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비교적 저렴한 간식거리를 찾는 소비 심리로 인해 지난해 양산빵 시장은 다른 식품 분야보다 매출 증가 현상이 뚜렷했다.
연초부터 원부자재 가격 인상이라는 악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각 업체가 원가상승 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하면서 기존가격 대비 더욱 우수한 품질로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높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양산빵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점유하는 ‘찐빵’이 20∼30% 성장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전체 시장의 경우 7∼8% 가량 성장한 것으로 추정됐다. 3/4분기까지의 양산빵 시장 성장률은 5.7%로, 삼립식품의 경우 평균치를 넘는 9.5%의 성장세를 기록, 주목을 받았다.
웰빙 바람은 양산빵 업계에도 몰아쳐 과일, 채소 등을 소재로 이용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샤니는 비타민을 다량 함유해 피로 회복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과일 멜론을 넣은 빵으로 여름 시장을 공략했으며, ‘호밀식빵’ ‘검은콩 페스트리’ ‘호두단팥’ ‘호밀단팥’ 등을 선보여 출시 두 달 만에 8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삼립식품은 탄수화물, 단백질, 칼륨, 비타민이 들어 있어 성장 발육에 좋은 밤과 고구마 앙금을 넣은 제품을 선보였고, 기린은 항암 효과 등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마늘을 이용한 ‘마늘빵’을 출시해 재미를 톡톡히 봤다.
웰빙빵과 함께 지난해 양산빵 시장을 주름 잡은 제품은 ´추억의 빵´들이었다. 추억을 강조하는 마케팅 기법은 ‘불황을 뚫는 묘책’으로 삼립식품의 경우 특히 이 같은 추억 마케팅으로 상반기에만 전년 대비 9%대의 성장을 구가하기도 했다.
60년대 ‘크림빵’을 재현한 ‘삼립크림빵’은 포장과 모양, 맛 등 모든 면에서 ‘옛날 크림빵’을 떠오르게 해 가히 기록적인 판매 실적을 올렸다. 하루 평균 8만여 개가 판매되면서 양산빵 단일 품목으로는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억의 빵’ 마케팅을 강화한 샤니는 옥수수빵, 단팥빵, 보름달과 같은 제품군으로 매달 5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각 업체는 무난한 한 해를 마감한 가운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샤니는 3분기까지 1560억원의 누적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대비 5% 가량 성장했다. 빵가루, 냉동찐빵, 냉동호떡 등을 해외에 수출해 좋은 성과를 거둔 한 해이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샤니가 펼친 과일 잼 전문 브랜드 ‘슈아프레’는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80년대 중반 광주에 잼 공장을 건립하고 ‘땅뜨마리잼’과 ‘자연의 잼’ 등을 판매했던 샤니는 이 브랜드를 통해 딸기, 감귤유자, 블루베리 등 3종의 제품을 선보였다.
비타민C, 구연산, 미네랄 등이 풍부하고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아 잼 시장의 고급화를 연 제품으로 평가받았다. 유통이 보다 확대되는 올해는 실질적인 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삼립식품은 분기마다 동종 업체 가운데서도 특히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3분기 누적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8%에 이르는 성장을 구가했고, 특히 당기순이익은 3.5배나 증가했다.
기존 제품의 품질 향상과 ‘클린 캠페인’ 등의 실시로 소비층의 만족을 높이고 ‘팔도 특산빵’을 출시, 국내산 원료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킴으로써 매출 증대와 함께 기업 이미지 관리 측면에서 좋은 효과를 거둔 결과로 평가된다.
한편 삼립은 장수 제품인 ‘하이면’을 업그레이드 해 내놓고 ‘사누끼 생우동’을 리뉴얼해 겨울 생면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도 했다.
2003년 말 최상모 대표를 영입하면서 꾸준히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기린은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338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영업이익은 흑자를 실현하기도 했다.
따라서 당초 목표였던 연매출 730억원은 무난히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화의 탈출 후 1년 만에 올린 성과로 주목을 끈다. 제품 개선 작업과 결식아동 돕기 ‘사랑나눔 축제’, 점포별 차별화 마케팅 등을 통해 일궈낸 성과라고 회사측은 말한다.
지난해 초 출시한 ‘아이미’와 ‘마늘빵’이 꾸준한 판매 증가를 보였고 10월에 선보인 ‘단호박 찐빵’은 지금까지 기린이 출시한 신제품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11월에 출시한 ‘쌀콘칩’ 역시 출시 2주 만에 1만 박스의 제품이 판매됐으며 주문이 쇄도하고 있어 앞으로도 월 2만상자는 무난히 판매될 것이라는 게 회사측 전망이다.
산학 협력 및 신소재 연구팀과의 공동 개발 프로젝트 등의 영역에 참여하고 있고 소비자의 의견을 직접 수렴하기 위해 고객 관련 마케팅 활동도 강화하고 있는 회사는 올 상반기 또 한 번의 도약이 전망되는 가운데 올해 85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 전 망
불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올해도 양산빵은 서민들의 좋은 간식으로 계속적인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관련 업체들은 프로모션이나 이벤트성 행사 등 소모적 판촉 전략보다는 기존 제품의 품질을 향상시켜 매출을 올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측된다.
소규모 슈퍼 위주의 영업 시장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급속하게 성장한 대형 할인점과 편의점의 확산에 따른 영업 환경 변화에 각 업체가 어떻게 효율적으로 대응하느냐가 향후 양산빵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양산빵 생산 업체들에 있어 할인점과 편의점은 베이커리풍의 제품 진열을 가능케 하고 당일 생산된 빵과 같은 신선한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도록 해 데커레이션 케이크, 냉장 케이크 등과 같은 새로운 빵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호텔, 레스토랑, 커피 전문점을 비롯해 학교 등 단체급식 시장의 개척을 통해 베이커리에 대응하고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건강 지향적인 소비 심리가 확대됨에 따라 저칼로리 식품, 신선도가 높은 식품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고 포장이 세련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대두되면서 앞으로 양산빵도 건강과 맛에 포인트를 둔 고급화 추세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