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가치가 국부의 원천으로.......
(사) 한국청년회의소 연수원 교수 이 강 철
(특허법원 제역할 찾기 범시민협의회 사무총장)
며칠 전,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어느 개발자의 눈물의 스토리”라는 제목의 인터넷 포토/영상이 있어, 평소, ‘특허 및 지재권은 곧 국가의 자산’이라는 확신을 갖고 특허 및 지재권 보호 관련 시민운동을 펼치고 있는 터라 관심을 갖고 열어 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꼬박 삼년 동안 세 명의 개발자들과 함께 삼시세끼 라면 끓여 먹어가며 몸 바쳐 ***프로그램을 개발한 김**입니다.”로 시작하는 그 스토리의 내용은 이런 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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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늘 하고 싶은 말은 불법 소프트웨어를 쓰고 있는 분들에게 하는 소리입니다.
웬만한 사람들은 ***프로그램 한번 씩은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 돈 내고 쓰는 사람 몇이나 됩니까?
어느 컴퓨터 잡지사의 조사 통계에 따르면, 제가 만든 ***프로그램을 쓰고 있는 사람이 네티즌의 10%라고 하던데..... 작년 한 해 동안 돈 내고 그 프로그램 매입해 간 사람이 고작 25명입니다. 아니, 그럼 우리나라 네티즌이 겨우 250명뿐이란 말입니까?
제품 완성하고 나서 신문, 방송, 잡지, 네티즌 등 여러 전문가들로부터 호평도 받고 해서
‘이제는 우리 세 식구 쌀 떨어질 걱정 없겠구나...’ 생각하고 출시했는데........ 아니, 이게 웬 일 입니까? 출시하자마자 인터넷에 둥 둥 떠다니고 있다니....
게다가, 장인어른 땅 담보잡고 외국의 한 전문가에게 억 소리 나는 돈 들여서 복제 방지 걸어 놨는데....... 버젓이 크릭 되서 퍼지더군요.
직원 세 명 가운데 두 명이 회사 그만 두고 주유소 알바하고 있다고 합니다. 나이 서른 넘어서 고등학교 애들과 같이 총질(?)하고 있는 프로그래머 기분 압니까? 집에 전기, 수도 다 끊기고, 자식새끼 분유 값도 못 벌어오는 애비 맘을 아냐구요?
아무튼, 이런 식이라면, 어느 누가 몸 바쳐서 프로그램을 개발 하겠는가 하는 점입니다.
제발, 좋은 프로그램 만들어 마누라랑 자식새끼들과 끼니 걱정 없이 살아 보는 게 제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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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 메시지를 보고, 한참 동안 멍하니 모니터만 바라보았습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내용이 아주 특별한 몇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실제 이야기 이며, 피부에 바로 와 닿는 아주 비일비재한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1년, 본인이 대전시를 대표하여 대덕밸리의 지원 육성정책에 기여하고자 전문가 몇 분들과 직접 미국의 실리콘 밸리를 다녀 온 적이 있습니다. 실리콘 밸리의 출발점이 된 허름한 창고에서부터 유수한 다국적 기업들과, 실리콘 밸리의 배후 대학인 스탠포드 대학을 비롯한 기관 단체, 대학, 연구소 등을 일일이 다 방문하고 배워 왔습니다.
특히, 컴퓨터 제어기술이 가장 앞서고 있다는 실리콘 밸리의 한 다국적 기업의 연구소를 방문하여, 그 제품의 주요 기능과 성능, 그리고 제반 설명을 들으면서 아주 깜짝 놀란 적이 있었습니다.
바로, 실리콘 밸리를 방문하기 6개 월 전 쯤, 한 벤처기업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사무실을 방문했었습니다. 대전 서구에 있는 한 사무실에 들어서니, 정말 작고 외져서 너무나도 초라한 사무실에는 선풍기를 틀어 놓고 땀을 비 오듯 흘리며 두 명의 프로그래머들이 제품개발에 열을 쏟고 있었습니다. 약 2시간 정도 제품의 개발 과정, 그리고 제품과 관련한 제반설명 및 자금과 특허 관련의 요청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때 들었던 제품 설명 내용을 지금 이곳, 컴퓨터 제어기술이 가장 앞서고 있다는 실리콘 밸리의 한 다국적 기업의 연구소를 방문을 하여 다시 듣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비록 본인이 그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었으나, 제품 비교 차, 그 연구소 제품개발자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들은 답변을 듣다보니, 오히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제품이 바로 대전 서구의 한 허름한 사무실에서 개발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본인이 비록 부족한 힘이지만, 대덕밸리(R&D 특구)가 21C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고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 속에, 대덕밸리 지원 육성을 위해 발 로 뛰다 보니, 대덕밸리 내에서는 물론이고, 대전 서구나 유성 등의 작고 후미진 사무실 한 켠에서, 그리고 전국의 도처에서, 미래의 희망과 보람을 꿈꾸며, 지금도 세 끼 라면으로 때우며 밤낮없이 프로그램 개발에 온 몸을 던지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2-3평의 작은 공간에서 두 서 너 명의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끼니를 거르며 온 몸을 던져 개발한 프로그램이 바로 국부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공유한다면, 이에 대한 그들의 가치를 지속시킬 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정책마련도 반드시 병행 되어야 할 것입니다.
결국, 한 사람의 꿈이 여러 사람의 꿈으로 전이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듯이, 그들의 꿈이 바로 첨단 과학 기술이 주도하게 될 21C의 비전이자 척도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