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2001년 12월8일,9일 광주,강릉여행후기 마지막 편
끝없이 이어진 레일과 싸늘한 겨울 새벽 공기, 수평선 너머 등밝힌 고기잡이
배만이 홀로 겨울 정동진을 찾아나선 나를 맞는다....
새벽을 달려 내가 이 곳에 온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어둡고 침울했던 지난날의 나를 버려두기 위함이다...
내안에 자리잡아 나를 힘들고 고통스럽게 만들었던 헛된 사랑의 추억들을
놓아두기 위함이다....
정동진은 말없이 그저 그 모든 아픔들 놓아두라는 듯,
그래서 자기가 그 아픔 멀리멀리 가져가겠다는 듯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만을 내게 보내주고 있다..
하지만..정동진은 알 것이다..서로의 두 손을 꼭 잡고 사랑을 키워가는 연인들의
사랑과 모든 것을 던져버리려는 내 마음을..
2001년 12월 9일 새벽 5시..
정동진역이 보이는 CAFE에서..
평소에는 안피고 여행 다닐때만 피는 담배라 진토닉의 알콜기운에 입맛이 소태처럼 써진 입에 니
코틴 연기가 들어가 정말 쓰디쓴 인생의 맛이 느껴집니다..새벽이라서 그런건지.아님 원래 내몸이
술이란 거에 약한 것인지..칵테일 두잔에 벌써 취기를 느끼는 나..
갑자기 김현철의 '춘천가는 기차'중에서 이 가사가 생각이 나네요..
"지금은 눈이 내린 끝없는 철길 위에 초라한 내 모습만 이 길을 따라가네...그리운 사람..
저녁때 돌아오는 술취한 모습도 좋겠네.."
06:15분 동대구행 541무궁화호(강릉06:00->동대구12:36)이 06:23분에 발전차편성 총 11량의
3353무궁화(일명 정동진 해돋이 열차)와 정동진역에서 만난뒤 동대구를 향해 출발하고 3353무궁화
는 정동진에 약 2시간동안 머무르게 되는군요..
06:30분부터 어슴푸레 여명이 밝아오는 것을 바라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06:50분쯤 카페를
나왔습니다..정동진역은 #3353무궁화가 한쪽 철로에 완전히 서있고 그 옆 철로로 #786무궁화(부산
22:25->강릉07:07)와 #511무궁화(청량리23:30->정동진07:05->강릉07:20),#524무궁화(강릉06:50->
정동진07:06->청량리13:50)등이 승객들을 내리고 태우느라 일대혼잡..여기저기서 축포가 터지고
사진찍느라 연신 플래시를 터뜨리는 사람들..
정동진역에서 511무궁화나 786무궁화로 강릉역까지 갈까 하다가 운임도 버스보다 비싸고. 시간도
너무 이른거 같아서 일단 07:10분에 있는 공단가는 11번 버스를 목표로 하고 정동진역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 가니 마침 버스가 저만치서 옵니다..버스에 올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멋진 코스라는
국도7번을 타고 강릉쪽으로 달리기 시작하자 태양이 수면위로 올라올 채비를 하는지 노을이 진다홍
색에서 오렌지색으로, 다시 개나리 색으로 물들기 시작합니다. 정동진역이 아닌, 제 경험상 해돋이
보기 좋은 곳은 아까 제가 머물렀던 CAFE 정동진이나 해사랑 카페, 카페 SUN등이 좋고, 등명락가사
앞 주차장이나 안인해수욕장 부근 주차장도 좋을듯...(실제로 해돋이를 보려는 사람들이 많았답니
다)..버스를 타자마자 잠이 쏟아져서 잠깐 잠이 들었는데 어느새 버스는 남대천을 건너고 있군요..
동부시장 앞에서 기사아저씨가 강릉역 가는 방향을 충실히 가르쳐 주셔서 07:50분애 강릉역에
도착...시간이 좀 남아서 저는 강릉역에 계시던 노숙자로 보이는 아저씨께 담배불을 빌려드리고
사진촬영을 부탁드려서 몇장찍고 강릉역 대합실 온풍기의 따스함을 느끼며 철도자료를 정리...
청량리행 제 192새마을이 7557디젤기관차로 견인되어 강릉역 2번 플랫폼으로 들어옵니다...
1시간동안 음악을 들으면서 강릉역 광장에서 아침해가 붉게 타오르는 것을 감상..(자연의 아름다
움)그러면서 강릉-동해간 운행되는 1243통일호(동해07:18->강릉08:12)를 보고..
1시간후 드디어 평소에 엄청 타보고 싶었던 새마을을 타게 됩니다..(냐하하하하~)
우리 객차의 번호는 111111번입니다...(대우중공업)..그런데 너무 비싸서 그런지 이용하는 승객이
별루 없는듯...더군다나 9시 정각에 출발한 192새마을 4호객차에는 저 혼자..(에구구..무서워라^^)
나 혼자 있으니 무슨 내 전용칸 같이 황공스러워서...(부끄)
청량리까지 이렇게 가면 얼마나 좋을까..분명히 동해랑..태백,제천에서..ㅡ..ㅡ)
맑게 갠 푸른 하늘을 보며 차태현의 'I LOVE YOU'를 목청껏 불러도 뭐라 그럴 사람없는 나혼자인
객차안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는 기분은 정말 최고...(한번도 타본적 없는 새마을을 그것도 나 혼자
있는 이 공간..) [안인역 09:09분 통과]
이래서 사람들이 새마을을 타고 다니는가 봅니다..안인을 빠져나오니 푸른바다가 넘실대는 보기만
해도 설레이는 동해의 장관이 펼쳐집니다..(정말 기분 최고닷!!)
강릉-안인-정동진에 이르는 구간은 정말 전국 최고의 구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기분을 다 뭘로 설명해야 할까요?..넘실대는 동해의 푸른 물결과 넓게 펼쳐진 백사장을 끼고
달리는 이 느낌..정말 요번 여행 최고의 순간입니다..(나중에 애인 생김 꼭 새마을 같이 타야겠
어요..^^내가 가슴터질듯 설레였던 이 바다를 꼭 보여주고 싶네요..)
정동진을 09:15분 통과..모래시계공원과 조각공원..이제는 내년 2월달에나 또 보게 되겠네요..
09:25분 망상의 울창한 송림 너머로 동해의 푸른 물결을 마지막으로 바라봅니다..힘차게 떠오른
태양은 스테인레스스틸 차체의 새마을호를 눈부시게 빛냅니다..내 인생 22년중에 이렇게 밝게
빛나는 태양은, 그것도 동해 바다의 수평선 위에서 빛나는 태양을 본 적이 있을까요?..
배영진 선임 여객전무님...묵호역에서 성함을 물어보았는데 친절하게 환한 웃음을 지어주시며 명
찰을 가리키십니다..(고생 많으십니다..)
왼편으로 묵호항선이 지나가고 여객전무님이 또 지나가시며 "여행후기 잘쓰세요"라고 말을 건네시
며 다음객차로 건너가십니다..[묵호 09:34분 정차]
09:40 동해역 정차..여기서 그 유명한 8100대 전기기관차(신형 전기기관차)로 교체하겠죠?..
그런데 동해역에서도 타는 사람은 거의 없는 듯(특히 우리 객차)..
동해항 옆으로 지나가는데 저 여객선 이름이 풍악호일까?..아니면 설봉호일까?...
동해역에서 출발하니 드디어 여차장님이 지나가시네요...그래서 성함을 물어봤죠..
처음에는 웃으시면서도 ' 이손님이 왜 내이름을 물어볼까?' 하는 표정이신거 같았는데 카페에
올릴 글이라며 깨알같은 글씨가 쓰여진 제 여행후기 노트를 보시더니 활짝 웃으시면서 "명찰 보세
요" 라고 하시면서 명찰을 보여주십니다..
[청량리 열차승무사무소 주임 박정화]라고 씌여있군요..(홍콩 영화배우 종려제와 매우 비슷한
인상이십니다..)
나:" 아~량열분이시구나..
차장님: 어? 어떻게 량열을 아세요?
나:량열에는 191,192(강릉,청량리행),189,190(청량리,영주행)타시는 여차장님 네분 게시잖아요
차장님:잘아시네요...어떻게 그렇게 잘아세요?
나:저랑 같이 활동하시는 형이 량열에서 가끔씩 컴퓨터관련 작업을 해주시거든요..
하고 대답해드렸답니다..
참고로 191새마을(청량리17:00->강릉23:15),192새마을(강릉09:00->청량리15:19)
189새마을(청량리08:25->영주14:58),190새마을(영주15:50->청량리22:11)분입니다..
여차장 제복을(아시아나 스튜어디스 제복과 매우 흡사)예쁘게 차려 입으신 박정화 차장님을
보면서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였답니다..(이상한 생각은 마세요^^!!)
저두 나중에 좋은 직장 잡아서 저렇게 예쁜 신부를 얻어야지 하는 생각을..헤헤헤..^^;;
객차에 비치된 레일로드지도 다 읽고 심심한데 지금까지 제가 이용한 열차의 운행거리를 알아볼
까요?(이하는 지하철 이용거리와 버스로 이동한 거리를 제외한 순수 열차운행거리입니다..)
562무궁화가 89.6km
435무궁화가 196.7km
770무궁화가 528.9km
192새마을이 359km
1513 통일호가 89.6km
총합이 1261.8km입니다..
1260km면 서울-부산의 경부선 전구간을 3번 이용한 셈이되네요.참..대단한 거리입니다..
7542디젤기관차 견인 1241통일호(영주06:10->강릉11:03)와 도경리에서 교행 [상정역 10:06통과중]
[신기역 10:12 통과중...] 신기역-도계 구간은 V자 협곡처럼 되 있는 구조인데 이상하게 차도 별로
안다니고 집도 없고, 햇빛이 비춰서 잠은 솔솔 오고...(으악~자면 안돼...)
도계역에 진입하는데 배영진 여객전무님께서 스위치백의 진모습을 보여주신다며 열차 맨 끝으로
데려가 주십니다..(야~~~저에게도 이런 영광이...)
나한정역에서 드디어 기관사님과의 무선연락이 시작됩니다..
[192후부양호,192신호대기,192장내진입],앗..
그런데 542무궁화(동대구05:40->강릉12:15)가 흥전역 구내에 먼저 진행, 192상본선 주의...
배영진 여객전무님은 선로 바뀌는 모습과 신호기 바뀌는 것을 자세히 가르쳐주시며 542무궁화는
영열(영주열차승무사무소)승무원이 승차한다는 것, 192새마을이 521과 자미원에서 교행한다는 것,
열차가 통리재를 넘어갈때의 구배를 올라가는 원리를 지형지물을 이용해서 보라는 것,동해에서의
기관차 교체등에 대해 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통리에서 8092전기기관차를 드디어 보는 군요..(정유수송차 연결,우리나라에 3
대밖에 없는 대우중공업에서 만든 기관차라나?..)
여객전무님은 그림까지 그려주시며 친절하게 어떻게 엄청난 높이까
지 열차가 올라올 수 있느냐에 대한 원리를 자세히 설명하여 주십니다..
박정화 차장님은 스위치백 구간 안내방송을 하시느라 여념이 없으시고 흥전역
에 올라온 우리 열차는 542무궁화를 왼쪽에 두고 나란히 섭니다..흥전역에서
열차가 같이 정차하는 원리는 바로 X자모양의 선로변경시스템 때문이더군요..
[192중계제한,192후부양호,192출발진행]을 끝으로 스위치백에서의 저의 소중한
체험은 끝나게 됩니다..
EPISODE: 여객전무님이 나한정역 구내에 돌아다닌다는 개한마리가 있는데 잘
찾아보라고 하셨는데 그개가 3발로 걸어다닌다고 하네요(아마도 철길에서 열차
에 치인듯..)여객전무님이 "오늘은 안 보이네"라고 말씀하시는 순간 나한정역
창고앞문에 졸리운듯 한가롭게 앉아 있는 개한마리가 보입니다..(저개가 다리
가 3개?)..
[태백 11:04]->3분이나 조착을 해버리네요..역시 태백에서 다수의 손님들이
승차..제옆에 남자분이 앉으시는데 아직두 창측 자리두 많은데 내측손님인가..
쩝쩝..
아참.. 제가 요즘 보고 싶은 영화가 있는데 하나는 최민식하고 장백지 나왔던
[파이란]이라는 영화와 박신양,이미연 주연의 [인디안 썸머]라는 영화죠..
두 영화는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을 그린 작품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파이란에서는 제가 좋아하는 강릉행 무궁화의 장면이 많이 나와서 좋고, 인
디안썸머는 변호사 박신양의 모습이 멋져보이기 때문이죠..
11:14분 855m의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역인 추전역을 지나갑니다..이제 688m
의 자미원에서는 521무궁화(준규형이 제일 좋아하는 강릉행 익스프레스(?)
무궁화..)가 밀레니엄 신조객차를 달고 192새마을을 기다리고 있겠군요...
2001년 12월 9일 11시 16분 현재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긴 정암터널을 통과중
입니다..(약 3분거리에 4505m)..슬치터널이 전라선 죽림온천과 관촌역 사이던
가요?..
11:22분 고한도착, 정말 몸이 노곤해져 옵니다..잠한숨 못자고 전라도 광주에
서 올라와 새벽에 칵테일 마시고 취해서 버스안에서 병아리처럼 꾸벅꾸벅대고
그나마 새마을을 탔으니 망정이지 또 왁자지껄 무궁화를 탔으면 정말 죽을뻔..
증산11:37분에 793무궁화(대전07:35->강릉14:31)과 교행..
박정화 차장님이 표검사를 하시는중..에고고..언제나 또 새마을을 타볼수
있을지..기약이..없네요..^^;;
그나저나 요번에 192새마을을 타면서 눈내린 태백선을 볼수있겠다 싶었는데
아쉽게도..태백선은 눈내린 풍경이 정말 아름답죠..뭐..꼭 눈내린 풍경이
아니더라도 태백선은 사계절 아름다운 곳이니까..
12:48분에 자미원에서 521무궁화와 교행..(역시 밀레니엄 신조객차)
열차 탈때 정겨운 소리가 2개가 있는데 경적소리와 레일 이음새를 열차
바퀴가 구를때 나는 금속성의 소리랍니다..(다른분들은 소음으로 들으실지도)
확실히 예미-조동-자미원구간은 열차가 내려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왼쪽으로 함백선 철로가 보이는데 명절 특별수송기간에는 임시편성된 강릉-청
량리 통일호가 저 노선으로 운행된다는 소릴 들은적이 있습니다만..
그런데..어?..저건 뭐죠?..함백선 철로로 새마을이?..(아마도 관광열차인듯)
이게 무슨 조화란 말인가?..자세한건 좀 알아봐야 할듯..
심심한데 여기서 강릉-청량리 구간의 75개역이나 외워 볼까요?
강릉-안인-정동진-옥계-망상해수욕장 임시승강장-망상-묵호-동해-도경리-미로
-상정-신기-마차리-하고사리-고사리-도계-나한정-흥전-심포리-통리-동백산-
문곡-태백-추천-고한-사북-증산-자미원-조동-예미-석항-연하-탄부-영월-
청령포-연당-쌍룡-입석리-송학-장락-제천-제천조자창-봉양-구학-연교신호장-
신림-창교신호장-치악-금교신호장-반곡-유교신호장-원주-만종-동화-간현-판대-
양동-매곡-구둔-석불-지평-용문-원덕-양평-아신-국수-신원-양수-능내-팔당-덕
소-도농-동교신호장-망우-청량리..이렇게 되는군요..^^
12:18분 영월도착. 단청을 올린 역사 지붕은 언제봐도 참 특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12:23분 연당역 통과중,12:35분 쌍룡통과]
연당에서 배가 고프길래 구운계란과 콜드로(저의 여행다닐때 별미죠..)
늦은 점심을 때웁니다...구운계란 2개들이(700원)을 2개사서(그러니까 4개가
되겠죠?)먹을려고 했더니 1개밖에는 없다는..(허걱~에잇..그냥 식당차 가서
먹어?) 그러나 식당차가서 점심을 해결하게 되면 적어도 6000원 이상이 날라갈
것이 분명..어차피 오후 6시에 춘천에 도착하면 저녁겸해서 먹을텐데 조금
참아보기로 하죠..(그래도 계란을 두알 먹었더니 좀 낫네요^^;;)
송학12:44분에 잠시 정차(523무궁화(청량리10:00->강릉16:54)와의 교행때문
인듯..)호남선이나 경부선에서는 절대 없는 일이죠..
12:49분에 우리 192새마을은 8091전기기관차 견인 523무궁화와 교행한후
제천역을 향해 출발, 제천역에는 12:56분 정시도착..
여객전무님께 사진촬영을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각도를 잘잡고 성심껏 찍어
주십니다..(무궁화호 여객전무님도 저럴수 있을지는 정말 의문..)
13:15분 연교신호장 통과중..13:19 신림에서 525무궁화(청량리12:00->강릉
18:52)와 교행..치악과 금교신호장 사이 금대2터널(모텔이 터널에 들어가기
전에 1번, 나온후 한번, 모두 두번 출현하죠..)상행선을 타고(강릉->청량리)
오다보면 왼편 창가밑으로 터널이 보인답니다..(13:27분 반곡역 통과중)
[13:40 원주역 정차, 14:01 양동통과,14:08분 구둔역 통과]
원주부터는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와 잠에 취해 있었답니다..아거~졸려라..
=.=(집에 가면 씻고 푹 자야겠습니다..)
14:15분 지평역에서 503무궁화(청량리13:00->안동17:44)와 교행..
이제 1시간만 더가면 192새마을여행도 끝나게 되겠군요..어느 여행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좋았던 점도 있고 아쉬웠던 점도 있었던 여행입니다..
우선 좋았던 점은 1200km가 넘는 장거리 열차여행이었다는 것과,2년만에
좋은 친구를 만났던것, 새마을호 여객전무님과 친해질수 있었다는 점등이
있었고, 아쉬웠던 것은 정동진에서 해돋이를 못본것(물론 볼수도 있었겠지만)
한잔만 마셔도 될 진토닉을 두잔이나 마시는 등의 합리적인 여행경비 소비를
못했다는 점, 좀더 멋진 여행후기를 쓸 마땅한 소재를 찾지 못하고 주먹구구
식으로 여행기를 썼다는 것입니다..(14:28 양평도착)
그런데 참 희한한 것이 강릉방면으로 갈때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청량리 방면
으로 갈 때는 다 보이네요..
14:35분 아신역을 지나는데 STATION.지중해,양평공항(기종이 미국내선 여객
기인 DC-10기종)등의 카페촌을 제대로 보았답니다..
14:43분 국수역에서 8052전기기관차 견인 527무궁화(청량리14:00->강릉20:50)
과 교행..[신원 14:47분 통과,양수 14:50, 능내 14:55 통과]
능내와 팔당사이에 보이는 남한강의 저녁풍경은 왠지 저의 마음을 편하게
해줍니다. 마치 내가 살고 있는 춘천 북한강의 강풍경과 흡사해서 말이죠..
여행은 돌아갈 곳이 있기 때문에 떠나는 것이라는 말이 왠지 가슴에 젖어
옵니다..
열차는 도농과 동교신호장 사이에서 505무궁화(청량리15:00->안동19:47)과
교행후 공사구간이라 서행하는 바람에 예정시각 보다 5분 지연된 15:24분에
도착합니다..전 배영진 여객전무님과 박정화 차장님께 인사를 드리려고 했더니
차내에서 무엇을 정리하시는지 하차하지 않으신듯..(아쉽네요..)
도착후 청량리역 광장에서 춘천저의 집과 남양주에 있는 큰집에 안부전화를
한 뒤 이제 집으로 가는 마지막 여정에 오릅니다..1513통일호의 춘천을 향한
출발과 함께 저의 2001년 마지막 여행도 그 끝을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1513통일호는 정확히 15:50분이 되어서 발차..
푹신푹신한 새마을호 의자에 기대 하루종일 오다가 통일호의 딱딱한 의자에
앉으니 등이 좀 배기는 군요..(뭐 열차는 다 같이 좋아하는 열차인데 관계는
없지만..) 경춘선은 아까와도 말도 안되게 왁자지껄..(경부선이나 호남선 새마
을에서 이따위로 떠들었다가는 열차에서 다 쫓겨납니다..대학생들이라고
지성인을 자쳐하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광분을 하는 것인지..참..)
[신이문에서 151통일호(춘천14:00->청량리15:59)와 교행]
몇십분전까지 새마을좌석에 앉아 있다가 통일호 좌석이라니..그야말로 금석지
감입니다..헤헤..
아마도 1513통일호가 주말에 집에 왔다가 가는 춘천지역 대학생들(강원대학교.
한림정보산업대,한림대,춘천교대)이 주로 이용하는 열차라..
원래 꼭 대학생들 때문이 아니더라도 씨끄러운 노선이죠..첫차랑 막차빼고..
승무원들이 다니면서 주의를 주는데도 매번 이런 것을 보면 공공시설을 이용
하는 시민의식은 어디로 간 것이며 이런 의식으로 월드컵을 치른다니..참..
16:12분 퇴계원 정차, 16:20분에 금곡에 정차(570무궁화(춘천15:00->청량리
16:47)과 교행..)
벌써 16:35분 마석역이군요...정신없이 자다보니..내 체력이 이거 밖에는
안됐나?..ㅡ..ㅡ하루안잤는데 이렇게 자는걸 보니 아무래도 가끔씩이라도
운동을 해두어야 겠습니다..내년에 공부도 할려면..
그나저나 아무튼 경춘선은 왁자지껄은 좀 규제를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리 놀러가는 것도 좋고, 친구들 또는 일행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최소한 방해는 되지 말아야 하는데 이건 정말 안하무인격으로
술먹고 기차안에서 행패를 부리는 사람이 없나.다른 사람들 시선은 아랑곳
안하고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가만히 있어야지
하면서도 한번 밟아버리고 싶을때가 많습니다..다시는 공공장소에서 행패부릴
생각을 안하게 말입니다..
정말 집에 부모님들 아니면 그렇게 해버렸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여행 다닐때
그런 나의 불의를 보면 못참는 객기를 아는 부모님이시라 신신당부를 하신답
니다..
뭐..쓸데없는 소리를 했군요..
16:45분 대성리 정차..지금도 복도에서 술판을 벌인 쓰레기들이 있어서 말이죠
청평 16:55분 도착..17:00정각에 1514통일호(춘천16:00->청량리17:56)와 교행
오후 5시가 넘으면서 서쪽 하늘은 붉게 물들어 가고 12월 9일 하루도 어느새
다 흘러가는군요..오늘 하루는 하루종일 열차만 타고 다녔네요..(물론 어제도
그랬지만..^^;;) 고단한 하루이긴 했지만 내일부터는 새로운 마음으로
무언가를 다시 시작할 수 잇을 것 같습니다..
[상천17:07, 가평17:15 정차]
17:27분에 경강에서는 572무궁화호 열차(춘천16:45->18:32)와 교행..
(또다시 시작된 엠티철인가?..많은 학생들이 내립니다..)
17:32분에 강촌에 정차하고 남춘천에 17:45분에 드디어 도착..
1516통일호(춘천17:35->청량리19:38)과 교행하면서 드디어 길고긴 여정이
막을 내리게 됩니다..
32-1번 버스를 타고 이제..나의 집으로..
[EPILOGUE]
뭔가를 정리하고 버리고자 그리고 또다른 시작을 위하여 떠난 여행이었는데
기차안에서 또 바닷가 카페에서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느라 목적 달성을 했는지
는 나 자신 스스로도 알 수 없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무엇인가를 잊고
정리하고자 떠난 여행 후에 집으로 돌아오면 반드시 또 다른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이 남는다는 것입니다..여행이란 것은 우리 삶속에서 그것을 통해
잊을 수 있고 버릴 수 있는 수단이라기 보다는 돌아온 후에 언젠가 또 다른
삶의 문제로 현실의 벽에 부딪치게 될 때 여행하면서 느끼고 깨달았던 것들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데 여행의 참교훈이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여행은 떠나는 자의 또다른 시작이다...] -정의재-
2001년 12월 8일, 9일 전라도 광주와 강원도 강릉 여행후기를
2001년 12월 14일에 탈고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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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기타)
2001년 12월8일,9일 광주,강릉여행후기 마지막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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