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호원터미널.
경기도 이천에서 충청북도 음성, 충주로 넘어가는 길목으로,
한 때는 역원(驛院)이 설치되기도 했었던 교통의 요지이다.
장호원터미널 또한 읍내의 역사성 등과 맞물려 한동안 크게 번성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발전이 없었던 읍내 덕택에 터미널 또한 정체기를 맞았고,
설상가상으로 터미널에 대한 불친절 문제, 수입 배분 문제, 노후화 문제가 여러 가지로 겹쳐
터미널과 100m 떨어진 곳에 또다른 매표소를 설치,
사업주와 버스업체간의 대립이 장기화되는 상황이다.
혼란과 갈등이 점점 심해지고 앞날은 더욱 어두워지기만 하는 장호원터미널.
서로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대립의 벽만 점점 높여가는 현 상황에서,
밝은 희망의 빛줄기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이미 상당수의 지역 주민들도 KD와 장호원터미널 모두에게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래저래 상당히 복잡한 상황에 직면한 안쓰러운 터미널이다.
인구 2만명의 장호원읍내의 관문에 위치한 장호원 버스터미널.
벌써 건물을 개축한지도 20여년을 훌쩍 지났다.
한동안 장호원에서 가장 규모가 큰 건물로서 장호원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던 터미널.
이렇게 보는 장호원터미널은 아무 문제 없어보이는 평범한 터미널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장호원터미널은 새롭게 새단장을 하고 있다.
5억원을 들여 승차장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작업을 하는 중이다.
6월부터 9월까지, 장마와 홍수에 의해 바닥이 푹푹 패일 여름기간에 공사한다는 것이 조금은 아이러니하지만,
어쨌든 울퉁불퉁했던 바닥을 파헤치고 더욱더 좋은 서비스로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해,
오랫만에 새롭게 장식을 하려 이것저것 준비를 하고 있다.
6월 25일부터 9월 21일까지 정확히 석 달동안 공사는 진행이 된다.
예정대로라면 9월 22일부터 다시 수많은 버스들이 터미널 안으로 들어올 것이며,
기존의 푹푹 패였던 울퉁불퉁한 승강장이 반듯한 새 승강장으로 개선될 것이다.
그러는 동안 장호원터미널은 잠시 숨을 죽이고 있다.
모든 상가들은 임시로 영업을 닫았으며, 내부도 공사 자제 때문에 굉장히 너저분해 보인다.
하지만 건물을 직접적으로 고치는 공사는 아니기 때문에
승강장을 고치는 공사 중인데도 매표영업은 그대로 하고 있다.
상점이 들어와야 할 곳은 마치 망해버린 쇼윈도를 보는 것 같이 휑하다.
승차장 공사가 끝난다고 할 지라도 과연 다시 영업을 할지는 의문이다.
단순히 승차장만 공사하는 중이라고 하기엔 터미널 분위기 자체가 너무나 황량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장호원터미널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다고 봐도 될 매표소.
공사와 함께 모든 직원이 일을 관둔 건지는 몰라도,
터미널의 업주인 할머니 한 분이 매표업무를 맡고 계신다.
매표업무 뿐 아니라 터미널의 모든 역할을 할머니 한 분이 모두 도맡아 하고 계신다.
분위기만 보면 이미 죽어버린 것 같이 싸하지만,
아직까지 멀쩡히 살아있는 버젓한 터미널이다.
하지만 장호원을 경유하는 버스 편수는 대폭 줄어 수원 11회, 제천 7회 운행이 전부다.
그런데도 KD의 마찰과 업주의 무관심 덕분에 예전 시각표가 그대로 달려있는 것이다.
동서울이 5,700원인데, 그보다 가까운 성남은 6,000원이다.
거리상으로 그리 멀지 않은 이천 2,500원(하이닉스 1,900원)이고 죽산도 1,950원씩이나 하며,
대전이 6,900원인데 반해 청주가 7,400원,
거리상 바로 옆 동네라 봐도 과언이 아닌 충주가 4,200원씩이나 받는다.
대체적으로 거리에 비해 상당히 비싼 감이 있는 요금이다.
지역 특성상 완행시외버스가 대다수를 차지하는데,
국도를 타고 가는 버스와 고속도로를 타고 가는 버스의 요금제한선이 아무리 차이가 난 다지만,
장호원 주민에게는 부담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요금이다.
국도경유로 시간은 더 소요되고, 그만큼 요금은 더 비싸지니까 말이다.
사실 장호원터미널의 승차장은 1년 반 전부터 공사를 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공사에 필요한 돈 5억원을 이천시청에서 무조건 자기네들이 맡는다고 하고,
장호원터미널 업주분께서는 자신이 맡겠다고 하여 마찰이 일기 시작했다.
이천시청 측에서는 업주에게 뭘 믿고 맡기냐며 버티자,
업주 측은 용역을 불러 어디에 어떻게 돈이 들어가는지 확인하라며 자신에게 승차장을 개선하게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이천시청 주체로 승차장을 개선하는 것에 합의를 보았다고 한다.
사실 그 정도 쯤이야 단순히 시청과 업주간의 마찰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문제다.
하지만 정말로 심각한 문제는 여기에 있다.
장호원터미널과 약 100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직행매표소가 하나 더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터미널이 공사중이라지만 아직 번듯하게 매표업무를 하고 있는데,
왜 이 곳에 '임시매표소'가 있는 것인가?
처음 본 사람들이라면 장호원터미널이 개선을 시작한 6월쯤부터 생긴 것으로 믿을 것이다.
허나 이 매표소는 승차장이 공사를 시작하기 훨씬 전인 작년 봄부터,
시청의 허가 없이 불법으로 운행을 개시했다고 한다.
사실상 장호원터미널 개선공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매표소인 것이다.
이 불법임시 매표소 앞에선 터미널이 적나라하게 보일 정도로 가깝다.
그러나 장호원터미널의 구조상 먼 곳에서는 절대로 터미널로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이 곳에서 내린 승객들은 장호원터미널이 이 곳인줄 알고,
아무것도 모른 채 이 곳에서 표를 사고 버스를 기다린다.
그 때문에 상당수의 버스들이 진짜 터미널에는 정차를 하지 않고 이 '불법매표소'에 정차를 하고 있으며,
더욱이 이 '불법매표소'의 관리주체인 KD버스들은 거의 이 곳에서만 정차하는 형편이다.
하지만 이렇게 된 데에는 사정이 따로 있다.
원래 KD의 모든 차량들도 장호원터미널 내부에서 승객을 맞았었지만,
장호원터미널 측으로 들어온 매표수입이 제대로 정산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원래 터미널 측에서 매표수입이 들어오면 10~20% 정도는 자신이 가져가고,
나머지는 터미널 관리, 세금 등으로 충당하던가 해당 버스회사에 돈을 지불하는 게 타당하다.
하지만 상호간의 마찰이 깊어진 까닭에 터미널 측에서는 KD에 이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것이 차츰 장기화되면서 KD 측에서는 불만의 골이 깊어져만 갔고,
결국 상당히 오랫동안 돈을 지불하지 않았던 장호원터미널 측에 항의하는 의미로
시청 측의 허가도 받지 않은 채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매표소를 세운 것이다.
분명 첫 잘못은 장호원터미널 측이 했기 때문에,
KD 측에서 항의하는 의미로 임시 매표소를 세운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알 리 없는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는,
매표소가 왜 두군데 있는지 모르므로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장호원터미널 사업주 할머니께서는 이 것이 모두 이천시청과 KD측에서 죽이려고 하는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리신다.
처음에는 본인 또한 그의 말에 동의를 하였고 신세가 참 딱하다 여기곤 했었다.
하지만 겉만 보고 속을 모르면 괜히 큰 오해를 불러일으켜 한쪽 시선으로만 삐딱하게 쳐다보게 된다.
KD가 잘못한 측면도 분명 있긴 하지만, 그 원인제공은 장호원터미널 측이 한 것이다.
아무리 이런저런 사정으로 갈등이 시작되었다고는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터미널 측에서 수입배분을 제대로 하지 않아 사건이 커졌기 때문에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다.
게다가 너무나 오랫동안 터미널 관리를 제대로 안해와서,
그동안 장호원터미널 이용객들의 불만 또한 무척 자자했다.
울퉁불퉁, 도저히 버스를 탈 수 없을 정도로 심각했다던 승차장의 개선공사도 이제서야 삽을 뜨고 있다.
장호원터미널이 해결해야 할 난제가 한둘이 아닌 것이다.
이런 갈등과 혼란 속의 늪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반 백년 역사를 서민들과 함께했던 애꿎은 장호원터미널 뿐이다.
혼란과 갈등의 깊은 늪에 빠져 헤어나올 줄 모르는 장호원터미널.
사업주와 KD 그리고 이천시청 간의 마찰이 깊어져,
그 속에서 신음하며 헤어나올 줄을 모르고 있다.
승차장 개선공사를 한다고 해서 이 사태가 금세 종지부를 찍을 것 같진 않다.
사업주와 KD가 원만하게 갈등을 해결하기만 한다면,
다시 예전처럼 아무 일 없듯이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하겠지만,
워낙 오래 전부터 누적되었던 갈등이기에 쉽사리 풀릴 것 같지도 않다.
오랫동안 장호원의 숙원사업이었던 승차장 개선공사를 하고는 있지만,
승차장이 개선된다고 해서 서비스가 좋아질거라 기대하는 주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워낙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갈등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 이상,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장호원 주민들과 '장호원터미널' 본인 자체일 것이다.
첫댓글 kd측과 정류소간의 매표 수입금 지연 상황에 따른 문제로 알고 있는데 하였든 원만하게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전후상황을 모르는 분들이 보면 전반적으로 오해가 많은 내용이군요. 정정사항이 3가지가 있습니다. 1. 장호원터미널 공사를 왜 이천시에서 맡아서 하려는가.. 지난해 경기도에서 시외버스 정류장 개선사업을 하면서 1차 대상으로 포함된 곳이 장호원터미널입니다. 장호원터미널의 시설 문제는 수십 차례 보도 및 민원제기가 되었을 정도입니다. 사업 주체도 본래 경기도인데다가 사업주의 시설관리 의지가 없는 상태에서 터미널 개선 사업을 사업주에 맡기면 지역 여론은 뻔하겠죠?
2. 왜 KD는 별도로 매표소를 마련하는가? .. 이기병님 말씀이 정확합니다. 지연이라고 하니 몇 개월 분 지연된 것 처럼 들리는데 '제가 들은바로는' 상당히 오랫동안 매표대금이 정산이 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3. 요금에 대한 것입니다. 이것은 지난번에도 리플을 달았는데요 전반적으로 오해를 하고 계신듯 하군요. 고속/시외게시판에 관련글을 포스팅하겠습니다. ... 이곳을 통해 입문 하시는 버스동호인들이 오해할 사항이 많아서 이렇게 길게 리플을 달아 봅니다.
음... 제가 하나는 알고 둘까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글을 쓴 듯 하군요... KD와 장호원터미널 간의 매표수입금이 원만하게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 있었던 것까진 차마 몰랐던 내용이었습니다. 다른 분들이 오해를 하실만한 상황이 상당수 있기에 내용을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KD측과 장호원 터미널 측의 매표수입금의 지연문제로 알고있습니다..들은바로는 꽤 많은 액수의 매표수입금이 터미널에서 KD측으로 오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알아보니 KD 추산으로는 약 2억원의 대금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터미널 측은 법원에 1억 5천의 공탁금을 맡겼다고 합니다만.. 제가 그 지역 사람이 아니라 말씀드리기 조금 그렇지만 터미널이나 KD나 지역에서 여론은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 터미널의 경우 집단개사육 때문에 지역신문에 나올 정도였고, KD도 시내버스 운영하면서 갑작스레 학생들에게 절반 가격으로 받아 지역 택시업계로 부터 반발을 산 적도 있구요. KD의 매표소는 불법은 맞습니다만, 이천시도 지역의 여러가지 여론상 적극적으로 대처를 안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알고 있는게 이 정도라..
제가 당시 장호원터미널을 방문하였을 때 한 쪽의 입장만 듣고 한 쪽의 입장은 전혀 듣지 않았던 상황이었기에, 왜 저런 갈등이 발생하였는지 모르고 단순히 'KD가 지방터미널 하나를 이유없이 손에 넣으려 한다'라는 오해가 있었습니다. 한 쪽의 입장만 듣고 섣불리 글을 쓰려 했던 제 자신이 갑자기 부끄러워 지는군요. 저 당시에도 지역 주민 한 분께서 불친절하다는 불평을 토로하신 적이 있지만 오해가 있던 상황이어서 전혀 다른 문제로 치부해 버렸는데... 결국 그 주민의 말씀 또한 관련이 있는 얘기였네요.
덕분에 그 지역에 관해서 자세하게 얘기를 들을 수 있었고, 고칠 점도 발견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 글에 문제점을 지적해주셨던 이기병, busline, 대원고속우등님 모두에게 말이죠...^^;;
제가 휴가 갔다온 사이에 다른 분들이 잘 설명해 주셨네요. 장호원 지역 주민들이 터미널 주인에 대한 원성이 자자합니다. 집단 개사육과 시설(화장실)이 좋지 않은건 기본이고, 주인 성격 또한 좀 괴팍하다고나 할까요? 주민들 말 들어보면 차라리 불법(?)이라도 KD 정류장이 낫다고 할 정도이죠. 예전엔 터미널 주인이 시 의원 선거에 자주 등장하곤 했는데, 지금은 잠잠 하시더라구요. 한번은 시 의원 선거 때 표 적게 나와서 깽판쳤다는 전설(?)적인 일화까지 있으신 분이십니다.(예기하자면 좀 길음.)
그리고 장호원터미널 시간표 잘못된거 투성이 입니다. 최근에 수원 시간이 대폭 감회 되어서 지금은 11회로 운행되고 있습니다. 제천도 줄고 줄어서 7회 운행하고 있습니다. KD가 안들어오니까 아주 저렇게 방치해 두고 있으니..;; (중)학생 시절에 장호원터미널 시간표 보다 제대로 낚이여서 지금 제 나름대로 버스시간표 공유하는 카페 운영중에 있습니다. 당최 믿을수가 있어야 말이죠..
제가 갔다왔을 때가 약 한 달 전이니 지금은 많이 개편되었을 수도 있겠고, KD 차량이 들어오지 않는 문제도 시간표가 잘 맞지 않는데 한 몫 하겠군요... 장호원터미널에 대한 지역 여론이 안 좋은 것은 방문했을때 조금 체험해보긴 했습니다.
이글에 나오는 할머니가 윤모씨 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