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니아는 인도에서 뛰어난 테니스 실력으로 국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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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Around the World] 인도 '국민 여동생', 파키스탄 바람둥이와 결혼 '발칵'
모두 양국 스포츠 스타 인도판 '로미오와 줄리엣'이 화제다. 빼어난 미모와 실력으로 '인도의 딸'로 칭송 받던 테니스 선수 사니아 미르자(Mirza·23)와 파키스탄 크리켓 국가대표팀의 전(前) 주장 쇼아이브 말리크(Malik·28)가 지난달 30일 결혼을 전격 발표했다. 현지 언론은 남아시아의 앙숙 인도와 파키스탄의 스포츠 팬들이 그야말로 '발칵' 뒤집혔다고 보도했다.
인도의 '더타임스'는 두 사람이 각각 양국을 대표하는 수퍼스타로서 국민의 지지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충격이 크다고 전했다.
미르자는 2006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09년 호주오픈 남녀 혼합복식 우승을 차지한 인도의 최고 인기 여자 스포츠스타다. 말리크는 작년까지 파키스탄의 국기(國技)나 다름없는 크리켓 국가대표팀의 주장을 맡아왔다.
영국 텔레그래프지에 따르면, 엄격한 이슬람 사회인 파키스탄의 팬들은 노출이 심한 복장을 입고 테니스 경기에 나서는 미르자를 못마땅해한다. 인도 팬들은 '국민여동생'급 스포츠스타가 원수지간인 파키스탄 크리켓 팀의 주장이자 바람둥이로 소문난 남자에게 시집가는 것에 대해 당황하고 있다.
예비부부도 파장을 인식한 듯하다. 미르자는 '더타임스'에 "남녀간의 결혼을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아달라"며 "무슨 일이 있어도 난 인도 사람이고 크리켓 경기도 인도팀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말리크 또한 "미르자가 2012년 올림픽에 인도 대표로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신혼집은 인도도 파키스탄도 아닌, 말리크가 살고 있는 두바이로 정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 갈라선 후 영토·종교 문제 등으로 대립해 왔다. 양국 국가대표팀 간의 크리켓 경기는 10억명이 시청할 만큼 뜨거운 라이벌전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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