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싸부님7 - 서귀포시 예래동 강승화 선생님
서귀포시 예래동에 사시는 강승화 선생님을 모시고 흙벙에 부수는 소리와 진토굿파는 홍애기 소리를 전수받았는데 선생님 소리가 어찌나 힘차고 흥겹게 부르시는지 따라 부르는 우리들도 절로 흥겨웠다. 선생님 소감 한 말씀. "우리 전통문화라는 것은 후대에 잘 전하고 물려주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물려주지 못해서 무척 아쉬웠는데 늦은 감이 있지만 배운다는 열의가 상당히 반갑고 회원 여러분들이 잘 배워서 후대에 물려주고 나중에 내가 죽어서라도 이 소리는 서귀포시 예래동에 강승화라는 사람이 불렀던 소리라고 기억을 해주면 고맙겠다." 우선 먼저 홍애기소리에 대해서 얘기해 보자. 제주도에는 홍애기소리라고 불리는 소리가 많이 있다. 촐비는 홍애기, 검질매는 홍애기, 진토굿파는 홍애기 등 지역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사설과 다른 일터에서들 홍애기소리라고 해서 불려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강승화 선생님의 홍애기소리는 진토굿파는 홍애기소리인데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는 소리로 음악적으로도 매우 가치가 있는 그야말로 잘 보존하고 이어가야 할 소리이다. 진토굿을 판다는 것은 장례식 때 봉분을 만들 흙을 파는 일을 말하는데 흙과 떼를 파면서 부르는 소리를 진토굿 파는 홍애기소리라 한다. 이밖에 상례에 관계된 소리로는 상여를 매고 가면서 부르는 행상소리, 평토짓는 것은 달구소리, 집터 다지는 것은 원달구소리라 한다. 그러나 예래동에서만은 원달구는 짓지 않는다. "에--- 야아홍--- 천추만년 집을 짓자허니 에--에--에--" 소리가 길어서 몹시 가쁘고 지쳐들 하는데 "지치지 이? 좀 쉬어. 이 소린 허젠 허민 지친다 이." 하시면서도 선생님께선 동작까지 보여 주시는데 그 정정하신 모습에 우리들은 감탄을 많이 했다. 흙벙에 부수는 소리 또한 타지역에서는 주로 후렴구만 명맥을 유지하면서 전해지는데 반해 선생님의 소리는 사설 또한 정확하고 풍부해서 우리들을 매우 기쁘게 했다. 주로 밭을 새로 개간해서 흙덩이를 부술 때 불려지게 되는데 일의 고되고 힘겨움을 잊기 위해서, 또는 이 밭에다는 무얼 심을까 하는 기대감, 풍년을 기원하는 마음 등이 잘 나타나 있다. '식계집에 아기 일어나듯 오골오골 일어나라, 도금착만썩 일어나라, 우리 새왓 이겨줍서, 노는 땅 어시도 이겨보자, 이 밧을 이겨노면 조를 갈까 산디를 갈까' 사설 중에 궁금한 점이 참 많아 질문이 연신 쏟아진다. "도금착이 뭐우꽈?" "도금착은 옛날 돗 걸름내는 걸름착이나 쇠 짐 실을 때 쇠질메 속에 양 옆에 대선 짚으로 만든 네모난 쇠 양 옆구리에 대는 방석 닮은거라." "도금착은 짚으로 만들고 접새기(비 올때 쓰는 우비)는 각단(띠)로 만든다." 망태든 짚신이든 못만드시는 게 없다고 하셔서 다음에 우리들 모두 배우러 가기로 했다. 애기 흥그는 소리를 들려 주시면서 웡이자랑이 무슨 뜻인지 아느냐고 물으신다. 우리야 당연히 알 턱이 없을 수밖에. 웡이자랑이란 왕의 자리란 뜻이란다. 애기 재우는 구덕은 왕의 자리 - 어렸을 때 누우면 흔들어주고 재워주는 자리는 천하에 부러울 것 없는 왕의 자리. 참으로 소중한 소리를 배운 시간이 되었다. 앞으로 잘 익히고 보존해서 선생님 바람대로 후대에 물려주는 일을 게을리 해선 안되겠다. [영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