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인배우에 대한 글을 쓰기 위해 이름을 찾아봐야 할 정도로 내겐 인지도가 없던 사람이었다.
윤세아... 이름이 아직도 낯설기만 하다.
그녀를 처음 본 '프라하의 연인'이나, '연애결혼'에서 그녀의 얼굴이 떠올려지지만 그리 강한 카리스마를 뽐내는 배우는 아니었다.
그러나, '시티홀'을 보며 참으로 오랜만에 연기력으로 인해 놀라봐서, 날 놀라게 한 그녀에 관한 글을 쓰고 싶어졌다.
'시티홀'에서 고고한 역할을 하고 있어서인지 극중 이름도 '고고해'다.
차갑고 살벌한 악역을 하는 그녀의 역할에 비해 웃음이 터지는 이름이다.
차승원이나 김선아에 비해 연기기간이 훨씬 못미침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역할을 아주 잘 소화해내고 있다.
'프라하의 연인'과 '연애결혼' 정도의 필모그라피를 떠올렸었는데,
자세히 찾아보니 '혈의 누'와 '궁녀'에도 출연했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혈의 누'로 데뷔하여 5년 정도의 시간을 가진 연기자 치곤 연기력이 안정적이다.
다른 업종의 방송을 하다가 전업한 누군가들이 첫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겉보기 좋은 연기력을 선보이는 것과 달리
윤세아는 기본기 있고 침착한 연기력이 매우 인상적이다.
2005 혈의 누
2005 프라하의 연인
2006 얼마나 좋길래
2006 스마일 어게인
2006 박치기 왕
2007 궁녀
2008 연애결혼
2009 시티홀
처음 '혈의 누'나 '프라하의 연인'에서 본 첫인상은 순한 이미지였다.
투명한 느낌에 여리고 순수해보여 착한 역에 어울릴 듯 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강하거나 악역을 맡기 시작하면서,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도 변해갔다.
어쩌면 처음부터 그러한 느낌이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변신한 강한 이미지가 잘 어울렸다.
그래서 '연애결혼'에서 감히 넘볼 수 없는 완벽녀의 역할이 잘 어울렸다.
그러나 이번 '시티홀'에서 완전히 몸에 딱 맞는 옷을 입고 나와 몸매를 자랑하고 있는 듯한 느낌의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김선아와 차승원이 닭살돋게 능천스런 연기를 잘 하고 있다면,
윤세아는 살떨리게 차가운 연기를 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유의 똑 떨어지는 발음이 인상적이고 예쁘게 웃는데도 차갑게 미소지어지는 표정이 탁월했다.
고고해 역에 다른 그 어떤 배우들이 대신해서 연기한다고 해도, 그들에 뒤지지 않을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이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가 벌써, 이대로 굳어질 가능성이다.
시청하진 않았지만 '스마일 어게인'에서부터 이 이미지를 구사하며 지금까지 끌어온 것 같다.
이젠 잘 맞춰진 옷을 입은 것처럼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다른 옷을 고르기엔 점점 더 어려움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다시 소화해낼 역량이 아직은 부족해 보이기도 한다.
지금과 같은 이미지로 계속 가도 당장 큰 문제는 없겠지만 드라마 속 사각관계에서 만년 4등이 될 우려가 있다.
냉정하게 윤세아는 투톱이나 원톱으로서의 가능성이 희박해보인다.
훗날 삶의 풍파(?)를 보내고나면 또 모르겠지만, 별다른 굴곡이 없다면 그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 얼마나 욕심을 가지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희박한 가능성이 혹시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아래의 사진은... 그 희박한 가능성에 한 줄기 빛과도 같은 희망이 보이는 이미지다.
슬쩍 캡쳐된 사진이겠지만, 그동안 보아온 얼굴에서 또 다른 이미지를 발견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장래가 기대된다는 말은 못하겠다.
지금 난 그저 '시티홀'에서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는 그녀가 놀라워 글을 시작한 것 뿐이다.
사실, 장래가 그리 밝지 못할 것 같단 생각이 더 많이든다. (혹시나, 갑자기 그 누군가와 결혼을 해버릴지도...)
부디, 나의 이런 생각을 팍팍~ 깨어주길. 한번쯤 소망해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