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언론인회 부여 역사문화탐방
대한언론인회(회장 장석영) 회원 100여명은 지난 10월 6일 충남 부여지역 일원에서 역사문화탐방 행사를 가졌다.
도착하자마자 부여 여성문화회관 3층에서 유자효 회우(전 SBS 이사) 의 밀도 있는 진행으로 시작된 세미나는 ‘지역문화콘텐츠와 언론의 역할’이 주제였다. 130년 전 제천서 조직된 ‘청풍승평계’발굴(기사)보고서 발표에 이어 한시간정도 진행된 이 세미나는 중부매일 손도언 기자의 ‘청풍승평계’, 이지효기자의 ‘충북의 미래유산 청주 내덕 동 주교좌성당의 건축유산’ 주제발표, 김 화 회우(전 경향신문 주간경향부장 겸 편집위원)의 발제, 김영환(전 한국일보 파리특파원) 류종현 회우(전 MBC 워싱턴 특파원)의 토론으로 막을 내렸다.
주제발표로 제시된 ‘청풍승평계’라는 국악단체는 우륵의 정신을 이어갈 목적으로 130년 전인 1893년에 제천시 청풍지역에서 활동했던 국악단체의 악기와 악보 등이 1983년 충주댐 개발 등으로 모두 청풍호에 잠기면서 전설로 남게 된 것을 발제자가 발굴하여 취재 보도함으로써 밝혀진 것이다. 당시 활동했던 청풍승평계 단원들은 6·25 전쟁 중에 각 지역으로 흩어졌고, 그저 전해오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국악의 뿌리를 캔 손 기자는 학계와 함께 묻혀 진 청풍승계를 수면위로 인양하는 개가를 올렸다. 어쩌면 우리나라 최고의 ‘국악단체'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일각에서 '국악관현악단'으로 보는 시각도 주시하면서 최초의 '국악단체' 이거나 '국악관현악단'이라는 역사적 가치를 발굴해 내기에 집중한 언론인의 자세가 높이 평가됐다.
때마침 부여에선 ‘대백제 세계와 통하다’를 주제로 한 2023대백제전이 한창이었다. 백제 성왕 즉위 1,500주년과 백제금동향로 발굴 30주년을 맞아 열린 이 축제는 백제의 역사성과 우수성을 재확립하는 매우 뜻 깊은 행사다.
이날 대한언론인회 회원들이 짧은 시간 주마간산격이나마 백제문화 역사유적지를 탐방한 곳은 구드레나루터 정림사지 궁남지 정도, 구드레나루터는 백마강의 낙화암 아래에 있는 나루터로 중국과 일본을 오가는 배가 드나들던 국제항이었다. 백제의 최첨단 기술과 문화가 이곳을 통해 해외로 전달되었다. 낙화암은 의자왕 때 나당연합군에 의해 백제가 무너지자 궁녀 3천여명이 백마강 바위위에서 투신하였다고 한다.
정림사지는 사비시대 수도의 가장 중심적인 위치에 있었던 사찰이다. 정림사지에 우뚝서있는 석탑표면에는 당나라가 백제를 멸망시킨 전승기념의 내용이 새겨져 있는데 백제왕조의 명운과 직결된 상징적인 공간으로 정림사가 존재하였음을 시사한다. 정림사지 규모는 북승방지에서 중문까지 107m이며 폭은 동서건물지 외곽기준으로 62m이다. 정림사의 창건연대는 사비천도 이후부터 백제멸망 전까지인 538~660년으로 추정한다.
마지막 코스는 궁남지, 궁남지는 사비시대에 조성된 인공수로, 목조저수조, 우물지와 도로유구, 수정 경작지,토기, 가마터 등 다양한 유구가 확인되었다. 퇴적된 개흙 층에서는 행정구역명, 인명, 지명 및 수전을 개간했던 사실이 적혀있는 6~7세기와 3~4세기의 유물이 발견되었다.
‘삼국사기’ ‘백제본기’에는 무왕 35년(634) “3월에 궁성 남쪽에 연못을 파고 물을 20여리나 되는 긴 수로로 끌어들였으며 연못 가운데는 섬을 만들어 方丈仙山을 본떴다고 되어있다. ‘일본서기’에는 백제 궁남지의 조경기술이 일본에 건너와 일본조경의 시초가 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1964년 대한민국 사적제 135호로 지정)
역사문화탐방도 유익했지만 입도 즐거웠고 오랜만에 목 떼를 벗기느라 여기저기서 건배소리가 요란했다. 향우정 연잎 보쌈정식, 고매옥 불고기전골 듣던 대로 꿀맛 같았다.
<글 정운종, 사진 조명동 회우, 뉴스 가디언 21 한은남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