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에서 펌
감자농사는 주말농장 농사의 백미입니다.
캘 때의 즐거움은 두 말할 필요가 없죠.
그리고 감자농사의 장점은, <생육기간이 짧다>는 것입니다.
고구마가 봄에 심어 가을에 거두는 것에 비하면,
감자는 봄에 심어 7월에 수확합니다.
그러니 2모작이 가능한 작물이죠.
게다가 식량도 되고, 반찬도 되고, 간식도 되니 요모조모 쓸모가 많죠.
그러나, 쉽게 생각하고 만만히 보았다간 별 재미를 못 보는 게 또한 감자입니다.
제가 감자농사를 3년 지었는데, 세 번 다 작황이 달랐습니다.
종자도 달랐고, 환경도 달랐습니다.
그리고 결과도 달랐지요.
그것을 통해서 잘 기르는 방법을 조금 안 것 같습니다.
농사라는 것은, 뭔가를 하나 깨달으려면 누군가의 코치가 없으면
한 해 농사를 마쳐봐야 비로소 알게 됩니다.
'아~ 이 작물은 물을 어떻게 줘야 되는구나...'하고 깨달았을 때는 이미
그 해 농사를 실패한 후입니다.
그러면 1년 농사 공치는 거죠...
열평짜리 주말농장이래도 수확이 시원찮으면 속이 상합니다.
봄부터 물동이 지고 날랐는데 수확이 좋아야지요.
농사 짓기 전에는 작년 기후가 어땠는지도 전혀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작년에 홍수로 난리가 났다고해도 한 해 지나면 다 잊지 않습니까?
저는 그게 더 심했지요.
그런데 농사랍시고 짓다보니... 일기예보에 민감해지고
작년엔 어땟나...작년 기록을 자주 들춰봅니다.
기록을 보니~ 작년엔 봄에 비가 자주 왔습니다.
적절히 와줬지요.
비가 일주일에 하루만 와주면 농부는 편합니다.
흙이 마를만 하면 비가 와주니 밭은 물을 충분히 먹고 농부는 편하지요.
작년이 그랬습니다.
아무리 물동이를 열심히 지고 날라도 비가 잠시 오는 것을 못 이깁니다.
그런데 올 봄은 가물었습니다...
게다가 천수답이었습니다...
죽어났죠.
게다가 감자는 물을 많이 줘야하는데 이랑 숫자는 작년의 3배나 되었으니
죽을 맛이었죠...
올해 제 감자는 작년에 비해 물을 1/5도 못 먹었습니다.
비도 적지... 주인님도 물을 많이 날라주지 못하지...
고생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작년에 비해 작황이 나쁠 것을 각오했습니다.
두번째 원인은, <품종>의 문제였습니다.
작황이 좋은 해는 종자보급소에서 나온 씨감자를 산 해였고
근처 종묘상에서 산 씨감자는 그럭저럭이었습니다.
감자는 동일한 조건에서 생산되어도 품종간 차이가 많은 편입니다.
그러니 감자를 재배하고 싶으실 때는 종자보급소에서 나온 씨감자를 구입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1. 감자농사를 할 때는 반드시 <씨감자>를 심어야합니다.
집에서 먹던 감자가 싹이 났다고 갖다 심는 분도 봤습니다.
그냥 아무 감자나 심어도 되잖냐는 분들도 의외로 많더군요.
씨감자를 새로 사서 심어야하는 이유는 '바이러스' 때문입니다.
바이러스로 인해 병에 걸리면 수확이 없거든요.
그러면 감자 종서는 어디서 구하는가?
아무데서나 구입하는게 아니고 각 지역 '농업기술센터'에 신청해야합니다.
보통 봄감자 신청은 그 전해 8월 경까지 받습니다.
신청 받은 수량만큼 국립종자공급소에서 생산해내서 다음해 2~3월경에 배급합니다.
그러니 농사 지을 즈음에 구입하려면 이미 늦은 것이죠.
각 지역마다 농업기술센터가 있으니 전화로 문의하시면 됩니다.
인터넷으로 각 지역 시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지역 농업기술센터가 있습니다.
전화로 문의하면 친절하게 가르쳐줍니다.
감자는 봄재배가 가장 많지만 산간지역에서는 여름재배도 하고,
제주를 포함한 남주지방에서는 가을재배를 합니다. 시설에서 하는 겨울재배도 있고요.
감자는 종자가 많아요.
보통 수미를 많이 씁니다. 여름에는 대지를 써야하고요.
2. 씨감자를 잘 절단해야합니다.
칼로 씨감자를 싹이 나오는 부분을 봐가며 자르는데 씨감자 한쪽 당 30g이 적당합니다.
만일 감자 무게가 60g이면 두 토막을 내면 되는 거죠.
자를 때 완전히 댕강 두토막을 내지 마시고 끝부분 1/5 부분은 붙여두세요.
그래야 상처가 적습니다.
눈이 많은 부분을 위로 해서 밑으로 절단해 내려가서 밑은 붙여두는 거죠.
그렇게 상처를 내면 아무는데 3일에서 1주일 정도 걸립니다.
상처가 아물고 난 다음에 밭에 심으셔야 썩지 않고 싹이 잘 나옵니다.
칼로 자를 때, 칼을 소독하면서 자르는 게 좋아요.
한 감자에 바이러스가 있는데 그걸로 계속 자르면 다른 감자에게로 옮겠죠?
뜨거운 물을 팔팔 끓이면서 칼을 두 개 준비해서,
하나는 끓는 물에 담궈놓고 하나로 자르고, 또 칼 바꾸고...이런 식으로 하면
소독이 되어서 문제가 안 생깁니다.
씨감자는 싹이 터서 광합성을 할 때까지는 감자에 있는 영양분으로 버티니
너무 씨감자를 작게 자르면 생육에 지장이 있습니다.
3. 싹을 어느 정도 틔운 후에 밭에 심는 게 좋습니다.
바로 밭에 심으면 싹이 트는데 오래 걸립니다.
우리나라 기후 상 봄감자 재배는 빨리 싹이 트는 게 유리합니다.
그런데 밭에 심으면 4월초라고 할지라도 아직 지온은 낮기 때문에 감자가
싹이 트는게 느려지지요.
그래서 실내에 두면 싹이 어느 정도 발아합니다.
통풍이 좋으면서 직사광선이 아닌 밝은 곳에 두면 싹이 틉니다.
눈이 1~2cm 정도 크는데 20일~1달 걸립니다.
그렇게 싹이 튼 것을 밭에 심습니다.
남쪽은 일찍 심어도 기온이 따뜻하지만,
북쪽은 4월쯤에 심어도 기온이 싸늘합니다.
4월초에 심으면 수확이 시작되는 7월경에 장마가 시작되지요.
수확즈음의 많은 비는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확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라도 싹을 미리 틔워서 밭에 심으면
생육이 빨라져서 수확시기도 앞당겨지고 좋지요.
그냥 감자상자를 놔두는 것도 좋고,
저처럼 배양토에 심어서 싹을 틔워서 옮겨심는 것도 좋습니다.
특히 가을감자의 경우에는 미리 싹을 틔워 심습니다.
왜냐면 더운 여름에 심으므로 무더위에 씨감자가 부패되기 때문이죠.
그러나 싹을 미리 틔웠다고 해도 밭에 심은 후에 늦서리로 인해 동해를 입을
가능성도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4. 파종합니다.
골에 비닐을 덮는 경우도 있고, 안 덮는 경우도 있습니다.
안 덮는 경우에는 북주기를 해야합니다.
남부지방에서는 봄에 조기재배할 경우 투명비닐을 덮고,
중부 이상 지역에서는 검은비닐을 덮습니다.
투명비닐을 덮으면 지온이 올라가 초기생육이 촉진되어 좋습니다.
그러나 중부이상 지역에는 온도가 너무 올라가서 오히려 고온장애를 입으므로
검은비닐을 씁니다. 또, 검은 비닐을 쓰면 잡초방지에도 좋습니다.
투명비닐을 덮으면 햇빛이 투과되어 비닐 밑의 잡초도 열심히 자랍니다.
그러나 검은 비닐을 쓰면 잡초가 자라지 못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북쪽에 살므로 검은 비닐을 사용합니다.
봄재배에는 비닐을 덮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가을재배 때는 비닐을 덮었습니다. 지열상승을 막고 잡초를 방지하려고요.
5. 싹이 틉니다.
요때는 물을 많이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대개 봄에 우리나라는 가뭅니다.
6. 성장이 빨라지며 땅속 지하부의 줄기가 마구 자라는 시기입니다.
이때부터 감자는 땅속의 영양분을 흡수하고, 땅위에서는 광합성이 시작돼죠.
만일 비닐멀칭을 하지 않았다면 이 시기에 북주기를 한번 하세요.
싹이 10cm 쯤 자랐을 때 1차 북주기를 합니다.
그리고 꽃 피기 직전에 2차 북주기를 해줍니다.
북주기란~ 감자 줄기를 중심으로 주변의 흙을 좀 덮어줘서 도톰하게 해주는 겁니다.
감자의 덩이가 굵어지도록 하는데 중요한 일이니 꼭 해주세요.
7. 감자가 달리는 시기입니다.
지상부에서는 꽃이 피지요. 꽃은 잘라주세요.
이 시기부터는 생육이 왕성해져서 많은 물을 필요로 합니다.
물을 많이많이 주세요~
물을 주는대로 감자가 마구 굵어집니다.
비닐멀칭을 하지 않았다면 땅 위에 금이 간 것이 보이실 겁니다.
병충해도 많이 생기는 시기니 잘 지켜보세요.
(감자에 잘 생기는 이십팔점박이 무당벌레 알입니다)
8. 이제 수확을 할 시기가 되었습니다.
지상의 잎과 줄기가 노랗게 되면서 시들~해집니다.
이 시기엔 물을 더 줄 필요가 없어요.
그런데 이 시기가 바로 우리나라 '장마' 시기입니다.(봄재배일 경우)
그러니 난감하죠.
시기를 잘 봐서 캐야합니다.
9. 감자를 캘 때는 날씨가 화창할 때, 토양이 말라있을 때가 좋습니다.
흙이 젖어있으면 캘 때 입은 상처로 병균이 침투합니다.
감자는 캐서 통풍이 좋고 그늘진 곳에서 일주일 정도 건조 시킵니다.
감자 농사를 짓고 나면 그 땅은 7월중순부터 땅이 빕니다.
그러니 거기에 김장배추 농사를 지을 수가 있지요.
그걸 감안하셔서 농사계획을 잡으세요.
씨감자 한 상자(20kg)을 사면 양이 많으니 많은 분들이 모아서 같이 구입하시는 게 좋아요.
내년에 감자농사 지으실 분은 주변 농업기술센터에 알아보세요~
아니면 '다농'같은 인터넷종묘사이트에서 봄에 구입하실 수도 있습니다.
반드시 제대로된 종자인지, 어떤 종자인지 확인하고 구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