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년 9 월 12 일 수요일 따뜻한 날
미리 예정된 일은 아니었는데 먼길을 떠나게 되었다.
아침일찍 부터 하우스 고추를 따러 가는 길에
산판일을 다니는 동네 형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친환경 작목반에서 쓰레기를 태우다가 휴대용 부탄가스 통이 폭발하여
동네 형님 한분이 팔과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게 되어
대구에 있는 화상 전문 치료병원인 푸른 병원에 입원을 하신 모양이다.
대개의 시골마을이 그렇겠지만
우리 마을의 경우 누군가 다쳐 도시의 큰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면
가까운 마을 사람들끼리 회비를 내고 버스를 빌려 병문안을 가게된다.
이번에는 가실분들이 많아 대형 관광버스를 빌리게 되었는데
막상 가보니 화상을 입은 동네 형님 보다
간경화로 생명이 위독한 또 다른 내또래의 젊은 사람이
역시 대구에 있는 파티마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하였음을 알게 되었는데
얼마나 가슴이 아프던지...
이번 병문안 여행의 자세한 내용은 마음밭에 차분한 시간을 내어 올려야 되겠다.
오늘은 오랜만에 병문안을 떠난 풀천지가 없는 풀천지에서
아내가 밖에서 따온 고추들을 물로 깨끗이 씻고 있다.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건강한 삶의 일상에선
누가 보던 안보던 정성이 가득한 깨끗한 손질에 최선을 다한다.
누구한테 시집을 가던지 간에 먼저 우리의 건강한 사랑을 듬뿍 받는다.
쪄서 껍질채 베어 먹으면 포근히 씹혀오는 구수한 밤맛이 가득한 떡호박의 씨앗이다.
보기에 얼마나 건강한 모습인가 ?
살아있는 땅에서 마음껏 자라난 유기농의 자식들은 어느것 하나 보석 아닌게 없다...^^
오이도 씨를 받아놓았다.
유기농사를 짓는 지인에게 토종 오이씨를 얻어서 심었더니
올해는 아삭아삭 씹히는 맛있는 오이를 실컷 먹을 수 있었다.
휴가철이 지난 시골밭 가는 길목에 웬 텐트인가 하시겠지만
먼곳에 떨어져 사는 산임자가 한가한 친척을 시켜 송이철이 끝나는 한달동안
송이산을 지키기 위해 텐트를 치고 숙박을 하는 모습이다.
송이가 금값이 되는 바람에 몸도 안좋은 사람을 차디찬 시멘트 바닥 위에 생고생을 시킨다.
올해는 한창 무더워아 할 여름철에 계속 비가 내려 이상 저온으로 땅이 뜨질 않아
송이가 잘 나지 않는단다.
앞으로 30 도가 넘어가는 무더위가 빨리 찾아오면 땅이 뜨게 되어 송이가 많이 나지만
계속 날씨가 서늘 하거나 비가 다시 오게 되어 계속 기온이 내려가게 되면
땅이 잘 뜨지 않게 될 것이니 거의 전멸을 했던 작년에 이어
올해도 송이가 잘 나지 않을 까 걱정들을 많이 한다.
처음 보는 특이한 곤충을 찍어놓은 재홍이가 한참을 인터넷을 뒤졌어도
무슨 곤충인지 찾지 못한 모양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일이 머리는 사마귀이고 몸통은 벌이니 요상하지 않을 수 없다.
사마귀는 사마귀 이어야 하고 벌은 벌이어야 한다.
어쩌다 사마귀와 벌이 한 몸에 살게 되었을까 ?
저 벌은 다른 곤충들을 사마귀처럼 공격을 할 것인지
저 사마귀는 꽃들에 다가가 벌처럼 꿀을 빨것인지
사마귀 벌의 괴상 망측한 모습에
오늘 병문안을 갔지만 간 경화로 완전히 절망적인 상태를 핑계로
병문안도 안되고 퇴원도 허락치 않은 거대한 병원의 친절한 횡포가
씁쓰레 하게 가슴을 후빈다...
결국 재홍이가 사마귀붙이임을 찾게 되었다.
사마귀붙이
첫댓글 대구까지 오셔서 그냥 가셨군요.대구에도 풀천지 가족이 많은데...
마을분들과 함께 관광버스를 빌려 타고 두군데 병원을 돌다보니 마음만 두고 오게 되었습니다. 안부전화라도 할까 하였지만 그 흔한 핸드폰을 가지고 있질 못하니... 다른 사람걸 빌려 쓰기엔 웬지 낯설은 물건이 되었습니다. 남겨둔 마음을 살펴주시는 고운 우정에 감사드립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대구는 멀지도 않은데 바쁜일이 끝나고 한가한 겨울이 되면 풀천지 식구들 모두 대구의 풀천지 가족들을 한번 만나보러 가는것도 무척 즐거운 일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자연스레 대구지역 풀천지 번개가 되겠군요...^^
애써 가꾼. 그리고 정성으로 손질 하는 모습과 가슴 아픈글들을... 잘보고 갑니다 ( 몇달을 비워둔 집안일 그리고 딸래미 결혼 준비등 괜히 바쁜 가운데 틈만 나면 그래도 풀냄새를 맡고 갑니다 )
먼저 축하드립니다. 옛날 저희 어머님께서 일생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을 자식을 결혼시키고 첫절을 받는 순간이라더군요... 바쁘시겠지만 좋으시겠습니다...^^
그 호박씨가 참 섹쉬합니다.... 거참 요즘은 저런것들이 왜~ 섹시하게 보이는지....참으로 생명이 역동하는 씨앗들이군요~ㅎㅎㅎ
저 섹쉬한 발가벗은 씨앗들을 한꺼번에 품으시려는 서리태님은 역시 영웅임에 틀림없습니다그려...^^ 제가 먼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