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차 무인도 개척여행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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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고님, 그저그런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독특한 체험이었고 또 땀을 많이 흘리셨죠.
우리가 파 놓은 지하수 및 우수 집수장치가 제 성능을 발휘할 지 궁금합니다.
곧 장마시즌이 되니 확인해 볼 수 있겠죠.
미완성 움막도 4차여행단에서는 보완 완성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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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전 8시반 안산 한양대역 앞에서 출발.
이스타나 승합차 지붕에 목형으로 사용하던 카누모형을 싣고 서해안고속도로 함평 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무안읍내에서 길을 잘못들어 잠시 헤매다가 운남면에 도착한 것이 12시 반.
점심으로 추어탕 한그릇씩 비운 후, 인근 철물점에서 삽과 낫, 못 등속을 구입, 생수통 3개에 물을 가득 채우고 기다리고 있던 연락선을 탔다.
아차 ! 낚시바늘과 미끼를 챙기는 것을 깜빡 빼 먹었다.
무인도로 가는 30 여분간의 뱃길. 썰물 때인지라 인근 섬은 바닷물로 감추고 있던 갯벌을 드러내고 있다.
물때가 안 맞아서인지 선장은 배를 무인도 바로 앞바다에 떠있는 바지선에 댔다.
우리 일행은 싣고 갔던 카누의 성능을 시험해 볼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카누는 몹시 흔들려서 불안했고 바닥에서 조금씩 물이 새고 있었다.
비록 목형상태의 미완성품이지만, 아무래도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됐다. 무게중심을 낮추고 좌우 롤링이 안되도록 날개를 달아야 할 것 같다.
그러나 궁하면 통한다고, 카누는 바지선과 해변까지의 10여미터를 지나 짐과 사람을 운반하는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 (사실은 지난번에 만들어놓았던 뗏목이 더 안정감이 있어서 짐은 뗏목으로 운반했다.)
선장은 배를 몰고 떠나고 우리 세사람은 해안의 짐을 섬 안쪽으로 옮겨놓고 섬 탐사를 시작했다.
메그는 수원(물)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를 궁리하면서, 디아고와 그저그런은 움막 지을 자리와 자재확보를 연구하면서....
낚시채비를 빼먹었지만, 어떻게든 비린 생선 맛을 봐야하지 않는가. 그저그런은 놀라운 아이디어를 내 놓았다. 패트병 바닥부분을 칼로 잘라내서 잘라낸 부분을 거꾸로 패트병 몸체에 집어넣는 것이었다. 이런 함정형 물고기 잡는 법은 미끼만 충실하다면 충분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 이 방법은 약간만 보완하면 재미있는 고기잡이가 될듯해서 다음번 여행땐 준비를 할 생각이다.
약간 수심이 깊은 곳에 비린 생선토막을 말통에 넣고 시도해봄직 하다. )
메그는 샘이 없는 이 작은 무인도에서 어느 곳을 파면 물이 나올수 있을까를 골똘히 생각하면서 섬둘레를 천천히 두바퀴 돌면서 물의 흔적을 면밀히 관찰했다.
바다와 갯벌에 면한 해변은 수억년동안 풍화와 침식에서 살아남은 단단한 암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세히 보면 빗물이 흘러내린 작은 물길이 보이긴 했지만 그 흔적이 너무 미미할 뿐더러 지금은 말라붙어 있어서 판단자료로 부족했다. 이 섬은 표고가 낮아서 깊은 샘물을 파면 곧바로 해수가 침투할 것이다. 또한 섬의 크기가 작아서 숲에서 물을 오랫동안 붙잡아놓을 수가 없다. 즉, 빗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섬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고 곧 바다로 흘러가버린다.
메그는 섬 내부에서 해안에 가장 가까운 곳 중에서
물이 바다로 흘러나가는 지점을 선택해서 웅덩이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다시말해, 흐르는 물을 최대한 오랫동안 붙잡아두는 작은 방죽(물덤벙)을 몇곳 설치하기로 한 것이다.
즉, 빗물이 바다로 흘러가기전 상당기간 동안 섬 내부에 고여있도록 하는것이다. 무성한 수풀을 헤치고 낫으로 베어내면서 웅덩이를 파기에 적합한 지점을 탐색했다.
낫으로 20여평의 풀숲을 헤쳐내면서 지형을 살폈다. ( 이 수풀과 낙엽, 잔가지 그리고 인분과 음식물찌꺼기는 가장 훌륭한 퇴비가 될 수 있다.
메그는 이것들을 한곳에 그러모아 퇴비화할 창고를 만들 결심을 한다.
그리고 풀을 베어 평단해진 부분은 작은 텃밭을 만들면 안성마춤이겠다.)) 풀을 베어 드러난 맨땅중에 해변으로 통하는 물길인 듯한 지점을 가늠해서 점 찍어두고
그저그런님과 다이고 님이 짓고있는 움막을 살펴보러 갔다.
두사람은 예전 텐트자리 인근에 터를 잡고 수풀을 쳐내고 땅을 고르고 있다. 허~어, 해는 어느새 뉘엿뉘엿 서산을 넘어가려하는데...... 평소 안해보던 땅 파는 일이 몹시 힘들었는지.. 헐떡거리며 삽질을 해댔으나 땅고르는 일도 쉽지 않다고 한다. 잔돌과 나무뿌리를 뽑아내고 캐내고 하는 일은 몹시 일이 더디고 쉬이 진척되지 않는다. 게다가 너무 근사한 움막을 지으려고 하다보니..... ( 그저그런 님은 처음에는 사람 허리 깊이까지 파 들어갈 의욕적인 청사진을 그렸다고 한다. ㅎㅎ )
여러 가지 구상을 놓고 토의를 한 끝에, 결국 한뼘의 깊이로 땅을 파서 고르고 이곳에 대나무를 걸쳐 놓는 방식으로 낙착.
디아고와 그저그런은 여러 가지 서바이벌테크닉 이론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대나무를 엮어서 벽체를 구성하고 여기에 진흙을 바른다는 착상은 훌륭한 것이었다. 직접 지은 움막에서 하루밤을 지낼 계획이었으나 현재의 진척상황을 놓고 볼 때 아무래도 텐트를 이용해야 할 듯 싶다.
이미 어둑어둑해져서 서둘러서 저녁식사 준비. 화덕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 디아고가 아이디어를 떠올려 해변을 찾아다니다
한말짜리 폐유통 한 개를 주어왔다. 뚜껑을 따내고 옆구리를 뜯어내면 훌륭한 화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Good Idea !) 못과 망치로 뚜껑을 따내겨고 끙끙거리다 마침내 성공했으나 옆구리까지 뜯어내기엔 시간이 부족... 화덕만들기는 다음번 과제로 넘기기로 했다.
자, 부싯깃을 준비하고 불쏘시개와 화목을 준비했으니 불을 피워봅시다.
디아고와 그저그런은 제각기 마그네슘 스틱을 꺼내들고 평소 해보고 싶었던 불 피우기에 몰입....
그런데 불꽃만 난무할 뿐 발화가 안 된다. 평소 안방에서 휴지에 불붙일때는 잘 됐는데 정작 필요한 야지에서, 마른 풀과 나무부스러기에는 영 불이 붙지를 않는 것이다.
10여분간 씨름한 뒤 결국 라이터로 찰칵 한방에 해결. (비흡연자여 ! 야외여행시 라이터를 상시 휴대하라.)
김치찌개로 저녁을 해결하고 모닥불을 사이에 두고 밤늦게까지 우리가 서바이벌테크닉에 대해 담소하는 중에도 밤은 깊어갔다. 아침일찍 일어나 비상식인 미숫가루와 누룽지밥, 그리고 짜파게티
면을 사리로 한 찌개로 조식을 해결하고
디아고와 그저그런은 다시 움막 만들기를 계속했다.
한편 메그는 빗물과 지하수를 가둬놓는 일을 좀 쉽게하기위해 자연적으로 움푹 파진 곳을 선택해서 물 웅덩이를 만들기 위한 삽질을 시작했다.
손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체력이 서서히 소진해가기 시작.
첫 번째 층은 수풀이 자라고 있는 얇은 부엽토층, 그리고 그 아래층은 수백년동안 쌓여온 조개무덤층으로 조개무더기가 부슬부슬 흘러내린다. 다시 그 아래층은 약간의 습기를 머금은 황토끼가 있는 본흙이었다. 그리고 다시 그 아래층은 베이지색의 단단한 마사토인가 ? 그리고 다시 그 아래는 약간 녹색빛이 도는 단단한 진흙성분의 이암층이어서 삽날이 튕겨나올만큼 단단한 땅이었다.
디아고와 그저그런의 움막만들기는 짧은 시간에 끝내기엔 공사규모가 너무커서, 일단 웅덩이 파기에 합류했다. 세사람은 번갈아 삽자루를 쥐고 구슬땀을 흘렸다.
이제 점심시간. 무작위로 배분받은 MRE. 제각기 좋은 내용물을 기대하며 봉투를 뜯었다. 운 좋은 사람은 맛있는 메뉴를 선택할 것이고 어떤사람은 입에 안 맞는 것을 고를 수 있어서
이 역시 흥미로운 추첨게임이다. 성냥, 물수건, 휴지, 껌, 쵸콜렛, 커피, 소금, 설탕, 숟가락 등등이 매 봉투마다 동봉되어 있어
이 자체가 훌륭한 서바이벌 용품으로 사용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MRE 식사를 하면서 얘기꽃을 피우다가, 메그는 해먹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디아고와 그저그런은 어제밤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마그네슘스틱으로 다시 불 붙이기 연습을 했다.
주변청소를 말끔히 하고, 주섬주섬 철수준비를 해 놓은 후에 다시 샘파기에 들어갔다.
<물빠진 해변너머로 보이는 지호지간의 무인도와 섬 반대편에 넓게 드러난 갯벌>
구덩이를 파면서 생긴 에피소드 하나.
어디에선가 나타난 작은 도마뱀하나가 구덩이 밑바닥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급경사면을 기어오르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다.
그저그런님이 삽으로 떠서 구덩이 밖으로 내보내려 삽날을 가까이 하자
도마뱀은 지레 겁을 먹고 어느새 자기 꼬리를 끊고 도망가려 한다.
결국 디아고가 삽날에 앉혀 바깥으로 탈출시켜주다.
다시 이번엔 지렁이 한 마리가 굴러떨어지고
잠시후엔 지네 한 마리가 구덩이에 떨어진다.
이 구덩이가 지금 각종 동물들을 잡는 함정역할을 하고 있다.
구덩이를 파면서 생긴 에피소드 둘.
이 웅덩이에 물이 고이면, 이 물은 섬안에 자생하는 각종 약초의 유효성분이 녹아있는
약수라고 메그가 운을 떼자.
그저그런이 지네를 떠 내면서 한마디 추가했다. 토룡과 지네, 도마뱀의 유효성분이 추가되어 자양강장의 효과가 있을 것이다.
디아고가 조개층을 파내면서 여기에 보탰다. 조개껍질에 있는 각종 미네랄과 칼슘이 추가되어 건강에도 좋을 것이다.
단단한 암반층을 파면서 메그가 덧붙였다. 이 샘물은 또한 지하 암반수이기도 하다. 이리하여 깊이 약 1.5 미터 직경 약 3미터의 물웅덩이가 만들어졌고
여기에 햇빛과 이물질이 빗물에 휩쓰려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덮개가 만들어졌다.
하루가 너무 짧았다. 어느덧 멀리 우리를 싣고 가기 위한 배가 보이기 시작했다.
마지막 관문은 우리의 미완성 카누를 이용해서 바지선까지 짐과 사람을 운반하는 일이었다. 물이 너무 빠져있는 바람에 뗏목이 뭍위로 올라와 있어 카누만을 사용해야 했다. 그저그런은 재빨리 주변 스티로폴부이를 카누 얖뒤로 비끄러매서 카누전복을 방지하는 조치를 취하고
날렵하게 앞장서서 카누를 조정해서 짐을 운반했다.
메그는 카누의 롤링을 즐기면서 그 짧은 시간동안에 보완법 구상에 잠겼다. 맨 마지막 거대한 몸체의 디아고 님이 물이 새서 바닥이 질퍽거리는 카누에
엉거주춤 앉은 채 좌우로 뒤뚱거리는 카누 양켠을 움켜쥐며 중심을 잡기 위해 안간 힘을 썼다. 마침내 무사히 바지선에 올라서 기다리던 배에 몸을 실었다. 뱃전에 앉아서 서로 굳게 악수하며, 무인도에서의 무사귀환을 자축했다. 만 하루동안의 짧은 시간이 너무도 짧게 또는 아주 길게 느껴졌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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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차 무인도 개척여행 일정
일정 : 7/1~7/3
( 금요일 밤 9 시 안산 한양대역 출발, 목포 비치싸우나 찜질방에서 일박) ( 토요일 오전 10시 무인도 상륙 ) ( 일요일 오후 10시 안산 한양대역 도착)
* 목포에 오전 1시쯤 도착해서 찜질방에서 1 박합니다.
할일 : 우선순위
1. 움막의 완성 2. 물 웅덩이의 유효성 평가 및 보완 3. 개량 보완된 카타마란 형 카누의 시험운행 4. 바다낚시 및 어망을 이용한 단백질 공급 5. 화장실 및 퇴비사 구축 6. 갯벌 징검다리 50 미터 놓기 및 갯벌 둠벙 파기
인원 : 메그포함 7 인이내
참가희망자는 덧글 또는 쪽지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개인준비물은 운동화, 모자, 개인의류 등 신변용품과 침낭이나 덮을 것 한가지이며, 무인도 체험 및 개척단의 여행에 소요되는 제반 경비는 메그가 부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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