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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바다 스크린에 펼쳐진 64개국 275편
최초 상영되는 월드 프리미어 작품 66편 '역대 최대' '영화인 - 관객의 대화 시간' 등 행사 다양
포털사이트, 편의점 <GS25>서도 예매 가능 | ||||||||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64개국 영화 275편이 부산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에서 상영된다. 그 중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월드 프리미어 작품이 66편으로 역대 최대이고, 자국 이외의 지역에서 최초로 상영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도 26편이나 된다. 이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올 행사는 '아시아 영화의 창' '뉴 커런츠' '한국영화의 오늘' '한국영화 회고전' '월드 시네마' '와이드 앵글' '오픈 시네마' '특별기획 프로그램' '미드나잇 패션' 등 기존 9개 프로그램에 세계적인 거장의 신작이나 화제작·월드 프리미어 등을 보여주는 '갈라 프레젠테이션'과 젊은 영화 작가들을 소개하는 '플래시 포워드'가 추가돼 총 11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양주남 감독의 '미몽' 등 한국영화 7편을 문화재로 지정하고, 1950∼1960년대 국민배우 김승호를 소개하는 '한국영화 회고전'과 대만 작가 고(故) 에드워드 양을 기리고 말레이시아 영화계를 집중 조명하는 '특별전' 등 특별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개막식은 14일 오후 7시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관에서 영화감독 장준환과 배우 문소리 부부의 사회로 열린다.
◆ 개막작과 폐막작 개막작은 펑 샤오강 감독의 ‘집결호(Assembly), 폐막작은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서(序)'로 결정됐다. '집결호’는 중국에서 최고의 인기감독으로 인정받고 있는 펑 샤오강의 신작으로, 1948년 겨울 중국 인민해방군과 국민당의 회해전투를 다룬 중국 최초의 블록버스터 전쟁영화다. 이 작품은 실종자로 처리된 동료들의 명예를 회복해 주기 위해 일생을 바치는 한 병사의 이야기를 그린 전쟁 휴먼드라마. 특히 우리나라 ‘태극기 휘날리며’의 특수효과팀이 전쟁 신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다.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서(序)’는 1995년 TV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해 열혈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지금까지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새로운 극장판으로, 안노 히데아키가 기획한 신극장판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이다. 이 영화는 9월 1일 일본 국내 개봉에 이어 2007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로 소개된다.
◆ 눈에 띄는 행사 올 부산국제영화제는 ‘갈라 프레젠테이션’을 새롭게 준비했다. 월드 혹은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작품과 거장들의 신작 또는 화제작을 주로 소개하는 섹션으로 올해는 한국 1편, 아시아 2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특별전에는 에드워드 양의 서거를 애도하며 그의 작품세계를 되돌아본다. 또 최근 새로운 영화 세대의 출현을 목격하고 있는 말레이시아를 조명한다. 말레이인, 중국인, 인도인으로 이루어진 젊은 독립영화 감독들은 이전 말레이시아 영화와 선명하게 구별되는 새로운 세대로 떠오르고 있다. ‘에드워드 양 : 타이페이의 기억’, ‘뉴 말레이시안 시네마의 세 가지 색깔’,‘아시아 작가영화의 새 지도 그리기 3 : 다리우스 메흐르지’등이 상영된다.
올해 아시아 영화는 중국과 일본은 물론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좋은 작품들이 쏟아졌다는 평가다. 짐 리비단 감독의 ‘톤도 사람들’이나 브리얀테 멘도사 감독의 ‘입양아’ 등은 필리핀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수작. 허우샤오시엔(대만) 감독이 줄리엣 비노슈를 기용해 만든 ‘빨간 풍선’, 미이케 다카시(일본) 감독의 ‘스키야키 웨스턴 장고’ 등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영화로는 다음달 개봉을 앞두고 있는 ‘M’(감독 이명세)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올해 베니스영화제에 초청됐던 ‘검은 땅의 소녀와’(감독 전수일), ‘판타스틱 자살소동’(감독 박수영·조창호·김성호), ‘은하해방전선’(감독 윤성호),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감독 양해훈) 등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신설되는 프로그램 중 ‘한국영화 회고전’이 있다. 이번 주인공은 배우 김승호. ‘김승호:아버지의 얼굴, 한국영화의 초상’이라는 이름 아래 ‘로맨스 빠빠’(1960) ‘박서방’(1960) ‘마부’(1961) 등이 상영된다. 김승호는 1950~1960년대에 활동했던 국민배우로, 20세에 영화계에 입문했지만 재능을 인정받은 것은 30대 들어서부터였다. 말년에는 영화제작자로도 변신했다.
◆ 부대행사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영화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이벤트들도 즐길 수 있다. 해운대 부산요트경기장 야외상영장에서는 개·폐막식이 열리는 날을 제외한 5∼11일 오후 7시30분부터 '빈폴과 함께하는 오픈 콘서트'가 마련된다.
영상과 음악, 그래픽, 사진 등을 혼합시킨 '팝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네이버와 함께하는 시네마틱 러브'도 6일 오후 10시 해운대 요트경기장 계측실에서 열린다. 여기에는 윤상, 클래이지콰이 등 인기 가수들이 출연할 예정이다.
'해운대·남포동 야외무대 행사'(5∼11일)에서는 무대 인사에 나선 스타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기회다. 해운대에서는 영화제의 상징 조형물인 '피프 빌리지' 남포동에서는 피프광장 영화의 거리에서 이뤄진다.
폐막일인 12일 오후 10시 해운대 요트경기장 계측실에서는 '롯데와 함께하는 관객 폐막파티'가 개최된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마련하는 이 자리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내년을 기약하는 밤샘 파티. 아시아 각국 연기자들의 교류 장인 '아시아 연기자 네트워크', 거장들의 영화 인생과 철학을 들을 수 있는 '마스터 클래스', 영화인과 관객이 함께 영화를 보고 솔직담백한 대화를 나누는 '시네마 투게더' 등의 행사도 열린다.
이 밖에 간단한 음료 및 아이스크림 제공, 온라인, 경품 이벤트 등 영화제를 보다 재미있고 실속 있게 즐길 수 있는 이벤트들이 마련된다.
◆ 더욱 편리해진 부산영화제
올해 티켓예매는 관객들을 중심으로 편리하게 바뀌었다. 예년엔 영화제 홈페이지(www.piff.org)나 부산은행 지점에서 티켓을 예매해야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포털사이트 네이버(www.naver.com)와 편의점 ‘GS25’의 전국 매장에 설치된 현금자동인출기(ATM)를 통해서도 24시간 예매가 가능해졌다.
결제방식도 다양해졌다. 이전엔 예매를 위해 영화제 홈페이지에서 사이버 머니인 ‘피프 캐시’를 구입해야 했지만 올해부터는 신용카드, 체크카드, 휴대전화 등으로 쉽게 결제할 수 있다.
직접 좌석을 지정할 수 있는 것도 관객들을 위한 서비스. 새로 도입한 ‘피프 예매권’은 예매를 위한 상품권으로, 영화제 홈페이지와 캐릭터숍에서 구매할 수 있다.(www.piff.org)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프로그래머 추천 영화>
▶ 초대형 사극과 판타지영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최고 대작은 차트리찰레름 유콘 감독의 ‘나레수안왕’ 1, 2 부와 ‘울프하운드’이다. 나레수안왕은 태국인들에게 가장 위대한 왕으로 추앙받는 영웅으로 재위 기간 동안 샴왕국을 강국의 반석에 올려놓은 왕이다. 제작비는 약 200억 원이 든 것으로 현지 언론은 추정하고 있다.
‘울프하운드’는 러시아 최초의 판타지 모험영화. 원작은 마리아 세미요노바의 동명 소설로 러시아에서만 12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이다. 총 제작비는 러시아영화 사상 최대 제작비인 2천 만달러가 들었으며 러시아판 ‘반지의 제왕’이라 할 만한 이 초대작은 ‘미드나잇 패션’과 ‘오픈 시네마’에서 만날 수 있다.
▶ 원작이 있는 영화 소설이나 만화를 각색해 영화화한 작품도 최근 증가 추세에 있다. 원작과 비교해가며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영화제를 즐기는 한 방법. 한국영화는 이청준의 소설 ‘선학동 나그네’를 영화화한 임권택 감독의 ‘천년학’ , 황석영의 동명소설을 영화로 옮긴 임상수 감독의 ‘오래된 정원’, 홍석중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장윤현 감독의 ‘황진이’, 이청준의 ‘벌레이야기’를 영화로 옮긴 이창동 감독의 ‘밀양’ 등이 있다. 최양일 감독의 ‘수’는 신영우의 만화 '더블캐스팅'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월드 시네마’에서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동명소설을 옮긴 파스칼 토마의 ‘0시를 향하여’, 카린 포심의 소설 ‘뒤돌아보지 마’를 영화화 한 안드레아 몰라이올리의 ‘호반의 여인’, 잠수복과 나비’로 국내에 번역된 장 도미니크-보비의 원작소설을 영화화 한 줄리앙 슈나벨의 ‘다이빙 벨 앤 더 버터플라이'가 관객들을 맞이한다.
아시아에서는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가 많다. 미이케 다카시의 ‘크로우즈 제로’는 다카하시 히로시의 베스트셀러 만화를 영화화 한 작품이고, 고지마 마사유키의 애니메이션 ‘피아노의 숲’은 이시키 마코토의 동명의 원작만화를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 떴다! 날리우드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에서 만드는 영화를 흔히 ‘날리우드(Nollywood)’라 일컫는다. 나이지리아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영화를 생산하는 나라로, 연간 2천 편 이상의 영화를 만들고 있다. 현재 날리우드 영화산업의 규모는 2, 3억 달러이며, 종사자 수만 100만 명에 달한다. 이러한 산업적 발전을 기반으로 최근에는 국제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감독들도 배출되고 있다. 제타 아마타나 뉴턴 아두아카가 그 대표적인 감독으로 뉴턴 아두아카의 신작 ‘에즈라’ 는 올해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초청을 받았다. 이 영화는 '월드 시네마' 부문에서 상영된다.
▶ 가족·연인과 함께 볼 만한 영화 마사유키 고지마의 애니메이션 ‘피아노의 숲’ (일본)은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한 소년들의 열정이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야마시다 노부히로의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일본)은 전교 학생이 여섯 명에 불과한 시골학교에 새로 전학 온 멋진 남학생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소녀들의 우정과 질투를 그린 작품이다. 리우 셍 탓의 ‘주머니속의 꽃’ (말레이시아)은 아이들의 세계를 뒤늦게 이해하게 되는 아빠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가을의 낭만적인 분위기와 잘 어울릴 멜로드라마는 아딧야 아사랏의 ‘원더풀 타운’ (태국)이 있다. 소재는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이지만 마치 한 편의 수필을 읽는 것처럼 잔잔하게 영화는 흘러간다.
최세정기자 |
자료 : 매일신문[2007.10.03]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43095&yy=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