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고원 [제5차 기행 엿새째 - 05,06,23]
서둘러서 07시에 기상을 하였지만, 출발은 다소 늦어서 08시 10분.
이곳은
칭다오에서 해를 따라서 서쪽으로 2천5백여km를 왔기에 아침 7시가 같은 7시 일 수는 없을 곳이다.
투얼깐[兎爾干]에는 여관이 없어 일월 수비참에서 하룻밤의 신세를 졌다.
저녁이 맛이 없어 겨우 때우고 수비참[도로 통해 요금소]으로 돌아와, 자기 전에는 샤워시설이 없어 화장실 귀퉁이에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중요한 부분만 겨우 닦았다.
넓다란 회의실에 모두 들어가서 마룻바닥 여기저기에 침낭을 펴고 잤는데, 밤새 누군가의 코고는 소리에 서너번은 잠을 깼었는데....
밤 잠을 설친 것은
자리가 바뀐 환경탓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의 코고는 소리 탓도 있을 것이며, 이전에 큰 딸이 쓰던 Girl scout용 수에이따이[睡袋:Sleeping bag 침낭]가 크고 무거워서 새로 장만한 가벼운 수웨이따이가 너무 얇아 추운 원인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해발 고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을 경험을 통하여 알고 있다.
그 증상은
머리 속에서 골이 흔들리며 어지럽고,
얼굴은 안쪽에서 밀어내는 느낌으로 부어오름을 느낄 수 있고,
공중부양과 같이 몸이 붕~하고 뜨는 것 같은 느낌하며,
음식이 맛이 없는 탓도 있겠지만, 그러다보니 당연히 먹고 싶은 것이 없으며,
결과적으로는 사지의 맥이 빠져 자전거를 타지 못하고 내려서 밀게 되는 현상으로 나타날 것이다.
+_+당연히 공짜로 통과한 일월 수비참 전경. 왼쪽 아래는 마룻바닥에 편 침낭. ++
몸에 나타난 증상으로 지레 겁을 먹어 걱정이 되었으나 왠만하였다. 더욱 다행인것은 뚱땡이 씨위에가 홍징티엔[紅景天]이라는 고산증 약을 찾을 뿐 누구도 괜찮다는 것이었다.
모두들 첫번째 고개인 가파른 르위에[日月]산 고개길을 잘 치고 올라 갔다.
아마도 화창한 초여름의 날씨도 한 몫을 하였을 것이다.
<칭하이는 티베트 북동 국경에 있다 . 이 곳은 현대에 일어난 지도상의 큰 변화중 하나이다. 수 세기 동안 이 곳은 티베트 세계의 일부엿는데 요즘은 티베트 자치구에서 분리되어 중국 지도 안에 한 색으로 구분될 뿐이다.> - Lonely Planet 2005년 1월 25일 3쇄 1006 쪽에서...
칭하이 성은
면적이 칭하이의 절반에 이르는 하이씨[海西] 몽고,장족 자치주를 비롯하여 위수[玉樹], 하이뻬이[海北], 하이난[海南], 궈뤄[果洛], 황난[黃南] 장족 자치주, 그리고 하이뚱[海東] 지구와 씨닝[西寧]시로 나누어져 있다. 자치주의 이름으로 보아 알 수 있듯이 칭하이는 티베탄들이 양과 검은 소를 방목하면서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다. 그러나 중화인민 공화국이 들어선 이래 한족들의 대량 이주로 씨닝이라는 대도시가 생겨나게 되면서 그들도 겉 잡을수 없이 빠른 변화속으로 빠져 들었을 것이다.
씨닝을 조금만 벗어나면 아름다운 초원이 어어진다.
4차 실크로드 답사 때는 씨닝에서 서북으로 방향을 잡아 치렌[祁連]산맥을 가로 질러 깐쑤ㅡ[甘肅]의 짱애[張掖]로 넘어 갔고, 이번에는 칭하이호를 지나서 서쪽으로 나가는 중인데... 녹색으로 꾸며진 푸른 고원은 한폭의 그림이다.
아름다운 세상!!!!
+_+ 첫번째 나타난 맛보기 설산. ++
+_+ 사진을 찍느라고 바쁜 망구 !! 결국 꼴찌로 오르다. 망구 머리 위쪽이 르위에산 정자가 있는 곳이다. ++
++ 르위에[日月]산 고갯마루에서 찍은 야생화. 현지인에게 물으니 노란색 꽃이 만터우화[蔓頭花], 보라색이 푸꾸이잉[普貴英]이란다. ++
남의 말은 너무 어렵다.
남의 말을 우리말로 해석을 하는데는 분명히 한계가 있을 것이다.
뜻은 전달이 되지만 정서까지는 전달이 어렵기 때문일 터인데...
이전에 막 황해 바다를 건너 왔을 때에 통역을 붙여주면서 하는 말씀이 이제부터 당신의 의사는 25%만이 전달이 될 것이니 그리 알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는 통역을 하는 사람이 나의 말을 알아 듣는 것이 절반인 50%이고, 그 통역에 의하여 나의 의견은 또 절반인 25%만이 건너 간다는 말씀인데... 일이 망쳐진 것에 대하여 통역 때문에.... 라며 원망과 후회를 쏟아내는 일도 가끔은 생기는 일이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마루에는 용마루 산마루와 함께 고갯마루가 있다.
그런데 "고갯마루"에 해당하는 중국말이 없다.
자전거를 타면서 "여기서 부터 고갯마루까지..." 거리가 얼마나 될까?
또는, "고갯마루는 해발 몇 미터야?" 등등 대화를 할 때에 쓸 "고갯마루"라는 말이 없다.
지도에 보면 무슨무슨 싼커우[山口]. 즉, 산의 입구라고 되어 있는데... 내가 루띵[路頂]이라고 쓰자니까 그런 말은 없다며 동의를 하지 않는데...
한자의 한계 : http://cafe.naver.com/acebike/726
+_+ 초원의 풍경이 아름다워 연속으로 찍어 보았다. ++
++ 중국 최대의 담수호라는 칭하이호를 향하여 달리는 중 ++
++ 뚱땡이 씨위에는 드러 누웠다. 해가 떨어지고 있는 칭하이호에서... ++
둘째날....
떠나기 전에 버스를 타고라도 따라 오겠다던 리후이윈 여사[일명 할망구]를, 후원차가 있으면 같이가고 없으면 당신과 같이 갈 수가 없다고 잘라 말을 했었는데, 후원차가 마련이 되었고... 자전거를 타고 라싸까지 갈 자신이 있느냐는 나의 물음에 자기가 인샹메이를 능가 할 자신이 있다고 내가 믿지도 않을 큰 소리를 쳤었다.
더구나, 우리의 여정이 멀 뿐만아니라 당신은 나이도 많으니 오전만 타는 빤청[半程:절반의 여정]만 하라는 나의 권유는 한마디의 말로 묵살을 하더니...
하지만 나이는 못 속인다고 하였던가?
올해 62세라는 나이는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디지탈 카메라를 가져 온 것은 좋으나 춘추카[存儲ka:Memory chip]를 512MB 두 개를 비롯하여 모두 4개를 가지고 왔다는데, 자전거를 타는 시간보다 사진을 찍는 시간이 더 길다.
할머니니까 느리고...
사진을 찍느라고 느리고...
그렇게 사진을 많이 찍으면 힘들어서 못 따라간다는 말씀과 함께, 같이 달리고 같이 찍자 당신 때문에 시간이 지체된다. 등등의 말로 자제를 부탁하니 "응응" 대답은 잘 했지만, 타고 떠나면 마찮가지... 자주 세워서 사진기를 꺼내니 어쩌 겠는가? 버려두고 왔더니 차에 앉아서 목적지에 이르렀다. 떠나기 전 큰 소리 쳤고, 자전거를 타면서는 하늘 같은 대 선배님의 귀한 말씀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더니 사흘을 못 버티고...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오는 50여 m의 길을 덜덜 떨면서 왔다.
방에는 당연히 난방 시설이 없고, 감기 기운이 있기도 하고 고산 반응이 나타나기도 하고... 잠을 잘 자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감기약 캉타이커[康泰克:Contac]를 먹고, 어둡자 쓰러져 잤다.
2005년 9월 19일 칭다오 탱이
이동 거리 및 海拔 고도 6/23 [목] 單位 거리 km/ 해발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