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의 '미망' 을 읽고
<들국화>
이 작품은 한 개성상인의 가족을 통해 구한말에서 6·25라는 민족의 격변기를 거치면서 4대에 걸쳐 갗업을 유지해 나가는 가족사를 다루고 있는 소설로서 한국 근대사를 배경으로 중산층의 생활과 세계를 충실히 표현한 최초의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미망'은 한 가족사를 통해 근대적인 시민의 초상을 재현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청일전쟁 이전에 상업으로 크게 성공하여 막대한 부를 축적한 전처만이라는 전설적인 개성상인의 가계를 통해 국권 상실 후 일제시대를 살아가는 손녀 전태임과 새로운 세대인 전태임의 아들, 딸들의 가족사를 소설적인 구성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 소설 앞 부분에 등장하는 거상 전처만을 고려가 망한 후 이씨 조선으로부터 소외 되었던 개성을 토산품인 인삼과 지리적 여건을 이용하여 뛰어난 상술로 상업에 힘써 조선 중기에 이르러 개성을 한양과 맞먹는 상업 중심지로 키운 개성상인의 전형이다. 이소설의 주인공 전태임은 조부의 유산을 삼포로 투자하면서 도 동생 태남이의 독립운동 자금을 대주는 등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면서 시대 변화에 적극 대처하는 당찬 성격의 근대적인 여성이다.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전반적인 구도는 개성을 중심으로 외국자본에 대항하는 중산층의 생활상을 묘사하면서 외세속에서 중산층의 계층방어를 통한 근대적인 시민상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