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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스크랩 왜건과 SUV의 교합지점 `VOLVO XC70 D5`
안작가 추천 0 조회 246 08.03.16 02:3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왜건과 SUV의 교합지점 'VOLVO XC70 D5'

[STRADA no.73 2006 .8]
Prologue
‘크로스컨트리’(Cross Country). 볼보 XC70의 또 다른 애칭이다. 정확히 따지면, XC는 크로스컨트리의 줄임말. 어쨌든 나지막이 이름을 되뇌는 것만으로 황금빛 들녘에 선 듯 상쾌한 기분이 밀려드니, 언어의 힘이란 경이롭다. 어쩌면 이런 반응은 외국 잡지에서 보았던 광고 비주얼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진 속의 XC70은 잘 닦인 아스팔트길에서 수풀 우거진 진창길로 접어들던 참이었다. 카메라 셔터로 베어낸, 찰나의 장면엔 백 마디 설명 이상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5명과 인원수만큼의 짐을 짊어지고, 원하는 곳 어디든 성큼성큼 휘젓는 팔방미인. 그날 이후 XC70은 일탈에 대한 단꿈에 감초처럼 따라붙는 짝꿍으로 자리매김했다. XC70 D5는 크고 작은 환상에 경제성의 방점마저 찍은 주인공.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서 더욱 애틋했던 일탈의 꿈은, XC70 D5의 등장으로 조금이나마 현실의 무게를 덧입게 된 셈이다.

History
볼보 XC70이 세상 빛을 보기까진 나름의 과정이 존재했다. 충동적으로 ‘으샤으샤’ 의기투합해 만든 ‘왜건+큰 바퀴’의 프랑켄슈타인이 아닌, 조심스럽고 사려 깊은 진화 끝에 장점만을 추려 담은 ‘왜건+SUV’의 혼혈아였다. 기본이 된 모델은 볼보 850 왜건의 후속으로 1996년 선보인 V70. 1996년 볼보는 V70의 AWD 버전을 선보였고, 이듬해 큰 바퀴로 차체를 띄우고, 자잘한 상처에 개의치 않을 무광 플라스틱 몰딩을 두른 V70 XC를 선보였다.
2000년 V70과 V70 XC는 풀 모델 체인지를 거쳐 지금의 디자인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2002년 XC70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당시만 해도 이런 컨셉트의 차는 스바루 포레스터 정도뿐이었다. V70 XC로 조심

스럽게 가능성을 타진해보긴 했지만, 여전히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미지의 블루오션이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우디가 간발의 차이로 A6을 기본으로 한 올로드콰트로를 내놓으며 ‘SUV+왜건’ 시장에 2파전의 불씨를 당겼다. 몇 년이 지난 뒤 호주의 홀덴 역시 이런 컨셉트의 어드벤트라 AWD 왜건을 내놓았지만, V8 5.7X의 화끈한 엔진을 얹은 국지적 성격 때문에 3파전의 모양새엔 이르지 못했다. 소비자들은 최저지상고가 200mm에 가까운 XC70을 코너에서 뒤뚱거리고, 연비가 뒤떨어지는 SUV의 대안으로 떠올렸다. 하지만 많이 팔리진 않아 여전히 희소성이 두드러진다.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의 누적 판매 대수는 22만 여대. 그나마도 볼보의 엘도라도, 미국에서 절반 가까이 소화할 뿐, 유럽에서의 기반은 튼실치 못한 형편.
애당초 니치 마켓을 노린 컨셉트기도 했거니와 유럽에서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인 디젤 엔진이 없던 탓이었다. 뒤이어 선보인 XC90의 영향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시승의 주인공, XC70 D5는 그간 마이너리티의 설움을 씻어낼 책임을 짊어졌다. 유럽에서도 지난 가을에서야 데뷔했다. 국내에는 지난 1월 13일, S60?XC90의 D5 버전과 S60 2.4D와 함께 ‘손에 손 잡고’ 동시 입장했다.
Design
볼보 XC70이 우리 곁을 지켜온 지 어언 7년째. 2004년 마이너체인지를 통해 한결 맑고 영롱한 눈과 XC90의 사이드 미러를 다는 등 분위기를 쇄신했다지만, 안팎의 생김생김은 데뷔 때와 큰 차이가 없다. ‘세월엔 장사 없다’고, XC70의 안팎 디자인엔 피로한 기색이 없지 않다. S60은 마이너체인지 때 허리춤의 몰딩을 보디 컬러로 칠하면서 세련미를 더했지만, XC70은 무광 몰딩을 고수한 탓에 분위기는 그리 달라 보이지 않는다. 몰딩의 컬러를 데뷔 때의 블루 그레이에서 스톤 그레이로 바꿨다지만, 귀띔해주기 전엔 알아채기 어렵다.
XC70은 거뭇거뭇한 아랫도리를 제외하면, S60과 엇비슷하게 생겼다. 하지만 왜건이어서인지 유독 크고 넓적해 보인다. 이는 착시현상만은 아니어서, 실제로도 XC70의 휠베이스가 S60보다 48mm나 길다. 그뿐만 아니다. 차체의 크기가 S60보다 130mm 길고, 47mm 넓으며, 134mm나 높다. 심지어 뿌리는 물론 줄기마저 같은 V70보다도 덩치가 크다. SUV를 납작 누른 듯한 겉모습은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은근히 튄다.
XC70의 인테리어를 이곳저곳 에둘러보고 있노라면 항공기의 좌석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운전석을 향해 기운 센터페시아도 그렇지만, 반복 사용을 너끈히 견딜 내구성과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이 그런 느낌을 더한다. 큼직큼직 대범한 스케일이 지배하는 듯싶지만, B필러의 송풍구나 윈도 스위치의 섬세한 디자인 또한 흠잡을 데 없다.
실내 공간은 S60보다 한결 여유롭다. 지붕이 기울지 않고, 뒤 끝까지 시원스레 뻗은 덕분에 뒷좌석 머리 공간은 휑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럼에도 4명이 앉았을 때 남는 구석 없이 꽉 들어차는 느낌은 S60에서와 마찬가지. 터미네이터의 팔뚝만한 필러와 스웨덴 사람만큼이나 한 덩치 하는 시트 때문이다.
시트는 푸근한 맛이 일품이지만, 코너를 휘감을 땐 몸이 미끄러지고, 장거리 주행 때는 몸이 파묻히는 듯해 아쉽다. 고향 스웨덴과 최대 시장 미국의 포장이 고르지 않은 도로 사정에 초점을 맞춘 탓인 듯. 한편, 보이진 않지만 시트엔 후방 충돌시 등받이가 뒤로 젖혀지며 목 부상을 줄이는 경추보호장치가 숨어 있다. 뒷좌석은 4 대 6으로 나눠서, 혹은 동시에 접을 수 있다.
Powertrain
XC70 D5의 파워트레인은 직렬 5기통 2.4ℓ(2천401cc) 185마력 D5 디젤 터보 인터쿨러 엔진과 6단 자동 기어트로닉 변속기로 구성된다. 볼보는 이미 1980년대부터 디젤 모델을 거느린 바 있다. 자체 개발 디젤 엔진은 2001년에 처음 선보였다. D5 엔진은 손수 만든 두 번째 디젤 엔진이다. 현재 볼보 전체 판매대수 가운데 디젤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50% 정도. 볼보 측은 몇 년 내에 디젤차 비중이 7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5 엔진은 오랜 기간 공들여 개발한 만큼 볼보의 최신 기술이 망라되었다.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무게가 185kg에 불과하고, 가변 흡기 시스템을 달았다. 또한 연료를 애피타이저, 메인디시, 디저트의 3단계 풀코스로 뿜는 차세대 커먼레일 시스템을 얹었다. 연료 분사 압력은 500~2천 바(bar)까지 자동으로 조절된다. 그 결과, D5 엔진은 2천~2천750rpm에서 40.8kg?m의 막강한 토크를 뿜는다.
터보차저는 필요에 따라 배기관의 통로를 좁혀 배기가스의 속도를 높이는 기능을 갖췄다. 나아가 엔진이 꺼진 후에도 냉각시키는 기능을 갖춰 고속 주행 직후나 주유할 때 시동을 바로 끌 수 있어 편리하다. 아울러 디젤 미립자 필터(DPF)를 통해 배기가스의 분진을 최고 95%까지 걸러낸다. 게다가 500~1천km마다 20분에 걸쳐 매연 입자를 태우기 때문에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
굴림방식은 AWD. 평소 앞바퀴를 굴리다가 급가속을 하거나 슬립이 일어날 경우 디퍼렌셜이 구동력을 뒤쪽으로 최대 65%까지 나눈다. 센터 디퍼렌셜은 데뷔 초기엔 비스커스 커플링 방식이었는데, 반응성을 높이기 위해 할덱스사의 전자제어 방식으로 바꿨다. 좌우의 회전 차이는 앞쪽은 트랙션 컨트롤, 뒤쪽은 차동제한장치(LSD)로 조율한다. 그나마 앞쪽은 시속 40km 미만의 속도에서 작동한다. 전천후를 표방했지만, XC70의 성격이 아무래도 온로드 쪽에 기울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Performance
XC70 D5의 숨소리는 으레 요즘 수입 디젤차가 그렇듯, 밖에선 제법 거칠되 안에선 소곤거릴 뿐이다. 하지만 느릿느릿 움직일 때와 급가속 때는 걸쭉한 사운드가 제법 스민다. 아이들링 때의 엔진 회전수는 650rpm. 가속 페달의 움직임에 엔진은 경련을 일으키며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 특히, 2천rpm 부근에서 압도적인 토크가 뿜어 나오면 엔진 회전수 바늘이 줄기차게 치솟으며 1천719kg의 차체를 매몰차게 잡아끈다.
가속 페달을 바닥까지 밟으면 엔진 회전수 바늘은 레드존 부근을 팡팡 찍는 활기찬 널뛰기를 반복한다. 기어트로닉 6단 자동 변속기의 움직임은 눈치 채기 어렵다. 울컥 등을 떠미는 추진력은 끊기는 곡절 없이 계속된다. 제원상의 0→시속 100km 가속 성능은 더도 덜도 아닌 10초.
같은 엔진에 무게가 가벼운 S60 D5(1천615kg, 8.7초)에서의 짜릿함까진 아니지만, 추월에 자신감을 심어주기 충분할 만큼 시원시원하다. 더욱 놀라운 건 본지 계측 결과 평균 10.5초를 기록했다는 사실. S60 D5 역시 제원 성능과의 차이가 0.3초에 불과했다. 시승 컨디션에 좌우되지 않을 만큼 토크가 충분히 강렬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스티어링은 풀풀 날아다니는 베트남 쌀마냥 가볍다. 게다가 림은 미끄럽기까지 하다. 핑핑 돌아가는데다, 어느 정도 유격도 있다. 온?오프로드를 헤집을 XC70의 성격을 감안한 세팅이다. 거친 노면을 달릴 때 더없이 편하다. 정교하지 않은 대신, 몇 도의 틀어짐마저 계산하며 신경 곤두세울 필요 또한 없으니 ‘복불복’이다. 한편, 직렬 5기통 엔진을 가로배치로 얹어서인지, 회전반경이 유독 크다.
앞 스트럿, 뒤 멀티링크 방식의 서스펜션은 코일 스프링을 달아 에어 서스펜션을 쓰는 아우디 올로드 콰트로보다 한 세대 전 방식이다. 하지만 키 높이 조절 기능만 빼면, 성능이 뒤지지 않을뿐더러 어지간해선 고장 날 우려도 적고 수리비 부담 또한 적으니 ‘구관이 명관’인 셈이다.
서스펜션 세팅은 전형적인 패밀리 왜건의 본분에 충실하다. 자잘한 요철에서 오는 충격을 부지런히 걸러내 편안하다. 반면 급코너에서는 무거운 앞머리를 버텨내지 못한 채 일찌감치 언더스티어로 흐른다. 아무래도 꽁무니가 길고 차체가 높다 보니 무게 중심의 이동이 크고 잦은 편인데, 이때 하체를 단단히 옥죄는 느낌이 아쉽다. 하체의 탄탄함을 양보하고 얻어낸 것은 오프로드에서의 탁월한 승차감. 적당히 너울대며, 네 바퀴와 지면 사이의 악다구니를 능청맞게 감싼다.

Judgement
볼보 XC70 D5는 여러모로 복합적인 성격을 지녔다. 왜건과 SUV의 교집합을 추구한 컨셉트는 물론이거니와, 첨단 디젤 엔진과 변속기가 무색하리만치 고전적인 느낌의 코일 스프링 서스펜션이 한 데 어울린 점 또한 그렇다. 핸들링이나 AWD 시스템 역시 앞뒤 가리지 않고 유행에 집착하기 보다는, 지나친 욕심을 버리고 차의 성격에 맞는 절충안을 짚어냈다.
언뜻 진화의 과도기에 선 모델이 아니냐는 의문을 품을 수 있다. 그러나 차의 각 요소를 이루는 기술에 적지 않은 시대 차이가 느껴지는 까닭이다. 하지만 이는 충분한 검증을 거치고서야 새로운 것을 받아들겠다는 볼보의 전략 때문이다. 글의 첫머리에 소개했듯이, XC70 역시 그런 조심스러운 과정 끝에 태어난 주인공이었다.
소비자의 취향은 제 각각이다. 필요한 것만 갖춘 산뜻한 차를 원하는 이도 있기 마련이다. 연비 나쁘고, 버거운 SUV에 병적인 거부반응을 가진 이도 많다. 그런 이들에게 볼보 XC70 D5는 최고의 선택이다. 감각적인 유행에 연연치 않는 볼보의 깊은 속을 헤아리며, 왜건에 대한 호기심에 충만했고, AWD 승용차를 선망해왔으며, 지도 없이 떠나는 여행을 꿈꿔온 이라면 두말할 나위도 없다. 산간벽지가 나들이 행선지로 돌변하는 환상체험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계측기 : 코르시스 다트론 마이크로 셋
차종 : 볼보 XC70 D5
타이어 : 피렐리 스콜피온 STR 모두 215/65 R 16
노면 : 아스팔트
장소 : 강원도 문막 발보린 모터파크
날씨 : 흐림
테스트 기어 : D레인지
운전자 몸무게 : 81kg
동승자 몸무게 : 75kg
※ 테스트 결과는 드라이버의 운전 습관, 시험 횟수, 노면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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