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부동산의 움직임이 다수의 예상을 깨고 움직였습니다. 이로 인해 버블 논란과 8.31 대책의 실효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거래량을 동반하지 않아서 꺼진다고? 제가 거주하는 지역을 살펴보면, 지난 겨울만해도 35평형은 9억원 선에서 거래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갑작스레 12억원을 넘겨 거래가 났습니다. 각 단지마다 매물이 1~2 개 정도만 남고 자취를 감춘 채 관망의 시기로 들어간 듯 합니다. 부동산을 중개하시는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난 연말만 해도 거래량이 많았다고 합니다. 등기를 신청하면 그것이 밀려 권리증을 받기까지 일주일을 넘겨야 할 정도로 생애첫주택대출을 이용한 실거래가 5억원 미만의 주택 거래가 많이 나타났었다고 합니다. 반면 최근에는 거래량 없이 오른 것이 특징이라 합니다. 보통 거래량이 없으면 시장의 에너지가 응축되어 있지 않아 불안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부동산의 가격은 계단식의 상승을 거치므로 급등기에는 거래량이 많지 않습니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갑자기 오른 가격이 당황스러워 꼭지를 잡는 것이 아닌가 싶어 주춤하게 되고, 매도자 입장에서는 더 오를 것 같아 매물을 걷어버리기에 거래량이 많지 않습니다. 특히 인기가 있는 지역들은 늘 그랬습니다. 또한 지난 연말에 내 집을 마련하려던 실수요자들을 위주로 손 바뀜이 많이 일어난 점도 최근 거래량이 떨어진 한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정리해본다면 단순히 거래량이 적어 "가격이 가라앉을 것이다"라고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시장의 반란? 과 필터링 지인 중에 최근의 일부 지역의 오름세를 '시장의 반란'이라 표현하는 분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 맞는 이야기라 판단됩니다. 백도어(우회상장) 문제로 말이 많은 코스닥 기업들의 엔터테인먼트 업체의 지분 인수 가격과 비교해볼 때 현재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적당한가 하는 부분은 제 개인적으로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면이 있으나 현실에서 엄연히 나타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정부 모든 부처가 모두 집값 안정을 위해 매달려 있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인데 여전히 안정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다른데는 저렇게 오르는데 내 것은 왜 안오르지?"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늘 제자리 걸음이야." "임대 주택이 언제 제대로 공급된 적이 있어. 당장 판교만 해도 무늬만 임대인데 뭐!" "오르는 것은 좋은데 세금을 떼고나면 이것 팔아봐야 다시 이런 것은 사지 못해." "넓은 평수로 옮겨가고 싶은데 가격 차가 너무 크단 말야. 전에 좀 무리를 해서라도 큰 평형을 샀어야 하는데" 백인백색인지라 모두가 만족스러울 수는 없습니다. 2%의 불안이 아니라 98% 의 불만으로 보입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강남 등 핵심 지역의 공급 부족과 필터링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필터링이란 상향욕구를 의미합니다. 자산가들의 주거형태를 중산층의 일부가 돈을 벌어 모방을 하게 되고 중산층의 모습을 일반 서민들이 모방하는 현상입니다. 꼭지점이 위로 향한 삼각형의 모양을 타고 위로 오르려는 신분 상승의 욕구입니다. 그러나 점차 기존 자산과 소득에 의한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어 상승의 탄력성은 과거의 어느 때에 비해 떨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드라마에서 자주 사용되는 소재인데요.. 부자였다가 사업에 망해 가난한 계층으로 내려오면서 거주하던 집을 팔게 되겠죠. 아니면 자녀를 다 키운 노부부가 대도시의 생활에 염증을 느껴 전원으로 간다면서 거주하던 요지의 주택을 처분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이탈이 있어왔습니다. 최근에는 온통 양극화와 차별화를 떠들어대고 있으며, 실제로도 요지의 주택이든 부동산이든 소유만 하고 있으면 점차 가격이 치솟는데 이탈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내수침체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힘들게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투자자란 이름으로 요지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면 알아서 자산이 불어나는데 뭐 하러 고생과 리스크를 자초하려 들겠습니까. 적당히 골프채나 들고 다녀도 부동산 자산이 오르는데요. 양도세가 과다하니 "에라 모르겠다. 버티자."하는 심리도 한몫할 것입니다. ◈버블인가? 어느 조사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뉴욕 맨하탄의 최고 아파트 가격이 평당 1억원이고, 일본 도쿄의 최고가격은 6000만원이고, 한국의 최고 가격은 평당 5000만원에 달한다고 하더군요 이 결과만을 보면 우리의 국민소득이 이들 국가를 따라가지 못하는지라 버블이라는 관점으로 몰아갈 수 있으나 다른 관점도 존재합니다. 시중의 유동성이나 심리가 어떠한가는 언급하지 않더라도 한국은 국토 대비 인구 밀도가 높다는 특징을 지닌 국가라는 것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콩나물 시루도 아닌 한국의 인구밀도가 1평방km 당 480명인데 일본은 300명, 미국은 30명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인구 밀도가 높으니 당연히 부동산의 가격이 높은데다 교육열, 대기업과 국민 절반에 해당하는 인구의 수도권 과밀현상 등을 감안한다면 버블이라 단언하기는 애매한 감도 있습니다. ◈이것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가격이 한정없이 오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실수요이든 가수요이든 수요자가 받아줄 수 있는 선까지 오를 것입니다. 이것이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 중장기의 흐름을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개인적인 판단이나 단기적으로는 마지막불꽃 내지는 한 번 정도 더 남지 않았나 싶습니다. 판단의 근거는 여러 요인들이 있을 것이나 환율에 의한 화폐가치 하락에 둡니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개인들의 자산의 부가가치를 높여줄 수는 있으나 국가 전체적인 시각으로는 득과 실을 모두 지니고 있어 단정적으로 이익인지 손실인지 언급하기는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경제 성장률을 넘어서는 과도한 상승은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을 통한 인건비의 상승으로 이어져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와 같은 나라들은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정부는 적정한 상승이 일어나도록 정책을 견인해야 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이겠죠. 문가들이 부동산 상승의 원인을 주로 정부 정책의 실패로 보는데 반해 정작 정부는 애서 이에 대해 귀를 막고 있는 듯한 인상입니다. 어느 지역의 부동산을 소유했는가에 따라 국민 개개인의 빈부 격차를 가르는 움직임이 이제는 결코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만일 환율과 유가 불안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로 접어든다면 그 타격은 무리한 대출을 끼고 강남, 분당, 목동 등에 진입한 개인들에게서 주로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지난해 말 현재 개인의 부채가 568조원에 이르면서 1인당 빚이 1200만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자산 증가 속도보다 부채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부채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점이 불안감을 고조시킵니다. 아직 8.31 후속 대책이 예고만 된채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요. 국가 경쟁력이라는 큰 틀은 중요한 부분입니다. 중국이 빠른 속도로 국가 경쟁력을 잠식해오고, 동시에 차세대 동력이 무엇인가 불분명한 상황이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점이란 점을 직시하여야 할 때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부동산의 상승이 인건비 상승으로 계속 이어진다면 우리의 산업 공동화는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기업들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인 것이지 자선 사업을 하는 단체가 아니기에 이익이 날 가능성이 있는 곳과 대상에 투자합니다. 지난 몇 년간 겪어온 악순환은 미래의 우리를 고통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위기감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워줄 수 있는 제대로 된 대책에 나오기를 바랍니다. 공급의 확대도 필요하지만 매물들을 터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시기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