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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임시수도기념관 내 전시관 모습. |
- 전시상황 다양한 유물도 선봬
- 부산의 콘텐츠로 현대사 기억
부산만이 가진 콘텐츠 '임시수도'를 주제로 하는 전시관이 개관한다.
임시수도 기념관은 오는 19일 오후 4시 영상실로 사용하던 옛 고검장 관사를 새로 단장해 전시관으로 개관한다. 임시수도 기념관은 1984년 개관했지만, 부산시 기념물 58호로 지정된 대통령 관저를 전시공간으로 사용한 탓에 임시수도 부산을 표현하는 전시공간을 확장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새 전시관 개관으로 1종 전문박물관의 자격을 갖추게 됐다. 임시수도 기념관이 1종 박물관으로 등록되면 부산의 9번째 1종 박물관이 된다. 문화 공간이 부족한 부산으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새로운 전시관은 임시수도 당시 부산 사회를 재현하고 국가 재건의 원동력이 된 부산의 저력을 보여준다. 전시는 '전쟁과 삶', '임시수도 부산 1000일' 두 가지 주제로 구성했으며, 유물과 함께 피란 열차, 판잣집, 밀면집 등을 모형으로 만들어 생동감을 살렸다.
'전쟁과 삶' 전시관에는 아버지가 국군 아들에게 보낸 위문편지, 북한군 물통, 중공군과 유엔군의 참전 기념품 등 6·25전쟁 당시 생활상을 되돌아볼 수 있는 유물을 전시한다. 재부 평안북도 도민회장 이기활 씨가 피란 때 입었던 저고리, 기장학교 신경복 교사가 쓴 일기와 당시 교과서도 볼 수 있다. 교과서에는 전투기 전함 등으로 숫자를 표현해 전쟁이 교육에 미친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김동리의 소설 '밀다원 시대'에 나오는 다방 '밀다원'도 재현했다. 밀다원은 임시수도 시절 피란온 문화·예술인들의 활동 근거지였다. 아울러 1952년 부산에서 처음 발행된 사상계를 비롯한 각종 문학잡지와 굳세어라 금순아, 이별의 부산정거장 등 피란살이와 관련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뮤직박스도 설치했다.
'임시수도 부산의 1000일' 전시관에는 부산에서 일어난 정치적 사건, 전시(戰時) 행정 등을 일별할 수 있는 유물을 전시한다.
이를 위해 휴전협정문, 대통령의 국군통수권 이양각서 등 중요 문서의 복제 이미지를 국가기록원에서 제공받았다. 대선주조 동양고무 등 당시 부산의 주요 산업체의 생산품과 관련 신문기사를 볼 수 있는 키오스크도 마련했다.
임시수도 기념관 이현주 관장은 "임시수도는 부산만이 가진 콘텐츠다. 그동안 협소한 공간과 기념물 지정 등으로 전시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번 전시관 개관으로 한국 현대사를 관통해온 기억을 재현할 수 있게 됐다"며 "전시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췄지만 어른도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