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펜서 부부는 각기 다른 방을 쓰고 있었다. 두 분 다 일흔살쯤 되었을 것이다. 어쩌면 일흔 살이 넘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삶의 재미를 느끼는 모양이었다----물론 우스운 형식의 재미겠지만, 내 말이 천박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런 뜻으로 말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스펜서 선생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너무 많이 생각하다 보니 도대체 선생은 왜 아직까지 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허리가 굽을 대로 굽어서 서 있는 자세를 보면 한심해 보였다. 칠판 앞에서 무엇을 쓰다가 분필을 떨어뜨리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맨 앞 줄에 앉은 학생이 일어나서 집어 주지 않으면 안되었다. 이건 정말 끔찍한 일이지 뭔가! 하지만 그렇게 극단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적당히 생각해 보면 선생도 나름대로는 형편없는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어느 일요일의 일이다. 나와 몇몇 놈들이 선생댁에서 핫초콜릿을 대접받은 일이 있었다. 그때 선생은 부인과 함께 몇 해 전에 옐로스톤 공원에서 인디언들로부터 산 낡은 나바호 담요를 우리들에게 보여 주었다. 그것을 산 것이 그에게는 그지없이 즐거운 일이었을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스펜서 선생처럼 늙은 사람들은 담요 한 장을 사는 데서도 크나큰 행복감을 느끼는 법이라는 거다.
호밀밭의 파수꾼 P.14 /J.D 샐린저/이덕형옮김/
문예출판사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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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다니며 까페를 운영하던 뚱뚱하고 곱슬머리이며 한 어깨 할 것같은 남학생이 어느날 친구들을 초대해 쉭-쉭- 소리내며 냄비에 우유를 끓여 코코아를 타주었습니다.
"어떤 까페는 우유에 물을 섞는데 난 안그래. 우유로만 타야 진하고 맛있거든."
그때까지 전혀 존재감이 없었던 그애가 갑자기 대단히 멋있고 근사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뒤 저만의 공간을 갖고 부턴 자주 우유를 끓이느라 가스렌지를 얼룩지게 하곤 했습니다. 우유는 순식간에 부글부글 넘치니까요. 가만 생각하니 그 애의 자신감은 '우유를 넘치지 않게 한다'가 키포인트 였던 것 같습니다. 꽤 깊은 자루냄비를 들고 코코아 조제법에 대해 열변하던 그애 얼굴은 자신감때문에 빛났구요^^
칠순이 넘었다는 친구의 미국인 이모부는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쵸콜릿과 과자와 스위스미스 코코아가 든 선물상자를 보낸다는데요, 이모가 돌아가신 그해에도 어김없이 스위스미스 코코아를 잔뜩 보내셔서 이거 이제 한국에도 다 파는데 하며 친구와 저는 물만 끓여 코코아를 타 마셨습니다. 미국 이모부님께서는 편지에 이걸 먹으며 이모를 기억해달라 하셨다구요.
함께 머리 맞대고 무어라 답장하면 위로가 될까 궁리하였더랬습니다. 녹아버릴 듯이 달콤한 마쉬매로처럼 우리 마음도 말랑말랑해졌습니다.
네스까페보다는 마쉬매로가 든 스위스미스가 훨씬 맛있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저의 조카가 좋아하는 미떼가 젤 맛있다고 생각이 바뀌었는데요 친구에게 말하니 굳이 친구는 스위스미스가 더 맛있다고 했습니다.
오빠와 언니와 저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이들끼리만의 시골여행을 했는데 오빠가 서울의 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자판기에서 뽑아준 코코아가 아직까지도 입맛에서 잊혀지지 않는 것...자판기 코코아도 맛있다고 하는 친구 있음 반가와 하며 한잔씩 빼먹고 맞아 이거 맛있지 않니? 하는 이유와 같은 거겠죠.
코코아를 마실때는 대부분 기분이 평화롭고 유쾌할 때 혹은 그래지고 싶을 때였습니다. 수영하고 나서 밤마다 코코아를 마신다고? 차라리 수영을 하지말고 코코아를 줄여...하고 충고해주던 친구들....
첫댓글 꽃물들다님, 추억속의 코코아 맛이 아주 달콤하게 전해져 오네요~~^^*
꽃물들다님! 감사합니다... _()()()_
때로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처럼 느껴져 오는 꽃물~~님 이야기 추억 같습니다^^ 고맙습니다_()_
_()()()_
코코아 보다 달콤한 염화실, 마셔도 마셔도 날씬해지는 염화실~~~법음료 주식회사 염화실^^
"=" ^^*
스트레스가 있거나 신경이 예민할때 달콤한 코코아 한잔을 마셔보세요.. 어느새 기분은 업~ 되니다..^^*
추억을 감미로운 코코아 맛과 함께 간직하고 계시는군요.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