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비디오채널 2002년 6월'handstar의 만화보기'-미스터초밥왕, 민생안심풍미당, 신장개업

[handstar]

6월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개최되는 월드컵으로 전세계가 뜨겁습니다.
그러나 '금강산도 식후경', 일본속담으로는 '꽃보다 경단'.
아무리 멋진 구경거리가 있더라도 배가 출출하다면 건성으로 넘어가겠죠.
입맛떨어지기 쉬운 초여름. 맛있는 만화들을 소개합니다.

추억 속의 찹쌀모찌 맛 <민생안심 풍미당>

요즘 키덜트(Kidult)란 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아이(kid)와 어른(adult)의 합성어지요.
아이같은 행동과 취향을 지닌 사람들을 일컫는데 그들을 위한 상품 중 하나는 예전에 먹던 과자랍니다. 뽑기, 엿, 통단팥 하드 등.
60∼70년대초의 풍경을 명랑만화체로 그려내고 있는 강모림 작가의 최신작 <민생안심 풍미당(시공사, 전 2권)>은 쫀득하고 달콤한 찹쌀모찌(요즘말로는 '모나카'라고 하죠)를 먹던 추억을 되살리며 시작합니다.
<풍미당>우동집의 아들 태풍이와 찹쌀모찌를 잘 만드는 치매걸린 할머니, 서로 티격태격하지만 따뜻한 가족들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계란 띄운 쌍화차, 스프 뿌려먹었던 생라면, 외식때 가장 먹고싶었던 짜장면 등 맛깔스런 음식들의 기억과 함께 펼쳐집니다.
예전에 맛있었던 음식을 다시 먹었을 때 기억하는 그 맛이 아니라서 실망했던 분들이라면 만화 속의 옛 풍경을 보며 추억 속의 그 맛을 다시 느껴보세요.

작은 초밥 하나에 담긴 장인정신 <미스터 초밥왕>

뷔페음식을 먹을 때 마다 꼭 손이 가는 음식이 초밥인데요, 밥, 식초, 와사비, 생선회란 간단한 재료들로 만들어진 이 초밥을 소재로 장편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는 인기만화가 있습니다.
바로 <미스터 초밥왕(원제:Shota no sushi, 작가:테라사와 다이스케, (주)학산문화사, 전44권)>입니다.
일본의 각지를 돌아다니며 작가와 잡지사 스텝들이 취재한 특이한 초밥들과 재료를 소개하며, 가끔은 요리사의 비법을 공개하기도 하죠.
듣도보도 못한 은어 초밥, 꽁치 초밥, 게장 초밥, 샤베트 초밥, 12겹말이 초밥 등 이름도 다양하고 먹음직스러운 초밥의 일러스트와 온갖 미사여구로 감탄사를 연발하는 등장인물들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입맛이 당깁니다. 하지만 단순히 음식만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 쇼타를 통해 음식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정신, 즉 아무리 사소한 초밥이라도 먹을 사람을 위해 최고의 재료와 기술로 정성을 다하는 장인정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책의 마지막권에는 작가가 한국 방문 때 발견한 '개불초밥'에 대한 에피소드가 번외로 실려 있습니다.

실패한 음식점을 맛깔스럽게 업그레이드 <신장개업>

<신장개업(원제:Shoku-King, 작가:츠치야마 시게루, (주)학산문화사, 전12권)>의 제목에는 'B급식당 업그레이드 전문'이란 부제가 붙어있습니다.
 키타카타 토시죠는 예전 유명음식점 '하코타테 오릉곽정'의 주방장이자 '황금의 혀'라고 불리는 미각을 가지고 있는 음식명인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그의 직업은 망해가는 음식점을 되살리는 청부업자(?)입니다. '당신은 요리를 할 자격이 없어'란 말을 들을 정도로 형편없는 요리실력에다 좌절감뿐인 식당주인들은 탁구, 행글라이딩, 안마, 담력훈련 등 특이한 훈련과 요리강습을 통해 멋진 주방장으로 업그레이드됩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모 개그맨의 이름을 걸고 '...의 신장개업'으로 방영된 TV프로의 감동을 기억한다면 좀더 재밌게 읽히는 만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