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금융구조조정이 큰 이슈라고 합니다. 작년부터 금융업간 장벽을 제거하자는 의견이 강하게 표출되고 있습니다.이번 이슈에 대하여 언론에서 어떻게 보는지 한 번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
한국경제신문 기획기사입니다. 퍼온 글을 제가 보기 편하게 편집한 겁니다...
금융산업 겸업시대
전문가 제언 : 고성수 <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
지난해 가을 전세계 금융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은행법 개정 소식에 집중되었다. 1930년대 대공황이후 미국내 금융권간 겸업을 제한해온 글래스 스티걸법의 폐지와 은행지주회사법의 개정은 미국 금융회사들의 오랜 숙원을 해결하는 일대 쾌거였다. 씨티은행과 보험그룹인 트래블러스 그룹이 미국에서 단일 금융회사로 인정 받아 세계 최대 금융그룹으로 탈바꿈했다. 전문가들은 법이 개정됐지만 국제 금융시장에 내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존에 상당히 진행되었던 금융회사의 겸업화를 사후승인하는 형태를 띄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미국계 금융회사들은 해외 자회사설립등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어느 정도 겸업화를 달성해 놓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의 상황은 다르다. 금융위기이후 대부분의 국내 금융회사들은 선진은행의 모범사례를 벤치마킹함으로써 국제적 수준의 금융회사로 재탄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등 일부 전업주의를 고수하던 국가들마저 겸업화를 수용하기 시작함으로써 국내 금융회사들에게도 겸업화에 대한 대비가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일반적으로 겸업주의는 개별 금융회사로 하여금 다양한 상품을 취급할 수 있게 허용, 소비자의 편의성 제고는 물론 신상품 개발, 교차판매를 통한 금융회사의 수익성및 효율성 제고로 금융산업의 전반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감독원은 국제적인 변화에 부응, 금융권별 핵심업무와 부수업무에 대한
규정을 재조정하는 한편 지주회사제도를 보완해 종합금융그룹의 탄생이 가능하도록 유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금융회사의 겸업화가 부진한데는 제도적인 장벽외에 금융회사 스스로의 노력이 부족했던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까지 국내 금융회사들은 다양한 자회사를 보유하면서 새로운 금융상품의 개발이나 서비스의 제공을 도모하기보다는 모회사 임직원의 퇴직대책이나 단순한 규모확대차원에서 이용해 왔다. 외국의 선진 금융회사를 방문하면 법적으로 소속 회사가 다른 직원들이 같은 회사의 다른 부서 수준으로 서로 한식구로서 인식하고 있음에 놀라게 된다. 이에 반해 국내 금융회사들은 자회사와의 인적교류는 물론 업무교류도 거의 없이 남남처럼 지내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선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져도 겸업화의 실질적인 효과는 거두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 겸업금융을 계획하는 금융회사들은 겸업화가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해당 금융회사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대한 결정이기 때문에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난날 재벌그룹들이 보여온 바와 같이 "네가 하면 나도 한다"는 식의 무조건적인 확장은 향후 국내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크다. 따라서 개별 금융회사는 스스로의 역량을 신중히 검토하여 핵심역량 구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전략을 설정하여야 할 것이다. 국내 금융시장의 한계를 감안할 때 향후 국내에서 종합금융그룹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기업은 한 두 그룹으로 한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은행-증권사 [ 은행.증권사 제휴도 활기 ]
은행과 증권사와의 제휴도 활기를 띠고 있다. 주식위탁계좌를 열기 위해 증권회사를 방문해야 하는 것은 옛일이 됐다. 고객들은 현재 조흥 한빛 주택 한미 신한 제일 평화 하나은행에 가면 주식계좌를 열 수 있다. 주식계좌를 개설한 후엔 홈트레이딩 ARS등으로 주식거래를 할 수 있다. 은행들은 특정증권사와 제휴를 맺고 증권계좌개설을 대행해주고 있다. 주택은행은 교보 동부 동원 대신 증권과 실명확인 업무에 대한 제휴계약을 맺고 증권계좌개설 대행업무를 취급하고 있다. 고객은 주택은행 창구에 가서 증권계좌 개설신청서를 작성, 제출하면 해당 증권사의 증권계좌 번호를 받는다. 아울러 돈을 찾을 수 있는 카드도 받는다. 고객은 이 카드로 전 은행에서 증권거래대금을 찾을 수 있게 된다. 한미은행은 한빛증권과 업무제휴를 맺고 증권계좌 개설업무를 취급하고 있다. 한빛 증권사와 거래하고자 하는 고객은 증권사 객장에 직접 나가지 않고 한미은행 영업점에서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증권거래 전용통장"을 만들면 된다. 혹은 기존 거래통장에 제휴증권사 계좌를 신규로 개설하면 된다. 고객은 저축예금 성격의 이 통장으로 주식매매대금을 한미은행 창구에서 입출금할 수 있게 된다. 신한은행은 신한증권과 연계해 "증권거래저축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도 예금 가입과 동시에 자동으로 새로운 증권계좌를 만들어주는 게 특징이다. 이 예금은 연2%의 금리를 준다. 최초 가입금액은 5백만원 이상이지만 가입 후에는 금액에 관계없이 입출금할 수 있다. 주식을 사고 판 대금은 이 통장을 통해 결제된다. 제일은행의 경우 자회사인 일은증권과 제휴를 통해 "으뜸증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통예금 저축예금 자유저축예금 기업자유예금등의 통장을 갖고 있는 사람은 제일은행에 가서 "으뜸증권서비스"를 신청하기만 하면 된다. 이밖에 하나은행은 하나증권과 제휴해 "하나 증권계좌저축"을 팔고 있다. 또 평화은행은 한화증권, 조흥은행은 조흥증권 및 세종증권, 한빛은행은 한빛증권의 주식거래계좌를 각각 개설해주고 있다. 은행과 증권회사간의 이같은 제휴가 두 금융회사간의 합병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현재보다 긴밀도가 높은 은행-증권 연계상품은 보다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선진국 현황 [ 선진국 추진 현황 ]
요즘 선진국 금융의 최대 화두는 초대형합병(메가머저)과 겸업화(유니버설뱅킹)다. 메가머저는 겸업화를 자극하고 겸업화는 메가머저를 부추기는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1999년 11월 4일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권 사이의 벽을 허무는 역사적인 금융개혁법안을 90대 8로 가결했다. 대공황시대인 1933년에 도입된 글래스-스티걸법이 폐기되는 순간이었다. 미국은 글래스-스티걸법에 따라 은행, 증권회사 및 보험회사들의 겸업을 금지를 해왔다. 따라서 금융개혁법안은 66년만의 대변혁으로 불리우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겸업은 결코 낯선게 아니다. 그동안에도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규정 개정, 법원판결 등을 통해 겸업이 제한적으로 있어왔던게 사실이다. 신용카드사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주식매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는 장기주택저당 대출과 기업금융서비스를 취급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2년이내에 글래스-스티걸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보험업무를 분리하는 조건으로 1998년 씨티뱅크(은행)와 트래블러스그룹(증권 보험 신용카드 부문의 금융회사)간 합병을 승인받았다. 이미 은행 증권 보험업무를 모두 취급하고 있다. 은행업과 다른 금융업간의 분리주의를 골간으로 하는 법을 바꾼 것은 비록 최근의 일이지만 겸업화 토양은 이처럼 마련돼 있었다.
금융전문가들은 법안 통과를 계기로 미국 금융권에서 인수합병이 붐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시야를 영국 독일 등 유럽으로 돌리면 금융업간의 장벽이란건 사라진지
오래다. 영국의 대형 금융그룹들은 지주회사를 통해 산하에 결제은행(일종의 상업은행)과 머천트뱅크(투자은행)을 거느리며 종합금융화를 이루고 있다. 원래 머천트 뱅크는 증권업종 중개업무나 딜링업무를 할 수 없었다. 그러나 1986년의 금융개혁(빅뱅)으로 이들 업무가 허용되자 증권브로커와 딜러회사들을 대거 인수해 종합증권사로 바뀌었다. 최근에는 은행들이 지주회사의 자회사 형태로 보험업 진출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보험회사들도 다른 금융업에 진출하는 등 종합금융화와 겸업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 등의 유럽 각국의 금융산업 구조는 유니버설 뱅킹이라는 개념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선진국 은행이라고 해서 모두 겸업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건 아니다.
일본 은행들은 예외다. 그러나 일본 은행들은 메가머저를 통해 새로운 변신을 노력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다이이치간교, 후지 및 니혼고교은행은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통해 2002년 봄까지 합병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조직도 소비자금융, 기업금융, 투자은행등 전문화된 기능별로 구성.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도카이와 아사히 은행도 2000년10월에 금융지주회사를 만들어 일본 최초의 다지역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스미토모와 사쿠라 은행은 지분 및 인력 교환 등에서 상호 협력하는 전략적 제휴를 선언하고 2002년 4월을 목표로 완전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합병이 성사되면 다이이치간교+후지+니혼고교 은행은 자산규모 면에서 세계 1위에 오르는 초대형 은행이 된다. 더구나 이들 세 은행의 합병은 상호보완적인 성격을 갖고 있어 일본 최초의 유니버설뱅크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다이이치간교, 후지은행은 소매금융, 니혼고교은행은 기업금융 및 투자은행업에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스미토모+사쿠라"는 합병후 세계 2위가 된다. 현재 전세계 금융산업은 겸업화와 메가머저라는 회오리 속에 휩쓸려 있는 형국이다.
국내 현황 [ 국내 방카슈랑스 현황 ]
국내 금융회사의 "방카슈랑스"는 초보 단계이다. 지난해까지는 은행의 예.적금과 대출상품에 보험사의 보장성보험을 연계한 상품이나 은행창구나 자동화기기를 통해 보험금을 입출금하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가입고객에게 교통상해보험에 가입해주는 제일은행의 "으뜸회전예금"같은 상품이나 암보험에 가입시켜주는 한미은행의 "더블히트연금신탁", 주택은행이 대출고객에게 무료로 신종 단체보험에 가입해주는 상품들이 그것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방카슈랑스시대를 열 전망이다. 고객의 요구에 맞게 보험상품종류나 은행상품 종류를 서로 조합한 본격적인 복합금융상품이 금융기관구분없이 판매되는 것이다. 은행과 보험사들은 금융기관간 업무경계가 허물어질 것에 대비해 지난해부터 서로간 포괄적 업무제휴를 맺고 차근차근 준비를 해왔다. 누가 선두주자라고 할 수 없을 만큼 모든 은행이 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주택은행은 네델란드 ING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ING생명보험에 이미 지분을 참여했다. 또 삼성화재와 손해보험업무에 대한 포괄적 제휴 협정을 체결하고 신상품과 금융서비스 공동 개발에 나섰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모두 아우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주택은행은 이를 통해 금융상품 공동 개발과 지점 및 조직망을 공동으로 이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주택은행 전 지점에서 보험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동부화재는 국민은행과 포괄적 업무제휴 협정을 맺고 오는 3월께부터 국민은행의 5백92개 점포에 설계사를 보내 보험상품을 판매키로 했다. 조흥은행은 흥국생명과 종합금융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한 포괄적 업무제휴에 관한 기본협정을 체결했다. 조흥은행은 전산개발이 끝나는 3월부터 보험과 은행의 연계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또 고객이 은행지점에서 보험에 가입하고 각종 대출금이나 보험금을 찾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보험사 영업점에 자동입출금기(ATM)와 현금인출기(CD)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신한은행도 신한생명과 업무제휴를 맺고 입출금 시스템을 개발, 올해부터 은행에서 보험업무를 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제일은행은 대한.교보.삼성생명과 업무제휴를 맺고 제일은행전국 지점에서 CD를 통해 약관대출금이나 보험금 등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실시중이다. 평화은행도 올해 동양생명과 본격적인 방카슈랑스를 시작한다. 동양생명 고객이 평화은행의 연계계좌를 통해 보험료를 낼 수 있고 보험금도 평화은행 연계계좌로 바로바로 입금받는 시스템이다. 두 회사는 또 동양생명 보험설계사 5천명을 활용해 은행.보험 공동상품을 판매하고 은행 점포내에 보험상담창구를 개설해 설계사를 상주시키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금융계 전문가들은 "방카슈랑스 시장을 선점하는 능력에 따라 은행과 보험사의 경영실적도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립경쟁 [ 금융지주회사 설립경쟁 ]
금융지주회사 설립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동양그룹이 제일 먼저 시동을 걸었다. 가칭 "동양금융지주(주)" 설립을 추진하고 나섰다. 한진 대신그룹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도 지주회사 설립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삼성도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구상중이다. 삼성의 움직임이 가시화되면 현대 같은 그룹등도 행동에 나설수 있다.
지주회사는 다른 회사를 지배할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를 말한다. 즉 금융지주회사는 개개의 금융 계열사의 대주주로써 경영전반을 관장하는 회사로 보면된다. 현재 공정거래법은 계열사에 출자한 자산이 총자산의 50% 이상이면 지주회사로 신고토록 하고 있다.
동양그룹은 올해초까지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마무리짓기로 하고 막바지 작업이 진행중이다. 법원인가를 거쳐 동양시멘트가 갖고있던 동양종금 지분 10%를 출자받기로 한 동양금융지주(주)는 앞으로 동양카드 등 다른 계열사 지분이 넘어오는 대로 설립을 마칠 계획이다. 동양금융지주(주)는 사실상 은행을 제외한 모든 금융회사를 관장하게 된다. 한진그룹의 경우 한진투자증권과 동양화재 한불종금을 오는 6월까지 계열분리한 뒤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고 밝혔다. 대신그룹도 대신생명 대신증권 대신투신운용을 한데묶는 지주회사 설립을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계가 금융지주회사 설립에 적극적인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먼저 서로다른 금융업종간의 장벽이 허물어지는 세계적인 금융 흐름에 보다 잘 부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 종합금융 증권 보험사 등이 그룹내 별개 회사로 존재하는 것보다 하나의 지주회사 아래에 있는 것이 제휴사업 등을 펼치는 데 유리하기 마련이다.
두번째론 지주회사를 통해 개별 금융회사의 대형화 유도와 함께 국제경쟁력 제고도 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주회사 설립은 외형적으로 금융그룹의 시작을 의미한다"며 "대외신인도 향상과 함께 금융회사간의 합병과 같은 대형화 추세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재벌이 금융지주회사를 세운다고 해서 바로 은행을소유할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산업자본이 금융지주회사의 대주주이면서 지주회사밑에 은행을 거느릴 경우 지주회사의 지분율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은행에 대한 동일인 지분율 제한이 4%인 것처럼 은행을 갖고 있는 지주회사에 대해서도 소유지분을 제한 한다는게 정부 생각이다.
금융장벽 [ 허물어지는 금융장벽 ]
금융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은행 증권 보험 등 재래식 구분이 무의미해진다. 은행에서 보험상품을 팔고 증권계좌도 개설해준다. 증권회사는 고객들에게 은행의 대출서비스를 알선해 줄 수도 있다. 금융회사끼리 손을 잡으면 못할 일이 없어지는 셈이다. 고객이 이리저리 옮겨다닐 필요없이 한 점포에서 금융업무를 다 처리해주는 원스톱 서비스도 곧 등장한다. 금융회사들이 업무제휴에 열을 올리는 것은 혼자서는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 IMF(국제통화기금)체제에 접어들면서 웬만한 대형금융회사가 아니면 영업망, 금융상품 구조, 공신력 등에서 홀로서기가 쉽지 않게 됐다. 거의 모든 금융회사가 개인고객(소매금융시장)을 놓고 각축중이다. 대형화, 전문화 가운데 택일의 강요받는 상황이다. 금융회사의 업무제휴는 금융 빅뱅(Big Bang,대변혁)의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 금융연구원은 2차 금융구조조정이 <>업무장벽 철폐 <>예금보호 범위 축소(2001년1월1일부터 2천만원까지만 보장) <>금융지주회사(금융그룹) 태동 <>금융 정보기술(IT) 고도화 등으로 촉발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형은행을 중심축으로 몇개의 거대한 금융카르텔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선도금융회사가 된다. 나머지는 전문화하든지 틈새시장에서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 금감위 관계자는 "은행이 업무제휴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에서 모든 입출금이 이뤄지므로 은행을 뺀 제휴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금융장벽이 무너질수록 은행은 득을 보게 돼 있다. 수백개의 점포망, 공신력, 대규모 자산 등을 무기로 영역확장이 가능하다. 보험과 증권회사는 은행과 제휴를 통해 고객서비스를 진일보 시킬 수 있다. 투신 종금사도 은행을 판매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카드회사와 신용협동조합은 계좌관리를 맡길 수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생명 신한증권 등 계열금융회사와 점포를 통합해 "금융프라자"를 만들 계획이다. 고객이 한곳에 붙잡아 놓고 예금 대출 증권투자 보험상품가입 등 모든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한빛은행과 한빛증권 한빛여신금융, 삼성생명과 삼성증권 삼성카드, 하나은행과 하나증권 한국종금, 동양증권과 동양종금 동양생명 등 금융계열사가 많은 곳이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따라서 계열회사가 없는 곳은 유력한 파트너를 구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빨리 손잡지 않으면 '왕따'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금융시장에서 왕따는 설자리가 별로 없다. 그러나 금감위가 오는 14일 확정할 업무제휴 기준은 아직 금융회사들의 눈높이에 비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의 업무영역을 규정한 은행법 보험업법 증권거래법 등 현행법이 엄존하는 한 초보적인 업무협조 이상의 제휴는 어렵기 때문이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선 방카슈랑스(은행 보험 겸업)를 원하는데 지금 여건은 훨씬 못미친다"고 지적했다. 현행 보험업법엔 보험상품의 인수 모집은 보험사업자로 국한시키고 있다. 방카슈랑스의 초보적인 단계만 허용되는 셈이다. 예컨대 주택은행이 ING생명과 제휴해 자제 점포에서 보험상품을 팔 수 있다. 하지만 점포 한켠에 보험상품 판매코너를 만들어도 은행창구와 칸막이를 두고 보험 직원이 직접 나와서 팔아야 한다. 금융감독원 김영기 감독조정실장은 "금융권별 핵심업무를 규정하고 나머지는 겸업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라며 "현행 분업주의 법체계상 실질적인 겸업은 자회사를 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론 선진국처럼 방카슈랑스를 허용하겠지만 당장은 아니란 얘기다. 재정경제부와 금감위는 올해 금융관련법을 전면 손질할 방침이다. 업무제휴 겸업의 제한이 거의 없어질 전망이다. 금융장벽이 사라질 날이 멀지 않았다. 그만큼 고객들은 편하고 즐거워진다.
용어설명
<> 메가머저 (Mega-merger)
초대형합병이란 뜻이다. 미국의 시티금융그룹과 트레블러스그룹의 합병이나 독일의 다임러벤츠와 미국의 크라이슬러가 서로 합병한 사례를 일컫는 말이다. 과거 대기업이 부품업체나 소기업을 인수하는 식의 합병과는 다른 추세를 강조하기 위한 합성어인 셈이다. 메가머저는 90년대 들어와 두드러진 현상이다. 세계경제가 하나로 통합되면서 지구촌 단일시장을 겨냥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메가머저 현상은 최고가 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자본주의의 시장법칙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 사이버 트레이딩
인터넷을 이용한 주식거래를 말한다. "홈트레이딩" "온라인트레이딩"이라고도 한다. 개인용 컴퓨터를 통해 증권사의 서버에 접속, 실시간으로 정보를 받아 해당증권사에 주문을 하는 주식매매 행위이다. 사이버트레이딩의 가장 큰 매력은 손쉬운 매매와 적은 수수료이다. 특히 인터넷으로 접속만하고 있으면 언제든지 정보를 얻고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투자자가 증권사 직원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원하는 만큼의 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매매주문도 전화로 증권사 직원을 통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다. 또 수수료도 전화주문이나 창구에서 매매하는 것보다 훨씬 싸다. 거래대금의 0.06%만 받는 곳도 있다.
<> 방카슈랑스(Bancassurance)
은행(banque)과 보험(assurance)을 합성한 프랑스어. 은행과 보험사가 상호제휴및 업무협력을 통해 고객에게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를 말한다. 단순한 상품연계뿐만이 아니라 고객확보에서 사후 관리까지 서로 다른 두 금융회사가 통일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보면 된다. 보험사는 은행 점포망을 통해 판매채널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각종 수수료 수입을 기대할 수 있고 고객확보에도 유리하다. 방카슈랑스를 처음 시도한 프랑스의 경우 현재 생명보험 상품의 절반 이상이 은행을 통해 판매되고 있을 정도로 활성화되고 있다.
<> 금융지주회사
금융지주회사란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거느리는 지주회사(홀딩컴퍼니)를 말한다. 즉 금융회사 주식을 보유한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로 은행 증권 보험등 다양한 금융 계열사를 동시에 소유하는 회사이다. 현재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부채비율이 1백%미만이어야 하고 자회사가 상장회사일 경우는 30%, 비상장회사일 경우는 50%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야한다. 또 금융지주회사는 비금융회사를 자회사로 거느릴 수 없다. 금융지주회사가 설립되면 각 계열사간 원활한 협력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또 또 대외 신인도를 높여 영업력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합병 등 대형화도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