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알파고와 이세돌9단의 경기가 이슈가 되면서 바둑에 대한 열기가 뜨겁습니다. 그 경기를 보면서 어린 시절 때 바둑을 배웠던 때가 떠올랐는데요. 저는 아홉 살 때부터 열세 살 때 까지 제주도에 작은아버지가 운영하시는 ‘강순찬 바둑교실’에서 바둑을 배웠었습니다.
제가 어린 시절에 학원에서 바둑을 배우면서 함께 배웠던 사람이 바로 이 기사의 주인공인데요. 그것은 바로 강순찬 작은 아버지의 아들 ‘강지범’입니다.
저의 사촌동생 이기도 한 지범이는 현재 ‘한국기원’에서 바둑 ‘연구생’으로 생활을 하면서 바둑 공부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2014세계청소년바둑축제 무령왕배우승, 2015년도 연구생 랭킹10위 등의 커리어를 빛내며 바둑에 매진하고 있는데요. 바둑 연구생인 지범이를 직접 만나 알파고와 이세돌9단의 경기에 대한 감상과 이 대국을 통해 변화된 바둑계의 모습을 물었습니다.
1. 간단하게 자기소개 및 바둑기력에 대해 소개 부탁드릴게요.
저는 96년생 강지범이라고 합니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 바둑을 시작하게 되었고, 바둑 프로기사의 꿈을 향해 노력 중에 있습니다. 현재 바둑 기력은 아마7단정도이고, 2015년 연구생 랭킹 10위였습니다.
2. 처음 알파고와 이세돌9단이 대국을 하기로 결정 되었을 때 누가 이길 줄 알았나요?
처음에는 알파고가 이세돌9단에게 당연히 상대가 안 될 줄 알았습니다. 아마 바둑전문가라면 모두 이세돌9단의 5대0승리를 예상 했을거에요. 바둑의 수많은 경우의 수를 AI인 알파고가 이세돌 9단보다 더 잘 읽어 낼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었거든요. 중국의 바둑 1인자인 커제 또한 이세돌 9단의 5대0승리를 예상을 했으니, 대국이 시작되기 전에는 이세돌 9단의 승리를 확실시 하는 분위기였지요.
3. 그렇다면 예상과 달리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겼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두 번째 대국이 끝난 후, 바둑계에서는 알파고가 생각 이상으로 강하다는 게 드러났어요. 분명 바둑계에서는 실수라고 판단되었던 수들이 결과적으로는 이세돌9단을 압도하는 좋은 수로 이어졌거든요. 예상을 뛰어넘는 알파고의 실력에 바둑계는 당황했고, 이세돌9단이 5대0으로 충분히 패배 할 수 있다는 분위기로 변했어요. 사실 저도 이때 이세돌9단이 5대0으로 패배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4. 그렇다면 이세돌 9단이 4국에서 알파고를 이겼을 때는 다시 한 번 놀랐겠네요?
네. 초반에 실수라고 여겨졌던 수가 패배의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결국 알파고에게 이세돌9단이 이겼어요. 이세돌 9단이 초반부터 조금 유리한 형세라고 느껴지기는 했지만, 대국이 끝나기 전까지 긴장을 풀 수가 없었어요. 앞에서 본 1~2국 까지 분명 실수라고 분석되는 알파고의 바둑돌들이 나중에는 ‘신의한수’로 바뀌는 마법을 경험했거든요. 하지만 이세돌9단이 승리를 거뒀고 이세돌 9단의 제 4국 승리가 되었지요.
5. 이세돌9단의 1승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것으로 바둑계는 무엇이 변했나요?
이세돌 9단의 5대0 패배의 분위기였지만 제 4국에서 알파고 에게 이세돌9단이 이겨 세계가 열광했어요. 바둑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을 진출했을 때 수준의 열광이였달까요? 저는 이세돌 9단이 알파고 에게 승리한 한판의 값어치가 정말 엄청나다고 생각해요. 이 한판으로 인해 시들어가던 바둑의 열기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6. 그렇다면 높아진 바둑의 열기를 어떻게 이어나가야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현재 바둑이 많은 매체에서 화두가 되어서 이미지가 좋은 상태입니다. 현재의 좋은 이미지를 이용해서 바둑을 배우는 사람을 늘려야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과감하게 바둑 교실을 늘리고 바둑축제나 프로시합 뿐만 아니라 아마추어들도 많은 대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대회를 더 개최해야 합니다. 또한 프로 바둑 기사들에게 바둑보급 지원금을 많이 줘서 바둑을 세계적으로 보급하는 것이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초심자들이 바둑을 배우기 위해서는 어린이나 학생일 경우 주변 바둑교실이나 학교에서 열리는 방과 후 수업이 좋은 방법이고, 성인들은 전문 바둑 성인학원 혹은 타이잼과 같은 인터넷 바둑사이트가 괜찮다고 생각 됩니다. 참고하세요^.^
7. 앞으로 바둑이 발전해 나간다면 바둑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요?
사실 얼마 전까지는 바둑이 대중적으로 스포츠라고 인식이 많이 안 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적어도 향후 20년까지는 바둑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이 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알파고와 이세돌9단의 경기 이후에 사람들이 바둑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라서 이전보다 훨씬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10년 내로 바둑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8.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해주세요.
바둑을 어린 시절에 아버지의 영향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무궁무진한 경우의 수와 바둑의 고수들을 만나며 배워갈 때, 항상 큰 재미를 느낍니다. 바둑은 나이, 성별에 관계없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집중력이 증가하고, 치매 예방에도 좋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바둑을 더 관심을 가지고 도전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범이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하는데, 굉장히 피곤해 보이는 목소리였습니다. 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관계로 외출도 자유롭지 못한 상태로 바둑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고 합니다. 바쁜 시간을 내준 지범이에게 감사의 말을 다시 한 번 더 전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과정에서 알게 되었는데, 아마추어 대회의 우승상금은 약 300만 원 정도인데 반해 프로 대회의 경우 우승상금이 약 5000만 원 정도라고 합니다. 평생 바둑을 공부하고 싶어 하는 사촌동생이 프로가 되어서 경제적인 걱정 없이 바둑에 매진 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