ 주인이여. ]
"우씨!! 치사하게!!!!"
[ 나를 부르라. ]
"도대체 뭐를 부르냔말이야!!!!"
어느 한 곳을 방어하든 결국 한 공격은 받게 되어있는 주작. 이에 기겁하며 주작은 귓가에 맴도는 목소리에게 말을 한다.
분명 이 상황은 청룡때와 비슷하다. 그러나 도대체 무슨 이름을 불러야 할지 아무것도 모르는 주작.
그렇기에 더욱 다급하게 말을 하는 걸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들의 공격을 당해내지 못할수도 있다.
어린 순돌이를 겨우 피한 주작이 쏟아져내려오는 독침들을 피하며 이리저리 도망친다.
그러나 날개가 다리보다 훨씬 더 빠르기에 금세 길이 막혀버린 주작. 앞을 가로막고 있는 순돌이.
어린 순돌이도 주작을 벼르고 있다. 아마 공격을 피한 것에서 나오는 앙금일 것이다.
[ 어서 나를 부르라, 그대여. ]
"그러니까... 난 지금 아무것도 떠오르지가 않는다구요!!!"
[ 그대가 사용하는 힘에서 나올지니, 단순하게 생각하라. 나를 부르라. ]
"아씨... 내가 쓰는 무기? 그거야.. 당연히!!! 불? 불꽃? 화산?"
이것저것 생각나는 대로 말을 하던 주작은 이내 순돌이의 공격을 방어하던 몸을 멈춘다.
그리고는 머릿속을 잔잔히 울리고 있는 느낌에 눈을 감은 체 입을 연다. 그와 동시에 순돌이가 주작을 향해 독침을 솓아낸다.
[ 슈슈슉- ]
"..........화..화염(華髥)?"
하얀날개
엄쪽은 [ ♥ ]
첫댓글 ♥ 잼있어 담편이 보고싶어요
어머, 감사해요!! 이번편은 정말 길게썼네요; 저도 몰랐는데... 어차피 내용전개로 끊는거라 길어졌어요(응?)ㅋㅋㅋ 재밌게 읽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해요! 담편도 기다려주실꺼죠_<??
삭제된 댓글 입니다.
꺄아_<!! 감사합니다!! 제가 그렇게 잘쓰나요?(응?) 헤헷... 칭찬해주셔서 감사해요!! 사실 제가 글 쓸때 양은 잘 안보거든요. 그냥 이정도에서 끝내야지, 하면 바로 끝내는 성격이라... 어쩌다보니 요샌 길어지네요. 뭐.. 진도도 많이 나가고 좋은거겠죠?(응?) 엄훠, 추천_< 이번편도 재밌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_<!!!
[♥]이번편이 제일 긴거같다.ㅋㅋㅋㅋ 이번엔 주작이야? 오오 , 함정이라니.. 좀 특이한데? 왜 주작은 진지하게 안해준거야~ 완전 함정놀이잖아.ㅋㅋㅋ 화염? 화염? 무슨 뜻이야~ 알려줘! 적명궁이 변신도 하는구나! 그럼 3단계도 있어? 아 , 신기하다. 이제 남은 사방신은 현무랑 백호? 자명이는 안하겠지? 진짜 이런 건 또 잘 생각해낸다니까. 어떻게 이런 걸 생각한거야?? 대단하네.ㅋㅋㅋㅋ 너무 재밌어!! 주작도 귀엽구... 담편 완전기대하게 만들어놨네! 주말이니까 올려줄꺼지? ㅋㅋㅋㅋ 기다리고 있겠어!! 개인적으로 난 주작이 좋으니까 우리 주작도 많이 나오게해주고, 이번편처럼!!! 아 , 난 귀여운애가 너무너무 좋더라고, 뿅♥
헤헷ㅋㅋㅋㅋ 나도 그렇게 생각해ㅋㅋ 응, 이번엔 주작이야! 완전 귀엽지?ㅋㅋ 주작 이미지가 귀염뽕이잖아~ 그래서 그냥 함정놀이ㅋㅋㅋㅋ 뭘, 뜻을 알려구해~(응?) 그냥.. 빛나는 불꽃..?(응?) 나중에 의미를 알게 될테니깐 지금 알려구 하지마~ 뜻 알려주기 모호해잉~(응?) 헤헷.. 응, 3단계도 있어. 신기하지?? 자명은 안해도 돼. 천사잖아~ 그냥.. 쓰려고 마음먹으면 막 튀어나오더라ㅎ 그,글쎄... 주말에 올릴수 있을지 모르겠어ㅜ 컴퓨터 하게 된다면 곧바로 올릴게!! 정말 넌 귀여운 애를 좋아하는 것 같아. 자헌이도 그렇고 주작도 그렇고... 음.. 생각해보고ㅋㅋㅋ 난 현무를 괴롭히는 게 더 재밌던데(응?)ㅋㅋㅋㅋ 고마워!! 뿅♥
ㄲㄲㄲㄲ던전 RPG인 건가....역시 주작 스타일...ㄲㄲㄲㄲㄲ
허...허럴....이거...뭔가요....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아아아앜~!!!! 아나...미치겠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작이가...순돌이랑...격투?? 야생주작??? 아, 아이디어...최고닼ㅋㅋㅋㅋㅋㅋㅋㅋ(오타는 체인데...채라구 하는 거에요~^^ )
헤헷.. 주작의 최대 라이벌은 순돌이예요ㅎㅎ 저런 함정들은 야생동물을 생포하기 위해 장치하는 거잖아요~ 야생주작에서 뿜으실거란 기대를 했는데.. 역시 코드가 맞나봐요ㅎㅎㅎ 제가 기분이 다 좋네요~ 어머, 오늘은 새로운 공부를 했어요. 앞으로는 제대로 쓰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_<♥
아우~님, 사랑해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