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가 부족했던 시절. 보릿고개를 넘은 민초들에게 여름은 쉽지 않은 계절. 없는 체력으로 여름을 나기 위해서는 고단백 고지방 음식이 필요했다. 이른바 보양식이다. 지금의 보양식에서는 탐욕적인 느낌도 없잖아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선인들의 보양식은 소박했다.
개고기, 닭고기, 민어, 장어 등에서 보듯 형편이 어려웠던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우리 주변의 먹거리였다. 세월은 흘러 먹거리는 풍족해졌고 사람들의 영양은 남아도는 상태에까지 이르렀다. 급기야 영양부족에서 영양과잉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름만 되면 보양식을 찾는다. 보양식을 너무 밝히는 일부 무개념의 사람들로 인해 국제적인 망신도 당하지만, 우리의 풍습까지 나쁘게 볼 필요는 없는 듯하다.
여름철 보양식으로 빼 놓을 수 없는 게 장어이다. 꿈틀거리는 장어를 보고만 있어도 절로 힘이 솟는 기분이다. 지금처럼 지방이 풍족하지 않았던 시절, 장어는 훌륭한 지방 보급원이었다. 여기에 단백질도 다량 품고 있다하니 여름철 바닥난 체력에 안성맞춤 음식이라 할 수 있다. 그 덕분인지 장어 하면 여름철 대표 음식 중에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맛과 영양으로 보자면 찬바람 부는 지금이 철이다. 한껏 물이 오른 지방은 느끼함 보다는 고소함을 전해준다. 때문에 이즈음의 장어는 미식으로 즐기기에 더 없이 좋다.
구룡포읍 재래시장 골목에 과메기가 걸려있다
구룡포는 과메기와 대게로 널리 알려지고 있다. 때가 때인지라 구룡포를 찾는 외지인의 발길도 활발해지고 있다. 과메기 본고장에서 해풍을 맞으며 먹는 그 맛은 이 겨울의 즐거움 중에 하나일 터. 여기에 1월이 되면 살이 알차지는 대게까지 나서 미각을 유혹하고 있다. 이만하면 미식여행지로서 후회 없는 선택이다. 그런데 구룡포에는 과메기나 대게와 견줄만한 진미 하나가 더 있다.
장어명가 구룡장어
구룡장어의 민물장어구이
포항에서 구룡포를 향해가다가 읍 입구 3거리에서, 감포 방향으로 우회전해서 해안 관광도로를 달리다 보면 왼편으로 커다란 나무가 보인다. 수령 600년이나 되는 시 지정 보호수이다. 이 나무를 마당에 두고 있는 여기가 일품 장어요리로서 구룡포의 맛을 한 층 풍요롭게 하고 있는 ‘구룡장어’ 집이다. 여기서 구룡장어집을 잠시 살펴보자.
포항의 구룡포와 경주의 감포사이 해안관광 도로변에 위치하여 있고, 장어양식에 성공 어민후계자로 지정후 식당도 손수 시작하였다. 동해안 사람들의 옛날전통유장 피데기 장어구이법을 재현하여 일식장어를 초월 우리 고유의 입맛을 찾아 크게 성공한 장어구의 원조집이다. 수령 600년의 시 지정 보호수를 마당에 둔 천운과 집 앞의 백사장, 갯바위낚시터, 해수욕장, 분재, 전망좋고 고풍스런 집 등으로 운치가 있어 전국의 미식가들이 줄을 이어 찾아오고 있다. 구룡장어는 사업이 되면 생겼다가 아니면 사라져버리는 수익만을 위한 장어집이 아니라 우리고장 고유의 맛과 멋을 지키고 맥을 이어 장어명가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후계자 사업체이다. (구룡장어 차림표에서 인용)
설명대로라면 이 집의 장어는 일단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주인장이 직접 장어양식에 성공하였다하니 말이다. 식재료에 대한 신뢰는 맛으로 연결된다. 그렇다고 해서 맛이 좋은 이유가 장어에만 있진 않다. 국산 장어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손맛이 없으면 말짱 황이니까.
장어 집마다 양념에 나름의 비법이 있듯이 이 집 역시 맛의 포인트는 양념이다. 일본식이 간장이라면 한국식은 고추장이다. 구룡장어는 한국사람 입맛에 맞게 고추장을 베이스로 해서 양념을 개발했다.
장어구이 특유의 느끼함을 잡고 담백한 맛은 살려주고 있다. 도시가 아닌 바닷가에서 맛보는 장어라. 이색 미각경험에 장어 맛이 꿈틀거리더라. (2007.12.23 맛객& 맛있는 인생)
옥호: 구룡장어 주소: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평리 763번지 전화: 054) 284-7242. 011-825-7242 메뉴: 민물장어구이(1인분) 13,000원. 십전대보장어죽(1인분) 9,000원 홈페이지: http://www.eelcook.com
|
출처: 맛있는 인생 원문보기 글쓴이: 맛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