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또하나의 새역사를 쏘아 올렸다. 삼성의 국민타자 이승엽(24). 지난해 54개의 시즌 최다홈런을 기록,야구장을 뜨겁게 달구었던 그가 최연소,최단기간 150호 홈런을 터트렸다.
이승엽은 19일 인천 SK전서 4회초 SK 세번째 투수 가내영의 140㎞짜리 몸쪽 높은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때렸다.
76년 8월18일생인 이승엽은 이로써 23세 8개월1일만에 150홈런을 달성, 지난 93년 6월10일 한화 장종훈이 25세 2개월만에 세웠던 기록을 1년 6개월 앞당겼다. 또한 지난 95년 데뷔, 639경기만에 세운 150홈런은 팀선배 이만수의 655경기를 16게임 경신한 신기록이다. 덤으로 3타점을 보태 역대 최연소 500타점(종전 한화 장종훈의 25세 4개월) 기록까지 갈아 치웠다.
한 경기 평균 0.24개의 홈런을 터뜨리고 있는 이승엽의 홈런 페이스는 프로야구 최고무대인 메이저리그와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현역 홈런왕인 마크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도 632경기만에 150홈런을 때렸다.
이날 경기전 이승엽은 한결 밝은 표정이었다. 전날인 18일까지 4경기째 홈런 소식이 끊겼지만 컨디션만은 가뿐하다며 싱글벙글이었다. 왼쪽 어깨와 목 근육통에 시달려온 이승엽은 경기전 마사지를 받고 통증이 말끔히 가셨다면서 “오늘은 좋은 타격을 할테니 두고보라”며 평소답지 않게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첫타석에서 어깨에 힘이 들어간 듯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난 이승엽은 두번째 타석에서 왼쪽 펜스 상단을 맞히는 2루타로 홈런감을 조율한 뒤 세번째 타석에서 마침내 150호째 축포를 터뜨렸다.
홈런 4개를 마크하고 있는 이승엽은 1위인 현대 퀸란의 7개에 3개차로 뒤지고 있지만 지금 추세라면 얼마 안가 뒤집힐 가능성이 높다. 국내 투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는 퀸란이 개막 3경기 이후 홈런포를 전혀 가동시키지 못하고 있는 반면 이승엽은 갈수록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시즌엔 이승엽이 또 어떤 새로운 금자탑을 쌓아 올릴 지 벌써부터 기대되고 있다.
▲김용희 감독의 말
무엇보다 항상 공부하는 성실한 자세를 칭찬하고 싶다.자신이 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고통도 감내하는 모습이 20대 초반의 나이로 믿어지지 않는다.데뷔 초기만 해도 지금과 같은 홈런타자로 성장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는데 끊임없는 노력으로 만들어진 표상이다.다른 선수들에게도 귀감이 될 것이다.
▲박흥식 타격코치 말
승엽에게 가장 좋은 점을 지적하라면 남의 말을 귀담아 듣는다는 것이다.웬만큼 잘하는 선수라면 자기가 최고라는 자만심에 사로잡히는 것이 일반적인데 승엽은 항상 다른 사람의 좋은 면을 본받으려 노력한다.지금의 홈런왕이 된 것도 이런 마음자세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타격자세는 언급할 필요가 없다.자신의 타격폼을 가장 자기 스타일에 맞게 적응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승엽은 이를 잘 소화해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