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Should Feminists Endorse a Basic Income? Institutionalizing the Universal Caregiver through an Unconditional Basic Income / Almaz Zelleke, Paper presented at the 12th BIEN Congress, Dublin, Ireland, June 20-21, 2008.
[발제문] 페미니스트는 기본소득을 지지해야 하는가? 조건 없는 기본소득을 통한 보편적 돌봄제공자의 제도화
이 글의 전제는 성별 분업을 줄이는 것이 성 평등을 달성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라는 것이고, 결론적으로는 기본소득이 다른 어떤 사회안전망이나 재분배 제도보다 이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주류적인 페미니스트는 생산적 시민이라는 규범을 받아들여서 여성에게 전일제 일자리를 마련해주거나 돌봄 노동을 인정하고 돌봄제공자 소득이란 형태로 보상을 해주는 것이 성 평등을 강화시키는 것이라고 본다. 낸시 프레이저는 전자를 보편적 부양자 모델로 후자를 돌봄제공자 동격 모델로 정의한다.
보편적 부양자 모델은 주요하게 여성의 고용을 창출하여 성 형평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전일제 노동을 가로막는 돌봄 책임으로부터 여성을 자유롭게 해주는 지원 서비스를 요구한다. 반면, 돌봄제공자 동격 모델은 주요하게 비공식적 돌봄 노동을 지원하여 성 형평을 증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돌봄 노동이 다른 유급 고용과 등등하게 간주되어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프레이저는 이 두 모델이 모두 남성중심주의에 갇혀 있다고 비판한다. 여기서 남성중심주의라 함은 남성의 지배적 생활 패턴이 모두를 위한 규범의 역할을 하게 되면서 여성의 인정과 소득 안정 문제도 이러한 규범의 준수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두 모델은 돌봄 노동의 가치를 인정한다는 측면에서 단지 현 상태의 주변적 개선에 불과하고, 실질적인 성 평등은 계속해서 거부하는 것에 불과하다.
위에서 언급한 두 모델 모두 주로 남성의 노동으로 여겨지는 것을 재분배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데, 프레이저에 따르면 실질적인 성 평등은 돌봄 노동처럼 주로 여성의 노동으로 여겨지는 것을 재분배함으로써 이루어진다. 그녀는 이러한 시민권 모델을 보편적 돌봄제공자 모델이라 부르며, “후기산업사회의 복지국가에서 성 형평을 달성하기 위한 열쇠는 ... 여성의 현재 생활 패턴을 모두를 위한 규범으로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노동을 조건으로 한 소득 지원
노동을 조건으로 한 소득 보장은 성별 분업 혹은 현재 돌봄 노동의 낮은 지위를 문제로 삼지 않으며, 무급 혹은 저임금 돌봄제공자에 대한 착취를 없애거나 심지어 감소시키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이보다는 돌봄 노동을 민감하게 인식하고 있는 바바라 베르그만이 주장한 보편적 부양자 모델 또한 이 같은 한계를 공유하고 있다.
이 모델은 양성 모두에 있어서 유급 노동에 대한 기대를 감소시키지 않기 때문에 남성으로 하여금 더 많은 돌봄 노동을 하도록 유도하지 않는다. 게다가 돌봄 노동의 사회화가 성별 분업에 변화를 줄 수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이 모델에서 여성은 무급 돌봄 노동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유급 돌봄 노동에서도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할 것이다.
돌봄제공자 소득
여러 페미니스트들이 돌봄 노동을 인식하고 가치를 부여하며, 돌봄제공자에게 보상을 해주고, 사회에서 돌봄 노동의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제안한 돌봄제공자 소득은 무급 돌봄 노동을 제공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 소득 지원책이다.
만일 돌봄제공자 소득이 특정 성에 국한되지 않고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유용하다면, 약간의 남성에게는 돌봄 노동을 선택하도록 유인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소득이 충분치 않다면, 보통은 여성인 저임금을 받는 부모 중 한 사람이 돌봄 노동 제공을 선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돌봄제공자 소득은 성별 분업에 도전하기보다는 이를 강제할 것이다.
기본소득
조건 없는 기본소득은 보편적 돌봄제공자 시민권 모델의 원칙에 부합하는 것으로 돌봄 노동에 대한 최상의 보상을 제공한다. 기본소득은 현존 성별 분업 혹은 돌봄을 노동과 동등하게 취급함으로써 공적 영역의 우선성을 강제하지 않고 돌봄 노동과 사회의 여타 무급 노동에 대한 보상을 제공한다. 유급 고용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다른 전략들이 함께 마련되면, 기본소득은 개인이 어떤 주어진 시간에 그들의 필요에 가장 잘 부합하도록 유급 노동, 돌봄, 여가의 조합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증진시킨다.
기본소득은 그 자체로 실질적인 성 평등을 달성하는데 충분한 것이 아니다. 페미니즘의 입장에서 기본소득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돌봄 제공의 책임을 보다 쉽게 나누고 남성과 여성 모두를 보다 끌어당길 수 있는 다른 제도적, 정책적 변화들 또한 수반되어야 한다. 아무튼 조건 없는 기본소득이 있고 소득, 수당 등을 벌충하기 위해 취업한 배우자 탓에 돌봄 노동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감소하는 것은 남성과 여성 모두가 동시에 혹은 차례로 노동자와 돌봄제공자라는 두 역할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북돋울 것이다.
첫댓글 원문도 첨부했습니다. 5월 7일 <기본소득과 여성>을 주제로 열리는 사회당 기본소득위원회 주최 세미나에 쓸 내용입니다. 그 날은 여성학을 전공하신 분도 두 분이 참석합니다. 공개 세미나로 진행할 계획인데, 아직 공지는 안되었군요. 조만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본소득 충남 네트워크(준)에서 퍼갑니다. (__)
5월7일 세미나에 대해 공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