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8 - 겨자씨vs맥세상

[김익중]

 

[8.겨자씨vs맥세상]

겨자씨 VS 맥세상

톰 사인 지음/현문신 옮김

예수전도단/2001년 4월/370쪽/10,000원

▣ 저 자 톰 사인

작가이자 교사 그리고 기독교 단체와 일반 기관에서 미래연구 분야의 국제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베스트셀러인 『겨자씨 음모(Mustard Seed Conspiracy)』의 저자이다. 워싱턴 대학에서 미국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워싱턴대학과 시애틀 퍼시픽 대학 그리고 풀러 신학대학원에서 교수로 있으면서 ’겨자씨협회‘(Mustard Seed Associates)를 이끌고 있다.

▣ 역 자 현문신

1951년 제주에서 태어나 1973년 연세대 주생활학과를 졸업했다. 1976년 미국으로 건너간 그녀는 뉴욕 안디옥 커넥션의 책임자인 김종원 목사와 결혼하여 두 딸과 함께 뉴욕에 살고 있다. 김종원 목사 부부는 1995년부터 예수전도단(YWAM)의 사역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뉴욕 안디옥 커넥션에서 섬기고 있다. 역서로는 『당신의 문화로 그리스도를 존귀케 하라』가 있다.

▣ Short Summary

이 시대의 뛰어난 미래학자 중 한 사람인 톰 사인은 우리 모두 급변하는 세상 한가운데 격류를 타게될 다가올 세계화의 미래를 전제하여 우리가 대면하게 될 증가하는 도전들에 대처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사례들을 제시하는 한편, 교회가 그 안에 팽배하는 세속화의 세력, 잘못된 이원론적인 제자의 삶과 청지기의 삶을 제대로 규명하여, 현대 문화의 가치관보다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새로운 모델을 창안하도록 창의적인 노력을 할 것을 도전하고 있다.

이 책 『겨자씨 VS 맥세상』은 세계화 과정의 특성을 나타내는 의미로서의 맥세상(McWorld)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우리 모두는 세계화의 과정에서 맥세상의 추진력인 야망과 가치관 대 겨자씨를 심는 소망과 가치관 사이의 역사적인 경기에 뛰어들었음을 선언하며, 완전한 예수님의 재림을 기대하면서 하나님의 나라가 부분적으로 도래하는 것을 보기 위해 세계 전역의 형제 자매와 협력하여 하나님이 우리의 ‘겨자씨’를 사용하도록 초청하고 있다.

▣ 차 례

서론: 폭주하는 차 속에서

제1부 예지 부재의 위기: 미래를 심사숙고하는 것을 배우며

1. 물 속으로 곤두박질하기 : 세익스피어와 함께 파도 타는 법을 배우며

2. 맥세상 : 정상을 향한 경주

3. 사이버 미래로 여행하며 : 새 천년을 향해 지역 사회와 정치에 전선망을 재구축한다

4. 서구 중산층의 바닥을 향한 경주

5. 세계 빈민층의 바닥으로 곤두박질하는 경주

6. 놀랍도록 축소되고 있는 서구 교회의 바닥을 향한 경주

제2부 비전 부재의 위기: 하나님의 미래를 심사숙고하는 것을 배우며

7. 어떻게 해서 곁길로 빠졌는가?

8. 우리는 어떻게 귀향 길을 찾을 수 있겠는가?

제3부 창의성 부재의 위기: 상상력을 심사숙고하는 것을 배우며

9. 새 천년을 위한 기독교인의 삶과 공동체의 재창안

10. 새 천년을 위한 기독교 선교의 재창안

 

서론: 폭주하는 차 속에서

우리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코앞에 닥친 다급한 상황에서 격류를 타며 살고 있는가? 새 천년으로 진입해 들어갈수록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격류를 타게 되며, 변화의 속도는 더욱더 빨라질 것이 분명하다. 이 같은 빠른 변화는 매우 어수선하고,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며, 방향 감각의 혼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렇게 엄청난 시대의 조류에 가정의 부모나 목회자, 혹은 기독교 지도자들이 새 천년에 맞게 될 도전들을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원한다면, 삶을 사는 방식과 믿음을 실천하는 방식을 새롭게 창조해야 하고 우리의 고정 관념을 초월하여 생각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또한 오늘날 하나님이 이 세계에서 어떻게 일하고 계신지 주의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런 후에 하나님이 세상을 새롭게 하고자 일하시는 생생한 현장에 우리가 어떻게 뛰어들 것인지 창조주 하나님께 가르쳐 주시도록 기도해야 한다.

우리가 세 세기로 질주해 들어가는 이때에 변화에 힘을 실어주는 주요 추진 세력 중의 하나가 바로 ‘세계화’이다. 지구 전역에 전기 통신망이 구축되면서 위성, 팩스, 인터넷 통신이 세계적으로 단일 체계화되고 있다. 세계 경제 질서가 신속히 확립되면서 매일 1조 5천억 달러가 전 세계적으로 숨가쁘게 거래되고 있다. 역사상 최초로 거의 모든 국가들이 자본주의 경기에 뛰어들어 선두를 달리려는 경쟁을 시작한 것이다. 맥도날드 상표는 이제 코카콜라 상표를 앞질러 전 세계에 가장 잘 알려진 상표가 되었다. 내가 사용하는 ‘맥세상(McWorld)’이라는 용어는 세계화 과정 자체뿐 아니라 이에 관한 공통적인 의견을 통칭하며, ‘겨자씨와 맥도날드 세상간의 경쟁’을 말할 때 그것은 주로 세계 미래에 관한 판이한 두 개의 비전과 두 가지 체계 간의 경쟁을 의미한다.

이 책에서 나는 현대 사회의 가치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세계 방방곡곡의 기독교인들, 특히 청년층들이 겨자씨의 소망과 가치관 대 맥도날드 세상의 꿈과 가치관 사이에서 둘 중 하나를 택일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 닥칠 것을 예고하고 있으며, 또한 우리가 우선순위를 바로 정할 때 하나님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사용하시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비전은 세계화를 통한 혜택에 있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데 있다는 사실을 제시하고자 했다. 겨자씨의 변혁 운동에 헌신하도록 우리 모두는 부름을 받고 있다.

제1부 예지 부재의 위기: 미래를 심사숙고하는 것을 배우며

1. 물 속으로 곤두박질하기

믿기 어렵겠지만,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파도타기에 깊은 통찰력이 있었던 사람이다. 그는 희곡 「줄리어스 시저」에서 이런 말을 한다. “세상 만사에는 조류라는 것이 있어서 밀물을 타면 운 좋게 갈 수 있지; 세상 살다 보면 간조도 만나고 불행도 겪게 마련이야. 우리는 지금 만조가 된 바다에 떠 있네. 상황이 유리할 때 물결을 타지 않으면 우리의 모험은 수포로 돌아갈 것이라네.”

요즘처럼 급변하는 시대에 셰익스피어와 함께 파도 타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 곤두박질하게 된다. 미래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우리에게는 오직 두 갈래 길만이 있을 뿐이다. 그 하나는 미래를 현재 상황의 단순한 연장으로 간주해 변화를 완전히 무시하는 삶을 살고 자녀를 양육하고 단체를 운영하여 계속 물 속에 곤두박질하거나, 아니면 밀어닥치는 변화를 예측하려고 최선을 다하면서 그것들에 대처할 시간적 여유를 가지는 것이다. 기업의 미래를 연구하는 웨인 버칸은 “항상 변화하고 있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한다.

변화를 예측하기 위해 기독교인들이 추구하는 첫 번째 방법에 대해 세상의 미래학자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은 살아계실 뿐 아니라 인류의 역사에 활발하게 개입하고 계심을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변화를 이해하는 첫 번째 방법은 성경이 하나님에 대하여, 그리고 변혁을 가져오는 겨자씨의 성장에 대하여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지를 토대로 하여 하나님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일하고 계신가를 주목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예지적인 지도력을 행사하는 첫 번째 방법은 인류 역사상 하나님이 겨자씨의 침노를 통하여 어떻게 역사하셨는지 분별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교만함을 물리치시고 미약하고 평범한 자를 통해 세계를 변화시키시는 하나님 뜻에 발맞춰 나가는 것이다.

『횡재를 팝니다』의 저자 윌리엄 셔든은 우리가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의 시나리오를 감안하여 그에 따른 계획을 세우면서 미래를 간과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아야한다고 말한다.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수많은 방법들 가운데 기독교 지도자들이 이용가능한 특정한 도구 몇 가지를 추천하려고 한다:

① 추세 예측 - 현 추세를 바탕으로 예측하는 것

② 문제 분석 - 미래를 내다보면서 예상되는 10-15개의 중요한 문제를 선별하여 관측하는 것

③ 델파이(Delphi) 여론조사 - 미래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 예측하는 것

④ 직관적 통찰 - 미래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 주관적인 예감에 의존하는 것

⑤ 선지적 통찰 - 교회 공동체 안에서 미래에 대한 선지적인 통찰력을 사용하여 예측하는 것

⑥ 환경 예측 - 경제적, 인구통계적, 기술적, 정치적, 문화적인 추세를 점검하여 이를 토대로 5-10년 동안 그들의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예상하는 것

⑦ 시나리오 예측 - 믿을만한 자료에 근거, 미래에 관한 서너 가지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것.

2. 맥세상: 정상을 향한 경주

미래에 있어 우리의 삶, 가정, 교회 그리고 세상의 모습을 형성할 가장 큰 세력은 세계화라는 것이 나의 견해이다. 어쨌든 세계의 거의 모든 국가들이 경제 성장과 효율이 최상이라고 여기며 이 치열한 경쟁에 너나없이 뛰어들었다. 좋든 싫든 우리는 이 로켓에 승선하고 있다. 유럽 연합(European Union)과 유로(Euro)화의 탄생은 이런 조류의 확실한 한 예이다. 이 논리에 동조한다면, 우리는 단지 세계 자유 기업과 세계 자유 무역이라는 쌍둥이 로켓에 우리의 삶과 미래를 맡기기만 하면 된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세계화를 단순히 국경없는 초국가적 경제를 창설하여 자유로운 물품 및 서비스를 교환하는 것이라고 여기지만 세계화는 그것 이상이라고 확신하는 사람들도 있다. 예를 들어, 『지하드 대 맥세상』에서 벤자민 바버는 맥도날드 세상의 설계자들은 맥세상의 핵심 가치관을 반영하는 새로운 세계 문화를 개발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장기 호황 시나리오에 따른 기회와 도전을 위해 지도자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준비시킬 수 있는가? 장기호황 시나리오에 대비해서 지도자들은 기독교인들이 소비자 문화의 유혹에 대처하고, 우선순위를 바로잡고, 청지기의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한 교육자료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장기호황 시나리오에서 부유한 교회는 국내외의 빈곤한 교회와 협력하여 소규모 사업과 신용조합을 창설함으로 빈곤층들이 가족과 적절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장기호황 시나리오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결과 중의 하나는, 그것이 우리가 환경 자원을 남용하고 파괴하는 속도를 현저하게 증가시키리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독교 지도자들은 복음적 환경 네트워크(Evangelical Environment Network)와 같은 단체와 협조하여 피조물을 보호하는 책임을 재삼 강조해야 할 것이다.

한편, “지난 10년간 미국에 놀라운 번영을 가져왔던 세계 자본주의 체제는 붕괴 일보 직전에 있다”라고 국제적인 금융가 조지 소로스는 말한다. 그의 신간 『세계적 자본주의의 위기』에서 소로스는 이 새로운 세계 경제 질서를 관리하는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세계 경제가 점진적으로 와해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심각한 우려 중의 하나는 우리 모두가 단일 세계 경제로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면서 더욱 취약해졌다는 것이다. 상당수의 저자들이 이 새로운 단일 경제 질서는 이전 것보다 더 불안정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들은 많은 국가들의 경제가 서로 더 밀접하게 되면서 그 직접적인 결과로 불안정성이 더 높아지며, 이러한 밀접한 관계들은 실제로 아무런 합의된 규칙 없이 형성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세계적 와해는 우리 모두로 하여금 ‘대형 충돌사고’가 어떤 것인지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새롭고 더욱 변수가 많은 세계 경제 질서 안에서 우리가 얼마나 취약한지 깨닫게 하리라고 생각한다.

나는 『겨자씨 음모』에서 “1980년에 5대4라는 역사적인 결정으로 대법원은 실험실에서 제조된 새 생명의 형태가 특허로 등록될 수 있다고 결정했다. 그 결정은 완전히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전조가 되었다.”라고 기술한 적이 있다. 그 역사적인 결정 이후 기업들은 그들의 개별적인 경제 이익을 위해 새로운 생명 형태들 뿐만 아니라 식물, 동물, 심지어는 인간의 유전자물까지도 특허를 받았다. 인간의 DNA조차도 상품으로 왜소화되었다. 소수의 기업이 세계적인 씨앗 보급과 식량 분배망을 지배할 때 우리 모두는 더욱 안전한가? 이런 우려는 식품 공급의 통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맥세상이 지배하는 미래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제기된다.

맥세상의 지도자들이 경제성장과 효율을 최선으로 간주하는 견해를 가짐으로써 피조물은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사용되는 단순한 자원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것은 하나님이 지으신 피조물의 신성한 가치를 저하시킬 뿐 아니라 환경의 많은 영역을 파괴하고 있다. 기독교 지도자들은 장기 호황이나 점진적 와해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것 이외에도 맥세상의 미래의 커다란 부분을 차지할 대형 지구 경매에 대항하도록 사람들을 준비시켜야 한다. 경제주의는 궁극적 가치의 원천이 아니고 맥세상은 우리의 진정한 본향이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는 더 나은 본향을 향해 가는 순례자들이 아닌가?

3. 사이버 미래로 여행하며

단일 경제 질서와 단일 전자망의 연결로 인해 지역 사회 안에서의 대인관계와 정치적인 통치방식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이미 TV, MTV, 비디오게임 그리고 이제는 인터넷에 깊숙이 발을 들여놓고 있다. 폭력적인 비디오게임과 미디어에 대한 부모들의 걱정이 높아가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사이버 공간 내의 삶이 제공하는 기회와 위험에 대비해 그들을 어떻게 준비시킬 수 있는가? 미래의 주요한 움직임 중의 하나는 이웃 공동체를 찾는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과 사이버 공간을 이용하리라는 것이다. 캐나다 맥길대학교의 글렌 카트라이트는 인간의 정체성과 인간관계에 이와 같은 첨단 기술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21세기는 첨단 기술이 초래한 불만의 시대가 되어 외로움, 고립감, 무기력과 분리감이 증가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결론짓는다. 그렇기 때문에 연결이 용이하고 유혹적이며 폭력적인 사이버 미래에서의 젊은이들의 삶을 위한 새롭고 창의적인 방법들이 절실하게 요망된다.

우리는 단일 세계의 사이버 시대로 급속히 진입하고 있다. 닐 포스트맨은 이러한 사이버 시대에 도덕적 밑받침이 되는 초월적인 공통 견해나 통제할 수 있는 근본적인 사회 제도가 없다는 것을 걱정한다. 보편적으로 어린이들은 일 주일에 적어도 20시간 가량을 TV를 시청하는데 소비하고, 또 많은 시간을 CD나 비디오게임, 인터넷에서 보내고 있다. 일주일에 한 시간 주일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맥세상의 무차별한 공격을 대항하는 데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리라고는 믿는 것은 웃음거리 밖에 되지 않는다. 가정과 지역 사회를 묶는 기독교적 양육에 대한 보다 신중한 접근 방법이 강구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통신의 세계화는 우리의 대인관계 방식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우리가 정책을 수행하는 방식도 분명히 바꿔놓고 있다. 맥세상의 건축가들은 우리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주요세력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여 직접적인 형태의 대의 정부를 구축하는 데 지지하고 있다. 시민들의 의사가 자신이 속한 지역 사회와 국가뿐 아니라 세계적인 정책 결정에도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이 참여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데 있어서 인터넷이 유용하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국가가 지구상에 유토피아를 창조할 수 없다는 회의주의에 나는 공감한다. 자유 시장이 맥세상의 추종자들이 약속하는 유토피아를 조성할 수 있다는 입장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회의적이다. 단일 민족국가의 등장 이래 정치력의 중앙 집권화가 초래한 비참한 결과를 우리는 여러 번 목격했다. 우리는 현재 전례 없이 경제력이 중앙 집권화되는 것을 목도하기 시작하고 있다.

4. 서구중산층의 바닥을 향한 경주

UN의 인류 발전 보고서(Human Development Report)에 의하면, “세계 소비는 1998년에 사적, 공적 소비를 모두 합쳐 24조 달러로 1975년의 두 배, 1950년의 여섯 배에 달하는 20세기에서 유례없는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맥세상이 얼마나 빠르게 지구 전역에 부유층과 중산층을 대상으로 대형상가를 개설하여 도저히 믿지 못할 정도로 폭발적이고 다양한 선택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지 그저 놀랍기만 하다. 맥세상은 더 많은 당신의 삶과 돈을 원한다. 그들은 ‘만족하지 않는 소비자’(dissatisfied consumers)라는 영원한 계층을 창조하는 시장 전략을 계발했다. 소비자들의 새로운 욕구를 창출하는 유일한 방법은 사람들이 가치관을 바꾸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지난 70년간 기업 세계는 우리의 가치관과 욕구를 바꾸도록 설득하는데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반면, 교회는 이것을 거의 감지하지조차 못하고 있는 듯하다.

“사람들로 하여금 당신의 상품을 충성스럽게 사는 소비자가 되게 하려면 그들이 5살이 되기 전에 마음에 강한 인상을 심어 주어야 합니다.”라고 한 마케팅 간부가 기업 연수 시간에 충고한다. 4살, 5살, 6살 짜리 아이들에게 ‘걸 파워(Girl Power)'라는 이름으로 자기 상표를 아이들 안에 인식시키는 일을 처음으로 시작한 사람은 스파이스 걸스(Spice Girls)라는 영국의 팝 그룹인 것 같다. 영국 북부의 한 초등학교 교사의 말에 의하면, 학생들이 유행하는 상표가 부착된 옷을 입지 않은 친구들을 멸시한다고 한다.

광고업계는 인구의 최첨단에 있는 2천 7백만 명의 13～19세까지의 청소년들을 ‘Y세대’라고 명명한다. “Y세대는 부모들로부터 많은 용돈을 받을 뿐만 아니라 또한 단시간 내에 최저 임금을 받는 직업을 쉽게 얻을 수 있다. 그들은 TV와 쇼핑센터 그리고 친구들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접하게 된다. 그들은 풍요함을 정상적인 것으로 여기면서 자라난 세대이다.”

경영학이나 컴퓨터 계통의 학위를 가지고 있는 청년들은 여기 저기서 오라고 부른다. 이 청년들은 초봉부터 매우 높게 책정된다. 그러나 대다수 청년들의 직장들을 살펴보면, 다수가 맥직업이거나 임시 직장이어서 행여라도 병에 걸리게 되면 해고당하게 된다. 몇몇 소수의 젊은이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영국과 뉴질랜드에서는 학자금 부채를 안고 졸업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영국 뉴질랜드, 호주, 캐나다와 미국의 많은 젊은 사람들이 수입의 절반 이상을 월세나 주택 융자금 상환에 사용하고 있는 사실을 발견한다. 정부 차원의 건강보험이 시행되고 있지 않은 미국에서는 4천만 명의 사람들이(주로 청년들) 건강보험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일단 뜻밖의 건강상 문제가 발생하면 십중팔구는 경제적 파탄을 초래하게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나 기독교 대학, 캠퍼스 사역, 그 어디서도 새 천년에 그들이 맞닥뜨리게 될 경제적 현실에 대해 그들을 준비시키는 곳은 없다,

1946년에서 1964년에 태어난 7천 7백만 명의 강인한 베이비 부머(Baby Boomers)들은 현재 자녀를 낳고 양육하느라 분주하다. 인구 붐 세대는 2010년에 은퇴하기 시작할 것이고, 만약 그때까지 사회 보장제도와 의료 혜택제도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마지막 붐 세대가 은퇴하는 2030년이 될 즈음의 상황은 거의 참상에 가까울 수도 있다. 사회보장제도 관계자들의 예상에 의하면, 2030년에는 지불액과 기금 수익 사이에 2천 3백 3십억 달러의 결손이 있을 것이라고 추산한다. 대대적인 개편과 수정 작업이 없이는 모든 서방 연금제도는 ‘붐 세대의 노화’라는 복병의 공격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그리고 젊은 세대들은 그 비용을 감당하느라 옴짝달싹 못할 것이다.

만약 장기호황이 지속된다면 경제 계층의 중간에 속하는 우리는 틀림없이 부유함을 누리는 혜택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부유함이 많은 사람들, 특히 청년들에게 큰 대가를 지불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나를 근심케 한다. 많은 사람들이 더 바빠지고, 더 소비문화에 빠지게 되고, 더 심각한 부채의 늪에 빠져 영적인 세계에서 점점 더 동떨어진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정상을 향한 경주는 바닥을 향한 경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전(前) 미국의 교육부 장관인 윌리엄 베네트는 이와 같은 경제의 정상을 향한 경주가 우리의 가장 깊은 열망을 채워줄 것인가 아니면 우리의 삶과 영혼을 파괴할 것인가라는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기독교 지도자들은 맥세상의 주창자들이 우리의 돈과 시간을 더 요구할 미래에 대비하여 교회와 기독 공동체 내의 중산층과 그 자녀들을 준비시켜야 한다. 이 상인들은 우리의 가치관을 바꾸는 것만이 우리의 소유욕을 증대시킬 유일한 길임을 간파하고 있다. 우리는 실제로 세속주의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음을 교인들과 자녀들에게 인식시키고, 사람들이 맥세상의 메시지를 해독하고, 소비를 지양하며 부채에서 속히 벗어나 삶을 복음사역에 더 투자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삶의 우선순위를 신앙에 두고 있는지 점검하고, 맥세상에 대항하는 공동체를 조성해서 유혹에 대처할 뿐 아니라, 청지기교육을 실행하여 현대문화의 유혹에 대처하는 창의적인 대안책을 제공해야 한다.

5. 세계 빈민층의 바닥으로 곤두박질하는 경주

이 장에서는 세계경제 사다리의 아랫부분에 위치하고 있는 사람들이 세계화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최근의 세계 경제 성장이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는 많은 빈민층과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었다는 증거는 여실하다. 그러나 세계적인 경제상승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의 세계 빈민들이 낙후된 삶을 영위하고 있는데, 정상을 향한 세계적인 경주는 자산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유리하지만 자산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불리한 경주이다. 자산이 없이는 정상을 향한 경주에서 경쟁할만한 힘이 없으며, 가난한 지역에 사는 많은 사람들의 미래는 비관적이다.

자유시장경제가 상품과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생산하는데 눈부시게 기여하는 ‘탐욕’은 또한 빈곤층과 겨우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에게 공평한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 이 타락한 세상에서 부와 권력을 얻은 사람들은 대개의 경우에 경제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을 희생시켜가면서 그것을 사용하여 더 많은 부와 권력을 얻고자 한다. 그것이 이 게임의 논리이다. 신앙과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개입하지 않는 한, 자유 시장과 자유 무역은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절대로 개선하지 못할 것이다.

『바다 경작(Plowing the Sea)』은 중요한 책으로 맥세상의 표준화된 경제 처방이 빈곤 국가의 실제적 어려움을 다루는 데는 부적합하다는 강력한 주장을 편다. 기업주들과 정치가, 그리고 교회의 지도자들의 동정적인 조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정상을 향한 세계적 경주는 많은 가난한 이웃의 삶을 밑바닥으로 곤두박질하게 하는 경주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일정 수준의 생활 양식을 누리기 위해 세계의 빈민들은 교육과 경제적인 기회가 필요하다. 빈곤국가는 그들의 자원을 이용하여 양질의 경제 상품을 만드는데 더욱 혁신적인 소규모 벤처기업을 그들 지역 안에 창업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급증하고 세계적으로 정부의 구호는 감소하는 현실에서 우리 기독교인들이 가장 취약한 이웃들을 위해 정의를 구현하는 성경적인 부르심을 따르는 것은 필수적이다.

만일 교회, 자원봉사 단체, 그리고 개인들이 소외된 이들을 위해 서로 협력하지 않는다면 다시 한 번 서방 국가, 특히 미국의 극빈자들에게 정상을 향한 이 경주는 바닥으로 곤두박질하는 경주가 될 것이 뻔하다. 성경은 우리의 주변이나 세상에 살고 있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곤경을 무시해 버리는 무감각함에 대해 하나님의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어려움이 산적해가는 세상의 빈민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자로서 중산층 교회가 빈촌의 교회와 손을 잡고 21세기에 교육적, 경제적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6. 놀랍도록 축소되고 있는 서구 교회의 바닥을 향한 경주

이 장에서 나는 서구 교회 내의 출석률과 헌금 규모의 변화를 감안할 때, 교회가 새 천년에 닥칠 도전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하게 된다. 세계복음화라는 측면에서 우리는 전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후퇴하고 있음을 기억하자. 세계인구가 세계의 교회 수보다 더 빨리 증가할 것이고, 또한 맥세상의 상인들이 세계 청소년 ‘전도’에 눈부신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에 2010년까지 교인 수는 27퍼센트 감소할 것이고, 그 후에도 계속 감소할 것이다.

미래를 바라볼 때 우리는 서구 교회가 놀랍게 축소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청소년들의 공동(空洞)현상으로 인해 20년 이내에 서구 교회는 더 급속한 쇠퇴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인간의 필요는 더 산적해질 것이 분명한 맥세상의 미래에 교회가 쇠퇴해간다면 어떻게 서구 교회가 국내외의 선교 사업을 확장시킬 수 있겠는가? 현재의 추세를 뒤바꾸는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교회는 21세기의 초기 20년 동안 교인 수가 급격히 줄어들 뿐 아니라 선교 사역에 투자할 시간과 자원이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나의 안타까운 결론이다. 교인 수 감소는 하나님 나라를 추진하는데 필요한 시간과 돈이 자동적으로 감소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21세기에 교회를 이끌 35세 이하 인구도 현격히 줄어들고 있다. 우리가 보았듯이, 청년들의 실제 수입과 그들의 소비성향이 변했기 때문에 그들은 나이든 세대들보다 교회 일에 투자할 시간과 재정이 적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청년들이 더 장시간 일하고, 더 많이 소비하라는 맥세상의 압력에 빨려들어 간다면 그들이 하나님 나라의 일에 투자할 자원은 그만큼 적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추세 하에서 35세 이하의 사람들은 교회와 선교를 위한 헌금 수준을 현재보다 증가시키기는커녕 현 수준을 유지하기도 힘들 것이다.

과거 28년 동안의 헌금에 대한 연구는 미국 내의 주류교회와 복음주의 교회의 두 그룹 모두 구제비가 감소됐음을 보여준다. 이들의 예견은 참으로 경종을 울린다. “만약 지난 28년 간의 헌금 양상이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2045년에는 교인 일 인당 구제비가 소득의 0퍼센트에 달하게 될 것이다.” 이런 직선적 예상이 실현될 것 같지는 않지만 헌금의 하락 추세는 기독교 지도자들 모두가 우려해야할 뿌리깊은 문제이다. 우리는 깨어나야 한다! 나는 이 평가가 서구 교회 지도자들에게 경종을 울리기를 기도한다.

제2부 비전 부재의 위기: 하나님의 미래를 심사숙고하는 것을 배우며

오늘날 사회와 교회가 당면하는 가장 큰 위기는 비전 부재의 위기라고 확신한다. 우리 모두는 존재의 목적과 의미를 찾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듯하다. 내가 사용하는 ‘비전’이라는 용어는 구름 속에 감춰져 있는 영적인 그 무엇인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간단히 말해, 그것은 우리 자신과 또 우리가 아끼는 사람들을 위해 희망하는 더 나은 미래상을 의미한다.

비전 부재의 위기는 전적으로 성찰 부재의 위기라고 나는 믿는다. 우리는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우리가 왜 하는지 충분히 생각해 보지 않는다. 이것은 특히 교회 안에서 더욱 문제가 된다고 믿는다. 오스 기니스는 그의 통찰력 있는 저서 『건강한 신체, 나태한 정신』에서 다음과 같은 현상을 진술한다. “기독교적인 사고를 하지 못함으로 인해 복음주의자들은 문화를 창조하는 사람이 되는 대신에 모방자와 적응자의 역할을 감당할 수밖에 없었다. 성경에 따르면 그것은 세상적이고, 세상을 따르는 것이며, 분명히 비기독교적이다.“

비전 부재는 하나님의 새로운 질서를 참되게 전할 수 있는 능력을 빼앗아가 버렸고, 또한 믿음, 교회, 제자도에 대해 문화와 타협하도록 하는 관점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것은 또한 우리를 맥세상이 선전하는 메시지에 더욱 취약하게 만들어 교회의 출석과 헌금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가 서구 교회 내 비전 부재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하나님이 의도하신 모형을 문화적으로 타협한 그림자 같은 존재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소망이나 돌아갈 고향에 대한 이상을 제시해 주지 못할 것이다.

7. 어떻게 해서 곁길로 빠졌는가?

월터 부르그만은 이스라엘 자손들이 바벨론에서 포로생활을 할 당시에 고향에 관련된 또 다른 문제에 당면했다고 말한다. 그들이 심각한 기억 상실증에 걸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낯선 나라 그리고 고향이라고 여기게 된 나라, 그들이 동화해 버린 나라”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망각했다. 이 문화적 기억 상실증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선지자 이사야는 말씀을 선포했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예루살렘으로 귀향할 것을 명했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 한 분만이 역사의 주인이심을 명확히 드러내기 위해 여호와께서 바벨론의 교만과 허세를 꺾으실 것이라고 선포했다.

어느 시기이든 모든 기독교인들은 우리의 믿음을 무너뜨리고 우리의 삶을 세속화시키려는 세력들과 대항하는 전투를 한다. 우리가 제자도를 잘못 이해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대항해 싸우는 권세와 정사들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나는 믿는다. 우리는 우리 안에서 팽배하는 세속화의 세력을 규명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결과로 교회 출석 인원과 헌금이 감소되는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었다. 세속주의의 근원은 인본주의적 시대보다도 계몽주의 시기에 더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 현대 문화의 세속화 영향으로부터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서구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탈선했는가를 좀더 정확히 규명하는 길밖에 없다.

또한, 우리의 진정한 잘못은 이원론적인 제자도와 청지기의 삶에 아무 생각 없이 동조한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그리스도의 주 되심을 이해하는 사람들마저도 직장에서 승진하는 것이 우선이다. 교외 주택에서의 안락한 생활이 우선이다. 자녀들을 여러 가지 활동에 참여시키는 것이 우선이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우리의 수입, 직업 그리고 사회적 신분에 따라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경향이 있다. 이원론의 또 다른 면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일이 직장 승진, 여가 생활, 자녀의 특별 활동 등 안정된 삶의 정상을 향한 등반 여정에서 경건의 윤활유 정도로 취급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아침에 15분, 그리고 주일 2시간 정도만을 그리스도를 따르는데 투자할 뿐이다. 그 결과 우리의 삶은 종종 맥세상을 움직이는 병적인 야망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 기독교인들도 세속적인 이웃들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더 많이 소유할수록 더 나은 인간이 된다는 개념에 매수당한 것 같다. 때때로 물질주의를 비난하면서도 자수성가의 꿈에 대한 야망은 아직도 우리의 삶과 가정의 방향을 결정짓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미국의 기독교인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주는 분명한 메시지는 물질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이버 종교나 뉴에이지가 우리의 젊은이들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맥세상 내의 새로운 종교적 성소가 되어 버린 쇼핑센터가 그들을 빼앗고 있다. 연령의 높고 낮음과 관계없이 너무나 많은 미국 기독교인들이 맥세상의 ‘탐욕’을 겨자씨의 ‘섬김의 정신’보다 우선시하는 현대 문화의 우상에 굴복하고 있다.

매일 새로운 맥세상의 경제가 우리의 삶과 지구상의 구석구석에 침투하는 것을 목격하지만 우리 모두는 삶의 궁극적인 의미와 목적의식을 주는 어떤 종착지를 열망하는 사람들이다. 하나님을 따르는 자로서 우리는 보다 나은 땅을 찾는 망명자들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한다. 우리는 사람들을 전인적 믿음으로 제자화하면서 각 시대의 바벨론의 위력을 파헤쳐 그것의 교만을 드러내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다른 망명자들과 협력하여 현실을 지배하는 악취가 아니라 하나님의 새로운 질서의 향기를 풍기는 새롭고 경이로운 공동체를 창조해야 한다.

8. 우리는 어떻게 귀향 길을 찾을 수 있겠는가?

확실히 인간이 가진 열망 중의 하나는 고향을 그리는 마음이다.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우리 안에 우리가 소속한 곳, 우리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곳, 삶의 모든 부분에 강한 의미를 주는 곳인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심어 놓으셨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의 귀향 잔치의 비전에 사로잡히도록 살아계신 하나님의 영이 우리의 상상력 안에 역사하시기를 구한다.

경제적 세계화의 혹독한 지배 그리고 유래없이 큰 규모의 상업의 정복이 도사리는 미래로 진입할 때, 맥세상의 배후에 있는 정사와 권세에 도전할 힘이 하늘과 땅에만 있다고 믿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나는 창조주 하나님이 비천한 사람과 겸손한 사람들을 통하여 이것들과는 다른 세계화의 모델을 성취하고자 실제로 조용히 계획을 실행해 나가고 계신다고 확신한다. 성경은 하나님의 계획이 세계적인 대형 쇼핑 센터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구속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임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그것은 현존하는 나라인 동시에 또한 미래에 장차 다가올 나라이기도 하다.

예수님은 자신의 사역 초기에 고향의 회당에서 자신을 따르는 무리들에게 자신의 소명을 밝히셨다. 예수님은 자신이 하나님의 메시아가 된다는 것은 하나님께 헌신하는 것뿐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들과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목적에 헌신하는 것임을 아셨다. 예수님은 그의 취임 연설에서 하나님의 미래가 지금 도래했고, 예수님 자신이 새롭게 창조된 미래의 본향으로 우리를 인도할 자임을 공포하셨다.1세기에 예수님을 따랐던 제자들과 같이 우리는 하나님께 헌신하는 것뿐 아니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주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목적에도 삶을 헌신해야 할 것이다. 전인적인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목적 의식에 근거해 개인의 전반적인 삶을 재정비해야만 한다. 선교는 선택이 아니라 삶의 핵심이다.

제3부 창의성 부재의 위기: 상상력을 심사숙고하는 것을 배우며

새 천년으로 진입하는 이때 미국의 교회 내에는 근본적으로 바른 궤도에 있다고 여기는 견해가 팽배하다. 그러나 영국, 호주 그리고 뉴질랜드에서는 교회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고 불확실한 미래의 새로운 도전에 더욱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재창안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고조되고 있다. 나는 이러한 재창안의 과제에 직접적 도움이 되는 자원이면서도 충분히 사용되지 않는 것 중의 하나가 ‘창의력’이라고 확신한다. 이 창의력의 위기는 우리의 삶과 가족뿐 아니라 우리 교회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친다.

솔직히 말해서, 선교를 이끄는 지도층과 선교학자들까지도 창의적이 되는 것보다는 선교를 향해 어떤 대열에 편승하려는 접근 방법에 얽매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선교단체나 교회 혹은 개인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삶이나 선교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데 도움이 되는 자료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다. 마지막 두 장에 걸쳐 나는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창의적이 될 수 있는지 보여줌으로써 규모 없는 혁신을 지양하도록 도전한다. 나는 우리의 창의력을 두 가지 목적, 즉 성경적 목적을 진척시키는 새로운 방법을 창안하기 위한 목적과 내일의 도전에 반응하는 새로운 방법을 창안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미국내의 메노나이트 신도들은 VORP(Victim Offender Reconciliation Program : 피해자 가해 프로그램)라는 새로운 사역을 창안했다. 단적인 예로, 이 프로그램을 통해 메노나이트 신도들은 도둑 맞은 사람과 그 일을 행한 청소년을 한 자리에 모은다. 그들은 화해와 손해 배상을 위해 서로 노력한다. 때로는 도둑을 맞은 피해자가 젊은 범법자를 대학에 보내 그의 삶에 새로운 방향 감각을 가지게 하려고 재정적인 후원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조류에 편승하는 혁신이 아닌 성경적 목적에 기인한 모델을 창안하려고 방향을 바꾸는 기독교 지도자라면 누구나 현대 문화의 가치관보다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새로운 모델을 창안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어떻게 자신에게 능력을 주시는가를 보고 놀라게 될 것이다.

9. 새 천년을 위한 기독교인의 삶과 공동체의 재창안

맥세상의 미래가 주는 도전들은 우리가 예수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어떻게 삶을 살고, 자녀를 양육하고, 지역 사회를 형성하는지를 파격적으로 재창출하도록 요구한다. 우리가 지금 이대로 점차 와해되는 미래로 인도된다면, 서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아시아나 러시아의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유발했던 것과 같은 동일한 혼란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교회는 호경기와 불황을 대비해 사람들을 준비시킬 필요가 있다.

실질적인 면에서 그리스도의 몸이 되고, 공동체를 만들어 소비자 상품, 연금, 혹은 상해 보상들을 위해 핵가족이 따로 책정해야하는 자원을 절약할 수 있게 하라. 그러한 모델의 주요 혜택 중의 하나는, 경제적인 주거 공간을 건축하고, 저리(低利)의 융자를 제공하고, 서로 보살피는 것을 통하여 월 생활비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거주자들은 예배, 기도, 사역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들의 전 생애가 하나님의 새로운 겨자씨 질서의 증인이 될 것이다. 맥세상의 증가하는 압력에 대비해 우리 모두는 우리를 깊이 알고, 사랑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공동체에 속해야할 필요가 있다. 나는 구제에 전념하는 강하고 상호 후원적인 기독교인 공동체를 세우는 것이 21세기 교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가 되리라고 확신한다.

북미에서 약 100년 동안 기독교인들에 의해 실천된 협동 모델의 절약 운동을 한번 살펴보자. 그들은 협동적인 생활 양식의 결과로 자신들의 생활비를 단독 주택에서의 생활비와 비교하여 현저하게 감소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웃과 연결된 침실 3개 짜리 집을 건축하는데 드는 비용은 단지 3만 2천 달러에 불과하다. 이것은 많은 시간과 재정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 공동체에 속한 가족들은 코소보에 있는 가난한 사람들과 미국 내의 도시 사역을 위해 많은 재정후원을 하며, 매주 몇 시간씩 교도소를 방문하고, 빈민들을 섬기고, 이웃에 있는 노인들과 장애자들을 위해 집안 일을 돌보아 주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공동체와 청지기 삶의 모델을 통해 하나님이 맡기신 시간과 재정을 관리하는, 더 나은 청지기가 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10. 새 천년을 위한 기독교 선교의 재창안

영국의 신학자 알리스터 맥그라스는 히틀러가 통치하던 독일의 가치관을 묵묵히 후원하던 기독교인들을 거론하며 문화적 수용의 위험에 대해 단도직입적인 언급을 했다. 교회는 우리의 영적 필요를 충족시키고 우리를 믿음의 공동체에 소속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 문화의 가치관들을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돕기 위해 존재한다. 그리고 성경은 교회가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상기시키고 있다. 우리는 지배적인 문화의 가치관을 파괴하고 하나님의 새로운 질서의 기쁜 소식을 우리의 말과 행동을 통하여 나누고 전해야할 사명이 있다.

우리가 가진 이원적인 믿음의 중심에는 바로 미래에 대한 이원적인 비전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 중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구속의 목적은 구름 속에 존재하는 비물질적인 내세를 위하여 육신과는 구별된 혼을 구하는 것이라는 편협된 견해를 받아들였다. 이로 인해 의도하지 않은 선교 사역의 이원적 접근 방식이 대두되었다. 이원적인 기독교의 모델이 선교에 끼치는 나쁜 영향은, 복음이 단지 개인의 믿음에만 국한된다는 편협하고 개인적인 영적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는데 있다. 굶주린 자를 먹이고 옥에 갇힌 자를 방문하라는 부르심은 하나님의 목적을 분명하게 전한 선지자 이사야가 가졌던 비전의 한 부분이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우리 개인의 삶의 변화뿐만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상호 간에 대인 관계를 맺고 있는가를 포함한 우리의 지역 사회의 변화에도 관심을 가지고 계신다고 가르치고 있다. 제임스 메츨러는 말한다. “하나님의 모든 사역의 목적은 자신의 피조물 안에 샬롬을 회복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개인적인 삶의 변화 이외에 우리의 분열되고 곤경을 겪고 있는 지역 사회를 하나님의 새로운 공동체를 반영한 수많은 샬롬 지역 사회로 변모시키기를 원하신다.

우리는 초고속으로 변할 새 천년으로 접어들고 있다. 교회가 이 세상에서 그 사명을 신실하게 감당하기 위해서는 예지와 비전 그리고 상상력을 가지고 이끌어나갈 지도자들이 필요하다. 우리가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세계화는 우리에게 다양한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제시한다. 우리가 만일 우리 삶과 우리 교회 자원의 사용을 진지하게 그리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재정비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새로운 기회를 바르게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만약 우리가 새 천년의 도전에 대처하고자 한다면 우리의 삶과 교회 그리고 선교 프로그램을 파격적으로 재창안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나님은 우리 삶의 중심에 자수성가의 꿈과는 전혀 다른 꿈을 갖기 원하신다. 하나님의 꿈은 새롭게 조성된 본향의 세계로 우리를 초청하시는 것이다. 그것은 공동체 안에서 하나님의 은혜와 성령의 능력으로 하나님의 위대한 귀향 잔치의 소망과 기대를 극대화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완전한 혼인 잔치가 벌어질 예수님의 재림을 기대하면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 시간에 부분적으로 도래하는 것을 보기 위해 세계 전역의 형제 자매와 협력하여 하나님이 우리의 겨자씨를 사용하시도록 하는 일에 헌신하는 것이다.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의 가장 뛰어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같다./ 데카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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