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생존전략 연구소 원문보기 글쓴이: 하늘가
지진 대비 매뉴얼
Survival Strategy Institute
생존전략 연구소
3.11 대지진으로 인해 일본열도 전체가 심하게 흔들렸고, 진원지에 가까었던 동북 지역의 해안에서는 27,000명이 넘는 사망자와 행방불명자들이 발생했으며, 약 16만 명이 넘는 피해자들이 대피소 생활을 하는 등, 관동 대지진 이후의 최악의 대참사가 발생했었다. 지진대비 대국이라고 하는 일본. 하지만,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대재난 앞에서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평소 지진의 매커니즘과 영향을 잘 알아두고 이에 대비한다면, 만약의 경우에도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지진 대비 매뉴얼은 지진의 기초 지식을 바탕으로 지진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준비하면 좋은지 지금 바로 준비할 수 있는 지진 대책을 소개하고, 비상용 가방 및 구급품, 그리고 집안 가구의 지진에 대비한 재배치 방안에 대해 기술해 보았다.
국가지진 위험지도의 활용
소방방재청이 최신 지진 기록과 과학적 근거 등을 반영해서 제작한 이 지도는 4,800년에 한 번 꼴로 일어나는 큰 규모 지진의 위험도와, 1997년 이후 서해에서 빈발한 지진 기록을 반영한 것으로 지진대비 활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진도의 정의와 피해규모
진도는 지표면이 흔들림의 정도를 나타낸 값이다. 진도값은 사람이 감지하는 지진동, 가구의 이동, 구조물의 피해정도 등 전체적인 피해 정도를 고려해서 진도값을 산정한다. 지금까지 많은 진도값이 여러사람에 의해 개발되었지만, 현재 전 세계적으로 수정된 메르킬리 등급(MM)이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MM진도를 사용한다. MM진도는 이탈리아 지진학자 메르킬리(Mericalli)에 의해 만들어져 사용되다가 1931년 미국의 해리우드와 프랭크 노이만에 의해 보완 개발되었다. 이 등급은 12등급으로 구분되어 있고, 지진피해 규모에 근거하고 있다. 리히터 규모는 지진이 발생한 에너지로 지진규모를 결정하고, 메르킬러 등급은 지표면의 흔들림과 피해정도 등의 관측자료에 근거를 두고 있다. 예를 들면 메르킬리 등급Ⅰ-Ⅴ까지는 적은 피해규모를 나타내며 문이 흔들리고, 그릇이 부서지며 약한 건축물에 금이 생기는 정도이다. 등급의 숫자가 올라감에 따라 피해의 양은 커지며, 12등급은 완전한 파괴를 의미한다. 수정 메르킬리 등급을 간략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진도값 |
지진의 체감과 피해규모 |
1 |
특별히 좋은 상태에서 극소수의 민감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전혀 느낄 수 없다.
|
2 |
소수의 사람들, 특히 건물의 윗층에 있는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서만 느낀다. 섬세하게 매달린 물체가 흔들린다.
|
3 |
실내에서 현저하게 느끼게 되는데 특히 건물의 윗층에 있는 사람에게 더욱 그렇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지진이라고 인식하지 못한다. 정지하고 있는 차는 약간 흔들린다. 트럭이 지나가는 것과 같은 진동이며 지속시간이 산출된다. |
4 |
실내에 서있는 많은 사람들이 느끼지만 옥외에서는 거의 느낄 수 없다. 밤에는 잠을 깬다. 그릇,창문, 문등이 흔들리는 소리를 내며 벽이 갈라지는 소리를 낸다. 대형 트럭이 벽을 받는 느낌을 준다. 정지하고 있는 차가 뚜렷하게 움직인다. |
5 |
거의 모든 사람들에 의해 느낀다. 많은 사람들이 잠을 깬다. 그릇, 창문 등이 깨어지기도 하며,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 진다. 나무, 전선주, 키가 큰 물체가 심하게 흔들리며 추시계가 멈춘다. |
6 |
모든 사람들에 의해서 느낀다. 많은 사람들이 놀라서 밖으로 뛰어 나간다. 무거운 가구가 움직이기도 한다. 회반죽이 떨어지기도 하며, 피해를 입는 굴뚝도 약간 있다. |
7 |
모든 사람들이 밖으로 뛰어 나온다. 튼튼한 건물은 피해가 미미지만, 보통 건물에서는 약간의 피해가 있고, 부실한 건축물은 아주 큰 피해를 입는다. 굴뚝이 무너지고 운전하고 있는 사람들이 느낄 수 있다. |
8 |
튼튼한 건물은 피해가 적고, 일반 건물은 붕괴(崩壞)나 상당한 피해를 일으키며, 부실 건축물은 아주 심한 피해를 입는다. 굴뚝, 물건더미, 기둥, 벽들이 무너진다. 모래와 진흙이 약간 나온다. 우물수위가 변하고 차량을 운행할 수가 없다. |
9 |
특별히 설계된 구조물에 상당한 피해를 준다. 잘 설계된 구조물 골조가 기울어진다. 견고한 구조물에는 부분적 붕괴와 함께 큰 피해를 준다. 건물이 기초에서 벗어난다. 지표면에 선명한 금자국이 생긴다. 지하 송수관도 파괴된다. |
10 |
잘 지어진 목조 구조물이 부서지기나 석조 건물과 골조 구조물이 기초와 함께 부서진다. 지표면이 심하게 갈라진다. 철로가 휘어지고, 경사면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며 모래와 진흙의 위치가 변한다. 물이 튀어나오며, 둑을 넘어 흘러내린다. |
11 |
남아 있는 구조물은 거의 없지만 있다면 석조 구조물이다. 다리가 부서지고 지표면에 심한 균열이 생긴다. 지하 수송관은 완전히 파괴된다. 지표면이 가라않으며 연약지층에서는 지면이 어긋난다. 기차선로가 심하게 휘어진다. |
12 |
피해가 극심하며 지표면에 파동이 생기는 것을 볼 수 있다. 시야와 수평면이 뒤틀린다. 물체가 하늘로 던져진다.
완전한 파괴를 의미한다. |
지진과 같은 재난은 그 파괴력도 엄청나고, 사전징후를 파악하기에도 쉽지않다. 과학이 발전하고, IT기술이 현저하게 진일보하고 있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그 예측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한다. 지진의 물리적 메커니즘이 ‘카오스’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공포스러운 것이며, 따라서 지진대비에는 한시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다. 인간의 힘으로 자연재해 발생 자체를 막기는 힘들다. 특히 지진은 더욱 그렇다. 할 수 있는 일이란 철저한 대비뿐이다. 대비와 관련해 방진기준 강화와 지진예측 시스템 개발 등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많은 경우 생사를 가르는 것은 개인들의 대처이다. 지진 발생 시 필요한 용품 준비는 물론 평소 지진대비 훈련도 철저히 받아야 한다. 훈련을 받아도 막상 지진이 강타하면 우왕좌왕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머리로 숙지하는 것이 아니라 몸이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반복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훈련을 형식적인 것으로 여기는 안이한 생각부터 버려야 할 것이다. 지진이 무서운 것은 그 이후에 나타나는 파괴적 현상에 의한 피해 때문이다.
지진 발생 이후 피해상황
- 트라우마, 가족해체, 사회붕괴
- 의료, 경찰, 소방 서비스의 공백
- 복합 재난으로 확대
- 단전, 단수, 하수도, 통신블랙아웃, 도시가스공급중단
- 액상화, 건물 붕괴, 화재발생, 도로망 단절
지진대비 점검 리스트
NO |
점검항목 |
체크 |
점검항목 |
체크 |
점검항목 |
체크 |
1 |
문과 창문을 열어 둔다. |
|
좁은 길, 절벽, 강, 바다를 피한다. |
|
문틈에 수건을 끼어 둔다. |
|
2 |
짐을 현관문 근처에 준비한다. |
|
건물로 부터 멀리 대피한다. |
|
구급상자가를 준비한다. |
|
3 |
밑창이 두꺼운 신발을 착용한다. |
|
바다 근처에서는 고지대로 피난 |
|
침낭이 있는지 확인한다. |
|
4 |
가스 밸브를 잠가 주십시오. |
|
헬멧을 착용. 최소한 모자를 착용 |
|
창문의 커튼을 닫아 주십시오. |
|
5 |
휴대폰의 배터리을 충전해 둔다. |
|
불이 붙기 쉬운 옷은 피한다. |
|
신발을 자신의 주변에 준비한다. |
|
6 |
정전이 되면 차단기를 내린다. |
|
마스크나 젖은 수건을 준비한다. |
|
사전에 피난처를 확인한다. |
|
7 |
지진이 반복적이라고 생각한다. |
|
화재 시에는 바람의 반대로 대피 |
|
대피동선과 길을 숙지한다. |
|
8 |
우선 침착해 주십시오. |
|
자동차는 길옆에 정차시킨다. |
|
식수를 비축해 둔다. |
|
9 |
전화는 필요할 때만 사용한다. |
|
차량의 창문을 열고 라디오를 켠다. |
|
비상식량을 준비한다. |
|
10 |
위험한 곳에 접근하지 않는다. |
|
붕괴의 위험이 있으면 즉시 대피 |
|
유리나 수로에 주의한다. |
|
지진 상황별 행동 메뉴얼
지진대응 3대 원칙
‘엎드리고, 가리고, 붙잡는(Drop, Cover, and Hold on)’
● 비상용품의 준비
▲캔음식(2주용), 비상식량, 비상식수
▲손전등, 배터리
▲자가 발전식 라디오
▲구급 상비약
▲현금
▲지도 등 비상용품을 갖춰놓아야 하며 비상 연락망과 중요 서류 등은 따로 보관한다.
● 외부(밖)에서의 대응
친구와 학교직원 분, 아르바이트 동료 등과 어떻게 연락을 취할 것인가 이야기해 두자. 아파트 등에는 소화기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사용법을 확인해두자. 소화기가 없는 경우에는 홈센터 등에서 구입해 두자. 큰 가구와 텔레비전 등 가전 제품은 전용 기구로 벽과 천정에 고정하여 쓰러지지 않게 하자.
지진 2차 피해 예방대책
● 통신 두절에 따른 대응
동일본 대지진 직후, 정전과 통신망 두절로 전화가 연결되지 않아 곤란했던 경우, 또 TV를 볼 수 없어 정보를 입수할 수 없었던 경우 등 여러 정황이 나타났다. 당시 지진으로 전화 회선 연결이 매우 어려웠지만, 인터넷 회선은 크게 차단되거나 두절되지 않았다. 그래서, 스마트폰의 인터넷 전화(Skype, 카카오톡 등)으로 연락을 했다는 사람도 많다. 긴급한 상황을 위해 친구나 가족, 지인들과 공통의 어플리케이션을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다만, 와이파이(WIFI) 지원이 가능하도록 무선 공유기를 설치해야 한다.
● 단수피해에 대한 대책
규모 5.0이상의 강진이 발생하게 되면 기계, 전기, 계장 등 상하수도 시설이 파괴되고, 정전에 의해 정수장의 가동이 중단되면,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어 피해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더하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 상수도 시설은 노후 상수도관의 비중이 높아 그 피해로 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게 될것이다. 더 큰 문제는 상수도 공급의 중단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지진은 일반적 자연재난과 달리 파괴적 재앙을 불러오는 재난으로 그 피해 규모를 예측하기도 힘들지만 재난복구 역시도 확정하기 어려운 영역에 들어가기때문이다. 지진의 경우 어떤 피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그 만큼 파괴적인 재난이 지진 피해이다. 근래 여러 곳에서 선재적 대응을 말하고는 하는데, 모든 재난 대비가 바로 선재적 대응에 속하는 조치이다. 모든 곳에서 적정한 수준의 식수와 정수용품이 준비해야 한다.
대지진의 기록과 교훈
● 한신 대지진 생존자들의 조언
한겨울에 한신대지진을 경험한 피해자들의 대비책은 본인들이 10년 전 느꼈던 아쉬움을 토대로 한 것이어서 더욱 현실적이었다. 한 여성은 자신의 체력에 맞게 5킬로그램 정도의 비상용 배낭을 준비했다. 그녀는 “지진 때 돈이 가장 필요하더라. 그래서 5만엔(약 50만원)을 항상 준비해 놓는다.”면서 화장지, 구급약품, 라디오, 타월 4개(보온용), 컵, 접시, 고무장갑, 가위 등도 넣어둔다고 했다. 집밖에는 각종 공구와 밧줄을 넣어둔 조그만 별도의 창고도 만들어 집이 무너지면 뜯고 들어가기 위한 망치, 큰 비닐로 무너진 집을 씌운 뒤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기다란 밧줄도 준비했다고 한다. 실제로 지난해 니가타 지진 때는 귀중품을 노린 도둑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 알려지기도 했다. 한겨울의 한신대지진 때 “신문이나 큰 종이상자가 있었으면 좋았겠다.”고 느낀 아주머니도 있었다. 지진직후 구호의 손길이 닿지 않았을 때 몹시 추웠는데 신문지나 박스를 깔고 덮으면 훌륭한 보온장치(장판이나 이불기능)가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 동일본 대지진의 교훈
지난 3.11 대지진은 앞으로 대도시를 중심으로 발생하게될 재난의 형태를 보여준 것으로, 인류에게 경고하는 바가 크다. 일본의 3.11 대지진은 2008년 중국 쓰촨성 대지진, 2004년 남아시아 지진 해일과는 달리 지진에 의해 건물이 붕괴하고 나서 다시 지진 해일이 덮치는 2차 피해에 이어 인재가 동반된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누출 등의 3차 피해를 유발한 복합적인 재난으로 전세계 재난의 교과서적 지침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더구나 재난 대비에 대해서는 선진기반 시설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일본의 도시들에서 이런 복합적인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재난 대응에 대한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는 바가 큰 것이다. 이웃의 재난으로부터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한다면 그 재난은 바로 우리의 것이 될 수 있다. 자연재난은 가공할 2차 피해를 유발하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2011년 3월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쓰나미와 원전폭발사고가 단적인 사례다. 원전사고의 발생 가능성과 피해 복구계획에 대한 점검과 대비가 선행되지 않고서는 원전사고로 부터 안전을 담보할수 없다는 진리를 깨닫는 계기가 되었고, 재난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 대한 매뉴얼화와 2중, 3중의 보완대책, 가장 최선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꾸준한 연구와 고민만이 재난의 피해로 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는 가장 훌룡한 방법이 될것이다. 이에 다중이용시설, 위험물 취급시설 등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대비가 한층 강화되어야 한다. 천재든 인재든 방심하는 순간을 파고든다. 미리 대비하면 그 어떤 위험이라도 능히 감당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재난을 계기로 우리나라도 지진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대응력 점검과 아울러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할것이다.
● 도시지진의 충격과 교훈
중국 쓰촨성이나 아이티, 파키스탄등의 시골과는 다르게 우리가 살아가는 곳의 대부분은 완전히 현대적인 인프라를 갇춘 도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규모 6.0 이상의 대형지진이 발생한 적이 없지만 언제까지 안전할지 장담할 수는 없다. 최근의 추세로 보아 언제 발생해도 놀랍지 않은 시점임은 분명한 상황이다. 일정한 규모의 지진이 도시에서 발생하면 많은 사상자와 재산피해가 발생한다. 건물이 붕괴하거나 균열이 발생하고, 인프라(전기, 상하수도, 가스, 통신, 도로, 항만)가 파괴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화재가 발생하게 된다. 실제 지진이 발생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행동은 별로 없거나 테이블이나 책상 밑으로 들어가는 것 뿐이다. 그러나 테이블도 떨어지는 콘크리트에는 안전하지 않다. 그래서 절대 부서지지 않을만한 것에 밀착하거나 튼튼한 주위 기둥이나 옹벽등의 세이프티존으로 피신하는 것이 좋다. 일본의 지진, 중국의 지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자주 발생하는 많은 피해를 동반하는 지진을 절대 터부시하거나 우리와 무관한 것으로 규정해서는 않될 것이다. 재난은 우리가 가장 안심하고 있을 때 불시에 닥쳐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