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정맥 4구간(시흥 사거리 - 문수산)

[산지기]

★ 프롤로그

어쩌면 무모하기도 하지만 잊지 못할 아름다운 경험을 했다.
남들처럼 정맥종주 시 출발과 도착을 축복해 주는 이도 없고, 서해안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면서 계절이 바뀌어 가는 것을 느끼며 12번을 나눠 걸어갔을 이 한남정맥을 5, 6월 한달동안 그런 것도 없이 네번에 나눠 매번 도상거리 40km 정도를 산악마라톤으로 내 달렸다.

아마도 누가 시켜서는 할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온몸이 가시덩쿨에 찔리고 햇볕에 노출된 피부는 아예 새카맣게 타 버린데다, 허리와 발등은 군데군데 벌겋게 피부가 벗겨지고 무릎과 골반·발목 뼈마디가 쑤시지만 내 마음은 날아갈 것처럼 가볍다. 그리고 행복하다.

전체적으로는 실제 마루금을 제대로 밟으면서 완주하지는 못했다. 한남정맥의 속성상 도시를 가로질러 가게 되는 경우가 많고, 일반 교통지도는 도로와 건물에 대한 그 윤곽이 나타나기 때문에 도심지역에서는 쓸 수 있지만 산악지도는 그렇지 못했고 이 둘을 조화시켜 이용하고자 했지만 이외로 매칭이 잘 되지 않았다. 회사일로 바쁜 와중에도 틈틈히 선답자의 산행기를 확인했지만 전부가 내가 가는 방향과는 역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그 산행기가 길을 찾는데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아마 모르긴 해도 선답자들도 도심에서는 거의 예외없이 헤맬 수밖에 없었고, 어렵게 들머리를 찾았다 하더라도 날머리를 놓쳐 능선을 바꿔타기 일쑤였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인천북부지역과 김포지역은 공장지대로서 사람들을 만나기 어려워 도대체 내가 이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었고 설사 만나더라도 외국인 노동자, 길눈이 어두운 아주머니, 그리고 아르켜 주더라도 엉뚱한 길을 안내함으로써 더욱 헤매게 만들었다.

지도와 나침반을 소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확실한 지점(point)만 확인되면 길을 찾을 수는 있었지만, 길을 놓쳤을 때는 포인트 확인이 정말로 어려웠다. 막연히 진행할 수도 없고 마냥 사람이 나타나길 기다릴 수도 없고해서, 나침반과 지도를 보면서 어쩔 수 없이 진행하다 등산로도 없는 산속을 여러번 헤매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연찮게 한남정맥 표지기(리본)을 만났을 때 기쁨이란 마치 사막 한가운데서 오아시스를 만난 느낌이라고나 할까? “전수배님”, “산사인님”, “여주산악회”, “일맥산악회”, 그리고 “돌구님”이 그 등대역할을 한 선답자들이다. 아쉬운 점은 분깃점이나 들머리, 날머리에 리본을 표시했으면 좋으련만 자신이 없었는 지 어느 정도 진행한 다음에 리본으로 표시하였고, 설사 표시되어 있다 하더라도 각종 공사로 훼손된 곳이 많았다.


★ 산행개요

♠ 첫째날
- 산행코스 : 시흥시 목감사거리 - 인천공촌동 장명이고개
- 산행일행 : 돌쇠, 무대포
- 산행거리 : 도상거리 36.2km

- 산행일시 : 6/5 (일요일) 05:20~20:10
- 산행소요시간 : 14시간 50분

♠ 둘째날
- 산행코스 : 인천공촌동 장명이 고개 - 김포 문수산 종점
- 산행일행 : 돌쇠 혼자서
- 산행거리 : 도상거리 39.6km

- 산행일시 : 6/6 (현충일) 05:10~20:00
- 산행소요시간 : 14시간 50분


★ 시간대별 산행후기

6/5 05:20
이번에도 무대포 선배의 도움으로 시흥시 목감사거리까지 이동하여 목감초등학교를 왼쪽으로 두고 오늘의 산행을 시작했다. 야트막한 야산에서 굴다리까지 이동하여 외곽순환도로를 관통한 후 운흥산 정상(05:55)에 도착하였다.
물왕저수지가 한 눈에 들어오고 뽀얀 새벽안개가 물위에 살짝 걸쳐져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사진을 찍었는데 용량초과로 삭제함). 그런데 하산지점을 잘못 잡아 물왕동 안말까지 내려갔고 다시 방향을 잡기까지 1.5km를 우회했지만 어렵지 않게 등산로 초입을 확인할 수 있었다(06:25).

08:00
도리재와 금이1교 가운데 정맥길을 따라 외곽순환도로를 한번 또 건너고 국도를 몇번 관통한 후 07시 40분 또 외국순환도로를 관통하게 되었지만 바로 다시 건너와야 하기 때문에 200m정도 고속도로 갓길을 따라 진행하니 리본이 있었고 양지산(08:00)까지 진행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양지정 밑에서 10분간 휴식을 취하면서 땀을 닦았다.

09:00
제2경인고속도로 밑을 지나 능선을 잘못 바꿔 타면서 갑자기 과림저수지가 가깝게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리본이 전혀 보이지 않으면 당연히 정맥길이 아니겠지만 가다보면 보이겠지 하며 막연히 진행한 것이 원인이 되었다. 포인트는 확인되었기 때문에 왼쪽 능선으로 바꿔타야 하는데, 무대포가 물이 바닥났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도로에 내려서서 주유소까지 달려가 식수와 몇가지 음식물을 구입(09:00)한 후 길을 따라 들머리를 찾아 나섰지만 분명이 들머리일것이라고 생각된 지점에는 아무런 흔적이 없었다. 도로공사하며 완전히 그 흔적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었다. 일단 그 방향이 맞게 개간된 밭을 오른 후 희미하게 난 등산로를 따라가자 리본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10:55
광명시와 시흥시 경계가 끝이나고 이제는 부천시와 시흥시의 경계선을 달리게 되었다.
등산로가 쉬울 줄 알았는데, 소래산 구간이면서 소래산을 통과하지 않기 때문에 길 찾는 게 무척 힘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수많은 갈림길은 시간을 많이 허비하고 어떻게 해야할 지 갈등하게 만들었다.
처음에 도착한 고개를 여우고개로 착각하여 시간기록을 잘못하였고, 실제 간판이 설치되어있는 여우고개(10:55)에 도착하고서야 잘못 알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우고개(11:10)를 지나 인천시-부천시-시흥시 분깃점인 성주산에 도착(11:20)하여 소래산 방면이 아닌 와우고개(11:45)로 정상적으로 진행하였고, 아주 짧은 거리지만 정명고등학교로 잘못 하산하기는 했어도 무대포가 알고 제대로 길을 잡을 수 있었다.

12:50
문제는 와우고개를 지나면서부터 길이 혼란스러웠다. 등산객들을 만나 길을 물어도 제대로 알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결정적으로 스스로 잘 안다고 하는 사람이 엉뚱하게 안내하는 바람에 두시간 정도를 허비하였고, 땡볕에 무대포는 더위를 먹으면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올랐다.
그 양반은 지도를 보면서 정맥길이 어린이대공원을 가로 질러 간다고 하는 바람에 정맥길이 아닌 거마산방향으로 능선을 잘못 올랐고(12:15) 어린이대공원을 내려서자(12:35) 식당을 찾아 김밥과 우동을 주문하여 식사를 한 후 바로 연결된 등산로에 진입하여(13:30) 정맥길이 아닌 다시 엉뚱한 관모산을 오르게 되었다(13:40).

15:15
관모산에서 산줄기를 보니 계속하여 능선이 연결되어 있고, 외곽순환도로가 관통하고 있는 모습이 마치 정맥길이 달리는 형상처럼 보였다. 이정표는 약수터방향만 가리키고 있고, 산 이름이 전혀 나타나 있지 않기 때문에 일단 이동을 하여야 하므로 그 방향으로 진행하던 중 상아산이라는 이정표가 나타났다. 상아산은 소래산에 인접하여 있기 때문에 완전히 엉뚱하게 왔다는 사실을 직감하게 되었고, 길 가던 등산객에게 물으니 정맥길을 가려면 인천어린이대공원을 정문으로 빠져나가야 될 것이라고 했다.
다시 반대로 돌아 몇번이나 길을 물어 정맥길 들머리 지점이라고 생각되는 지점(지도상 “수현”이라고 표기된 지점은 수현식당, 수현모텔등이 있음)은 군부대가 있고, 그 옆은 밭으로 개간되고 있어 등산로가 전혀 없는 상태였다. 일단 정상에 올라 정맥길을 찾아보기로 하고 나 있지도 않은 등산로를 무작정 오르기 시작하였다(15:15).

16:20
2시간 가까이 땡볕에다, 등산로가 아닌 가시덤불을 헤치면서 진행하다보니 무대포에게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게 나타난다. 군인들이 등산객들의 진입을 막기 위해 나무가지를 쌓아 놓아 이를 헤쳐나가기가 용이하지 않았다. 15시 25분 정맥리본이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일련의 등산객들을 만났는데, 어차피 이 등산로는 군부대시설이라 일요일과 공휴일만 개방되어 일반인들은 이 능선자체를 잘 모른다고 한다. 무대포가 나에게 이제 위치를 확인했으니 뛰라고 한다. 끝나는 지점에서 만나자고 하고 달리기 시작하였다. 철마산 정상(15:45)을 지나 만월산을 경유하여 지하철 1호선 백운역을 통과한 후 부평도서관옆 호봉산 들머리에 도착하였다(16:20).

17:30
호봉산에서 계양산 들머리가 있는 장명이고개까지는 인천과 부천의 경계지역이기 때문에 다른 길로 빠질 염려가 없었다. 그만큼 등산하기에도 좋았고, 달리기에도 적당하였다. 장고개(17:30)를 지나 두번째 철마산(17:55)에 도착할 즈음 무대포가 백운역을 지나 호봉산에 진입한다는 전화가 왔다.
경인고속도로 진입로에 도착하자(18:15) 번화가로 가서 김밥분식집을 찾았다. 다행히 어렵지않게 분식집을 찾을 수 있었고 김밥을 행동식으로 먹으면서 세번째 철마산 들머리에 올랐다(18:30). 산줄기가 경인고속도로까지 내려온 지점은 한 곳이기 때문에 들머리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20:10
철책선을 따라 올라가자 공수부대 위병들이 늦은 시간이라서 길은 잘 아냐고 묻는다. 19시 10분 세번째 철마산을 오르고 바로 장명이고개로 향했다. 발등이 양말에 실려 뜨끔거리자 바세린을 꺼내 발랐다. 등밑으로도 많이 뜨끔거렸다.
장명이고개에 도착하자(20:10) 완전히 어두워졌다. 무대포도 경인고속도로에 도착하였다고 한다. 이제 약속한 장소인 백석동에 가려면 도상거리로 7.7km를 더 진행하여야 하는데, 거의 불가능하게 보였다. 체력으로는 갈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길을 잃기라도 한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었다. 더욱이 혼자서 알지도 못하는 곳을 야간등반하는 것은 생각만 해도 공포감이 엄습해 와서 일단 여기서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하기로 하기로 했다. 무대포도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려웠음인지 택시를 타고 인천 계수동까지 왔다.
인근에서 소주한병에다 식사를 하고 여관을 잡은 후 빨래까지 하니 그대로 골아 떨어진다.


6/6 03:20
빨래를 말리기 위해 틀어놓은 선풍기 소리와 밖에서 취객이 떠드는 소리에 눈을 떴다.
짐을 챙기고 출발할 준비를 하니 그럭저럭 4시가 된다. 무대포를 깨워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한 후 오늘의 일정에 대해 논의를 했다. 나는 어차피 나머지 구간을 진행하면 될 것이지만 무대포는 발바닥에 물집이 크게 잡혀 진행하더라도 만족할 만큼 진행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혼자서 경인고속도로에서 출발하기로 하였다(물론 그 물집때문에 출발조차 못했지만).

05:10
택시타고(기본요금) 장명이고개에 도착하여 계양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어둠이 걷히고 날이 밝아오자 하루살이들이 기승을 부린다. 그러다가 갑자기 벌려진 내 입속으로 하루살이가 들어가 기도속에 박힌다. 캑캑거리며 빼내려고 해도 빠지질 않는다. 급기야 아침에 먹은 설렁탕을 반쯤 토해내자 겨우 빠진다.
계양산(05:35) 정상은 군부대가 자리하여 헬기장에서 우회하여야 했다. 계속하여 내리막 또는 평지라 인천공항고속도로와 경인운하(06:05)까지 도상거리 4km를 30분만에 통과할 수 있었다.

07:30
아직까지는 인천시를 지나고 있었지만 백석동 골말사거리(06:55)에 도착하자 정맥길 찾는게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어렵게 들머리를 찾아(07:15) 할메산(07:30)을 지나 문고개(07:50)에 도착하였지만 몇번이나 정맥길을 놓쳤다 찾다가를 반복하였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어제 부천시 부평도서관옆 호봉산들머리부터 문고개 날머리 인근까지는 양호하게 마루금을 밟았다고 생각되었다.

09:20
문고개 날머리 전 500m지점 국도에 도착한 후 아무리 그 들머리를 찾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폭이 좁은 공장가는 길을 따라 두번이나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다 도로를 따라 진입한 후 문고개에서 들머리를 찾으려고 했다. 그러나 도로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포인트를 찾는게 쉽지도 않았고, 08시경 어떤 아주머니가 지나가길래 길을 여쭙자 직진하면 될 것같다고 한다. 한달음에 달려갔지만, 지도와 비교해보니 원홍아파트가 있는 것을 봐서 방아지고개로 한참을 지나쳐 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포인트는 확인되었기 때문에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부득불 서낭당고개로 향하기로 하고, 서낭당 고개 가현산 들머리를 확인한 후(08:45) 가현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가현산에 못미쳐 묘적사가 있길래 대웅전에 가서 배례를 하고 가현산을 지나(09:20) 스무네미고개로 향했다.

12:20
스무네미고개부터는 아마도 오늘 산행 중에 가장 많이 헤맨 구간이 될 것 같다. 스무네미고개에서 함배까지는 도상거리로는 길어야 4km밖에 되지 않는데, 9시 50분부터 함배들머리를 찾기까지 두시간동안을 산과 길에서 헤매야만 했다. 특히 스무네미고개에서 함배 못미쳐 지나가는 도로에 이르기까지 임도가 얽혀있어 정맥길 찾기는 거의 불가능하게 보였다. 결국 양촌면 학운리로 빠져 산 하나를 두고 제 자리로 돌아 나오다 우연찮게 한 할머니를 만나 그 위치를 확인하여 함배까지 뛰어갔다. 서현리와 유현리, 학동을 지나자 다시 한번 길을 확실하게 하고 식사를 할 요량으로 식당에 들러 식사를 마친 후 어렵게 들머리를 찾았지만 또 잘못 빠져 대능리 등산로로 올라가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그나마 포인트는 확인하였기 때문에 수안산(12:50)과 대곶중학교(13:10)까지는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었다.

14:35
또 한번 김포 송마리에서 마을 도로를 빙글빙글 도는 우를 범하게 되었다. 지도상으로 3km정도의 국도를 따라가면 되는데, 중앙선이 없는 지방도를 국도로 착각하면서 산골 들머리 인근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등 진저리칠 정도로 헤매게 만들었고, 드디어 산골 진입로라고 생각되는 곳마저도 들머리 표지 내지는 흔적이 없어 능선을 바꿔 타면서 옹정리 마을로 잘못 빠져 버렸다. 위치를 확인하고 다시 국도에서(15:25) 것고개로 달려가다 허기가 져 인근의 식당에 들러 냉콩국수로 요기를 하고 것고개 들머리라고 생각되는 곳으로 갔지만 해병대 군부대가 가로막고 있었다. 할 수 없이 희미하게 나 있는 등산로를 올라섰지만(16:00) 가시덤불이 가로막아 진행이 쉽지 않았다. 더욱이 철조망에 붙어있는 빨간색 역삼각형의 "지뢰"표시는 신경을 곤두서게 하였다. 그런 과정에서 길이라고 생각되는 지점에 오르자 해병대 기혼자아파트가 있어 무장정 아파트를 돌아 약 10분정도를 진행하니 비로소 반가운 리본을 만날 수 있었다.

19:00
해병대 기혼자아파트에서부터는 철저하게 리본만 따라가기로 하였다. 만약 놓친다면 최종 확인된 리본까지 다시 돌아와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부터 한번만 더 길을 놓칠 경우 오늘 중 정맥종주를 마치기는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외로 문수산까지는 리본이 적절하게 붙어있어 한번도 길을 놓치지 않았다. 칠장산 출발 때도 그렇지만 문수산도 위에서 내려오기 때문에 출발당시에는 리본이 많이 붙어 있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군부대 시설이 있는 곳이라 길 찾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해병대가 설치해 놓은 참호가 미로처럼 얽혀있어 리본이 없으면 영락없이 미로속을 헤매는 신세가 될 수도 있었다.
것고개에서 첫번째 국도(17:05)와 두번째 국도(18:00) 그리고 세번째 국도(18:35)에 도착하였다. 사슴 한마리가 군부대진입로 능선에서 나를 발견하자 힘차게 올라가고 있었다. 이제 마지막 남은 구간은 문수산 된비알이다. 제법 달려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힘이 들지가 않다. 불과 25분만에 문수산 정상에 도착하여 아무도 없는 산 정상에서 만세를 외쳐본다(19:00). "이제 끝났구나"하는 감동이 밀려온다.

20:00
아직까지는 사진을 찍을 만하다. 혼자서 내 모습을 찍어 봤지만 제대로 찍힐 리가 없다. 다행히 산을 내려오면서 소담을 나누고 있는 2명의 등산객을 만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사진을 부탁하고 부지런히 하산을 재촉하여 동막동에 도착하였다(20:00).
다행히 끝나는 지점 산림욕장에는 수도관으로 연결된 약수터가 있었고, 아무도 없음를 확인하자 빨가벗고 몸을 씻은 후 양말, 팬티, 상의를 갈아입었다. 30분 이상 기다려야 온다는 마을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바로 큰길의 버스 정류장 있는 곳까지 조깅삼아 천천히 달려가 안양행 33번 버스(4,700원)에 오른 시간이 오후 8시 30분이다.
시원한 맥주 한잔이 오늘의 피로를 가시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