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비에 젖은 홍익이와 헬멧
오늘은 장거리를 달려야 하기에 일찍 일어나 씻고 장비 챙겨 7시25분쯤 상쾌한 마음으로 찜질방을 나왔다. 비에 젖은 홍익이..뭐..홍익이도 밤새 목욕을 했나보네...수건으로 닦으면 되지뭐...
헉..그.런.데 굳게 믿었던 만능 비니루(x), 비닐봉지(o)....백팩 방수용으로..헬멧 도난방지 가림용으로..헬멧방수용으로 굳건히 믿었는데...좀더 단디(x), 단단하게(o) 묶을걸 그랬나...틈사이로 빗물이 다 들어 갔나보다. 헬멧이 완. 전. 젖어 있다...이대로 쓰면 냄새가 장난이 아닐텐데... 일단..모든 장비 헤체..생. 난. 리...어떻하지?...
어제밤 비오는걸 알았지만 비닐만 철떡같이 믿고 혼자 비오는 신라의 달밤을 맘껏 즐기고만 있었으니...잠시 멍때리다.. 헬멧을 들고 찜질방으로 다시 들어가..눈치를 보며...드라이기로 대충 말린다. 히히...
▼경주의 아침 도로 ▼경주의 경운기전용도로
겨우 장비를 재정비하고 출발한다. 보문단지근처에서 주유(만땅 4,500원)하고 경주의 아침을 즐기며 포항가는 길을 물어 가는데...길을 잘못들어 한참을 헤멨다. 쌀쌀한 아침 바람에 손이 시리네...비닐장갑의 필요성을 다시 느끼며.. 표지판도 없고 지방도로는 정말 잘 모르겠다.
한참을 헤멘 후에야 포항행 7번국도 간신히 진입. 9시쯤 퐝(포항 사람들은 '퐝'이라 부름)에 도착해 잠시 쉬다가 계속 스로우틀을 당긴다.
영덕 20km정도 앞두고 왠지 짠내와 거센 바닷바람이 느껴진다 싶더니 와우~ 도로 오른쪽에 하늘을 반 가르는 바다가 드디어 내 앞에 나타났다. 홍익이를 세워두고 햇볕에 찬 몸을 녹이며 바다를 즐기는데..옆에 있는 개들이 짖어댄다.
▼포항과 영덕사이의 동해 바다 ▼짖을땐 언제고...카메라앞에 온순해진 개들
영덕에서 아침밥을 먹을려고 했는데 어느새 나가는 길을 놓어 버렸다. 바닷바람이 장난이 아니네..입술은 파래지고 내피가 아 간절 간절... 바닷바람도 거센데 화물차가 쌩~ 지나갈땐 나도모르게 핸들을 꼭 부여잡게 된다. 살려는 본능...하지만 끝없이 보이는 바다를 보며 라이딩하고 있다는게 너무 기분 좋았다. 10시30분쯤 영해면에 있는 영덕휴게소에서 밥먹으려고 홍익이를 세웠다.
◀▲밤새 젖은 헬멧과 비닐 말리기
따뜻한 햇볕에 헬멧과 다용도 비닐을 잘 말리도록 펄쳐놓고 밥먹으러 식당으로 간다. 몸도 녹일겸 따뜻한 갈비탕(7천원)으로 아점하고 길다방에서 고민끝에 400원짜리 고급커피가 아닌 300원짜리 일반커피를 뽑아 마신다. 왜 다른 비싼것보다 이런게 더 고민스럽지.....
▼영덕휴게소내 대게센타 주인
배도 부르고 몸도 따뜻하니 좋다. 급방긋~히히히..
보자..그럼..다음 루트를 공부해 볼까나..
지도를 펴고 있는데 나를 계속 지켜봤는지 "아가씨, 어디를 가시는데요? 알려드릴께요..김밥좀 드시고 가세요"라며 친히 사이다까지 따 주신다." "아. 네..동해로 쭉 올라가 강릉이나 태백쪽으로 갈려구요. 사이다는 춥고 김밥은 잘 먹을께요." "근데 어디서 오셨어요?" "서울요...여기서 일하세요?" "네. 대게센터 운영하고 있어요." "영덕에 오면 이런 대게를 먹어줘야 하는데..그죠? 비쌀것 같아서" "아뇨..여기선 큰놈 한마리가 9천원정도 합니다." "정말요? 서울엔 3~4만원 줘야 하는데"
▼좋은 게 고르는 방법
수족관에 있는 게들을 직접 꺼내시며 "입밑이 이렇게 노란것이 좋은 게 입니다."라며 좋은 게 고르는법을 알려 주신다. "근데 뭐 하세요?" "네..무역쪽 일을 했었습니다." "아~ 그래요. 사실은 한국 게를 구하기 힘들어서 러시아산 대게를 수입해서 팔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요." 그렇게 서로 알고 있는 부분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계획하신거 잘 되시길 바래요~"하며 다음 루트를 다시 점검해 본다.
엔드라인 진호가 있는 강릉으로 쭉 올라 갈까? 강쌤이 계신 태백으로 빠질까? 고민하다가 강쌤과 통화가되었고 맛난거 사주신다는 말씀 한마디에 태백행으로 급변경...미안하다 진호야....7번국도로 올라가 울진에서 36번국도를 갈아타면 되겠네...다시 출발이다.
▲구제역 방역중 ▲온몸으로 방역처리 당하는 홍익이와 나
동해 7번국도를 신나게 달리고 있는데 헐...또 당했다. 의왕에서 김천으로 가는길에 두, 세번 당했는데 이번에도 또 온 몸으로 구제역 방역처리 당한것이다.
우이씨~ 우울해 하며 다시 출발하는데 동해 넓은 바다를 보니 급새 기분이 좋아졌다.
▼7번국도와 동해바다 ▼동해 바닷바람쐬는 홍익이 한컷
울진 망향휴게소에서 잠시 쉬고 조금더 올라가서 봉화행 36번국도로 갈아탔다. 근남면을 지나가는데 갑자기 홍광교회 한근남권사님이 생각나서 한컷.
울진에서 태백으로 빠지기전 36번국도 너무 환상적이다. 지금까지 다닌길중에서 단연 최고..엔드라인 라이딩코스로 강추하고 싶어졌다. 끝없는 산들과 강줄기..한적하고 아름다운 배경..차도 별로 없고 스릴도 느낄 수 있는 곡선들...
▼36번국도에 있는 사랑바위
▼라이딩 코스로 환상적인 36번국도
사랑바위에서 사진도 찍고 36번국도의 환상적 코스를 즐기며 가고 있는데 저 앞에서 차를 세워놓고 서라는 신호로 팔을 흔드시는 아저씨...'뭐지?' 일단 홍익이를 세웠다. 도로를 시찰하는 공무원인데 아까부터 홍익이 타고가는 나를 계속 보셨단다. 서울번호판을 달고 울진산길을 달리고 있으니 의아해할만도 하다. 무슨일인가 궁금하기도 하고 힘들면 아랫사람시켜 원하는곳까지 직접 데려다 줄려고 하셨다네..ㅋㅋ "밥은 문니겨?" "네" "대단하시네예. 조심해서 가이소"하시며 차타고 가신다. 조금지나 봉화군에 도착했고 현동에서 태백행 35번과 31번국도를 갈아탔다.
◀폐허가된 아파트(봉화에서 태백가는 길)
▼시골 아담한 교회(봉화에서 태백가는 길)
봉화와 태백가는 31번과 35번국도는 곳곳이 공사중이라 라이딩코스로는 비추. 홍익이 쉬는 동안 근처에 있는 아파트와 아담한 교회가 있어 한컷. 아파트는 아무도 살지 않는것처럼 보였다. 건물이 아깝네..
▼머플러에 손 녹이기 ▼태백으로가는 굴
동해 바닷바람 못지않게 차가운 태백산 바람..언 손을 후끈 달아오른 머플러에 녹이며 굴을 통과하며 그렇게 태백을 향해 달려 간다. 오후 5시 조금 넘어 강쌤이 근무하시는 강원랜드에 도착. 학회때문에 대전에 출장중이시라 내일 뵙기로하고 정암사가는 길에 있는 못골한증막에서 하루를 정리한다.
*오늘 총 이동시간: 10시간,
*총 이동거리: 275km
*오늘의 베스트 구간: 경주에서 나오는 길, 포항에서 영동가는 길, 울진에서 태백전 36번국도
*오늘의 느낌 한마디: 우리나라 정말 예쁘다. 크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끝없이 이어진 산과 들 그리고 바다...
첫댓글 장암사가 아니고 정암사다. 5대 적멸보궁 중 하나...
오타여행기~
속이 너무 시원하게 뚫리는군요...갑자기 7번 국도를 타고 싶네요..좋은 여행기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