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구간
광덕산~과치재 : 21.2km
이제 마루금은 88고속도로를 지나 설사 부근에 이르면서 전북 순창군을 버리고 온전히 전라남도 안으로 들어와 잠시 곡성군과 담양군의 군계를 따라 진행한다.
200~400m 정도 오르내리는 높이에서 보듯 별 특징 없는 마루금의 연속이다. 다소 무료하지만 서암산을 지나 마루금에서 살짝 벗어난 설산을 오르고 괘일산을 지나면 이런 우려를 한 번에 다 씻어 버리게 된다. 과연 정맥은 정맥이다.
방축재를 지나 88고속도로를 따라 10분 정도 진행하다 ‘안개 잦은 지역 1km’ 안내판이 나오면 오른쪽 산길로 접어든다. 2등급 삼각점(순창22)을 확인하고 과수원을 따라 내려오면 다시 88고속도로를 건너야 하는데 반드시 왼쪽 암거를 이용해야 한다. 차량 통행이 뜸한 틈을 타 무단횡단하는 위험한 행동은 절대 금물이다.
봉황산을 지난 마루금은 오죽이라고 불리는 검은색 대나무 숲을 지나 목동리 송지농원을 지나게 된다. 물 보충이 가능한 마을이다. 정맥에서 조금 벗어난 서암산을 다녀오는 것도 잊지 말자. 민치를 지나 마지막으로 전라북도의 숨결을 느끼고자 도계를 따라 역시 정맥 밖에 있는 설산도 다녀와야 한다. 정상석과 3등급삼각점이 잇는 설산에서 보는 조망은 대단하다.
이 설산 아래에 있는 신비의 샘 ‘금샘’을 다녀오는 것도 빠뜨리지 말아야 할 이번 구간의 하이라이트다. 그후 3봉으로 이루어진 괘일산을 조심스럽게 진행하면 또 다른 무이산(306m)을 지나 이번 구간의 날머리인 13번도로가 지나는 과치재로 떨어지게 된다. -
- 제8구간
과치재~유둔재 : 24km
과치재를 지나면서 호남정맥의 중간지점을 통과한다. 마루금은 광주의 진산이자 호남정맥의 자존심인 무등산에 진입하게 되면서 줄기를 더욱 남으로 뻗는다.
과치재에서 오른쪽으로 7분 거리에 있는 암거를 통해 호남고속도로를 건너야 한다. 이후 고속도로 가장자리를 따르다 철다리로 마루금을 이어가면 곧 연산에 도달한다. 연산을 오르기 전 바로 왼쪽에서 통명산으로 이어지는 ‘통명지맥’이 갈려나간다. 통명지맥을 따라가다 보면 차일봉 부근에서 또 다른 지맥인 ‘모후지맥’이 가지를 친다. 이는 지도로 확인하면 되겠다.
방아재를 지나 오르는 만덕산(575m)은 ‘할미봉’이라는 이름을 가졌음을 정상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입석리 임도를 지나면서 호남정맥 중간지점 말뚝을 만나게 된다. 이는 영취산부터 계산한, 즉 호남금남정맥을 포함한 거리 계산이며 순수한 호남정맥의 중간지점은 뒤에 진행할 서밧재 부근이다.
계속 된비알을 치고 올라가면 정맥길에서 400m 정도 벗어난 곳에 수양산이 있다. 정상에는 4등급 삼각점과 산불감시초소뿐이지만, 해발 593.9m 높이의 수양산은 이 구간 최고봉인 만큼 그 상징성을 감안해 답사가 필요할 것이다.
‘범죄 없는 마을’의 표석이 있는 입석리를 지나 임도를 따라 마루금을 이어가면 외딴 집 뒤로 마루금을 이어갈 수 있다. 곧 산불무인감시카메라가 있고 2등급 삼각점이 있는 국수봉에 이른다. 국수봉에서는 거의 직각으로 오른쪽으로 길을 꺾은 다음 염소목장 철망을 따라 진행하다가 철문 안으로 들어가면 산불감시초소가 나오고 시원한 조망 터가 나온다.
활공장을 지나 노가리재로 떨어지기 전 왼쪽으로 희미한 길을 따라 숲으로 들어가면 동물이동통로가 나온다. 노가리재 터널 위다. 이제부터는 담양가사문학의 영향으로 탄생한 가사문학길 이정표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어려울 것 없는 산길을 하염없이 걷다 보면 드디어 무등산이 나뭇가지 사이로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마루금은 이내 887번 지방도의 구도로 상에 있는 유둔재로 이어지면서 구간을 마무리한다.
- 제9구간
유둔재~어림고개 : 18.2km
무등산을 거니는 구간이다. 유둔재부터 북산까지는 아무 생각 말고 그저 묵묵히 올라야 할 정도로 고도를 일거에 높인다. 힘이 들지만 북산에 올라서면 시원한 무등산 풍광이 반긴다. 무등산 정상 부분은 군사지역으로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 신선대 억새밭~무등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가 있는 장불재까지는 우회해야 한다(확인 요망). 이때 규봉암에서 물 보충이 가능하다. 무등산에서 입석대와 서석대를 빼놓을 수 없으니 반드시 다녀와야 한다. 그후 무등산을 지나 안양산까지 멋진 조망을 즐기며 걸을 수 있다.
유둔재부터 신선대 억새밭까지의 산길은 특이한 어려움이 없다. 신선대 삼거리에서 왼쪽 억새밭 안으로 들어서서 규봉암 방향으로 이동한 뒤 숲길로 북산까지 오른다. 아주 짧은 지공너덜 구간을 지나 걷다 보면 장불재가 나오고 여기서 무등산의 전부라 할 입석대와 서석대를 다녀와야 한다.
장불재에서 안양산을 가는 구간은 여름이면 머리가 벗겨지는 고통을 감수한다. 하지만 주위가 확실하게 조망되는 만큼 전망은 좋다. 그러나 안양산(853.1m)~둔병재(278.8m) 구간은 워낙 고도편차가 커서 둔병재 너머 662m봉이 너무 높게 느껴진다. 그래도 산길이 좋아 위안이 된다. 둔병재의 휴양림에서 물 보충도 가능하다. 662m봉을 지나 ‘#73 철탑’을 지나면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리막으로 접어들어야 하는 구간 정도가 주의해야 할 곳이다.
- 제10구간
어림고개~돗재 : 16.8km
지나온 구간은 산길 사정이 좋았지만 이제부터는 길 찾기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한다. 일부 지도에 오산(鰲山)이라고 잘못 표기된 별산(鱉山)이 그 이름을 되찾은 이야기가 있는 곳이다. 산죽이 괴롭히는 곳도 한두 군데 나오고 묘지를 지나면 독도가 힘든 곳도 있다. 서밧재는 산경표 상의 호남정맥 중간 지점이다. 그 서밧재에 있는 문성석재에서 물 보충도 가능하다.
어림고개를 지나 마루금을 치고 올라가면 잡목들로 인해 길 찾기가 좀 복잡해진다. 그러나 일단 580m봉에 오르면 한숨을 돌리게 되고 여기부터 별산까지는 좀 무난하게 진행된다.
594.6m봉을 지나면서 삼각점을 확인해야 한다. 그 이후 구간은 로프가 두어 군데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표지띠마저 흔치 않아 흐름을 잘 찾아 진행해야 한다. 주라치를 지나면 쓰러진 잡목으로 좀 고생을 한다. 왼쪽으로 정맥길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구봉산도 다녀와야 할 곳이다.
서밧재에서는 왼쪽으로 이동해 고가도로 밑으로 진행하며 광주학생교육원 생활관에 오르기까지는 땀 좀 빼야 하는 구간이다. 이후 산길 사정은 양호하지만 천운산까지는 쉽지 않은 구간이다. 천운산에 이르면 정상석과 2등급 삼각점이 반겨 주고, 남쪽으로 이 정맥의 막바지에 있는 백운산이 아련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것도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다.
- 제11구간
돗재~예재 : 23.3km
태악산을 지나면서 왼쪽으로 조망이 트이면서 한천면 일대가 조망이 가능한데 운이 좋으면 일출 시 운무를 볼 수 있다. 이 동네의 지명이 한천(寒泉)이고 동가리(東佳)인 이유에 고개를 끄떡이며 개기재를 지나면 이정표가 있는 등 길찾기에 별 어려움이 없어진다. 계당산에서 마루금은 ‘노동’ 방향인데 계당사 방향이 워낙 길이 좋아 실수할 수도 있는 지점이다. 중간에 물을 보충할 만한 곳이 없기는 하나 전체적으로 편한 마루금을 이어갈 수 있는 구간이다.
이번 구간은 노인봉을 시작으로 삼각점도 5곳이나 있으니 심심찮은 산행을 할 수 있다. 태악산 이후 노인봉까지는 조망 포인트가 여러 차례 나온다. 성재봉에 이르러서는 왼쪽으로 크게 틀어 진행해야 한다. 선답자들이 큰 나무로 진입금지 표시를 해두었다. 촛대봉에 숨겨진 삼각점(사용 불가능)을 확인해야 하며 두봉산에서도 마찬가지다.
워낙 길이 희미해 정재봉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트는 곳을 조심해야 한다. 468.8m봉에 숨겨진 삼각점을 찾는 것도 보물찾기하는 것 마냥 재미있는 일이다. 개기재로 떨어져서는 오른쪽 개울에서 잠시 발을 적실 수 있다. 하지만 양이 그다지 많지도 않고 식수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개기재에서 일단 올라서기만 하면 이후 계당산을 지나 예재까지는 동네 야산을 걷는 느낌으로 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 제12구간
예재~웅치(곰재) : 16.2km
별 특징 없이 지나야 하는 호남의 오지 구간이다. 남진하던 마루금이 다시 서진(西進)해 큰덕골재에서 한 번 떨어지는 곳을 제외하면 400~500m 사이를 오르내리는 별 특징이 없는 구간이다. 다만 정맥꾼 이외에는 인적이 드문 길이라 숲을 헤치며 지나가는 번거로움은 감수해야 한다. 조망도 별로 없기 때문에 무료하기도 하다. 날머리는 화순과 보성으로 대중교통이 오고가는 웅치(곰재)로 잡는 것이 가장 적당할 듯하다.
시리산이나 고비산 등에 ‘준희님’의 안내판이 붙어 있고 산길에 잔 나뭇가지가 많은 만큼 표지띠도 많이 붙어 있어 길 찾기에는 그다지 어려움이 없다. 단, 초여름 이후 거미줄이나 벌레들에게 시달릴 것은 각오해야 한다. 방화선 같은 임도를 통해 뗏재를 지나 외딴 가건물 한 채가 보이고 그 집 뒤로 마루금이 명쾌하게 이어진다.
숫개봉을 지나 어른 키만 한 잡목을 헤치고 진행하면 폐 헬기장에 이른다. 이때쯤 웅치를 지나는 자동차 소리가 들리고 미끄러지듯 내려오면 웅치다.
- 제13구간
웅치~시목치 : 23.1km
내장산 구간에서 영산기맥 갈림길을 지났는데, 이번에는 또 하나의 기맥인 땅끝기맥 갈림봉을 지나게 되는 아주 의미 있는 구간이다. 엉터리이기는 하지만 이정표와 정상석도 이따금씩 만나면서 마루금은 다시 남진을 시작한다. 가지산 암봉에 이르러 앞으로 진행할 제암산 방향도 가늠하게 되면서 마루금 산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웅치에서 국사봉으로 가는 초입이 아주 중요하다. 즉 임도 개설 공사로 인해 어수선한 길을 따르려다가는 마루금을 잃어버리게 되어 사면을 치고 올라가야 하는 등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여기서는 임도는 무시하고 바로 중앙의 마루금을 따라 진입하면 바로 길 흔적이 나오고 그 길을 따라 올라가야 잡목 숲에 간간이 달린 표지띠를 확인하며 진행할 수 있다.
깃대봉을 지나 운곡마을 고개를 지나면 헬기장에 표석이 박힌 게 보이는데 이곳이 땅끝기맥 갈림봉이다. 잘못 된 정상석과 이정표를 인식하며 진행하면서 가지산을 지나 ‘가지산 암봉’에 들르는 것도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가지산 암봉에서 다시 되돌아 내려와 삼거리에서 왼쪽 길로 내려가기 시작해 왼쪽으로 경림마을을 보면서 진행하면 피재로 떨어진다.
동물 이동통로를 통해 피재를 지나고, 405m봉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진행해 병무산에 이르면 준희님의 안내판과 삼각점을 확인한다. 이후 편백나무 숲과 만년 임도를 지나 암봉에서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제암산 일대를 조망하며 마지막 힘을 쏟아 부으면 시목치(감나무재)로 떨어지게 된다.
- 제14구간
시목치~한치 : 17.7km
이 구간은 4월 말이나 5월 초 철쭉 개화 시즌에 맞춰서 진행하면 좋을 구간이다. 일림산~사자봉 구간에 보성군과 장흥군이 철쭉을 식재해 지리산 바래봉이나 소백산에 버금갈 정도로 철쭉의 명소가 되었다.
200여 m 고지에 있는 시목치를 지난 마루금은 682m의 작은산까지 고도를 높이느라 땀 좀 흘리게 만든다. 그러나 중간에 휴게소도 만들어 놓았고 나무 의자도 있어 쉬엄쉬엄 올라가면 그뿐이다. 작은산을 지나면 보성군인데 산길에 보성군과 장흥군의 이정표가 난립한 듯한 느낌이 든다. 보성군에서는 시목치니 일림산이니 하는 이름을 사용하는 반면, 장흥군에서는 갑낭재, 삼비산이라는 이름을 고수하고 있다.
제암산 임금바위가 보이기 시작하면 왼쪽으로 일림산 일대가 조망된다. 자연스럽게 마루금은 사자산 부근에서 왼쪽으로 틀어 해안산과 평행하게 동진한다. 두 개의 정상석이 잇는 제암산을 뒤로하고 걷는 구간에서는 멋진 바위와 철쭉나무를 보며 즐거움만 만끽할 수 있다.
제암산에 이어 곰재산 철쭉 능선을 지나면 사자산에 이르는데, 미봉(尾峰)에서 오른쪽으로 진행을 하면 장흥읍을 지나 천관산으로 이어지는 사자지맥이다. 잠시 사자봉의 머리에 해당하는 두봉(頭峰)에 다녀오는 것도 괜찮겠다. 계속 삼비산과 일림산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득량만이 보이기 시작하고 종점인 한치에 닿는다.
- 제15구간
한치~오도재 : 18.9km
일림산 구간을 마치면 축제가 끝난 뒤처럼 좀 허무한 느낌이 든다. 또 400고지가 살짝 넘는 야산 같은 곳을 지나려니 괜히 맥이 빠진다. 그래도 마루금을 밟으며 우리나라 녹차 주생산지 보성의 녹차 밭을 볼 수 있다는 데 의의를 부여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삼수마을을 지나 처음 만나는 활성산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틀어 90m 정도 더 들어가야 활성산 정상이다. 표지띠를 보며 주의 깊게 가시덤불을 헤치며 진행해 철조망을 살짝 넘으면 비탈이 나오며 녹차밭을 지나게 된다. 붓재다원을 지나 제일다원으로 들어가면 봉화산 등산로라는 간판이 나오고 마루금은 거의 평지 수준이다. 간간이 나무의자도 있고 삼각점도 있으며 봉화산에는 훌륭한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주의를 기울여 배각산에서 1등급 삼각점을 확인한다. 통신시설이 있는 반심산(307m)도 마루금에서 살짝 벗어나 있기는 하지만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도 나와 있는 봉우리이므로 임도를 따라 잠깐 다녀오는 수고를 아끼지 말자. 그럭재는 77번국도가 지나는 도로인 만큼 조심해서 건너야 한다. 이후 푸석거리는 315m봉 오르는 길은 짜증이 날 정도다.
315봉을 지나 역시 마루금에서 벗어난 대룡산으로 오르는 삼거리에 배낭을 벗어두고 10분 정도 천천히 걸어 대룡산에 도착하면 정상석과 대룡산 시비가 서 있다. 다시 삼거리로 돌아 나와 마루금을 걸으면 산길이 조금 안 좋아 신경을 써야 한다. 흔적과 표지띠를 잘 살펴봐야 오도재로 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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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 고향마을 뒷산이 호남정맥이 지나는군요 11구간 예재 바로 그곳 물이 서로 다른 바다로 간다는 어릴적 어른들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걸어보고 싶어요 어릴때 산넘어 아버지따라 보성을 갔으니 호남정맥 산줄기를 넘었다니 참 재미 있군요
예재 다음 봉화산이 제 고향 화순 이양 연화리에서는 봉우재라 불렀던곳 같아요 제 고향마을에서 그곳까지 나무하러갔던 기억과 그곳이 화순군과 보성군에 경계인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