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유쾌한 발상'…상상력의 한계를 넘다"
광주에서는 처음으로 오는 10일 개막하는 미디어아트 축제 '디지페스타'(Digifesta)의 윤곽이 드러났다.
'디지페스타'를 주최한 ㈜디지펙은 최근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시 주제와 참여작가 등 전시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6월 10일까지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열릴 '디지페스타'는 국내외 작가 31명이 참여해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만남을 통한 현대 미디어아트의 향연을 펼치게 된다.
특히 고 백남준 선생의 미공개 유작 50여점이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될 것으로 보여 개막 전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전시는 주제전인 '광속구(光速球) 시속 2010km/sec'와 백남준 특별전, 신진작가 공모전, 체험전 등 4부분으로 나눠 열린다.
주제전인 '광속구(光速球) 시속 2010km/sec'은 아날로그적인 가치인 휴머니티와 디지털 기술이 만나 새로운 작품 세계로 관객을 초대한다.
아시아 작가들이 주축인 주제전에는 국내 작가 12명과 해외 16팀 등 모두 31명의 작가가 참여해 기존 통념을 깨는 변화와 확장을 시도하게 된다.
토니 오슬러(미국)는 '시점'(Point of View·1994)을 통해 양복을 입은 인체 위에 머리 부분만을 영상으로 투사해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면서 빛의 속도와 세상의 변화를 바라보는 시선을 표현했다.
백남준 선생의 제자인 이보 데코비치(크로아티아)는 '모던 타임스'(2010)에서 28세때 모습의 백남준 선생 사진을 활용해 스승에 대한 경외감을 나타냈다.
29세의 신진작가인 제이콥 네프라스(Jakub Nepras·체코)는 'Generator'(발전기)라는 작품에서 컴퓨터 속 부품을 건물로 표현하고 실사와 조합한 3D 애니매이션으로 정교하게 그렸다.
중국의 신예작가 먀오 샤오춘은 8개월에 걸쳐 제작한 대작 'Restart'(재출발)를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이 작품은 3D애니메이션 기법을 도입한 영상작품으로 세계사에 등장했던 인물과 우주, 디지털 문명을 바라본 작가의 시선이 녹아들어 모든 것을 정지시키고 사고 속에서 인간과 기술의 관계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광주에서 활동중인 세계적인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씨는 박연폭포에 아인슈타인이 점프하는 모습을 그린 '생각하는 박연폭포'를 선보이고, 오용석은 'Memory of the future'에서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는 세계의 단면을 보여준다.
신진작가를 발굴하는 공모전 'Rookie'에서는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21개팀 29명이 선정됐다.
주최 측은 지역작가 육성을 위해 쿼터제를 도입해 20% 가량을 광주지역 작가로 선정했으며 수익금 일부를 미디어작가를 지원하는 재단설립 기금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밖에 직접 관객들이 참여해 작품을 만드는 체험전과 개막 하루전인 9일에는 국제 심포지엄이 열릴 예정이다.
이원일 큐레이터는 "아시아의 디지털 환경은 서구보다 훨씬 더 급변하고 있어 아시아의 모더니티 신기술과 결합돼 어떻게 구현되는가 하는 관점에서 전체적인 전시를 준비했다"며 "20세기를 관통해온 아시아의 역사적 경험과 신기술을 구사하는 디지타시아(Digitasia)의 세계를 엿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