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에 의한 발열에는 항생제도 투여
발열의 많은 원인은 감염에 의해 생기며, 세균성 감염에 의해 열이 난다고 추측될 때 항생제를 쓴다. 항생제는 열 내리는 약이 아니고, 열의 원인 중 세균 감염을 치료하는 약이다.
아이가 한 밤에 갑자기 열이 나면 체온을 재보고, 38도 5부 이상이면 옷을 벗기고(기저귀까지) 20℃ 정도로 방을 서늘하게 해 열을 발산하게 한다. 그래도 열이 나면 타이레놀이나 브루펜 등의 해열제를 먹이고, 30℃ 정도의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온몸 구석구석을 닦아준다. 물수건으로 덮어놓으면 열 발산을 막기 때문에 그냥 덮어두면 안 된다.
수건에 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적셔 심장에서 멀리 있는 부위 즉, 손끝, 발끝부터 닦아주거나, 5㎝ 정도 깊이의 물이 담긴 욕조에 담가 몸을 구석구석 적시는 것도 좋다. 찬물에 닦으면 아이가 힘들어하고, 덜덜 떨면서 근육이 수축되고, 말초 혈관이 수축하여 열 발산이 안 돼 손발은 싸늘해지고 몸은 더 뜨거워진다.
물과 알코올 혼합액은 알코올이 피부로 흡수되면서 저혈당, 대사성 산증이 생길 수 있어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 오한이 나 춥다고 옷이나 담요로 싸주면 열은 더 심해진다. 충분한 수분 공급을 위해 물을 더 먹인다.
안전성이 입증된 해열제 사용
아세트아미노펜(이하 타이레놀), 브루펜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입증된 약으로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고 진통 효과가 있다.
타이레놀은 용량이 과하면 간과 콩팥에 독성을 야기할 수 있다. 하루 최대량의 2.3배 정도의 타이레놀을 한꺼번에 먹으면 간의 괴사가 생길 수 있으므로 아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잘 보관해야 한다.
써스펜 좌약은 타이레놀 성분으로, 경기를 하거나 아이가 거부해 약을 먹이지 못할 때 항문에 살짝 넣으면 되는데, 넣고 항문을 몇 분간 막아서 흘러나오지 않게 해야 하고, 큰 아이들은 싫어해서 타이레놀을 먹이는 게 낫다.
이부프로펜은 해열 진통 작용 및 항염증 작용을 가지고 있다. 부작용으로 복통, 구역, 위장 출혈, 발진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신(콩팥)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실온 보관해야 하고 남으면 버리도록 한다. 아스피린은 독감이나 수두 때 사용하면 치명적인 라이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어 해열제로 추천하지 않는다.
열 떨어진 후엔 소아과 진료를, 생후 3개월 미만의 소아는 입원치료가 우선
열이 났다가 떨어질 때 보통 땀이 많이 나는데 정상적인 반응이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밤사이 열이 떨어졌다고 해서 방치하는 것보다는 다음날엔 꼭 소아과를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생후 3개월 미만인 경우 열의 원인은 바이러스 감염, 세균 감염(요로감염, 중이염, 위장염), 균혈증 등으로, 면역이 낮아 중한 감염이 있을 수 있어 열이 나면 보통 입원해서 원인에 대해 검사를 하면서 항생제 치료를 한다.
생후 3개월 이상이면 바이러스 감염, 중이염, 폐렴, 균혈증, 요로감염, 뇌수막염, 예방 접종 후 발열 반응, 약물에 의한 열, 세균성 감염 등으로 열이 날 수 있고 아이의 상태에 따라 입원 혹은 통원 치료하게 된다.
응급실을 빨리 가야하는 경우
- 3개월 이하의 아기가 열이 날 때
- 많이 아파 보일 때
- 의식이 몽롱해지거나 없을 때
- 경련을 할 때
- 기침을 하면서 숨쉬기 힘들어할 때
- 다리를 절거나 움직이지 못할 때 등
유경희 교수(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소아과/소아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