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궁경부암이란
자궁은 전체적으로 속이 빈 서양 배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구형에 가까운 체부는 태아가 생기는 부분이고, 아래로 이어지는 부분은 길고 가늘며, 그 끝은 질 쪽으로 돌출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이 경부인데, 질 쪽에서 보면 가장 안쪽의 끝에 경부의 일부가 보입니다. 그 중앙에는 자궁 내강으로 통하는 입구가 있으며 이 입구를 외자궁구라고 합니다. 자궁암에는, 자궁경부암과 자궁체부암(내막암)이 있습니다.
자궁경부암은 이 외자궁구 부근에 발생하는 일이 많습니다. 따라서 일상적인 산부인과 진찰을 통해서 이 부분을 관찰하거나 검사해야 할 세포와 조직을 채취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즉 조기발견이 다른 암에 비해 쉽습니다. 경부의 암은 아주 천천히 증식하지만, 암세포가 자궁경부에서 발견되기 이전의 초기에, 정상이 아닌 세포가 발견됩니다. 이 세포를 이형세포라고 부르며 세포진에서는 이 단계부터 진단할 수 있습니다.
2. 증상
초기의 자궁경부암은 전혀 증상이 없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므로 산부인과적인 증상이 없더라도 30세가 넘으면 (결혼한 경우 25세부터) 1년에 한 번 정도는 자궁암 검진을 받을 것을 권장합니다. 집단검진의 기회가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받도록 합시다. 암이 조금 진행되어 나타나는 초기의 증상으로는, 월경과 상관없는 출혈, 성행위시의 출혈, 평소와 달리 대하의 양이 늘어나는 것 등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월경양이 많아지거나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남편을 잃은 부인이나 고령인 부인의 경우 성행위시에 나타나는 출혈이라는 것이 드물기 때문에, 경부암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출혈을 확인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분들은 특히 정기적인 건강진단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집단검진에서도 고령자들이 검진에 참여하는 비율이 아주 낮다는 것이 보고되어 있어, 고령인 분들의 경우 진행된 경부암이 아직도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3. 진단
(1) 세포진
암세포는 정상의 세포와 다른 모양과 색깔을 하고 있습니다. 암 부분에서 문질러 떼어 낸 세포나 암에서 떨어져 나온 것을 유리판에 놓고 색소로 염색해서 현미경으로 보면, 암세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진단법을 세포진이라고 하는데, 암을 진단하는 각종 검사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검사법입니다.
경부암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외자궁구 근처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 부분을 브러쉬나 주걱 같은 것으로 문질러서 세포진을 합니다. 이 방법은 간단하고 통증도 거의 없으며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사람을 검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집단검진에서는 이 방법만을 사용합니다. 다만, 세포진만으로 암이라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암과 혼동하기 쉬운 세포가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포진에서 이상이 있는 경우 다음의 검사를 합니다.
(2) 조직검사
의심되는 부위에서 조직을 떼어내어 표본을 만들어서 현미경으로 진단하는 방법을 조직검사이라고 합니다. 자궁경부의 조직검사는 거의 통증이 없고 출혈도 금방 멎습니다. 이 검사는 외래에서 간단히 시행합니다. 단 채취하는 조직이 작아서 0기의 암인지, 아니면 진행된 암인지, 0기도 되지 않는 암인지를 감별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두, 세 번이나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로는 「원추절제술」이라고 불리는, 자궁경부의 일부를 떼어 내는 검사를 실시하기도 합니다.
(3) 질확대경 검사
콜포스코프라는 확대경을 이용해, 자궁경부의 점막표면을 확대하여 미세한 부분을 관찰하는 진단법을 질확대경 검사라고 합니다. 조직검사의 재료를 채취할 때에 반드시 필요합니다.
4. 예후와 치료의 선택
예후나 치료의 선택은 암의 병기 (암이 자궁경부에만 있는지 또는 다른 장소로 펴져 있는지에 따라)나 전신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5. 병기
일단 자궁경부암이라는 진단이 내려지면, 암이 몸의 다른 부위로 퍼져 있는지를 알기 위해 더 자세한 검사를 하게 됩니다. 의사는 치료를 계획하기 위해 암의 진행정도를 알 필요가 있습니다. 자궁경부암에는 다음과 같은 병기가 이용됩니다.
(1) 0기 또는 상피내암(CIS) : 0기의 자궁경부암은 아주 초기의 암입니다. 암은 자궁경부의 상피내에만 있습니다.
(2) 1기 : 암은 자궁경부에 국한되어 있으며 다른 부위로 퍼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단, 자궁체 침윤의 유무는 고려하지 않습니다.)
-1a : 침윤성 암이 현미경적으로만 확인된 경우 (육안상 보이는 병변은 1b로 간주)로 간질 침윤의 깊이가 5mm 이하이고 넓이가 7mm 이하인 경우, 혈관 침윤 여부는 무관
1a1 : 간질 침윤의 깊이가 3mm 이하
1a2 : 간질 침윤의 깊이가 3-5mm 사이
-1b : 침윤성 암이 자궁경부에 국한되 있고 1a보다는 진행된 상태
1b1 : 임상적 암 병변의 최대 직경이 4cm 이하인 경우
1b1 : 임상적 암 병변의 최대 직경이 4cm 보다 큰 경우
(3) 2기 : 암은 자궁경부를 넘어서 퍼져 있지만, 골반벽 또는 질벽의 아래 1/3부분 까지는 침범하지 않은 것
-2a : 암은 질벽으로 퍼져 있지만, 자궁의 주위조직을 침범하지 않은 것
-2b : 암이 자궁주위조직으로 퍼져 있지만, 골반벽까지 침범하지 않은 것
(4) 3기 : 암이 골반벽까지 침범한 것으로, 암과 골반벽과의 사이에 암이 아닌 부분이 존재하지 않는 것. 또는 질벽침윤이 하부1/3을 넘는 것
-3a : 암이 질벽의 하부 1/3을 넘지만, 자궁주위조직으로의 확산이 골반벽에까지는 미치지 않은 것
-3b : 암이 자궁의 주위조직으로 퍼져 골반벽까지 침범한 것. 또는 신장과 방광을 연결하는 요관이 암에 의해 늘려 수신증이나 무기능신장을 나타내는 것
(5) 4기 : 암이 소골반강을 넘어서 퍼지거나, 방광과 직장의 점막으로 퍼져 있는 것
-4a : 방광이나 직장의 점막으로 암이 퍼져 있는 것
-4b : 소골반강을 넘어, 폐처럼 먼 장기에까지 전이한 것
[국민일보] 2004-02-17
*‘건전한 성생활’이 근본 예방책
자궁은 조롱박을 거꾸로 매달아 놓은 모양으로,이 조롱박의 입구가 경부(頸部),즉 목이며 여기에 발생하는 암이 자궁경부암이다.
전세계 여성암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며 우리나라도 얼마전까지 전체 여성암 중 압도적 1위였지만 최근 유방암,위암,대장암에 이어 4위로 내려왔다.
연령별로는 45∼55세에서 발생 빈도가 높지만 사춘기에 성 생활을 시작하는 여성들이 많아지면서 발생연령이 점점 젊어지는 추세다.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 박종섭 교수를 만나 국내 자궁암 발생의 최근 추세와 치료 및 예방법 등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여성암 중 순위가 낮아진 이유는.
“조기 진단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암으로 진행되기 전단계인 ‘자궁경부 이형증’이나 ‘상피내암’ 상태에서 발견해 제때 치료한 덕분이다. 전암(前癌) 단계에서 발견했을 경우 간단한 치료로 완치도 가능하다.”
-지금까지 밝혀진 발병 주범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라는데….
“그렇다. 환자의 95∼99%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난다. 주로 성행위에 의해 옮는 HPV는 특히 어린 나이에 결혼하거나,성 생활이 일찍 시작된 여성,배우자가 여러명인 경우,과거 성병에 감염된 적이 있는 사람 등이 감염 위험군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남자 배우자의 문란한 성생활이 원인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유흥업소 종사자의 80∼90%는 HPV 감염자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주부가 앞서 말한 특별한 요인이 없었는데도 자궁암에 걸렸다면 십중팔구 남편이 제공했다고 보면 된다. HPV 감염 외에 다른 직접적인 요인이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흡연은 암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HPV에 감염되면 모두 자궁경부암으로 진행하는가.
“그렇지는 않다. 수십종의 HPV 중 특히 두 종류(16,18형)에 감염된 경우 주로 문제되며 자궁경부 세포의 특성,면역력의 차이에 따라 암이 되기도 하고 안되기도 한다. HPV에 감염되면 25% 정도가 상피 이형증으로 진행되며,그중 일부가 상피내암 단계를 거쳐 자궁 경부암으로 발전한다. 여기에는 보통 10∼15년 걸린다.”
-자궁 경부암을 조기 발견하려면.
“나이에 상관없이 성경험이 있는 여성은 최소 1년에 한번 세포를 살짝 긁어내 현미경으로 검사하는 자궁 세포진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세포진 검사가 필요한 우리나라 여성의 검진 비율은 아직 25% 이하에 그치고 있다. 가능한 많은 여성들이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선별검사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한다. 또 올바른 성교육을 통해 어린 나이에 성생활을 시작한 여성들에게 자궁 검사의 필요성을 인식시켜줘야 한다.”
-자궁 세포진 검사는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는데.
“그렇다. 암이 있는데도 잘못 진단되는 비율이 최소 10%미만,크게는 50% 이상일 수 있다. 그러나 자주 받고,정밀 검사를 추가하면 해결된다. 세포진 검사로 암이 의심되면 자궁 경부를 확대해 관찰하는 ‘확대경 검사’를 받고 조직 검사를 통해 최종 암여부를 판정한다. 요즘에는 세포에 HPV 유전자가 있는지를 검사하는 ‘HPV DNA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율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이 테스트는 최초 성관계가 빠르고,성관계 상대가많은 사람,흡연자,산부인과에 자주 오기를 꺼리는 여성,중년 이상의 고령 여성에게 특히 권장된다.”
-암을 의심할 만한 증상은.
“단순 HPV 감염 상태나 상피 이형증 초기에는 증상이 없고,육안으로도 표시가 잘 나지 않아 발견이 어렵다. 그러나 진행된 상피 이형증과 상피내암의 경우는 색깔과 냄새가 안좋은 질 분비물이 있거나 피가 섞여 나온다. 또 월경과 무관한 출혈,폐경기 이후 혹은 성관계 후 출혈이 있을 때도 의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자궁암을 예방하려면.
“자궁암은 일종의 성병이다. 따라서 정기 검진과 함께 부부 모두의 건전한 성생활이 근본적인 예방책이다. 첫 성관계 연령을 늦추고,성교 상대자 수 제한,콘돔 사용도 필수다. 성 접촉이 많은 여성은 1년 간격으로 자궁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