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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데니조아님, 무적 k-1A1 전차님 집필
무스타프 케말(Mustafa Kemal)은 다마스커스(Damascus)로 이동하기 몇 일을 앞두고 해안진지들을 순찰했다. 그동안 힘들여서 만든 위장진지와 곳곳에 잘 은폐된 포들, 그 동안 준비해 둔 탄약과 식량들을 확실히 점검했다. 곳곳의 참호선도 튼튼히 잘 유지되고 있었다. 이즈미르(Izmir)연대와 교체하기로 된 불가리아(Bulgaria)군 10지원사단과 오스만-투르크(Osman Turk)제국군 45-8보병사단은 이미 이즈미르(Izmir)요새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이였다. 오늘은 1916년 1월31일. 현재시각 23:58분. 조금만 있으면 2월이다. 그리고 2월5일이면 그와 그의 부대원들은 영국군중 아랍인들을 이끄는 아라비아의 로렌스(Lawrence of Arabia)군을 물리치기 위하여 이동한다. 그동안 짧은 시간이였지만 이 아름다운 이즈미르(Izmir)에 정이 많이 들었는데...좀 섭섭하긴 했다. 그러나 군인인 이상 임무는 따라야했다. 자신이 타도하려는 오스만(Osman)의 제정군대이긴 하지만 지금은 전쟁중이니 당분간은 군인으로서 적을 물리치는데 주력해야했다.
"하여간, 징집군들은 한심하군."
케말이 옆쪽 진지를 보며 기가 막히다는 듯 한 마디 뱉었다. 그 쪽은 이즈미르(Izmir)연대가 아닌 다른 징집병들로 급조된 부대였다. 그래서 군기도 떨어지고 전쟁의 기본도 몰라 적에게 잘 보이라고 등대를 훤하게 밝ㅎ놓고 있었다. 하긴, 작년의 다르다넬스상륙작전으로 큰 코 다친 연합군이 다시 오진 않으리란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였다. 그것은 무스타프 케말(Mustafa Kemal) 자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니 가벼운 웃음이 나왔다.
"비가 심하게 내리고 안개도 짙은 것이 오히려 저희에게 다행입니다. 적의 막강한 포망에 걸리면 끝장입니다."
야마모토 이소로구(山本五十六,Yamamoto Isrogu)소령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말하였다. 도고 헤이하치로(東鄕平八郞, Togo Heyhachiro)제독도 긍정의 뜻으로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후소(Fuso)급 전함의 2번함 야마시로(Yamashiro)는 아직 완성된 함은 아니여서 곳곳에 페이트칠이 덜 되었고 전기배선이 약간 튀어나온 곳도 있었다. 그러나 거의 완성이 다 된 함이여서 무장과 장갑은 계획대로 모두 배치되었고 작전수행에 전혀 문제는 없었다. 함대기함 야마시로(Yamashiro) 주변으로 후소(Fuso)와 순양전함 곤고(Kongo), 히에이(Hiei), 하루나(Haruna), 기리시마(Kirishima)등이 위장덮개로 가린 포를 언제든지 발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었다. 그 밖에 민간선이였던 것을 군용수송선으로 개조한 선박들도 육군병력들을 가득 태운채 작전의 개시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구름때문에 달도 가려졌으니 기상상황악화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야."
"아마도 하늘이 우리 대일본제국에 영광을 선사하려는 듯 합니다. 제독각하."
야마모토(Yamamoto)와 도고(Togo)가 가볍게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작전 전의 긴장감을 해소하고자 했으나 그것은 말처럼 쉽게 되는 것이 아니였다. 이 작전에 참가한 군인치고 긴장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니, 어디건 전쟁터에 끌려가는 사람들은 누구나 다 긴장할 것이다.
"저기, 해안에 방어진지가 보입니다. 기상때문에 파악이 늦었습니다. 저 앞엔 포진지가 있고요. 북쪽으로 20km정도에 등대가 불을 켠 채 감시중입니다. 그 덕에 오히려 저쪽의 방어현황을 먼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상륙할 이즈미르의 경우 진지배치와 포진지설정이 잘 된 듯 하나 너무 앞에 있어 선제공격만 하면 언제든지 제압할 수 있습니다."
해안을 망원경으로 관찰하던 견시장교가 보고하자 야마모토(Yamamoto)와 도고(Togo)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회중시계의 바늘은 사침과 분침은 사실상 12를 가리키고 있었으며 초침이 로마자 11에 있었다. 도고(Togo)가 시계의 초침이 12를 가리키자 짤막하게 명령했다.
"작전을 시작한다."
-콰앙~~!
"뭐, 뭐냐?"
갑작스레 포성이 울리자 땅에 바짝 엎드린 케말(Kemal)이 급히 외치며 상황을 파악했다. 어느 새 해안에 근접시켜 만든 위장진지들과 포진지들이 맹렬한 포사격을 받아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상당히 가까운 곳에서 수십개의 불꽃들이 빛을 발하였다. 그 불빛으로 겨우 적함에 게양된 국기들을 살펴보았다. 다르다넬스에서 보았던 유니언 잭(Union Jack)이나 삼색기(Tricolor)가 아니였다. 그건 머나먼 지구반대편의 일본이라는 나라의 국기였다. 그도 아주 가끔 본 일이 있지만 대다수의 오스만(Osman)사람들은 일장기를 본 적이 없다.
"전원 전투준비! 포에 포탄을 장전하고 조준을 준비하라! 그렇지만 아직은 쏘지 마라! 적의 의도를 알고 그 다음에 확실히 잡을 수 있는 거리까지 오면 공격한다!"
사실 적의 의도는 뻔했다. 저렇게 많은 군함들이 몰려 와 포격중이라며 결코 단순한 정찰이나 위협용, 신경전등이 아니였다. 1년전과 마찬가지로 대규모의 상륙작전인 것이다.
"적 상륙주정 발견! 어떻게 합니까?"
"이런! 아직 사격하지마라! 사격하는 자는 즉결처분하겠다! 통신군관은 어서 상부에 보고하고! 모두 사격준비! 명령이 떨어지기 전에 사격하지 마라!"
-콰앙~~!
일본측의 수많은 포들이 쉴 틈도 없이 엄청난 양의 포탄을 해안선으로 밀어넣고 있었다. 상륙주정들도 산개해서 조심스래, 그러면서도 빠르게 해안선으로 향하고 있었다. 옆의 진지에서 초계감시중이던 등대는 포격으로 날라가버렸다. 곳곳의 위장진지들도 이미 폐허가 되어 있었다.
"아디브(Adiv)와 하마스(Hamas)포대는 적전함들을 강타한다. 메시아(Mesia)와 지하드(Jihad)포대는 적상륙주정들을 목표로 한다."
"알겠습니다. 연대장님. 불가리아(Bulgaria)군과 45-8사단은 어떻게 할까요?"
한 참모가 물었다. 이미 불가리아(Bulgaria)군과 45-8사단 병사들도 무장을 갖춘 채 잠에서 깨어 허겁지겁 진지와 참호선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아직 적군은 본진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긴, 어떠한 불빛도 없고 사격도 안 하였으니 당연한 소리지만.
"그들은 모두 해안방어진지에 배치하고 적 상륙군과의 전투를 준비한다. 그리고 상부에 연락은 하였나?"
"이즈미르(Izmir)후방의 독일군 98지원사단에 연락했고 제국군상부에도 연락하였습니다."
-콰아앙~~!
이번엔 포탄이 제법이나 가까운 위치에 떨어졌다. 그러나 아직 오스만-투르크(Osman Turk)제국의 포대는 잠잠했다. 아니, 이즈미르(Izmir)연대의 포대만 잠잠하다고 하는 것이 옳았다. 다른 지역의 부대들은 헛되이 먼 거리의 적을 향하여 포격을 하였으나 명중은 커녕 함과 먼 곳에서 물기둥이나 만들었다. 그리고 그 포대들은 즉시 함포에게 제압당하였다. 포탄이 유폭된 듯 그 진지들에선 불기둥이 높게 솟으며 거대한 폭발과 진동이 생겼다. 아직 이즈미르(Izmir)연대는 확실히 적을 강타할 때까지 포사격을 자제하고 있었다. 서서히 포사격이 줄어들었다. 적도 이만하면 아군의 방어시설을 다 제압했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하긴 이 많은 함들이 포격을 그렇게나 했으니 그런 생각을 갖는 것도 당연했다.
"연대장님~~! 큰일입니다! 적의 전면적인 상륙작전입니다!"
이렇게 외치며 급하게 달려오는 사람은 엔베르 베이(Enver Bey)였다. 무스타프 케말(Mustafa Kemal)이 알기로는 엔베르 베이(Enver Bey)는 웬만한 일에도 호들갑 떨지 않는 사람이였다. 그가 저렇게 큰일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보통 일은 아닐 것이다.
"엔베르(Enver)소위! 무슨 일이길래 그렇게 호들갑 떠나?"
"호들갑이 아닙니다! 이 곳 이즈미르(Izmir)서부터 위쪽 다르다넬스해협(Dardanelles Str.)에 걸쳐 대규모의 상륙작전이 시작되었답니다! 지금 이 쪽으로 구원군을 보내주기 힘들다는 제국군상부의 답신입니다!"
"뭐? 이번엔 1년전과는 급이 다르다는 것인가? 그렇게 넓은 해안에 일제히 상륙하겠다는 거란 말인가? 확실한 정보인가, 엔베르(Enver)소위?"
"워낙에 혼란스런 상황이라 자세히 모릅니다. 제국군상부도 지금 엄청나게 혼란스런 모양입니다."
이 일을 어찌한단 말인가? 그러나 무스타프 케말(Mustafa Kemal)이하 이즈미르(Izmir)연대원들은 한결같이 싸워야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케말(Kemal)도 이미 세세한 방어개념을 순식간에 수립하고 있었다.
"어서 공격하시오! 우린 끝까지 싸울 것이오!"
45-8보병사단장도 어느 새 와서 케말(Kemal)을 재촉했다. 그가 세개부대를 통틀어 최고계급자였으나 아직 정식으로 임무를 인계받은 것도 아니고 자신은 이 일대에서의 지리와 전투에 잘 몰라 케말(Kemal)에게 지휘권을 넘겨주었다.
"음...상륙주정들이 해안에 상륙할 때! 바로 그 때입니다! 그 때부터 공격을 시작합시다!"
"다른 지역에서도 작전을 개시했다고 합니다."
"그럼 우리도 계속해서 상륙작전을 하자고. 다음 상륙병력을 출발시키게."
수많은 함선들에서 계속 소형의 상륙주정들이 출발하고 있었다. 해안진지를 맹렬히 제압하던 함포사격도 서서히 쉬엄쉬엄 행해지고 있었다. 이미 선두의 상륙주정들은 해안선에 거의 접근했다. 기함 후소(Fuso)를 제외한 모든 함들은 해안선에서 3km이내까지 진입했다.
"이상합니다. 이즈미르(Izmir)의 주둔부대는 정예중의 최정예라고 들었느데 이렇게 방어가 약할 리가 없습니다. 함들을 약간 뒤로 물리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설마 별 일이야 있진 않겠지. 하지만 자네 말도 맞지. 함들을 약간 뒤로 물리라고 전하게."
사령관의 명령이 발광신호로 다른 함들에게 전해지고 함들이 약간 후진을 했다. 리아스식해안이라 함의 접근이 어려울 듯 했으나 실상 와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여서 일본군들은 다행이라며 들뜬 상황이였다. 상륙주정들은 이제 해안선 바로 앞까지 가 있었다. 곧 육군이 최초로 제대로 된 적과의 전투를 하는 것이다. 청일전쟁은 훈련에 불과하였고 산둥(Shandong,山東)반도의 독일군공격은 독일군이 소수인지라 별로 힘들지 않았다. 이제 대일본제국육군이 본격적인 첫 지상전을 하는 것이다.
"상륙을 허가한다! 모두 상륙해 상륙교두보를 확보하라!"
카자미 하야토(Kazami Hayato) 육군중위가 힘차게 노를 저었다. 바로 눈앞에 신선한 육지의 냄새가 났다. 일본에서 크레타섬(Creta I.)까지 배 안에서 생활하였고 크레타섬(Creta I.)에서도 자신이 속한 사단은 섬에 상륙도 하지 못하고 배 안에서 갇혀 지내다가 바로 작전에 투입되었다. 조금만 더 가면 그리운 육지였다. 비록 지금이 전쟁중이기는 하지만 하야토(Hayato)는 육지생각이 먼저 났다. 어깨에 맨 신형소총은 느끼지도 못 하였다.
"중위님! 적군은 다 죽었나 봅니다! 왜 사격을 안 하죠?"
카지 료지(Kaji Ryouji)하사가 노를 저우며 들떠 있었다. 료지(Ryouji)는 차별받는 훗카이도(Hokkaido,北海道<북해도>)중에서도 북쪽인 깡촌 왓카나이(Wakkani)출신이라 다른 병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였지만 하야토(Hayato)만큼은 그를 잘 이해해주고 친구처럼 대해주었다.
"글쎄, 제발 싸우지만 않으면 좋겠어."
"아, 그러고 보니 중위님은 산둥(Shandong,山東)전투에 참가하셨군요."
그것은 좋지 않은 하야토(Hayato)의 기억이였다. 별 피해도 없던 산둥(Shandong,山東)전투. 거기서 일본군의 피해는 전사100명에 부상자300명정도였다. 그리고 하야토(Hayato)가 속한 부대는 바로 그 100명의 전사자를 낸 부대였다. 함께 떠들고 웃던 전우들은 독일군의 예상치 못하였던 기관총사격에 대부분 쓰러졌다.
"아, 그러고보니 중위님은 저희중 유일한 실전경험자시군요."
"응, 그런 셈인가? 그것보다 진짜 여긴 전쟁터같지 않단 말이야. 포탄은 커녕 총알도 안 날아오고."
근처에 백척이 넘은 상륙주정들이 힘차게 노를 저우며 해안선으로 빠르게 접근중이였다. 일부병사들은 벌써부터 등에 맨 총을 잡으며 사격자세를 취하였다. 곳곳에서 승리를 장담하는 수많은 병사들의 외침과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신이시여, 제발 우리부대원들이 무사하게 해주십쇼.'
하야토(Hayato)가 속으로 간절히 비는 동안 마침내 선두의 상륙주정들이 해안선에 도착했다. 그리고 병사들이 괴성을 지르며 상륙을 시작했다.
"적이 상륙했다! 사격하라! 전 화력을 퍼부어라!"
기다리고 있었단 듯이 각 하급지휘관들이 외쳤다. 참호선에 꼼작도 안하고 매복중이던 병사들이 일제히 소총사격을 시작했다. 괴성을 지르며 돌격중이던 일본군들이 줄줄이 허공에 피를 뿌리며 쓰러져갔다. 몇 안되는 기관총들이 일본군밀집지역으로 엄청난 화염을 토해내자 마치 짚단처럼 일본군들이 쓰러져갔다.
-콰앙~!
잘 은폐되었던 포들이 상륙주정과 일본군함들을 목표로 사격을 시작햇다. 막 상륙하려던 주정이 바로 포탄에 직격당하여 산산조각이 났다. 그렇게 격침당하며 사라지는 주정들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2~3km거리의 적군함들도 고지대에 위치한 포에게 명중당했다. 몇몇 군함들이 장갑이 깨지는 듯한 모습이 보이고 일부함들은 벌써부터 화재가 일어났다.
"좋아! 예비포대들도 적함들을 향하여 포격한다! 전포 목표를 군함들로 향하라! 상륙주정들이야 보병들이 처리한다!"
케말(Kemal)이 다른 명령을 내리며 급하게 진지곳곳을 돌아다녔다. 불가리아(Bulgaria)군과 45-8사단의 포들도 급히 꺼내져 엄청난 위력을 보여주었다.
"엔베르(Enver)소위! 자네가 이 쪽에서 포사격을 담당해주게! 나는 직접 보병들을 지휘해야겠네!"
"알겠습니다! 연대장님! 걱정마시고 힘껏 싸워주십쇼!"
"크헉!"
-콰앙~!
카지 료지(Kaji Ryouji)하사가 가슴에 총탄을 맞아 뒤로 벌렁 쓰러졌다. 하야토(Hayato)가 급히 엎드리며 료지(Ryouji)의 상태를 살폈으나 이미 두 눈을 부릎 뜬 채 죽은 상황이었다. 벌써 자기소대원중 20여명이 죽어갔다.
"젠장! 신은 없는 거야?"
하야토(Hayato)가 대답이 있을리 없는 질문을 했다. 결국 신은 자신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았다. 이미 해안선 곳곳이 일본군의 시체와 피로 가득찼다. 머리위로 총알이 쓩쓩 날아갔다. 후속부대를 실은 다른 상륙주정들도 속속 도착하였으나 그들도 마찬가지신세였다. 아예 상륙도 하지 못하고 포에 직경당하여 격침당한 주정들도 상당했다.
-콰앙~!
이번엔 일본해군의 함선들이 반격탄을 날렸으나 워낙에 많은 사격을 당하여 급격히 회파하느랴 사격은 부정확했다. 일본군의 함포사격은 오스만(Osman)군의 포진지위쪽으로 크게 빗나갔다. 그에 비하면 적군의 포탄은 정확하게 이쪽을 노렸다.
"이대로 숨어보았자 별 소용도 없다! 전원 돌격! 2소대장! 자네가 선두에 서라!"
냉혹하기 그지 없는 중대장이 발악하며 하야토(Hayato)에게 돌격의 선두에 서란 명령을 내렸다. 중대장은 곳곳에 총상을 입은 상태였다. 저런 상황에서도 중대장은 싸울 생각이 있다니, 정말 신기할 따름이었다. 하여간 그는 군인이고 명령을 받았으니 수행해야 했다. 별로 내키지 않은 명령이지만.
"알겠습니다! 2소대 돌격~!"
그가 날아오는 총탄을 무릅쓰고 벌떡 일어서서 돌격을 진두지휘했다. 소총을 그냥 한 번 쏘고 착검한 상태로 돌격했다. 그가 돌격하자 용기를 얻은 병사들이 그를 따라왔다. 뒤쪽에서 계속 비명이 들려왔지만 하야토(Hayato)는 애써 무시한 채 계속 '돌격하라~!'를 외치며 앞으로 뛰어나갔다. 적 참호선까지의 짧은 거리가 마치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처럼, 십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이 마치 인생전부인 양 느껴졌다. 총탄이 계속해서 빗발치듯 날아오고 다시 비까지 내렸다. 순식간에 땅은 질퍽거렸다. 발에서 좋지 않은 느낌이 들었지만 지금 그런 사소한 것에 신경쓰다간 어떻게 될 지는 너무나도 분명했다. 총알 하나가 자신의 오른쪽 뺨을 스쳐지나갔다. 피가 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팡!
이제 총성이 바로 앞에서 들렸다. 그만큼 적참호선과의 거리가 가까워졌다는 이야기였다. 하야토(Hayato)가 이를 악물고 참호선으로 뛰어갔다. 착검한 총을 눈앞에 보이는 적에게 들이대었다. 적병의 가슴에서 붉은 피가 분수처럼 솟아나왔다. 바로 총을 빼고 개머리판으로 적병의 얼굴을 치자 뼈가 부서지는듯한 소리가 나며 적병의 입에서 하얀 돌덩어리들이 튀어나왔다.
"에이! 죽어 이 새꺄! 으아악~!"
다른 적병에게 총을 휘드르는 동안 아군들이 계속해서 참호선에 진입해왔다. 서서히 일본군이 오스만(Osman)군을 몰아내며 참호선을 장악해가고 있었다. 하야토(Hayato)가 다른 적병을 찾으며 앞으로 나서는 사이 갑자기 짙은 안개를 헤치고 적병하나가 나타났다. 미처 싸울 준비를 못한 하야토(Hayato)를 향하여 적병이 총을 쏘았다. 하야토(Hayato)가 고통을 느끼며 쓰러지고 그 적병은 바로 아군의 소총탄에 머리가 산산이 조각났다. 하야토가 안에 품은 약혼녀의 사진을 보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손에서, 육체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그동안에도 계속 보고 싶었지만 지금 더욱 더 보고 싶어졌다. 하야토(Hayato)의 의식이 점점 흐릿해지며 겨우 말 한마디를 했다. 일본군이 계속 공격을 강화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아스카(Asuka)......"
"육군의 피해가 큽니다. 또 적의 포격이 계속되는 통에 아군함들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특히 곤고(Kongo)의 경우 피해가 막심합니다."
야마모토(Yamamoto)가 심각한 표정으로 보고했다. 그의 작전실수라며 매우 비통해하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곳에 아주 절묘하게 만들어진 포진지는 갑작스레 일본군을 향하여 대규모의 포격을 퍼부었다. 적보병들도 육군이 상륙하기 전까지는 끄덕도 안하고 있었다.
"우리가 파괴한 것은 위장진지였단 말인가? 저들이 우리가 오고 있다는 것을 알리가 없을 테고...원래 이렇게 준비하고 있었단 말인가?"
도고(Togo)제독도 비통하긴 야마모토(Yamamoto)보다 더 심했다. 지금 주요함들이 포의 집중사격을 받아 큰 피해를 입었고 지금도 적의 포격은 끝나지 않고 있었다. 특히 곤고(Kongo)의 경우 그 피해가 다른 함들보다 더 심해서 함 곳곳이 불타오르고 출력이 급겨하게 줄어들었다. 탄약고일부가 유폭하였고 포상당수가 파괴당하여 화력마저도 상실했다. 지금 곤고(Kongo)가 격침당하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어차피 거의 모든 능력을 상실하여 공격하나 안하나 별 상관이 없기에 다른 함을 공격중인 오스만(Osman)군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다른 함들이 별로 피해를 안 받은 것도 아니다. 기리시마(Kirishima)의 경우 함의 장갑이 거의 다 너덜너덜해졌고 후소(Fuso)의 경우에도 주포들이 대부분 파괻아하였고 지금은 부포로 겨우 화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함들도 대부분 10여발이상 피격당하여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다 제 책임입니다. 책임은 훗날 지겠습니다. 어떤 책임이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수많은 장병들을 황천에 간 죄는 씻을 수 없습니다."
"무슨 소리인가? 이번 작전을 계획하면서 이정도의 피해는 약과에 불과하다고 그렇게 말하지 않았나? 자, 다음이나 생가하세. 큰 피해를 입었지
만 참호선은 넘은 것 같군. 이제 적진지들을 공겨해야한다. 추가로 병력을 투입하겠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그리고 후방의 함들을 급히 불러와 적의 포진지제압을 해야합니다."
오스만(Osman)군의 포들은 공격하기 어려운 고각 아니면 여러장애물로 가려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함포로의 제압이 어려웠다. 함포사격으로 견제를 해 주면서 육군이 진지를 공격해주어야하는 수륙양공책이 유일했다.
"옳은 말이야. 그나저나 다른 곳들은, 다른 나라들은 상황이 어떨까?"
"우리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진 않을겁니다. 원래 이 작전이 그런 겁니다."
"그래...빠가야로 영국놈들...두고 보자. 우리 대일본제국이 지금 힘이 없어서 그렇지. 나중엔 너희보다 더 강하게 되어 이 날의 굴욕을 갚을게야."
1.이즈미르, 오스만군 대상륙방어참호선
"적을 막아라! 뭣하는 거야! 2중대가 우익의 적을 맡아라! 1중대가 정면방어를! 3중대는 예비대다!"
"연대장님! 병력이 너무 적습니다! 추가적인 병력지원이 없거나 포병대의 지원사격이 없으면 더 이상의 방어전은 무리입니다!"
1대대장은 직접 전투를 지휘하러 내려와 일선에서 지휘중인 케말(Kemal)대령의 명령의 부당함에 대항했다. 용감하기로 유명하고 상관의 명령엔 절대적으로 복종한다는 오스만(Osman)제국의 최정예 이즈미르(Izmir)연대원으로선 생각도 못할 행동이었지만 압도적인 병력으로 엄청난 포사격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밀려오는 적군을 보면 싸우겠단 생각이 들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 자넨 적함들은 무시하고 포들을 이쪽으로 돌릴까? 우린 최강의 이즈미르(Izmir)연대야! 조금만 버티면 불가리아(Bulgaria)군이 와 줄거야! 조금만 버텨!"
케말(Kemal)이 대대장을 구박하곤 직접 총을 들더니 멀리 군기를 든 적병을 날려버렸다. 사기가 충천한 아군들이 함성을 지르며 용기를 내어 열심히 싸우기 시작했다. 연대장이 직접 자기들과 같이 총을 들고 싸운다는 것이 이들에겐 크나큰 용기가 되어주었다.
-콰앙! 콰콰쾅!
일본함의 포격이 진지가 위치한 고지 정상부분에 있는 아군포대를 향하여 포격했다. 그러나 정상에 있고 바위절벽으로 절묘히 은폐된 포대는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다. 대신 진지로 작은 돌덩어리들과 흙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에잇! 대대장! 뭔 일이 있어도 후퇴는 하지 마라! 지원군이 와 줄 때까지 버텨야한다! 나는 3중대를 이끌고 산속 샛길을 이용, 적의 허리를 치겠다! 3중대장! 날 따라와!"
"알겠습니다! 3중대는 연대장님을 따라가라! 2중대1소대는 엄호사격을 해주어라!"
2.이즈미르, 오스만군 대상륙방어 포병진지
"엔베르(Enver)소위님! 새로운 적함입니다! 적의 포격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적함은 아직 거리가 멀다! 무시해라! 우선 가까운 적함을 날려버려라!"
새로운 적함이 다수 출현하였으나 엔베르(Enver)소위이하 포병대원들은 전혀 동요되지 않았다. 취사병에서 행정병등 비전투병들은 의무병을 제외하곤 모두 달려나와 포탄을 나루고 부상자를 후송하고 엄호사격을 하는등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었다. 멋도 모르고 근접했던 적함들 다수는 이들의 포격에 큰 피해를 입고 상당수가 불타오르고 있었다.
-꽈앙~!
산위쪽에서 불가리아(Bulgaria)군이 급히 포를 끌고 와 가까운 적함으로 포격을 가하였다. 그들도 연대장의 명령에 따라 적함에게만 포격을 하였다. 산기슭을 타고 급히 내려오는 다수의 지원군들도 보였다.
-콰콰콰쾅~!콰앙~!쾅~!
이제 이 일대에도 적함의 포격이 가해지고 있었다. 급히 끌어내느랴 미처 은폐를 제대로 못한 불가리아(Bulgaria)군의 포 하나가 포격에 그대로 당해버렸다. 그러나 이들은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소위님! 제국군상부로부터의 급전입니다! 우리군 기병사단2개를 이쪽으로 돌려주겠답니다! 근처 민병대들도 저흐가 관할하게 됩니다!"
그러나 엔베르(Enver)로서는 꼭 좋은 소식만은 아니였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급한 것은 바로 지금의 공격을 막아내는 것이다. 지원군을 보내준다고는 하였으나 과연 그 지원군들이 이들이 지키고 있는 동안에 올 것인가? 아니면 이즈미르(Izmir)가 점령되고 이들이 모두 죽은 다음에야 올 것인가가 가장 중요했다. 예상대로 지원군으로 예정된 부대들은 여기서 멀리 떨어진 부대들이였다. 오스만-투르크(Osman-Turk)제국군도 상당수가 서부전선으로 이동하여 영프연합군에 대한 마지막공세를 준비중이였기에 병력은 그리 넉넉치 못한 상황이였다. 이들은 말그대로 악전고투중이였고 엄청난 수적우위를 지닌 적들과 공멸을 원하는 싸움을 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양군의 포화가 불을 뿜었다.
3. 이즈미르 앞해역, 일본해군 야마시로함
"미군함이 접근중입니다! 미군의 포격이 정확합니다!"
놀랍도록 정확해서 신기에 가까운, 그애말로 신의 경지에 다다른 포술이라며 도고(Togo)와 야마모토(Yamamoto)가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아직까지는 공식적으로 중립을 지키고 있지만 유럽열강 못지 않은 강대국 미국은 결국 이번전쟁에서 연합의 승리를 바라고 있었다. 당연했다. 그동안 미국이 연합국들에게 꿔 준 돈이 얼마인가? 연합이 서부전서넹서 크게 밀리고 독일잠수함부대가 영국에 심각한 위협으로 떠오르자 미국은 빌려준 돈들을 못 받을까 걱정이 되었다. 이에 미국자본가들은 정부를 압박하여 결국 비밀리에 참전한 것이다. 이 밖에도 미국의 참전에는 루시타니아(Lusitania)호에 대한 유보트의 공격이후 악화된 미국민의 반독일감정도 상당한 역할을 하였다. 어찌되었건간에 지금 일본국적이긴 하지만 후방에서 접근하며 해안으로 대대적인 포격을 가하고 있는 7척의 전함과 중순양함들은 미국의 군함이였다. 저들은 별로 망설이지도 않고 먼거리에서 포격을 하여 적진지를 정확히 타격하는데...일본해군은 근거리에서도 이 모양이라며 도고(Togo)가 한탄하는 것을 야마모토(Yamamoto)가 위로했다.
"우린 어두운 상황에서 기습받았고 미군은 훤히 밝은 상황에서 여유롭게 공격한 것이니 틀립니다."
하여간 일본군에 속한 미해군함들만 보더라도 그 위용이 대단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South Carolina)와 미시간(Michigan),뉴욕(New York),텍사스(Texas),플로리다(Florida)같은 막강한 전함들은 물론 놀랍게도 신형전함이자 아직 완전히 공사도 안 끝낸, 마치 일본해군의 야마시로(Yamashiro)와 비슷한 애리조나(Arizona)까지 있었다.
"전 말입니다...애리조나(Arizona)만 보면 뭔가 알 수 없는 불길함이 떠오르곤 합니다."
"또 그 소리인가? 자네하고는...자네답지 않게 너무 신경적이야."
또 불길한 예감이 드는 야마모토(Yamamoto)에게 도고(Togo)가 핀잔을 주었으나 야마모토(Yamamoto)는 여전히 무언가 알 수 없는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다. 그것은 지금이나 가까운 미래의 것이 아니였다. 오직 먼 미래의 사람들이 야마모토(Yamamoto)에 대하여 공부하면서 지금 야마모토(Yamamoto)의 불길한 예감을 알게 된다면 '역시 사람에겐 신비한 능력이 있어!' 하겠지만.
"야마토(Yamato, 애리조나(Arizona)의 위장명)로부터의 발광신호입니다! 곧 지상군병력을 투입하겠으니 포사격시 유의하랍니다!"
견시수가 외치자 도고(Togo)가 고개를 끄덕이며 포요원들에게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그나저나 지금 다른 작전지역상황이 매우 궁금했다.
4.트로이앞해역
트로이(Troy). 이 고대유적이 있는 유명한 도시라고 해서 연합군의 작전목표에서 제외될 리는 없었다. 인간이 서로 죽이고 죽는 파과와 파멸의 장에서, 살인마와 광기와 분노와 슬픔이 어우러지는 생존의 투쟁역사의 현장에서 아무리 중요한 문화유산이라고 해서 고려할 리가 없다. 이 곳은 대한제국(大韓帝國)군을 중심으로 그리스(Greece),포르투갈(Portugal),이탈리아(Italy),벨기에(Belgium)같은 군소유럽국가들의 연합부대가 상륙하는 지점이였다. 치우천황함이 305mm포 20여문을 작렬시키고 다른 부포들도 쉴 틈 없이 포탄을 해안선으로 날리는 중이였다. 태조황제(太祖皇帝)급 전함들도 포화를 작렬시키는 가운데 중순양함들이 방패역할을 하며 엄청난 숫자의 상륙주정들이 해안선으로 접근해가는 중이였다. 오스만-투르크(Osman-Turk)제국뿐만 아니라 미처 파악피 못한 군사교류적성격의 독일군 포병대상당수가 트로이에 배치되었기에 적의 포격이 매우 치밀하고도 정확했다. 그러나 트로이란 곳이 원래 바다로부터 그나마 다른 오스만(Osman)서부해안에 비해 탁 트이는 곳이고 고지대라던지 은폐할만한 자연환경이 되어있지 않은, 방어측포병대로선 정말로 나쁜 입지조건이였다. 용감하게 맞서는 동맹측의 포병대도 하나둘씩 사라져가는동안에도 이미 독일군의 엄청난 포화에 이탈리아해군의 전함 레오나드로 다 빈치(Leonardo Da Vinci ) 별로 깊지도 않은 바다에 푹 가라앉아 버렸다. 대한제국(大韓帝國)해군의 중순양함 이순신(李舜臣)과 곽재우(郭再祐), 경순양함 유성룡(柳成龍)도 여러발을 피격당하여 곳곳에 검게 거슬렸고 찍겨져나갔으나 직전에는 그리 큰 지장을 주지 않았다. 그리고 대한제국(大韓帝國)육군이 마침내 상륙주정을 해안에 근접시켰다. 엄청난 숫자의 함들이 압도적인 화력을 해안에 퍼부어 제압을 하는 한편, 동맹측도 끝까지 남은 포들로 대대적인 반격을 가하였다. 하필이면 경순양함 장영실(蔣英實)이 동시에 대여섯발을 피격당하여 함포 여러문이 떨어져나가고 심한 화재가 났다. 이척(李拓)이 불타는 장영실(蔣英實)함을 보며 얼굴을 찌푸렸다. 그러는 한편에도 엄청난 상륙주정들이 해안선으로 물밀듯이 몰려갔다.
5.트로이앞해역, 안명근의 상륙주정
안명근(安明根)대위는 사촌형인 안중근(安重根) 수도방어사령관에 비하면 계급이 상당히 낮다. 사촌형은 한러전쟁때 혁혁한 전공을 세웠고 그 전에도 황실친위대를 양성하는 황실군사학교 수석졸업생이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일반군에 지원하여 상당히 높은 우대를 받았고 보수세력의 반란음모등도 별 탈 없이 잘 진행하고 군도 잘 이끌어 승진도 잘했기때문이다. 그에 비해 안명근(安明根)은 흔하디 흔한 평범한 대한제국(大韓帝國)의 군인이다. 그도 이번 기회에 내심 전공을 많이 세워 영관급으로 진급해보겠다는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 적어도 해안에 상륙하기 전까지는, 아니 해안의 적 첫번째참호선을 통과하고 난 다음까진 그럴 것이다. 이미 해안에서 총탄이 픽픽하고 날라왔다. 군사들의 함성이 오히려 커지며 총성을 제압하고 천지를 울릴 듯 하였다. 군병력수송용으로 개조된 민간상선들은 천둥-1포를 열심히 쏘았다. 이와 같은 짓이 넓디 넓은 오스만(Osman)서부해안전역에서 일어나는 것이라는 사실은 모두 망각했다. 그저 빨리 싸우고 전공이나 세우고 훈장받고 집에 돌아가서 받은 돈으로 선물이나 하나 사다드리고 마음껏 자랑하며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라 사기는 충천했다. '우리가 쉽게 이긴 아라사군이 구임(九任,Crimean)전쟁에서 일방적으로 이겼던 오수만-투루구(吳水萬-投累九,Osman-Turk)제국군이 상대니까 쉽게 이길 수 있다.'라는 안일한 마음을 가지고 있기도 하였다. 이 안일함은 상륙작전이 시작되고 난지 얼마 안가 바뀌고야 말았다. 만약 이들이 이즈미르(Izmir)에서 일본군의 상황을 안다면 최소한 이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4.트로이앞해역
" 모두 돌격하라 "
제1 참호선을 돌파한 이후에도 대한제국군은 쉴새없이 앞으로 전진을 하고 있었다. 치우천황함을 비롯해서 대한제국군의 함선들에서 쉴새없이 포탄을 퍼부우면서 해안방어 포대들은 점차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 우린 대한제국군이!! 저기 떨거지들보다 못하면 안되지.. 안그러나??"
안명근 대위는 한쪽을 가르키면서 자신의 중대원들을 격려하고 있었다. 그가 가르킨 곳은 이미 그 규모는 작지만 용감하게 싸우는 벨기에 군들이 있었다. 그들은 자신의 동료의 복수를 위해서 인지 정말로 죽음을 무릅쓰고 전진하고 있었다.
" 꽝 ~~~~ "
교묘히 숨겨진 진지에서 엄청난 소리와 함께 무수한 파편이 연합군을 덮치고 있었다. 하지만 곧 위치가 포착되어 천둥-1호 포에서 집중포화를 맞고는 침묵을 지켰다. 전선은 점점더 연합군 쪽으로 기울어 지고 있었다. 이미 연합군은 제 2참호선을 돌파하여 치열한 백병전을 벌이고 있었다. 그리고 해군역시 점점 더 전진하여 연신 포탄을 뿜어대자 동맹군의 해안포대기지는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되고 있었다.
" 제길 죽어라...!!! "
안명근대위가 총검을 힘차게 휘둘르자 적병하나가 피를 토해내면서 쓰러지고 있었다. 귀에서는 국적불명의 비명소리와 총소리가 그를 자극했으나 그런것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그때 그의 코에서 매케한 냄새가 나고 있었다. 그는 이 냄새를 알고 있었다. 바로 유황을 이용한 독가스 냄새였다.
" 독가스다. 방독면을 착용....큭...!! "
그는 황급히 방독면을 착용하려는 찰나 갑자기 적의 총검이 그의 목을 쇄도하고 있었다. 그는 황급히 자신의 총을 들어 힘겹게 막았다. 하지만 그는 점점더 독가스에 노출되고 있었다. 이것은 비단 안명근 대위만의 상황이 아니었다. 연합군은 독가스 살포를 알고 방독면을 쓰려고 노력했으나 그것을 그냥 놔둘 동맹군이 아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독가스에 노출된것을 알면서도 죽을 각오로 연합군을 공격하고 있었다. 그들의 자살공격에 연합군 상륙병력들은 차츰 독가스에 중독되고 있었다.
갈리폴리 반도(Gallipoli Peninsula) 인근해안 영국 뉴질랜드 호주 연합군
이곳도 연합군의 상륙작전목표중의 한곳으로 일단의 전함들이 몰려 오고 있었다. 영국, 뉴질랜드, 호주등의 군대로 구성된 이 연합함대의 사령관은 영국군 출신 스톱퍼드 장군이었다. 스톱퍼드 장군은 아마도 통틀어서 최대일 이 상륙작전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었다. 지금도 이즈미르나 트로이 쪽에서도 대한제국군을 비롯해서 일본제국과 비밀리에 참가한 미국등이 상륙작전을 펼치고 있을것이다. 연합군은 막강한 해군력을 이용하여 해상을 통해 이스탄불을 함락시킨 다음, 오스만-투르크 제국과 함께 동맹을 이룬 독일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주축국을 붕괴시킨다는 전략을 세워 놓고 있었다. 또한 프랑스에와 독일 점령지역에 걸쳐 형성된 수백 킬로미터의 '서부전'(Western Front)에선 양측이 한치의 땅을 놓고 뺏고 뺏기는 소모전을 벌이고 있었다. 양측의 주력부대가 '서부전선'에 고착된 채 사망자가 급증하자, 연합국은 이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도 오스만-투르크의 수도를 위협해 추축국의 후방 고리를 끊어 놓는다는 계산이었다.
그리고 갈리폴리 반도는 에개 해(Aegean Sea)에서 마르마라 해(Sea of Marmara)를 잇는 좁은 해역에 길목처럼 포진한 형세를 취하고 있어, 연합군은 해로를 따라 오스만 투르크 수도 이스탄불을 침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곳을 통과해야 했다. 그래서 이곳의 중요성을 인식해서 영국이 집적 이곳을 맏은 이유였다. 하지만 동맹군도 바보가 아닌이상 이러한 전략적 요충지인 갈리폴리 반도를 그냥놔둘리가 없었다. 이러한 전략적 요충지인 갈리폴리는 이미 철옹성 같은 요새로 변해 있었다. 또한, 지형적인 측면에서도 해변가에서 곧바로 급격한 경사를 이룬 산악지대를 형성고하고 있어, 산 위에 진지를 구축한 오스만 투르크군의 총부리는 연합군의 일거수일투족을 겨냥할 수 있었다.
" 사령관님...윌리웜 버나우드 준장으로 부터 연락입니다. 호주 뉴질랜드 군을 비롯 상륙부대가 준비를 맞췄답니다. "
" 그런가....작전시간까지 5분 남았군.... "
스톱퍼트 장군은 부관의 말에 철옹성 산악지대를 보고 있었다. 아마도 이번 작전은 많은 젊은이 들의 피를 흘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 작전시간이 되었군.... 시작하게 "
세인트 빈센트급 전함에서 불이 뿜어지는것을 시작으로 킹조지급 과 오이온급 전함의 343 밀리 포에서도 굉음과 함께 포탄을 해변가로 날려 보냈다. 그러자 잠잠하던 해안포대들에서도 반격의 탄이 날라오기 시작했다. 여기서도 새로운 살인의 파티의 서막을 알리기 시작했다.
갈리폴리 반도(Gallipoli Peninsula) 해안 방어포진지
" 쿠웅~~~ "
엄청난 진동과 함께 작은 돌덩이들이 포대 진지 쪽으로 마구 떨어지고 있었다. 이곳에 비해 낮은쪽에 위치한 해안포진지들은 함포에 의한 사격으로 인해 갈갈히 찢겨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절벽위에 위치한 해안요새포 진지들은 대부분 무사했다. 이곳의 사령관은 독일에서 파견된 젠더슨 장군이었다. 그는 전근대적인 오스만 제국의 군사력을 개편하기 위해 독일에서 파견된 장군중에 하나로 방어전에 일가견이 있는 장군이었다. 잰더스 장군은 터키 5군의 사령관이 되어 8만4천의 갈리폴리 반도의 총병력을 지휘하게 되었고, 각종 해안 초소에 대한 정비가 마무리 되었다. 잰더스 장군은 넓은 해안선에 일렬로 병력을 배치하는 어리석음을 피하고, 상륙이 용이한 지역에는 연대급, 그렇지 못한 지역에는 최소 소대급의 분견대만 파견하고 주요 거점에 기동성을갖춘 예비대로 편성시켰다. 또, 각 부대별로 각개전투 훈련과 사격훈련을 강화하여 개개인별 전투력 향상에도 주력했다.
" 장군님 연합군의 상륙주정들입니다. 명령을.."
해안선으로 부터 연합군의 비틀즈상륙주정들이 서서히 다가 오고 있었다. 그리고 연합군의 함대에서도 계속해서 지원사격이 이루어 졌다. 그 모습을 본 오스만 제국군들은 불안한 눈빛으로 사령관을 지켜 보고 있었다.
" 좋다. 제 1,3 포대는 우선 맨 앞에 혼자 떨어져 있는 저 전함을 노린다. 그리고 나머지는 상륙주정을 집중포격해라. 해변에 도착한 상륙주정은 무시해라. 그놈들은 밑에 놈들이 알아서 하겠지... "
젠더슨 장군의 명령과 함께 절벽위에 교묘히 위치한 해안요새포에서 일제히 사격이 이루어 졌다. 그 수는 실로 엄청난 것이 었다. 그리고 그것을 미쳐 파악하지 못한 연합군의 비틀즈상륙주정들은 바다밑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갈리폴리 반도(Gallipoli Peninsula) 해안 연합군 함선
" 이런 제길....이정도 일줄은... "
연합군 사령관 스톱퍼트 장군은 눈살을 찌푸리면서 앞을 주시하고 있었다. 비록 이번 상륙작전은 힘들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정도 일줄은 모른것이 었다. 자신의 예상과는 달리 해안절벽의 해안방어포진지는 엄청나게 많았다. 게다가 그 위치는 워낙에 교묘해서 함포사격으로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저것은 오스만 - 투르크 제국의 솜씨론 분명 무리가 있었다. 즉 저것은 독일군의 장난이 틀림없었다. 멋 모르고 지멋대로 접근한 오리온급 전함 네임쉽인 오리온 전함은 이미 20십여발의 폭탄을 뒤집어 써 그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고 말았다. 그나마 침몰하지 않고 떠다니는것이 다행이었다. 그리고 수많은 상륙주정들도 그 임무를 다 완수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바닷속으로 침몰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몇몇의 상륙주정들은 그 임무를 완수하며 해안가에 자신이 지니고 있던 병력들을 토해내고 있었다.
" 젠장....독일놈들.....그 솜씨하난 인정해야 겠군.... "
갈리폴리 반도 해안가
스테펀 중위는 상륙하자마자 수없이 쏟아지는 총알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모집된 영국 연방연합군 소속이었다. 그는 징병되자 마자 이집트에서 짧은 적응훈련을 한후 바로 이곳에 투입되었다. 그 동안 같이 훈련하던 자신의 소대원들은 상륙주정의 해치가 열리자 마자 바로 앞에서 터진 폭탄세례에 모두 저세상이 된지 오래였다. 그는 운좋게 살아 남았지만 곧곧에서 연합군들은 방어측의 총알세례에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같다.
" 이봐 중위 ...그대가 앞장서라.. "
스테펀이 보니 그는 영국군 출신 대위였다. 그러자 스테펀 중위는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사실 호주나 뉴질랜드 사람의 입장으로서는 이번전투는 거의 반 강제적으로 끌려간 것이나 마찬가지 였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격으로 강대국들의 식민지 쟁탈전에 괜사리 피해를 본 나라중에 하나였다. 그놈의 제국주의 국가들의 욕심만 아니었어도 자신의 소대원들은 양이나 키우며 한가로이 농촌생활을 즐길 젊은이 들이었다.
" 이런 빌어먹을.... 이 쌔끼야... 그래 간다 가 ....으아아!!!"
이성을 잃은 스테펀 중위는 자신의 총에 착검을 한 후 그대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뒤로 호주.뉴질랜드.영국군들이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스테펀 중위는 얼마 못가서 5~6발의 총알을 몸으로 받고는 그대로 쓰러져 갔다. 그리고 수많은 연합군들이 그의 시체를 넘어서 적의 참호로 돌진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강대국 지도자들의 욕심에 의해 서로를 죽이는 끔찍한 참상을 벌리고 있었다.
1.이즈미르, 오스만방어진지로 가는 험로옆의 숲
"저기 적의 공격부대다. 사격준비."
케말이 나직이 명령하자 병력들이 조용히 그러면서 정확히 총을 들어올리며 조심스레 공격을 준비하며 이동중인 일본군을 조준했다. 힘들여 가져온 기관총두정도 조심스레 소리가 안 나도록 배치되어 적의 옆구리를 들이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3소대도 참호의 적을 공격할 준비가 다 되었다고 합니다."
중대장이 나직하게 귓소말로 말하였다. 케말이 알았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이쪽에서는 총성이 잦았고 총성은 위쪽으로 올라가 있었다. 오스만군의 본격적인 방어진지에 막힌 일본군이 새로운 군함을 투입하여 맹포격을 가하는 중이여서 오스만군의 포병대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케말이 손목시계를 잠시 보았다. 새벽 2시15분정도. 전투가 시작된지 2시간여 넘게 지났다. 이 짧은 시간에 양쪽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쓰러져갔다는 사실에 케말은 군인이기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그들의 죽음을 안타까이 여겼다. 그러나 전쟁터에서 그런 생각은 별로 득이 될 것은 없었다.
"공격준비는 끝났다. 이제 사격만 하면 되는거다. 모두 정신 똑비로 차려."
케말이 나직이 그러면서도 엄격한 목소리로 병사들을 주의시켰다. 해안쪽엔 엄청난 포화를 맏아가며 새로운 상륙주정들이 밀려오고 있었다. 케말이 안되겠다 싶어 빨리 선진을 소모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공격개시!"
2.이즈미르, 오스만군방어진지로 가는 험로
"으악!"
-투타타탓~!
"살려줘! 우악!"
조심스레 오스만군의 진지배후를 노리며 험한 길을 올라가던 일본군1개대대가 갑작스레 일제사격을 받자 순식간에 무너졌다. 길이란 것이 험하다는 것으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어서 일렬로 움직이던 일본군은 기관총사격에 허수아비짚단처럼 무너졌다. 곳곳에서 수류탄이 터지고 정예일본군이 제대로 총한번 쏘아보지도, 적의 모습도 보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몰렸다.
"응사하라! 우측의 숲에 적이 있다!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하라! "
대대장 무라가와 쓰시마(Muraguwa Ssima)중령이 다그쳤다. 그러나 바로 옆에서 수류탄이 터져 죽은 병사들의 시신은 그의 전의를 없애버렸다.
-콰앙~!
"이건 또 뭐야? 빠가야로! 도대체 사격을 어떻게 하는 거야!"
방금 전것은 일본함이 육군을 지원한답시고 날려준 포격이였다. 그리고 그 포격은 육군을 도와주었다. 그 육군이 오스만육군이여서 그럴 뿐이지. 이 공격으로 둥그렇게 모여서 엎드려있던 일본군 수십명이 몰살당하였다. 잠시 주춤했던 오스만군이 사기가 올라 전보다 더 강한 화력을 퍼부었고 일본군은 오히려 시기가 떨어져 도망치기에 급급했다. 그러나 이런 지형에서 도암은 곧 죽음이였다. 다른 부대가 도와주지 않는 이상 이들은 가만히 꼼짝않고 있어야했다. 이대로는 안된다고 쓰시마가 일본도를 뽑아들고 벌떡 일어서며 돌격명령을 내렸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다! 제군들! 천황폐하와 일본제국을 위하여 싸우다 죽자!"
"돌격하라! 적을 물리치자! 대일본제국만세!"
대대장이 일어서 공격을 명령하니 부하들이 안 따리줄수가 없었다. 그나마 쓰시마의 용감한 행동으로 사기가 조금이나마 오른 일본군이였다. 쓰시마가 검을 빼들고 용감하게 앞장서서 돌격했다. 병사들이 뒤따르고 적군도 맹렬히 사격했다. 그러고보니 아래쪽의 갓 점령한 진지에서도 총성이 들려왔다. 적의 일부부대가 진지를 기습한 모양이었다.
"으윽!"
총탄이 그이 오른쪽어깨에 맞았으나 다행히 그는 왼손잡이라서 칼을 쓰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 고통을 참아내며 숲속의 적병에게로 뛰어들어갔다. 그러자 적군도 총을 걷어들고 칼을 뽑아들었다. 일본이나 오스만이나 칼 잘쓰기로 유명한 나라들이였다. 적장으로 보이는 사내가 칼을 들고 그에게 덤벼들었다. 쓰시마가 칼을 옆으로 세워 적장의 칼을 막아내고 바로 연결동작으로 아래쪽을 노렸다. 적장이 이것을 피하며 발로 그의 칼을 걷어차고 달려들었다. 그리고 쓰시마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자신의 얼굴위로 내려오는 차가운 칼날이었다. 하늘에선 아직도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3.이즈밀, 방금전까지 오스만군참호선이였던 일본군 참호선
"적의 반격을 저지하라! 기관총은 뭐하는거야! 어서! 적을 막아라!"
애써 점령한 참호선이 적에게 공격받자 칸데 도카(Kande Doka)대위가 부하들을 닥달하며 필사적으로 저항하였다. 그러나 이곳에는 대부분 부상병들이 남아있었기에 전투능력은 얼마되지 않았다. 다리를 절뚝거리면서도 총을 들고 나와 용감하게 싸우다 죽는 장병들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대위님! 중상자들이라도 후송해야합니다!"
군위관한명이 저멀리서 외쳤다. 비록 총성때문에 크게는 안 들렸지만 어느정도 뜻은 이해할 수 있을거 같았다.
"1개소대로 호위시킬테니 즉각 중상자들을 이끌고 후퇴하게! 야! 거기 막아!"
-콰앙~!
야전응급실로 쓰던 건물하나가 적의 포격으로 순식간에 붕괴당했다. 이번엔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정면에서도 적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공격을 위하여 진격하던 대대가 전멸당한 것이 틀림없었다. 요란한 포성이 울리며 참호선 약간 앞쪽으로 포탄이 계속 작렬했다. 해군도 나름대로 함포사격을 통해 이들을 지원하고 있었으나 역부족이었다. 이제 백병전이였다. 모두 착검한 총 아니면 일본도를 뽑아들고 최후의 1인까지 싸우고 있었다. 적병들도 칼을 뽑아들고 덤벼들었다. 순식간에 참호선이 피로 물들었다.
4.이즈미르앞바다의 상륙주정
이번작전에 계급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이들은 일본군 소속 의용군 아니면 용병으로 처리되었기때문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참전을 안한 미국군이기에 당연하 것이였지만 더글라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를 비롯한 미군장교들은 당연히 불만이 많았다. 이들은 일본군복을 입고 일본식계급장이 붙여져있는데 치욕을 느꼈으나 전쟁에 뛰어든다는 것으로 겨우 이 분노를 다스릴 수 있었다.
"조금만 더. 조심하면서 빠르게. 빨리 해안선에 올라가지 못하면 해안포대의 사냥감이 될 뿐이다."
맥아더가 노를 젓는 병사들에게 주의를 주며 총을 잡은 양손에 힘을 잔뜩 주었다. 그래도 아직까지 미군의 피해는 없다며 다행이라고 생각했으나 바로 그 때 옆을 달리던 미군상륙주정이 포탄에 직격당하였다. 생존자는 없었다.
"이제 바로 해안이다! 해안까지 노절 필요 없다! 뛰어내려!"
엄청난 포격이 상륙주정들을 목표로 쏟아지자 일선장교들은 완전히 해안선으로 다가가지 않은채 약간의 거리를 두고 상륙주정에서 뛰쳐나갔다. 무릎까지 찬 바닷물의 저항을 이겨내는 것이 그래도 포격으로 상륙주정과 함께 날라가는 것보단 나았다.
"일본군이 후퇴해옵니다! 저기 부상자들같습니다!"
"우리가 신경쓸 일은 아니다! 우리는 참호선으로 가 오스만군을 몰아내는 것이 목표다! 돌격!"
5.트로이앞바다, 치우천황함
"방금전의 독가스살포로 상륙병력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 이후 상륙병력들은 한산-1을 장착시킨 채 상륙시키고 있습니다."
-콰앙~!
참모가 보고할 때 또다시 불침함인 치우천황이 피탄당하였다. 그러나 별 피해는 없이 장갑이 약간 벗겨졌을 뿐이다. 그래도 이런 포격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아무리 약간씩의 피해만 입어도 가랑비에 옷젓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언젠가는 이 배를 침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치우천황의 모든 포가 해안으로 포구를 돌려 가공할 제압사격을 퍼붓고 있었다. 이척이 분노의 눈길을 방금 전 파괴당한 적포병진지에 쏘아보냈다. 방금 전 받은 전사자 통보에 안중근의 사촌동생 안명근도 끼어 있었다.
"벨기에군은 상륙한 지 오래야! 그런데 다른 놈들은 뭣들하는거야!"
"적의 포격이 강력해 섣불리 상륙하기 어렵답니다! 막 구리수군이 상륙주정을 보냈습니다!"
"이즈미르의 일본군이 엄청난 피해를 입고 오히려 적의 반격을 받는 중이랍니다! 갈리폴리반도의 영국군도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답니다!"
동시에 두개의 보고를 받자 이척이 잠시 당황했다. 하여간 다른 곳도 이곳 만만치 않게 불리하단 말애 그나마 이척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대한제국만 잔뜩 피해를 입으며 억울했다.
"이태리군과 포루투갈군도 상륙을 갓 시작했습니다!"
두 나라의 상륙주정들을 보며 참모가 기쁘게 보고했지만 이척은 대한제국이 맷집역할을 하는것이 아닌가 싶어 속이 탓다.
6.갈리폴리반도
"인도독립만세! 으악!"
한 인도인병사가 그대로 쓰러졌다. 그 병사는 죽어가면서 인도독립을 외쳤다. 웨일리중사가 이것이 인도군들이 용맹한 이유임을 깨달았다. 인도인들은 전면자치를 허용하겠다는 영국의 약속을 믿고 독립을 위하여 다수의 병력을 유럽으로 파병했다. 서부전선에서도 이미 영국군휘하로 맹활약한 인도군은 지금 갈리폴리에서도 맹활약하고 있었다. 영국군이 날라오는 총포탄에 겁에 질려 구덩이에 숨어있다가 죽는데 반하여 저들은 용감하게 전진하다 죽었다. 이곳에서만큼은 포탄이 떨어진 곳에 포탄은 다시 안 떨어진다는 말이 통하지 않고 있었다. 영국군이 포탄구덩이에 숨는 것을 본 오스만포병대들이 놀라운 정확도로 포탄구덩이를 노렸기때문이다. 이대로는 안된다며 웨일리가 하사관한명을 부럴 중대전체에 돌격명령을 내렸다. 그가 중대의 최고생존자였다.
"안 됩니다! 지금 갔단 바로 죽습"
-타앙!
명령에 반발하던 하사관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웨일리의 권총에서 나간 총알이 그 하사관의 머리를 관통했다. 피가 자신의 얼굴에 튀었으나 웨일리는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하도 비가 많이 와서 그저 비인가보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안다해도 별상관은 없지만.
"이렇게 숨어서 죽는것보단 나가서 죽어라! 우리 자랑스런 대영제국의 군대가 뭣들 하고 있는거냐!"
하사관을 즉결심판하자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웨일리에 겁을 먹은 병사들이 이래죽으나 저래죽으나 마찬가지라며 이를 악물고 돌격을 시작한 것이다. 웨일리도 이들과 행동을 같이 했다. 부대기나 국기같은 것은 모두 버려지고 없었다. 그런 걸 들었다간 바로 표적이 된다는 것을 지금까지 수많은 기수들의 죽음으로 보았기때문이다. 바다에서는 가장 근접해있던 킹 조지5세가 수많은 포탄에 피격당하여 급히 후퇴하고 있었다.
"빌어먹을 해군놈들! 우리들만 죽게 만들 셈이냐!"
웨일리가 격노하면서도 돌격은 멈추지 않았다. 멀리 오스만군의 대상륙방어참호선이 보였다. 수천수만발의 총탄이 빗발치듯 날아들었다. 앞에서 돌격하던 인도군들이 대부분 쓰러진 틈을 타 수많은 영국군들이 잽싸게 참호선에 근접했다.
7.이즈미르,오스만군 해안방어포대
"쏴라! 저기 저 놈부터 날려!"
엔베르소위가 놀랍도록 정확한 포격을 하고 있는 적함을 새로운 목표로 설정했다. 야마토라고 써진 함명이 뚜렷히 보였다. 즉시 오스만군의 수많은 포들이 야마토를 향하여 조정을 하고 일제히 포격을 가했다. 야마토가 서너발 맞은 모양인지 연기가 나며 급히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불가리아군과 45-8사단의 포병대는 적의 상륙주정과 해안선만을 타격하라! 이즈미르방어포대들만 적함들을 노린다!"
진작에 이랬어야했다. 45-8사단과 불가리아군은 지상의 적부대나 소형의 목표는 잘 맞추어도 멀리 바다에 떠 있는 군함들을 타격하는 것에 서툴렀다. 반면 이즈미르의 포대는 대상륙방어와 해안방어가 임무라 적함에 대한 포격을 충분히 잘 하고 있었다.
"지하드포대가 당했습니다! 지하드포대장이 예비포를 동원했습니다! 기뢰를 날리겠답니다!"
"허락한다!"
오스만군은 독일의 지원을 바당 대구경포로 기뢰를 바다에 발사할 수 있었다. 물론 기뢰성능이 좀 딸리고 도중에 폭파할 가능성이 높지만 적함들을 해안에 근접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선 기뢰가 최고였다. 적도 그것을 알고 기뢰가 깔린 곳은 얼씬도 하지 않았다. 저기 아래쪽에 새로운 적벼들과 아군이 뒤엉켜 싸우고 있었다. 그것도 잠시 이내 안개에 가려져 더이상은 보이지 않았다. 연대장이며 혁명동지인 무스타프 케말이 무사해야할텐데.
갈리폴리 반도 인근해역 연합군 함선
" 젠장 저 위의 해안포대를 맞추란 말야...저 것들을 말야...!!"
" 위치가 교묘해서 함포사격으론 무리가 있습니다. "
스톱퍼드 장군은 절벽위의 해안포대를 원망스러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 해안포대의 위치는 아군이 보면 정말로 감탄사가 나올지경이지만 이것을 공격해야하는 적군에서 보면 정말로 욕지꺼리가 나올만한 위치였다. 이런 가운데 상륙부대들은 의외로 선전하고 있었다. 비록 많은 상륙주정들이 침몰했지만 살아남은 육군들은 계속해서 전진하고 있었다. 저 절벽에 위치한 해안포대들을 처리하려면 이젠 육군을 믿을수 밖에 없었다.
" 절벽위의 포대들은 무시해라. 우선 낮은 곳에 있는 진지들을 포격해. 상륙부대들을 도와주란 말야.. "
" 꽝 ~~~~~ "
엄청난 소리와 함께 상륙전을 도와주던 순양함 패스파인더(PATHFINDER)가 십여발의 폭탄을 뒤집어 쓰면서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전함에 비해 장갑이 약하고 기동성에 중심을 둔 순양함이었기에 그 포격에 의해 곳곳에서 장갑이 움푹 패이고 탄약 유폭이 시작되고 있었다.
" 이런 제기럴..... "
스톱퍼드 장군은 서서히 가라앉는 순양함을 보고는 절로 욕지거리가 튀어나왔다. 이젠 믿을수 있는것은 상륙에 성공한 저 육군들 밖에 없었다.
갈리폴리 반도 해안방어포 진지
" 흐음 정말로 개미때가 따로 없군... "
말 그대로 해안가에 도착한 상륙주정들에서 토해낸 병력들이 개미때처럼 진격을 하고 있었다. 많은 상륙주정들이 격침 당했지만 수많은 병력이 이미 전개 되어서 해안 참호선까지 전진한 상태였다. 특히 영국군 군복을 입었지만 약간 까무잡잡한 군인들의 활약상은 정말로 눈부실 정도였다. 젠더슨 장군은 이대로 가다간 여기도 위험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솔직히 함포사격의 위헙은 그다지 없었으나 저기 연합군 육군이 여기까지 기어오면 겉잡을수 없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안가에 함포를 퍼붓는 저 함대들을 그냥 지나칠수는 없었다. 이젠 저놈들도 무언가를 눈치챘는지 이쪽은 아예 무시하고 멀찌감치 떨어져 해안참호선을 향해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 지...금 이..곳은 위험..하다....지..원..포격을 요청바란다...라는 연락입니다."
" 그런가?? "
해안참호선에서 한 병사가 붉은 수기와 노란 수기를 규칙에 의해서 흔들자 부관이 떠듬떠듬 그 뜻을 해석하고 있었다. 이곳은 아직 통신망이 완전히 깔려 있지 않았다. 그래서 아직도 구시대적인 수기를 이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격전중에는 사실상 이 방법을 사용하기가 어려웠다. 그 병사도 자신의 임무는 완수했지만 곳 그 대가를 치루어야만 했다. 그리고 곧 연합군 병사들이 해안 참호선을 덮치면서 누가 아군이고 누가 적군인지 구분을 할수가 없을지경에 이르었다. 젠더슨 장군은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지 고민이 들었다. 하지만 그의 고민은 말끔히 해결되는 상황이었다. 그의 눈에 연합군 함선중에서 갑자기 물기둥이 쏟아오르면서 한척의 함선이 침몰하는 것이 보인것이다. 그곳은 아군의 방어포대들의 사정거리 밖에서 일어난 것이었다. 젠더슨 장군은 그것을 본자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지체없이 명령을 내렸다.
" 전 포대들은 명령해라. 목표를 바꾼다. 전 포대는 이제 상륙부대를 집중 공격해라. "
" 옛....?? 하지만..사령관님..연합군 함선들은 ??"
" 전시때 명령불복종은 즉결사살인것을 아나?? "
그 말은 효과가 있었는지 부관은 잠시 몸을 떨더니 즉시 주변의 병사들에게 명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병사가 수기를 어지럽게 흔들자 곧 주변의 포신이 해안가로 향하기 시작했다.
" 그리고 26 포대, 32 포대, 35 포대는 저기 해안 참호선을 노린다. "
" 그곳은 아직 아군들이 있습니다. 시정해 주십시..."
- 타앙
갑자기 총성이 진지안에 울려퍼지면서 부관은 힘없이 쓰러지고 있었다. 젠더슨 장군은 자신의 권총을 만지작 거리더니 주변에 한 대위를 가르키며 조용히 말했다.
" 이젠 너가 내 부관이다. 즉시 명령을 전해 주겠나?? "
그러자 졸지에 진급이 이루어진 그 대위는 명령을 실행하기 위해 허겁지겁 달려가고 있었다.
갈리폴리 반도 인근해역 연합군 함선
스톱퍼드 장군은 두 눈을 부릅뜨면서 침몰하고 있는 순양함 아부크(Aboukir)를 보고 있었다.
" 유 보트(U-BOAT)..... "
스톱퍼드 장군이 조용히 중얼거린 이 단어에 주변 장교들은 흠짓하고 몸을 떨어야만 했다. 해군왕국이라던 대영제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준 장본인이었다. 그만큼 유 보트란 말은 영국의 우는 아이도 이 말을 들으면 뚝 그칠정도의 공포의 대명사였다.
통상 아직까지는 엑티브 탐신이라던지 음문을 측정해 주는 소노부이라던지 이런 장비는 개발이 안된 상태이다. 잠수함도 어뢰를 발사하기전 잠망경을 심도 위까지 올린후 적을 포착해서 어뢰를 날리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음문탐지기가 없는 것은 수상함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독일의 유보트 공격에는 속수 무책이었던 것이었다. 전에는 노르웨이 근처해안에서 오토 베디겐(Otto Weddigen) 대위가 지휘하는 U-9에게 1시간만에 영국순양함 3척이 격침당하는 치욕적인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유보트의 공격에 아직까지 연합군 해군들은 속수무책이었던 것이었다. 영국 해군 참모총장이었던 피셔제독은 "넬슨 제독이 그의 전생애 동안 수행한 전투에서 희생시킨 병사보다 이 한시간의 전투로 더 많은 병사를 잃어버렸다"다고 한탄까지 했을정도 이다.
이때 당시에는 대잠방어수단으로 어망을 이용하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실제로 도버 해역에 기뢰와 함꼐 수중어망을 설치했으며 유보트 한척도 격침시킨 전례가 있었다. 이 대잠방어 수단은 비록 미래이야기지만 1917년 영국에서 현대의 소나(Sonar)의 전신인 ASDIC(Allied Submarine Detection & Investigation Committee)이 발명되기 전까지 계속 쓰던것이 었다.
" 어쩔수 없다. 우선 후퇴한다. 방위 1-4-5 으로 변침한다. "
" 하지만 사령관님. 저기에는 아군들이... "
" 지금 우린 저 괴물한테 방어할 수단이 없네. 여기서 귀중한 함선을 잃을순 없다. "
스톱퍼트는 해안가를 조용히 보고 있었다. 이제 절벽위의 해안 포대들도 상륙부대를 향해 포신을 내뿜고 있었다. 이번 작전은 우선 실패인 것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독일의 유보트가 여기까지 소풍을 왔는지는 알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정보가 사전에 유출된것 외에는 다른것을 짐작할수 없는 스토퍼트 장군이었다.
'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
스톱퍼드 장군은 자신의 아군을 버리고 간다는 죄책감에 눈물이 핑 돌고 있었으며 주변장군들도 비통한 모습으로 갈리폴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갈리폴리 해안가 해안 참호선
- 쿠웅~~~~~~~~~쿠웅~~~~~~~
갑자기 떨어진 포탄은 해안 참호선이제 이곳을 곳 접수한다는 희망에 들떠있는 연합군에게 절망감을 안겨 주었다. 절벽위에서 함선을 노리던 포대들은 이제 상륙부대만을 집중공격했으며 이 해안 참호선도 마찬가지였다. 아직까지 오스만- 투루크 제국군도 상당수 존재했으나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해서 포탄이 떨어질 뿐이었다. 한군데에서 서로 뒤엉켜 칼질을 하던 곳에 포탄이 떨어지면서 오스만 제국군 . 연합군을 가리지 않고 그대로 그 주위에 파편을 쏟아 부었다. 모든 포대들이 해변가에 쏟아지자 마치 꼭 포탄으로 이루어진 소나기 같았다. 그 엄청난 포탄 세례에다 아군의 함대들이 갑자기 방향을 바꿔 부리나케 달아나자 연합군은 전의를 상실하고 말았다.
" 어째서 우리를 우리를...... "
에릭 중사는 멍한모습으로 연합군함대를 바라 보고 있었다. 자기 자신들을 버리고 가는 모습에 그의 소대원들도 멍하기는 마찬가지 였다. 그때 갑자기 옆에서 진동이 일어나면서 바로 옆에서 웅크려 있던 연합군 병사 십여명을 그대로 시체로 만들었다. 에릭 중사는 이제 자신은 끝장이라고 생각했다. 갑자기 자신의 즐거웠던 . 또 슬펐던 기억들이 순식간에 자신의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1.이즈미르앞바다. 일본해군 야마시로
"영국군이 상륙군을 버리고? 기가 막히는군. 그럼 우린 뭔가? 도대체 작전을 개시한지 6시간도 안 되었는데 아군사기떨어트리는 짓이나 하고!"
야마모토소령이 길길이 날뛰었다. 도고제독도 황당한 모양인지 눈을 지긋이 감고 있었다. 일본군은 오스만군의 엄청난 반격에도 불구하고 끗끗이 전투를 계속하고 있었다. 아직도 다수의 상륙주정들이 해안근처에 가지도 못한채 조각나버렸다. 겨우 상륙한 병력들도 적군의 과감한 역습에 밀려 큰 피해를 입고 악전고투중이였다. 그런데 세계최강이라고 자부하는 빌어먹을 영국놈들은 도대체 어느정도의 저항을 받았는지는 몰라도 벌써부터 후퇴한다고 한다. 이 말을 듣고 기가 안 막힐리가 없었다.
"스톱퍼드! 벌써 두번째야!"
도고제독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미 작년에의 1차 다르다넬스상륙전때 참패한 경험이 있는 스톱퍼드는 이번 2차작전때도 이렇게 어이없는 일을 저질러버린 것이다.
"연합군사령부에 연락해! 그래! 비티중장에게! 어? 제독님!"
-콰앙~!
사령부와 연락을 명령하던 야마모토가 급히 몸을 날려 도고를 덮쳤다. 그리고 엄청난 진동이 야마시로함을 강타했다. 도고가 겨우 눈을 뜨고 보니 어느새 야마시로의 주포두개가 뚝 떨어져있었고 수병들이 급히 들것을 나르고 있었다. 부상자의 힘겹고 끔찍한 비병소리가 도고의 귀에 가득찼다. 그러나 곧 포성에 비명소리는 잊혀졌다. 미군함 애리조나도 몇발을 더 얻어맞자 결국 포사격이 불가능한 거리까지 퇴각했다. 텍사스함도 심환 화염에 휩싸인 채 겨우겨우 도망치고 있었다. 그래도 미군에 의해 상당한 포병진지를 제거했지만 적포병의 중심지로 생각되는 곳엔 제대로 된 타격을 주지 못한 것이다.
"제..제독님...본국에서의 급전입니다...영국군이 퇴각해도...대일본제국군은 용맹하게 싸워라...이런 빌어먹을!"
2.이즈미르. 오스만군 대상륙방어 1차참호선
"와와와아아아아아아아~!"
"돌격하라! 진지를 점령하라! 미군의 용맹함을 야만인들과 노란원숭이들에게 보여주자! 공격하라!"
"미합중국만세!
미군들은 그야말로 거칠 것이 없었다. 아무리 포화가 날라와도 전혀 두렵지 않은 듯 용감하게 돌격을 계속하는 미군의 머리위로 적포대의 포격이 끊기고야 말았다. 오스만군방어부대와 너무 가까웠기때문이다. 방금 전 미국이 서부전선에서의 위기와 계속되는 유보트공격으로 인한 대영해상교통로차단과 자국내 경제인들의 요구로 '미합중국의 민간선박에 대한 공격' 을 이유로 공식참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성급한 병사들은 언제 어디서 준비하고 갈아입었는지 미군복으로 갈아입었다. 일장기를 들고 있던 기수는 일장기를 내던져버리고 성조기를 힘차게 들었다.
"조금만 힘을 내자! 저기가 진지다!"
맥아더중령이 목터져라 외치며 직접 공격의 선두에 섰다. 방금 전 일본군이 점령했다 다시 빼앗긴 곳이였다. 아직 제대로 된 방어가 준비되진 않았을 것이다. 마침내 미군이 속속 진지로 돌입해들어가고 맥아더도 잽싸게 뛰어들었다. 적병들이 총을 버리고 칼로 저항했으나 미군의 총솜씨는 상당히 뛰어났다.
"적에게 재정비의 틈을 주지 마라! 공격! 시간이 최대의 적이다! 저기 산중턱의 포진지가 1차최종목표다! 저것만 점령하면 후속병력의 투입이 빨라진다! 적이 방어준비를 마치기 전에 공격하라!"
맥아더가 계속 외치며 격려하며 칼을 들고 달려오는 적병의 머리에 권총탄을 선사해주었다. 적병이 그대로 무너져내렸으나 아직 저항을 포기할 뜻은 없는 듯 하였다.
-콰앙~!
갑자기 다른 곳에서 엄청난 포성이 들렸다. 해안의 숲에 위치한 새로운 포대였다. 포사격즉시 제압당할 곳이였기에 침목하고 있었지만 몰리는 아군을 위해 진내사격을 가한 것이다. 역시나 대기중이던 플로리다와 뉴욕이 바로 그 포대를 제압해버렸지만 이미 몇발의 포탄이 포구를 떠나버렸다. 미군과 일본군,오스만군을 가리지 않고 죽이는 눈먼 포탄에 대항하는 방법은 그저 죽으라고 도망치거나 아니면 시체들사이에 숨어 포탄파편의 피해를 줄이는 것이다. 다행히도 아직 진지에 포탄을 피할만한 공간이 있었다. 참호선곳곳에 포탄을 막을수 있는 시설이 파괴되지 않고 남아있었다. 맥아더가 급히 참호선으로 들어갈 동안 포탄은 학살을 시작했다.
3.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대통령집무실
"아직은 선전포고만 하고 다시 오스만의 미군을 귀환시키자?"
윌슨대통령이 비서관이 전해준 문서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씨익 웃어보였다. 뉴 프리덤을 추구하고 관세인하와 미국의 참전반대등을 주장하는 그로서도 참전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외무성은 공식적인 참전은 지금 하되 미군투입은 훗날 하자는 의견이었다.
"그리고...외무성은 멕시코가 애리조나,텍사스에 대한 영토수복을 꾀할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정작 비서관 자신도 별로 믿음이 가지 않는 모양이었다. 이 소문이 떠돈 것은 미국-멕시코전쟁이후 남부지방에서였다. 그동안 제법 널리 퍼진 것이 이번 전쟁통에 더더욱 확산되어 이렇게 여론을 필 정도까지 된 것이기에 윌슨의 표정은 참 복잡했다.
"난 전쟁이 싫소. 그러나 아직까지는 저들의 압력을 이겨내기가 어렵습니다."
여기서 저들이란 미국내 대자본가들과 기업가들이였다. 동시에 이들에게 투자하는 수많은 미합중국민들도 포함되었다. 뉴프리덤을 내세우며 언더우드관세법안(관세인하조치, 당시로는 그야말로 혁명적인 조치였음. 이때까지만 해도 미국은 착한 나라라고 할 만했을까?)과 연방준비법안(사설금융기관의 횡포를 막기 위한 대대적인 통화개혁법안, 벌써부터 미국에 적극적국가의 모습이...)을 통고하며 그들을 저지하고자 하였으나 아직은 그들을 이길만한 힘이 어뵤었고 결국은 참전했다. 그리고 외무성은 멋지게 참전은 하되 싸우지 말자는 의견을 낸 것이다. 윌슨이 씁쓸히 웃으며 바깥의 워싱턴야경을 감상했다. 너무나 평화로운 모습이였다.
4.러시아 바투미(Patumi)
"대한제국군의 위상을 보여주는거다. 흐하하핫!"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내는 사람은 대한제국군 제2차아라사지원군사령관 신돌석장군이였다. 그동안 갑작스런 명령으로 아라사의 혁명을 지원해주느랴 골치아팠지만 아라사신정부가 어느정도 모습을 찾고 독일과의 정전을 모색중이라 이들은 오스만의 배후를 공격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배후의 오스만군이 상륙작전에 대한 방어병력으로 투입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함으로 현재 오스만과 아라사의 국경에 위치한 바투미항에 주둔중이었다. 근처지형이 산악지형이고 오스만과 아라사 양쪽 모두 이곳에 신경쓰기엔 독일군과 영국군이 너무 버거운 상대여서 전투가 거의 없던 곳이다. 어제까지는.
"포격 시작하라!"
이강년이 짤막하게 명령하자 곳곳에 배치된 천둥-5포들이 무시무시한 화력을 쏟아부으며 바로 앞 오스만군의 소규모 군사시설들을 파괴하고 바로 5천의 대한제국군들이 돌진을 거듭했다. 첫전투는 이렇게 싱거운 승리로 끝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미처 이들이 파악하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 아직 이동을 마치지 않았던 오스만-투르크제국의 56-23사단이 그들이였다.
5.트로이 해안방어요새, 대한제국중심의 연합군사령실
시간은 어느새 08:00를 넘어서고 있었다. 치우천황호는 몇번의 피격에도 불구하고 전혀 이상없이 해안으로 포탄을 쉴새없이 쏟아부었다. 이미 해안과 요새곳곳의 포들은 모두 제압한 상황이였다. 지금은 대한제국군이 해안에 위치한 대상륙방어요새를 점령하고 계속 병력을 증강시키고 있었다. 벌기에군과 구리수군이 정찰적인 공격중이였고 중포들도 일부가 상륙을 마치고 점령한 요새에 배치되었다. 요새앞의 다른 곳곳에 참호선과 진지를 건설하느냐 이들은 매우 분주했다. 그나마 상륙작전이 제대로 성공한 대한제국군이였다.
"이제 어느정도는 되었어. 문제는 말이다. 다른 지역에서의 협공은 다 물건너갔다는 거야. 비티가 왜 각방향에서의 동시상륙을 노렸는지 아나?
이척이 묻자 상륙작전에 참가한 박승환대령이 간단히 대답했다.
"지난 번의 실수를 하지 않겠단 것 아닙니까?"
동시에 다방면으로 병력을 투입해서 오스만군의 병력집결을 저지하겠다는 것이 애초계획이었다. 그러나 그 주체중 하나인 영국군이 도망가버리다니 기가 막힌 노릇이다. 영국이 작년의 실패에서 교훈삼아 병력분산을 위해 다방면동시상륙을 노리지 않았던가.
"미국이 공식참전은 했는데...일단 후퇴명령이 내려졌다는군. 이제 미군전력도 제외하다니..."
상륙작전에 참가중인 미군철수명령이 미국방성에서 내려졌다는 사실이 방금 전 전해졌다. 현재 상륙하지 않은 미군들은 바로 회군중이며 상륙한 병력들도 군함들의 지원을 받으며 귀환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놈들만 불쌍하게 되었군요. 흐흐. 시원합니다. 아! 저기 구리수군장교가 옵니다!"
구리수군의 장교는 전방에 발리케시르(Balikesir)로 가는 길목에 오스만군 3개사단으로 보이는 병력이 진지를 급히 구축중이며 이대로 있다간 병력이 증원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아직 진지는 기초적시설만 있으며 적의 중포는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으나 있을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다른 정찰부대가 곳곳서 적증원부대의 이동가능성을 염두하고 대기중이라고 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구리수군은 수고하셨으니 당분간 편히 쉬시죠.
이척이 구리수군에 호의를 베풀었다. 비록 투입은 늦었지만 다른 나라의 군들에 비해 앞장서서 용감하게 싸운 구리수군에 대한 이척의 존경의 표시였다. 역시나 구리수군장교는 손을 내저우며 계속 싸우겠다고 하곤 사라져버렸다.
"정말이지 구리수군은 용감하군. 좋아. 이젠 우리차례다. 적이 모이기 전에 쳐버려야지. 그나저나 지금쯤 도고의 눈이 잔뜩 충혈되었겠는걸. 이거 기대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