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연예인 최진실씨나 혹은 김미화씨등이 아이들에게 자기 성을 주려고 법원에 신청을 해놓은 모양이다.
최진실씨는 체육인 조성민씨와 결혼할 때도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저 어여쁜 여자의 남편이라니 조씨는 참으로 복도 많구나 하고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그들 부부가 아이를 낳고 아이의 이름을 환희라고 지었다 하였을 때 얼마나 기뻤으면 이름을 그렇게 지었을까 싶었다.
그러나 그들 부부는 서로 넘지 못할 강을 넘고 말았다.
그들 부부가 한 동안 이혼 문제로 사람들의 화제가 되더니
요즘엔 최씨가 아이 조환희를 최환희로 바꾸려는 모양이다.
우리 민법에선 남녀가 결혼하여 아이를 얻으면, 그 아이의 성은 아버지의 것을 따르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제 법이 바뀌어 아이의 성이란 부부가 합의하여 정해주도록 되었으며, 만일 그 부부가 이혼이라도 하게 되면 최진실씨나 김미화씨 같이 어머니의 성을 취해도 되도록 법에서 허용하는 모양이다.
전날 우리 나라 사람들은 무슨 이야기 끝에 무엇을 결단코 말할 때에
“아니라면 내 성을 갈겠다.”라고 하였다.
그렇게 말하는 뜻은 내 성이 불변이듯이 나의 그 말은 참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절대로 바뀔 수 없는 그 성도 바뀌는 모양이다.
나는 생물학적으로 어떤 사람이 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내용이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른다.
그러나 세상에 부모가 없는 사람이 없다면, 부모란 다 존중되어야 하지 않을까.
전날의 가부장적 시대처럼 여자의 인권이 무시되어서도 안될 것이지만, 꼭 그와 마찬가지로
여자가 아이를 낳는다고 하여, 혹은 여자가 부양할 능력이 있다고 하여 아버지의 역할이 무시되어도 좋은 것은 아니리라.
그래서 동양에서는 부모의 가치를 반반으로 하였다.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시니.....]
아버님은 나를 낳으신 분이다. 아버지의 씨가 어머니에게 수태 되는 때를 출생으로 본 것이다.
어머니의 배에 수태되어 1년간 양육된 뒤 세상 밖으로 나오면, 바로 한 살을 먹게 된다.
다시 말하면 어머니의 뱃속에서 1년을 자랐던 것이다.
이런 점이 서양의 나이 계산법과 차이가 나고 있다.
아버지는 씨를 주신 분이요
어머니는 나를 길러주신 분이다.
그래서 나를 길러주시는 분은 바뀔 수가 있지만 씨를 심은 분은 여원히 한 분 뿐이시다.
설령 나의 씨로서의 아버지의 얼굴을 모른다 해도, 혹은 내가 눈도 뜨기 전에 멀고 먼 나라로 가버렸다 해도 그 아버지는 바뀔 수 없는 일 아닌가.
법으로 내 성을 열 번 바꾸고 스무 번 바꾼다 한들 내 핏속을 흐르는 내 아버지의 흔적을 어찌 다 씻어낼 수 있단 말인가.
[모든 것을 의심하라.]
아테네 신전에 붙어 있던 글귀라고 한다.
아테네 사람들의 이런 자세 때문에 헬레니즘이 일어났겠지만
그러나 우리는 그 반대의 말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의심하여 기성의 것을 다 바꿀 수 있을 것 같지만
천만에 아무리 해도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고.
홍길동을 김길동이라고 법에서 허용한다고 하여
김길동이 될 수 있는가. 그의 핏속을 흘러다니는 홍씨 남자의 흔적을
깡그리 지워낼 수 있는가. 천만에 만만에다.
효란 어쩌면 아무리 씻어내고 싶어도 씻어낼 수 없는 거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