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소개
악단이 아닌 연주자가 보이는 무대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오는 1월26일(금)과 2월23일(금) 2회의 걸친 기획연주회 <실내악의 밤>을 시작으로 2007년을 문을 평온하게 열어낸다. 지금까지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주로 대규모의 악기편성에서 나오는 웅장한 사운드와 지휘자의 손끝에 의해 표현되는 탄탄한 앙상블을 통해 관현악의 매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번 <실내악의 밤>을 통해서 각 연주자들의 음악적 감성과 개성들이 섬세하게 표현되고 악기 하나하나의 고유한 음색 특징을 느낄 수 있는 실내악만의 매력을 보여줄 것이다. 감상에 있어서도 관현악은 지휘자의 음악적 운영에 따라 같이 움직이는 악단 전체의 군집(群集)을 주시하였다면 이번 <실내악의 밤>에서는 연주자의 연주뿐만 아니라 표현을 이루어 내는 몸동작, 얼굴표정 하나까지도 감상의 대상이 된다. 이번에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들이 준비한 <실내악의 밤>은 “악단”으로서가 아니라 “단원” 개개인으로 관객들과 만나게 되는 공연이다. 그동안 관현악의 앙상블에서는 미처 감상을 할 수 없었던 다양하고 섬세한 음악적 표현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이기에 연주자 개개인의 숨소리, 추임새, 작은 동작 하나까지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숨소리까지 느껴지는 아늑한 무대 연주회가 올려지는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은 객석수가 74석인 소규모의 극장으로 주로 실험적인 공연들이 많이 올려지는 무대이다. 그동안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연주하였던 대극장의 무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이런 공간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악기마다의 가장 자연스러운 음색을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확성 과정을 거쳐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소리가 아닌 악기가 가지고 있는 본래의 음색을 표현하기 위해서 인위적인 확성을 최소화함으로써 악기고유의 음색들이 어우러지는 완벽한 앙상블을 지향하고자 했다.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관객들과의 교감이다. 별오름극장의 무대는 객석과의 거리가 불과 몇 미터 이내이다. 관객들은 바로 앞에서 음악과 함께 연주자들의 감성을 느낄 수가 있으며 연주자 역시 관객들의 반응을 동시에 피부로 느끼면서 연주하게 된다. 연주자와 관객은 상호 교감을 통해 생생한 현장감의 절정을 맛보는 무대가 될 것이다.
§ 공연특징
정악, 민속악, 크로스오버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
<실내악의 밤>은 1월과 2월에 걸쳐 총 2회을 공연을 올리게 된다. 각각 부제를 달고 있는데 우선 1월26일(금)은 “현악의 밤”으로 가야금과 해금의 중주곡들과 국악실내악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연의 시작은 가야금의 명인 황병기 예술감독의 곡인 “침향무”를 9명의 가야금 단원들이 중주로 선보인다. 이국적이면서도 화려한 분산화음이 돋보이는 곡으로서 어떤 느낌으로 표현될지 기대가 되는 곡이다. 해금중주로는 일렉트릭 기타와 신디사이저의 선율과 해금의 음색이 어울리는 “산원소매”(황호준 곡)와 해금잽이들의 프로로 향한 혹독한 노력의 과정을 소재로 저음해금의 안정감 있는 음색과 해금의 발랄한 음색이 어울려 씩씩한 리듬감이 돋보이는 “잽이들의 행진”(박범훈 곡), 이렇게 두곡을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2005년 국립극장 창작공모 실내악 부문에 당선된 열곡의 실내악곡 중 엄선한 3곡도 연주된다. 공모를 통해 많은 창작곡을 배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무대에서 연주해야만 공모와 창작의 의미가 실현되기에 특별히 기획한 것이다.
2월23일(금)에 올려지는 “관악의 밤”은 정악곡인 “수제천”으로 첫 무대를 연다. 관악기들이 펼쳐내는 역동성과 함께 궁중음악 특유의 영롱함과 섬세함을 느껴 볼 수 있는 곡이다. 두 번째 곡인 “단소산조”는 본인이 직접 단소개량을 통해 이미 국내 최초의 단소독주 음반을 발표한 바 있는 이용구 악장이 연주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연주를 감상하기가 쉽지 않은 곡이라 더욱 기대가 되는 곡이다. 네 파트의 피리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조옮김과 장단의 변화가 특징인 “피리합주곡 1번”(김영재 곡)을 피리단원들이 준비하고 있으며, 대금과 소금 그리고 북한개량대금인 저대가 함께 연주하는 대금중주“장산곶 마루에”는 황해도 민요 몽금포 타령의 선율을 주제로 목관 합주 앙상블의 기법이 사용된 곡이다. 피리독주 “나무가 있는 언덕”(류형선 곡)은 피리단원인 최훈정씨가 연주하게 되는데 어쿠스틱 기타와 가야금, 피리, 장구가 어울려 모던한 느낌을 주는 크로스오버 음악이다. 공연의 대미는 민속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관악합주 “대풍류”로 마무리하게 된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특별히 황병기 예술감독의 해설이 곁들여 진다. 특유의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한 간결한면서도 여유있는 해설이 되리라 기대가 된다.
§ 공연프로그램 및 출연자
현악의 밤 < 2007. 1. 26 금요일>
1. 가야금중주 “침향무(沈香舞)” 작곡:황병기 침향무(沈香舞)는 원래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인 황병기 작곡의 가야금 독주곡으로서 향이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고 작곡을 하였다고 한다. 곡의 특징은 한국전통의 장단과 선율이 살아있는 분산화음을 통해 서역의 이국적 정취를 표현하고 휘모리 가락을 통한 환상적 화음이 전개된다. 이번 공연에서는 국립국악관현악단 가야금단원 전원이 9대의 12현 가야금 중주를 통해 새로운 느낌으로 표현할 것이다.
가야금-김미경(가야금수석),최용희,서희선,임현,한향희,김희정,채윤정,송희선,문양숙 장구-이승호
2. 해금중주 “산원소매 (山園小梅)” 작곡:황호준 임포의 동명 시 '산원소매'의 앞구절이 너무 황홀해서 암송하던 시절이 있었다. 홀로 남은 작은 매화는 처량하지만 빛나게 아름답다. 그 눈부신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서 마치 꿈을 꾸는 듯 하다...시에 나타난 이미지를 해금중주로 꾸며보았다. - 작곡자 황호준 -
해금-김영미(해금수석),장재경,서은희,이은경,허은영,지현정 건반-선보미 타악-박천지(타악수석),연제호 일렉트릭 기타-김유식(객원)
3. 실내악 “산사(山寺)의 눈” 작곡:김기범 (2005 국립극장 창작공모 국악실내악 부문 당선작) 이 곡은 한밤중 소리없이 내리어 산사(山寺)를 덮었던 눈이 그친 후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의 모습과 느낌을 소리에 실어 보려한 의도가 담긴 곡이다. 전체의 선율적 특징은 육자배기 토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육자배기 토리의 상대적인 선율로는 우조의 선율이 함께 존재한다. 대금과 해금은 산조와 육자배기의 선율진행을 기본으로 하고 25현가야금의 전통가야금의 주법과 서양화성의 기법들을 동시에 사용되었다.
해금-장재경 / 대금-문형희(운영위원) / 가야금-문양숙 / 타악-이승호
4. 실내악 “춤추는 인형” 작곡:조원행 (2005 국립극장 창작공모 국악실내악 부문 당선작) 이 곡은 작곡자가 어릴적 장난감가게 앞에서 태엽을 감아 빙글빙글 춤을 추던 인형을 마냥 신기하게 바라보았던 때를 떠올리며 작곡한 곡이다. 왈츠 리듬의 피아노 선율위에 대금과 피리, 그리고 해금이 보여주는 아기자기한 리듬과 선율의 합주와 교환이 돋보이는 곡이다.
해금-이경은 / 대금-장광수 / 피리-최훈정 / 건반-선보미
5. 실내악 “태양의 딸” 작곡:김일중 (2005 국립극장 창작공모 국악실내악 부문 당선작) 이 곡은 작곡자의 어머니가 처음 쓴 동명의 동화를 소재로 한 곡이다. 6.25전쟁의 어둠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 한 소녀의 꿈과 모험을 음악으로 표현하였으며 이곡을 통해 동심으로 빠져들어 어릴적 순수하고 티없는 자신들의 모습을 기억하였으면 하는 바램이 담겨있는 곡이다. 곡은 A-B-A'-A"형식의 선율과 리듬진행을 통해 [태양의 나라에 대한 서정적이며 신비한 모습]-[모험의 시작에 대한 호기심과 두려움]-[모험의 클라이맥스]-[모험의 끝과 함께 새로운 시작] 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금-서은희 / 대아쟁-허유성 / 가야금-한향희 / 대금-박재호 / 타악-연제호
6. 해금중주 “잽이들의 행진” 작곡:박범훈 20세기가 가야금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해금의 시대이다. 그런 의미에서 "잽이들의 행진"이란 제목을 붙였다. 하나의 예술이 빛을 발하기까지는 '잽이' 즉 '프로'들의 혹독한 노력이 수반되는 것이다. 그 길이 얼마나 힘들고 험하기를 알기에 그들의 길에 도반(道半)이 되고자 곡을 써보았다. - 작곡자 박범훈 -
해금-김영미(해금수석),안수련,노연화,장재경,허은영,지현정,변아미 타악-박천지(타악수석),이승호
관악의 밤 < 2.23 금 오후7시30분>
1. 관악합주 “수제천(壽齊天)” 수제천은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관악합주곡의 하나로 원곡명은 “정읍”이다. 이 곡은 수명이 하늘처럼 영원하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궁중의례와 연회에 사용되었다. 특히 관악기들이 펼쳐내는 힘찬 역동성과 잔잔한 물결같은 섬세함과 영롱함을 함께 맛볼 수 있으며, 그 특징이 끊기지 않는 유장한 가락에 있다
대금-박재호,권의의성,장광수 / 피리-이상준,김민아,강주희 / 소금-김종욱 해금-노연화,허은영,변아미 / 아쟁-서보람 / 장구-이승호 / 좌고-연제호
2. “단소산조(短簫散調)” 추산(秋山) 전용선 가락 / 단소 : 이용구 일반적으로 단소는 영산회상과 같은 풍류음악이나 민요 등의 연주에 사용되었으며, 취구와 지공이 작아 산조음악의 필수라 할 수 있는 농음법의 구사는 거의 불가능한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러한 단소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처음으로 단소산조를 연주한 사람이 바로 추산 전용선(全用先1884~1964)이다. 단소산조의 구성은 느린 진양조에서→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로 점차 몰았다가 다시 중모리로 느리게 풀어내는 구조로 되어있으며, 주로 계면조 선율로 이루어져있다. 또한 다른 악기들의 산조가 정해진 하나의 본청을 중심으로 중간에 다른 청으로 조바꿈을 했다가 반드시 본청으로 돌아오는데 비해, 단소산조의 경우 두 가지의 본청을 자유롭게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C본청 계면조와 G본청 계면조를 거의 같은 비중으로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이 단소산조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단소-이용구 / 장구-박천지
3. “피리 합주곡 1번” 작곡:김영재 이 곡은 ‘97피리역사 축제의 일환으로 국립국악원의 위촉을 받아 쓰여진 곡이다. 전체 7악장으로 피리 4성부를 통하여 다양한 조옮김과 장단의 변화에서 오는 소리와 특성을 살리는데 중점을 두었다. 동살푸리, 자진모리, 느린타령, 휘모리 장단순으로 연결되다가 다시 동살푸리 장단으로 끝을 맺는다.
피리-조화상(피리수석),박경현,김형석,이석주,위재영,이상준,김민아,강주희 타악-연제호,이승호
4. 대금중주 “장산곶 마루에” 작곡:황호준 이 곡은 황해도 민요 몽금포타령의 선율을 주제로 소금과 대금 그리고 북한 개량 대금인 저대가 함께 연주할 수 있도록 작곡된 중주곡이다. 일반적인 목관 합주 앙상블의 기법이 사용되었으며, 안정된 화성감의 확보와 대금 특유의 아티큘레이션이 효과적인 타협을 이루어 낸다.
대금-이재원(대금수석),문형희(운영위원),장광수,권의의성,박재호,김병성 타악-연제호
5. 피리독주 “나무가 있는 언덕” 작곡:류형선 / 피리:최훈정 이 곡은 깃털처럼 편안한 쉼, 그 쉼에 대한 갈증으로 빚은 작품이다. 평조가락이 안겨주는 처연함은 쉼에 대한 그리움을, 계면가락과 뒤섞인 메나리 가락은 열정적인 갈증을 반영하면서 대칭된다. 가야금은 피리의 이야기를 줄곧 귀 기울여 들려주는 역할로 국한하였다. 그리고 3.3.2구조로 반복되는 장구장단과 기타가 배경을 이루고 있다.
피리 : 최훈정 / 가야금-김미경(가야금수석) / 장구-박천지(타악수석) 어쿠스틱 기타-김동철(객원),
6. 관악합주 “대풍류(大風流)” 대풍류(大風流)는 피리나 대금 등 관악기 위주의 음악으로 원래는 향피리2, 대금1, 해금1, 장구 1, 북1로 편성된 삼현육각으로 연주되었다. 그러나 요즘은 때에 따라 아쟁도 함께 쓰인다. 주로 무속음악이나 승무, 탈춤 반주음악으로 쓰이던 악곡들을 경기민속음악의 명인인 지영희 선생이 무용없이 기악합주형식으로 가락을 구성해 놓은 곡이다. 곡의 구성은 긴 염불(염불 타령)-반 염불-삼현타령-느린 헛튼타령-중 헛튼타령-잦은 헛튼타령-늦은 굿거리-잦은 굿거리-당악 순으로 연주를 한다.
대금-이용구(악장),이재원(대금수석),문형희(운영위원) 피리-김형석(운영위원),이석주,위재영 / 해금-이은경,장재경,이경은 아쟁-여미순 / 장구-연제호 / 좌고-이승호
§ 독주자 소개
이 용 구 (단소) 1989년 국립국악원 전국 국악경연대회 대상 1990년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기악부 장원 2003년 KBS국악대상 관악상 국내 유수의 악단들과 수차례 협연 현 국립국악관현악단 악장 중앙대 국악대학 겸임교수
최 훈 정 (피리) 경기국악제 전국국악경연대회 우수상 충남국악대전 우수상 현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 중앙대학교 대학원 재학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