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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수기의 모든 내용은 저의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이고 주관적인 내용이며 뇌피셜의 극한이기 때문에 선택적으로, 비판적으로 수용해주세요!! 공부 방법에 하나의 길은 없고,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도 다 다르니까요.
* 질문은 따로 받지 않겠습니다!
1차 점수
1차 점수는 (교육과정80+교직논술20) + (지가점6+내신20) = 126점 만점입니다.
충남 합격컷(1.5배수)은 78점, 제 점수는 102.67점이었고, 내신과 지가점 제외하면 교논 80.67 (교육과정 61, 논술 19.67) 이었습니다. (0.1배수 추정) 자랑은 아니...지만? 꽤 높은 점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종 점수에서는 지가점과 내신이 제외되기에 보통 교논 점수를 가지고 많이 이야기를 합니다.
2차 점수
2차 점수는 심층면점50+ 수업실연40+ (영어면점5+영어수업실연5)= 100점 만점입니다.
저는 심층면접 47.33 / 수업실연 38.4 / 영어면접 4.83 / 영어수업실연 4.73 / 총점 95.29점입니다.
최종 점수
최종 합격은 1차 점수에서 지가점과 내신을 제외한 교논100점+ 2차 100점= 200점으로 계산합니다.
충남 합격컷은 159.63점, 제 점수는 175.96점입니다.
2차 점수가 95점이라니까 엄청 높은 점수인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2차는 평균이 이 정도입니다. 충남 1차 1배수가 65점 정도로 추정되는데, 여기에 95점을 2차 평균점수라고 생각하고 더하면 160점으로 최종 합격컷과 비슷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합격수기- 1차>>
이 수기는 1차 발표가 나고서 12월에 쓴 수기입니다.
아직 2차 시험도 보지 않았는데 1차 합격 수기를 쓰다니... 뭔가 김칫국 드링킹을 거하게 한 느낌이지만.. 1차 점수가 워낙 잘 나오기도 했고, 지금 안 써놓으면 2차 끝나고는 제가 어떻게 공부했었는지 기억도 잘 안 나고, 기억이 나도 쓰기 귀찮아질 것 같아서... 틈틈이 한 번 써봅니다!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1년간 ALT의 흐름
2. 공부 스타일 / 단권화 / 뽀개기
3. 스터디 / 밀린 인강 / 처음에 열심히 하면 나중에 지친다?
4. 교육과정, 얼마나 외워야 할까
5. 운동의 중요성
6. 교직논술, 교육학 공부
7. 기출문제, 연습문제
8. 시험 당일 이야기
9. 모의고사, 소신지원?안정지원?
1). 1년간 ALT의 흐름
다른 분들은 어떻게 공부를 했는지 잘 모르지만, 아마도 대부분의 분들은 1월에서 11월로 갈수록 공부시간이 점점점 많아지는 흐름일 것 같습니다. (alt n+1의 법칙처럼!) 그런데 저는 조금 달랐어요. 1월을 제외하고, 2월부터 11월까지, 평균적인 공부시간이 전혀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봐야 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가장 공부를 많이 했던 시기는 2월 중후반~4월입니다. 이 때는 alt를 재지 않았는데, 일주일 평균 35~40시간 정도는 했던 것 같아요. 40시간을 넘기는 때도 아마 있었을 거에요. 이 때에는 정말 집중이 잘 되었어요. 휴대폰 시간을 한 번도 확인하지 않고 두세 시간을 이어서 공부할 수 있었을 정도니까요. 제가 생각해도 그때의 집중력은 도대체 어떻게 생겨난 건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5월쯤부터, 갑자기, 집중력이 떨어졌습니다. 왜 갑자기 집중력이 떨어진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그 이후로 11월까지, 집중력이 회복되지를 않았습니다. 6월은 실습기간이었는데, 온라인 실습이라 시간이 상당히 널널했음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거의 놨습니다. 지금까지 외운 걸 까먹으면 아까우니까 누적복습 돌리던 건 계속 하였지만, 인강을 듣거나 새로운 것을 외우는 것은 아예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실습을 시작할 때에는 조금이라도 해야지, 생각했는데, 막상 들어가니 퍼지게 되더라고요. 근데 뭐 실습 때에는 다들 쉬엄쉬엄 하고, 재충전의 시간이라고 생각하게 그냥 편하게 쉬었습니다. (근데 재충전이 안 되었다는게 함정...) 여름방학에 들어서서도 공부스타일에 변화가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저희 학년은.. 코로나 시국으로 인하여 학기와 방학의 구분이 없어서ㅋㅋ 하던 대로 했을 뿐입니다. 5월부터 alt를 재기 시작했는데, 그 이후로 한번도 1주일 40시간을 넘기지 못했고, 심지어 10월에 23시간밖에 하지 못한 주도 있어요. 집중이 안 되어서 집에서 했다가, 카페에서 했다가, 학교 도서관에서 했다가, 운동장 조회대에 올라가서 했다가, 체육관 계단(?!!)에서 했다가, 침대에서 했다가, 별 짓을 다했습니다. (그런데 침대에서 공부하는게 정말 의외로 집중이 잘 되었다는거..ㅋㅋ) 책상에 앉아서 2~3시간 동안 멍때리고 잡생각 할 때도 많았고요. 그런데 이게 원래 저의 집중력이 맞는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에도 수업시간의 절반은 졸고, 절반은 딴생각하고, 대학교 수업 때에는 90%를 멍때리며 보냈으니.. 저도 저의 뇌 구조를 모르겠어요. 2~4월 동안의 집중력은 정말.. 저 자신으로도 설명할 수 없고, 그저 신이 도운 시기라고밖에는 생각이 안 들어요.
2). 공부 스타일 / 단권화 / 뽀개기
저에게는 ‘회독’이라는 개념이 없었습니다. 1월에서 11월로 갈수록, 점점 회독 수를 늘려가며, 살을 조금씩 붙여가는 방식으로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기억력이 정말로 떨어지기 때문에, 몇 주 간격으로 회독을 하며 살을 붙이는 방식으로 해봤자, 저번에 읽었던 것이 기억에 남지 않고, 외워지는 것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딱딱 떨어지는 걸 좋아해서, 뭔가 제대로 끝낸 것이 없이, 제대로 외워진 것이 없이 책을 덮고, 그렇게 여러번 반복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살을 붙여가는 작업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아이러니하게도, 처음부터 완전 암기를 하였습니다.
인강이 나오면, 하루에 대략 2개를 듣는다고 하였을 때, 그날 배운 인강 내용에 대한 암기를 그날 끝냈습니다. 총론 강의는 한 강에 2시간 정도(교육과정 제외하고), 각론 강의는 과목마다 다르지만 총론보다는 적게 걸렸어요. 물론 지엽적인 것까지 샅샅이 외우지는 않았고요. 그리고 그날 외운 것을 그날 자기전까지 복습하였습니다.(저의 복습은 종이로 책을 가리고 머릿속으로 생각해내고,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일종의 효율적인 아웃풋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웃풋 방식 중에서 전부 적어가면서 하는 것은 조금 비효율적입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팔도 아프고, 실제로 공부한 양에 비해서 뭔가 되게 많이 한 느낌만 드니까요.)
그리고 그날 외운 내용을 대충 ‘국어1, 수학4’ 이런 식으로 기호로 정합니다. (오늘 공부한 내용은 수학 베르트하이머~오슈벨이고, 이 부분은 수학에서 네 번째 토막이니까 이 부분을 ‘수학4’라고 명한다. 이런 식입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복습해야 할 날짜를 달력에 기호로 미리 표시하였습니다. 다음날 복습하고, 1일 후, 2일 후, 3일 후, 5일 후, 일주일 후, 10일 후, 2주 후... 언제 그 내용을 복습해야 하는지, 달력에 미리 표시해두는 겁니다. 예를 들어, 오늘이 2월 2일이고, 오늘 외운 수학 베르트하이머~오슈벨을 ‘수학 4’라고 명했다고 합시다. 그럼 달력에서 오늘부터 날짜를 세면서 2월 3일, 2월 4일, 2월 6일, 2월 10일, 2월 17일... 에 ‘수학 4’라는 기호를 적어두는 것입니다. 그러면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은 어떤 내용을 복습해야 하지? 저번에 수학 외운거 본지 며칠이나 지났더라?’ 하는 고민을 할 필요가 없이, 달력에 적힌 기호에 해당하는 내용을 찾아서 복습하면 됩니다. 나중에는 내용이 점점 누적되니까 하루에 봐야 하는 기호가 막 10개씩 쌓입니다. 그럼 속으로 생각하죠. ‘기호 하나에 해당하는 내용을 복습하는데 대략 15분이 걸리니까.. 오늘 복습은 2시간 반은 해야겠네.. 아이고..ㅋㅋ’ 그리고 외운지 대략 3~4주 정도가 지난 내용은 기억 속에 자리를 잡아서 ‘이정도면 완전히 외워진 거 같다’하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면 ‘합치기’를 합니다.
수학 교육론을 10번으로 나누어서 외웠다고 합시다. 그럼 기호가 수학1부터 수학10까지 있겠죠? 그러면 매일 복습할 때마다 각 기호 부분을 하나씩 따로따로 복습하는 것은 나름 귀찮고, 과목 안에서의 연계성과 통합적인 지식의 구성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입니다. 따라서, 수학을 외운지 한달정도가 지났다, 기억에 완전히 자리잡았다. 하는 것은 기호들을 하나로 합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3월 17일에 수학1, 3월 18일에 수학2,..... 3월 26일에 수학 10을 복습한다고 달력에 적혀있다고 해봅시다. 그런데 이 기호들은 꾸준히 복습한지 한달이나 되었기 때문에, 달력에 적혀있는 것보다 며칠 정도는 늦게 봐도 여전히 기억이 날 것입니다. 따라서 중간 날짜를 잡아서, 그냥 3월 23일-‘수학 1~10’ 으로 산발되어있던 기호들을 하루에 복습하는 것으로 합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 하루동안 수학 전체범위를 볼수가 있겠죠. 그리고 또 달력에 적는 겁니다. 2주 뒤에 ‘수학1~10’, 한 달 뒤에 ‘수학 1~10’. 이렇게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모든 과목에 대한 복습 텀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정말 지겹고 질리는 복습의 연속이었습니다. 나중에는 복습할 것이 누적되어서 새로운 것을 집어넣는 시간보다 복습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습니다. 제가 다른 건 몰라도 ‘누적복습’ 하나는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나중에는 같은 내용을 10번, 20번을 복습하게 되고, 침대에 누워서 한 과목의 총론이나 각론의 모든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되뇌일 수 있는 수준으로 외우게 되었습니다. 암기를 못하기에 그만큼 까먹는 것을 철저하게 방지하고자 했어요.
이런 방식에는 장단점이 있어요. 장점은, 내가 뭔가 열심히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초반(1~4월)에는, 솔직히 ‘나 충남 보는거 치고 꽤 열심히 하는 듯? 벌써 이만큼 외운사람 얼마 없을 듯?’ 이런 생각이 들어요.ㅋㅋ 그리고 뭔가 깔끔하고 딱딱 떨어지는 느낌에요. 이 과목 인강 딱 듣고! 딱 외우고! 클리어하고! 다음 과목으로 넘어가고! 이런 느낌이라서 ‘아직 2~3회독을 했는데 남는게 없는거 같아요..’하는 애매한 느낌이 없습니다. 외운 건 확실히 외운거고, 안 외운 건 안 외운 거니까요. 단점은, 엄청 질립니다. 처음부터 딱 외우고 그 같은 내용을 수십번씩 복습하려니 엄청 질리고, 후반으로 갈수록 공부를 오히려 안하게 됩니다. 정확히 말하면, 복습(아웃풋)하는 시간은 엄청 길고, 새로운 걸 인풋하는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2~4월에는 ‘나 좀 열심히 하는 듯?’라고 생각했지만, 8~11월에는 ‘나 너무 안하는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요. 1년 전체 공부시간을 합하면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결국엔 같겠지만요. 그리고 망각에 대한 불안감이 큽니다. 조금씩 내용을 쌓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완전히 쌓아놓고, 그 이후에는 그것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한 공부를 하는 것이니까요. 참 아이러니합니다. 기억력이 떨어져서 더욱더 암기에 치중하는 공부를 했다는 것이. 학교 공부로 비교해보자면 수능보다는 단기적인 내신에 적합한 스타일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계속 백구 자료 원문으로만 공부하고 단권화는 보거나 만들지 않았습니다. 임용고시가 공부할 양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백구 자료를 보면, 정보가 상당히 집약적으로 농축되어 있습니다. 거기에서 또 뭘 빼고 단권화를 하기도 힘들고, 굳이 단권화를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공부 스타일은 인강을 들은 날부터 외울 걸 다 외우고 이후에는 복습만 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처음 외웠던 원문 그대로 계속 복습하였습니다. 그리고 단권화를 한다고 해도 자세한 내용을 보려면 어차피 원문을 봐야 하고, 원문을 보지 않고 단권화만 보게 되면 많은 부분을 놓치게 되고, 고득점을 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경쟁률이 점점 높아져서 도지역이냐, 광역시냐를 따지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도지역도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기에, (작년 1차 교논+내신+지가점 1.5배수 컷이 충남 63, 대전 97이었는데, 올해는 충남 78, 대전 93점입니다. 내년, 내후년에는 그 차이가 얼마나 줄어들지 아무도 모릅니다.) 단권화를 만드는 것은 자유이지만, 단권화‘만’ 보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임고 막판에 점점 텀을 줄여가면서 모든 내용을 빠르게 훑고 정리하는 ‘뽀개기’ 라는 것을 하게 됩니다. 가장 전통적인(?) 방법은 10일-9일-8일-....-2일-1일. 이렇게 텀을 점점 줄여가며 55일에 걸쳐서 보는 방법인데, 저는 이러한 방식의 뽀개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방식에는 큰 단점이 있는데, 텀이 10일에서 2일로 줄어들 때마다, 점점 놓치는 부분이 생기게 되고 핵심적인 부분만 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제 기준으로, 단권화 없이 원문으로 모든 내용을 보는데 50~60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하루에 10시간씩 공부한다고 해도 5~6일 텀은 되어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막판에 5일-4일-3일-2일-1일 이런 식으로 뽀개기를 하게 되면, 시간에 쫓겨서 점점 대충대충 보게 될 것이고, 복습의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저는 인강을 듣는 처음부터 외우고자 하는 것은 전부 외우는 방식으로 하였고, 시험이 얼마 안 남은 9~10월에 가서 외운 일부 내용들을 제외하면, 완전히 달달 외워서 말할 수 있는 수준으로 외워져서 거의 한 달 텀으로 복습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막판에 텀을 줄이는 뽀개기를 하는 것이 무의미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내용을 충분히 볼 수 있도록 2주(모든 내용)- 1주(모든 내용)- 2일(모형과 교육과정만). 이렇게 복습을 하였습니다. 사실 2주-1주도 완전히 지켜지지는 않았습니다. 1주 텀에서는 못 본 내용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단권화, 스제트, 뽀개기. 전부 하지 않고, 그저 외우고, 끝없이 머릿속으로 아웃풋하는 지겹고 단순한 방식의 공부가 저에게는 꽤 효과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의 공부 방법이 좋은 방법인지 나쁜 방법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만약 1년 전으로 돌아가서 공부를 다시 한다? 그럼 또 이 방법으로 할 것 같아요ㅋㅋ 제가 공부하는 방법이 맞는 것인지, 이렇게 하는게 올바른 것인지, 확신이 없었어요. 그런데 결론적으로는 좋은 성적을 받았으니, 아마 ‘저에게는’ 이 방법이 어쨌든 잘 먹힌 셈이지요. 만약 이 방법으로 공부하신다면, ‘누적복습을 놓치지 않고 꾸준히 한다.’ 이게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초반에 열심히 외워놓은 걸 까먹는다면 너무 아까우니까요.
3). 스터디 / 밀린 인강 대처 / 처음에 열심히 하면 나중에 지친다?
저는 처음에는 스터디를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혼자서 공부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했고, 항상 집에서 공부했고, 스터디를 구할 친구도 딱히 없었고, 실제로 혼자서도 잘 되었으니까요. 그런데 5월 무렵부터 집중력이 깨지고, 점점 자기관리 능력이 바닥을 치던 와중, 7월 초에 (다행히도) 한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고, 짝스터디를 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자신이 공부할 할당량을 미리 정해둡니다. 그리고 자신이 공부한 책이나 프린트 범위를 가져와서, 해당 범위에서 공부했는지 확인하는 질문을 서로에게 10~20분 정도 하고, 공부를 끝내지 못한 사람은 벌금을 내는 방식이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 한번에 한시간 정도로 스터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어요. 시험 한 달 전부터는 일주일에 세 번씩 만났고요.
스터디에서 할당량을 못 채우면 벌금을 내는 방식을 할 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벌금을 반드시 그 날 안에 송금하는 것입니다. 그날 그날 보내지 않고 넘어가면, 나중에는 얼마가 쌓였는지 헷갈리고, 그날 할당량을 다 못 끝냈어도 ‘대충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나태한 생각이 들게 됩니다. 만약 세 명 이상이 스터디를 하면, 벌금을 관리할 한 명을 정해서, 그날그날 바로 송금하는 방식으로 하고, 벌금이 어느정도 모이면 그걸로 맛있는 거 먹으러 가든지 하면 됩니다. 아예 시험 끝나고 탕진할 수도 있고요.
스터디는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혼자서 공부하는 것이 잘 되고, 자기관리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할지라도, 언제 갑자기 집중력이 망가질지 모르니까요. 꼭 스터디에서 함께 모든 것을 공부하고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저처럼 공부 할당량을 정해서 확인하는 정도로, 공부 강제 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으니까요. 스터디를 처음부터 했다면, 인강이 그렇게 밀리지는 않았을 텐데.. 라고 생각합니다.
인강이 5월부터 슬슬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실습 전에는 20개.. 6월 실습을 끝내고 나니 50개... 나중에는 7~80개는 되었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몇 개 남았는지 열심히 셌는데, 나중에는 세는 것도 포기했어요. 그냥 ‘나는 나의 길을 간다. 하던 대로. Slow and steady!'라고 생각했습니다. ‘괜찮아. 인강이 많이 밀려있지만. 나는 처음부터 딱 완전히 외우고 끝내는 스타일이잖아? 인강 다 들었어도 이제 회독 돌리는 친구들도 많이 있을거야. 나는 지금까지 들은건 완전히 외워져 있는 상태니까. 하던 대로 하면 돼.’라고 생각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좀 불안하기는 했습니다...)(여러분은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라는 의미에서..!) 다만 각론 강의 후반으로 갈수록 암기를 점점 느슨하게 하게 된 점은 있어요. 과학 각론은 양이 진짜 많아서 무려 6주의 시간을 들여서 꼼꼼하게 외웠는데, 그에 비하면, 가장 마지막 순서인 체육과 국어 각론은 프린트 내용을 완전 띄엄띄엄 외웠습니다. 거의 버리는 느낌..? ‘하 이건 범위는 개많은데 이런데서 문제 나올 확률은 희박하고.. 걍 버려야 겠다. 진짜 중요한 것만 선택적으로 보자.’ 하는 느낌이로요.
항상 2~4월의 저 자신에게 고마웠습니다. 그 때 열심히 해주어서 인강이 밀려도 버틸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너무 열심히 하면 나중에 지쳐서 못한다,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저는 반대로 생각했어요. 처음에 열심히 안한다고 나중에 안지치나? 그건 아닐거다. 어차피 공부가 안 되는 시기가 오는건 똑같다. 내가 처음에 열심히 했기에 오히려 그걸로 버틸 수 있는거다. 그 때 안 외워놓았다면 지금 얼마나 가슴 졸였을까. 그 때 해놓아서 다행이다. (그렇다고 2월부터 10시간씩 하라는 건 절대 아니에요..!! 어디까지나 ‘비교적’, ‘제가 생각하기에’ ‘저의 1~3학년 동안 학점을 관리하던 모습에 비하면’ 열심히 한 수준이지 처음부터 풀악셀에 니트로 추진기까지 달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거는 진짜로 지쳐요..)
<추가 Q&A> (질문 출처:???)
- 스터디 어떻게 구하나요? 나중 가도 구해지나요? 스터디는 아는 사람끼리 하거나, 모르는 사람끼리는 에타나 춘파(ㅠㅠ...)에서 많이 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춘파에서 구하는 스터디는 대부분 서브스터디, 부족한 부분만 따로 보는 단기적인 스터디, ALT인증, 구루미 캠스 같은 게 많고요. 사실 저는 한 친구에게서 온 기적적인 연락 덕분에 스터디를 구한 거라서.. 이거는.. 잘 모르겠습니다... ㅈㅅ
- 스터디 종류? 본스? 짝스? 복습스터디? 서브스터디?--- 음... 스터디를 이렇게 다양한 명칭으로 부른다는 건 한참 나중에 알았습니다.ㅋㅋㅋㅋㅋㅋ 저는 스터디를 한 개 했는데 그게 둘이서 하는 거였으니, 그 스터디가 본스이면서 짝스인 것입니다. 본스와 짝스가 뭐 따로 있는게 아니라, 걍 둘이서 하면 짝스인 거고, 메인으로 다루는 스터디가 본스인 거고, 본스가 짝스이면 본스가 짝스인거죠(?). 그리고 자신이 스터디를 활용하는 목적이 복습을 하기 위함이고, 그것이 메인스터디라면 본스가 복습스터디가 되는 것이지요. 스터디의 개수, 종류, 명칭... 처음 임고생이 되어서는 ‘저게 다 다른 스터디인가? 다 해야 하는 건가? 어떤걸 어떻게 구해야 하는거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쉽게 말하면, 그냥 자신이 공부를 하면서 스터디를 할 필요성을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 자유롭게 구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만약 현재 스터디에서는 ALT인증과 서로에게 질문해주는 활동을 하는데, ‘그날그날 들은 인강을 함께 복습하는 것도 하고 싶다.’라고 생각한다면, 현재 스터디원과 이야기해서 복습 활동을 추가하든지, 아니면 복습을 목적으로 하는 다른 스터디를 하나 더 구하든지 하면 되는 것입니다. 스터디를 꼭 여러개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본스는 무조건 여러명이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짝스 하나만 해도 되는 거고, 서브스터디를 꼭 구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 국제실습 간사람이랑 안간사람이랑 같이 스터디하면 힘든가요? --- 공주교대 기준으로 6월이 실습기간인데, 국제실습을 간사람은 6월에 시간이 비니까 거의 여름방학이 일찍 시작하는 느낌으로 쭉 달릴 수 있는 반면, 국제실습을 가지 않은 사람은 실습기간에 공부에 전념하기가 힘들죠. 저도 온라인 실습인데도 불구하고 누적복습만 유지하고 인강 듣고 새로 외우는 건 아예 안 했으니까요. 실습기간 한달을 제외하고 나머지 기간에서는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실습 기간 동안의 스터디는 조율이 필요하겠죠?! 만약 한명은 국제실습 갔다온 사람A, 한명은 안갔다온 사람B라고 해봅시다. 평소 스터디에서 하는 활동이, 스터디원 각자 다른 내용을 공부해도 상관없는 경우(ex- 제가 했던 스터디처럼 각자 할당량을 정해서 벌금을 낸다든가)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스터디를 하긴 하되, A는 할당량을 자기 하던 대로 많이 정하고, B는 할당량을 줄여서 정하면 되니까요. 늘 하던 대로 서로 물어봐주고, 계획한 만큼 공부가 되었는지 확인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두 스터디원이 같은 내용을 공부해야 하는 스터디인 경우(ex- 인강 범위를 똑같이 정해서 듣고, 그 내용에 대해 함께 복습하고 서로가 놓친 부분을 메꾸어주는 방식)라면 조율과 배려가 많이.. 필요하겠죠. 그리고 6월 실습이 온라인이 아니라 대면 실습으로 이루어진다면, B입장에서는 스터디 할 시간을 내는 것조차 힘들고, ‘나는 지금 공부 하지도 않는데 A를 위해서 스터디 하러 가야 하네... 시간 아까워.’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만약 국제실습을 간 사람과 안 간 사람이 같이 스터디를 하게 될 것 같다 하면은, 스터디를 구하는 단계에서 미리 실습기간에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 정해둔 다음, 스터디를 시작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4). 교육과정, 얼마나 외울까
드디어 나올 것이 나왔네요ㅋㅋ!! 임고공부에서 가장 쓸데없고 비효율적이고 고통스럽고 지겹고 지치고 질리고 왜 공부해야하는지 모르겠고 욕나오고 짜증나고 샷건치고 싶은 교육과정 원문 공부입니다. 일단 제가 외운 교육과정 범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밑교학방: 성취기준 밑에 달려있는 교수학습 방법 및 유의사항, 평가 방법 및 유의사항
*뒷교학방: 뒤에 따로 있는 교수학습 및 평가의 방향
*밑줄 친 부분: 지금 생각해보면 외울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하는 부분
국어- 역량, 내체표(핵심개념, 기능)
수학- 역량, 성취기준, 밑교학방
사회- 역량, 목표, 내체표(영역, 핵심개념)
과학- 역량, 목표, 내체표(영역만)
영어- 역량, 성취기준
음악- 역량, 내체표(영역, 핵심개념, 일반화된 지식, 내용요소, 기능), 성취기준
미술- 역량, 내체표(영역, 핵심개념, 일반화된 지식, 내용요소, 기능), 성취기준
실과- 역량, 내체표(영역, 핵심개념, 일반화된 지식, 내용요소), 성취기준, 뒷교학방 중에서 평가 중점 4문장
체육- 역량, 내체표(영역, 핵심개념, 내용요소, 기능), 뒷교학방 타이틀이랑 세부내용 빈칸
통합교과- 역량, 성격, 목표, 내체표(영역, 핵심개념, 일반화된 지식, 내용요소, 기능)
도덕- 역량, 성격과 목표 주요 용어 빈칸, 내체표(영역, 핵심개념, 내용요소, 기능)
총론- 교육과정의 성격, 교육과정 구성의 방향, 학교급별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기준,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전부 빡센 빈칸)
창의적 체험활동- 성격, 목표, 영역과 활동 (전부 빡센 빈칸)
안전한 생활- 성격, 목표 (빡센 빈칸), 내체표(영역, 핵심개념, 내용요소, 기능)
역량은 전과목을 외웠고, 내체표는 선택적으로, 성취기준은 수영음미실 통암기를 하였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교육과정을 그렇게 많이 외운 편은 아닙니다. 역량, 내체표, 성취기준을 다 합친것보다 밑+뒷교학방이 훨씬 많은데 저는 교학방을 거의 외우지 않았으니까요. 총창안도 뒷부분은 아예 안보고 정말 필수적인 범위만 외운 것입니다. 역량, 내체표, 성취기준도 거의 2~3월에 다 외워놓고 계속 복습한 것이었습니다. 교학방은 9~10월에 외워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위에서 말했다시피 후반부에서 오히려 인풋을 안해서 거의 외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시험이 끝나고 나니, 오히려 안 외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시험을 보기 전에는 적다고 생각했던, 위에 있는 암기범위가, 시험을 보고 나니, 개인적으로 딱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범위입니다.
교학방은 정말로 외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양은 엄~청나게 많은데 이것들을 외우는 시간이 너무나 비효율적입니다. 항상 나오는 체육 뒷교는 꼭 외워야 하지만, 그 이외에는 외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문제가 나온다고 해도 1~2문제, 2~3점 정도일 것인데 그 2~3점을 위해서 매일 몇시간씩을 교학방에 투자하는 것은 너무나 스트레스 받고 비효율적인 일입니다. 설경광이 아닌 도지역이라면 더더욱 그렇고요. 차라리 그 시간에 각론을 더 세세하게 보고, 사회과학 지도서를 샅샅이 들여다보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시험을 보면서 ‘아 정말 엿먹일려고 작정하고 문제 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문제가 정말 많았습니다. 숭어의 피아노 5중주, 도덕 소인, 무극성... 그리고 수학과 영어의 내용체계표. 수학과 영어의 내용체계는 지금까지 한번도 출제된 적이 없고 일반적으로 여겨지는 암기범위가 아니었습니다. 문제를 보면서 ‘내년 후배들은 수학, 영어 내체표도 외우게 생겼구나.. 백구가 이거 외우라고 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이렇게 지엽적으로 나올 것을 대비해서 교육과정도 교학방이든 뭐든 샅샅이 외워두면 좋은 거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지엽적인 문제들을 틀린다고 해도 다른 문제들을 맞추면 충분히 고득점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내체표 문제도 성취기준을 외웠다면 생각해서 쓸 수 있는 문제였고 (수학과 영어의 성취기준은 일반적으로 암기범위에 들어가니까요), 성취기준을 생각하며 비벼 썼더니 정답이었(던 것 같)습니다. (임고는 정답 공개를 안하는 이상한 시험이라 참... 그런데 점수를 보면 정답처리 된 것 같습니다.)
교육과정은 역량, 내체표, 성취기준, 체육 뒷교 정도만 외워도 충분합니다. 저도 교학방을 거의 안외웠지만, 1차에서 설경광도 붙을 점수가 나왔습니다. 만약 제가 인강이 밀리지 않아서 후반부에 시간이 남았다면, 교학방을 더 공부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점수는 똑같았을 것입니다. 오히려 각론에서 지엽적인 문제가 많이 나왔는데 각론을 그렇게 볼 생각은 못 했으니까요. 어떻게 보면 인강이 밀린 덕분에 효율적인(?) 공부를 하게 된 셈이네요ㅋㅋ. 그리고 내체표에서 일반화된 지식- 정말 외울 필요가 없습니다. 왜 외웠는지 모르겠어요.
교육과정 암기에 너무 많은 부담을 갖지 마세요.
(다만... 맨 처음 말했듯이.. 이 수기는 주관적인 내용이라는 거..! 다음 임고에 갑자기 교학방 문제가 쏟아져 나온다고 해서 저 찾아와서 때리시면 안됩니다...)
** 다만 총창안은 열심히 외울 것을 권합니다! 총창안은 일단 외우면 3점을 무조건 가져갈 수 있고, 총창안 내용은 교직논술에서 나오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올해 교직논술도 총론 내용을 바탕으로 쓰는 것이었고요. 그리고 총창안에 들어있는 교육적인 용어.. 뭔가 있어보이는 용어들은 나중에 2차에서 심층면접 할때에도 나도 모르게 나오게 되면서 답변을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래도 통암기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조금 빡센ㅎㅎ)빈칸 암기면 됩니다. 올해 총창안 출제 경향도 조금 바뀌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원문 그대로에 빈칸을 뻥뻥 뚫어서 단어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채우는 방식이었는데, 올해는 정확히 원문 빈칸을 채워야 하는게 아니라, 원문에 있는 내용을 생각해서, 하나의 문장으로 적당히 비벼 쓰는 문제였습니다. 통암기를 해야 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5). 운동의 중요성
뜬금없이 운동의 중요성이 나왔네요ㅋㅋ. 그런데 운동하는 거 진짜 중요합니다. 운동장 달리기, 계단오르기, 스쿼트, 플랭크... 뭐가 되었든 좋으니 꾸준히 하시길 바랍니다. 계속 앉아만 있으니까 온몸의 근육이 퇴화되어가는 것이 느껴져요. 특히 허리가 정말 아픕니다. 허리의 코어근육이 부실해지니 좀 앉아 있다 싶으면 허리가 아프고, 계속 허리를 두드리고 침대에 엎드려서 공부하게 됩니다. 이러다 시험 당일에 허리 아파서 집중 안되는건 아닌지 걱정도 들고... 다행히 시험 당일에는 긴장을 해서인지 집중을 해서인지 아프지는 않았어요. 공부를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하루에 30분 정도는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특히 허리 안좋으신 분들.. 꼭! 운동을 놓치지 마세요. 저는 운동할 시간이 있었는데도 귀찮아서 안했네요ㅋㅋ 할말이 없을 뿐입니다... 그리고 체력관리 하는데에는 규칙적인 생활습관도 참 중요합니다. 저는 5월쯤부터 생활패턴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밤 새고 날 바뀌는 것도 처음이 어렵지 나중에는 일상이 되더라고요. 나중에는 불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니 잠의 효율이 떨어지고 점점 많이, 자주 자게 됩니다. 밥도 제때 안먹고..ㅋㅋ 아니 나중에는 막 자괴감까지 든다니까요. ‘또 이따구로 자버렸네? 생활패턴 복구한지 이틀만에 밤낮 또 바뀌었네? 에효~ 볍1신아~’ ㅎㅎ.....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을 놓치지 맙시다.
6). 교직논술, 교육학 공부
교육학 공부는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의 공통적인 생각입니다. 최근 교직논술의 경향은 지문에 근거가 제시되는 형식입니다. 지문에서 답을 찾아 쓰거나, 지문에 제시된 단어를 자신의 말로 바꾸어서, 또는 지문에서 힌트를 얻어서 쓸 수 있는 것들입니다. 보통 하나의 논술 문제에 3개 정도의 하위 논점이 제시됩니다. 설사 교육학에 관련된 지식을 묻는다 하더라도, 교육학을 공부하지 않았다면 답을 쓸 수 없는 내용을 묻는다 하더라도, 3개의 논점 중에서 1개 정도만 그렇게 제시되고 나머지 2개는 지문에서 찾아서 쓸 수 있도록 나옵니다. 그리고 서론-본론-결론만 잘 갖추어 쓰고, 지문에서 찾아 쓸 수 있는 것만 잘 찾아서 써도 과락을 맞을 일은 없습니다.
교육학 지식은 너무나 방대하고, 모든 내용을 샅샅이 보지 않는 이상 자신이 공부한 내용에서 단 하나의 문제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교육과정 총론, 각론 공부도 벅찬데 나올지 안나올지도 모르는 교육학까지 공부하는 것은 너무나 힘들고 비효율적인 일입니다. 그래도 교육학을 조금 보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유튜브에 ‘은주클립 스토리텔링 교육학’ 또는 ‘세상을 담은 교육학’ 이라고 검색하면 한 편당 10~20분쯤 되는 동영상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제가 공부를 시작했을 때에는 20개 정도가 있었는데, 지금 찾아보니 40개 정도가 올라와있네요. 저는 그 중에서 맨 앞에 5개밖에 못 봤습니다..;;ㅎㅎ 여름방학 이후로는 어차피 교육학을 따로 볼 시간이 없을 것이고, 널널한(?) 겨울방학 시기에, 편한 마음으로 하나씩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물론 동영상의 내용들을 달달 외울 필요는 없고, 자신이 논술에서 녹여낼 수 있겠다 싶은 키워드만 몇 개 기억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에릭슨의 사회심리적 성격발달이론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면, 그걸 전부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에릭슨의 성격발달 단계 중 초등학생은 근면성(유능감) 대 열등감 시기에 해당한다. 성공경험을 쌓고 칭찬을 받으면 근면성이, 실패가 누적되고 인정받지 못하면 열등감이 굳어진다.” 이 정도로만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논술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과제를 통해 성공경험을 갖도록 하고, 이에 대한 긍정적인 칭찬을 해줌으로써 근면성, 유능감을 길러주어야 한다.” 라고 쓸 수 있겠죠! (음... 잘 이해가 안되죠? 저도 쓰면서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습니다.) 물론 논술에서 사회심리적 성격발달단계를 대놓고 물어볼 일은 없습니다. 다만 학생 지도 방안과 같은 내용을 물어보았을 때 이런 키워드를 활용하면 답변을 풍성하게 만들어줄 수는 있습니다. 따라서 교육학 공부는 절대 필수가 아니고, 다른 공부 시간을 줄여서 할 필요가 없으며, 다른 공부를 하고도 시간이 남는다면 조금씩 보면 됩니다.
교직논술 공부는 스터디를 시작한 7월에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교재는 ‘하이패스 1차 교직논술’ 을 봤습니다. 그 때부터 해도 늦지 않습니다. 초등 교직논술은, ‘논술? 이름이 거창한데? 나 글 못 쓰는데?’ 처음에는 다들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말이 논술이지 사실상 형식이 정해져 있고 길이가 조~금 긴 서답형 문제나 다름없습니다.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이나 가치관을 쓸 필요도 없고, 화려한 글솜씨도 필요없습니다. 지문에 제시된 키워드만 쏙쏙 골라서 ‘첫째, ~입니다. 둘째, ~입니다. 셋째, ~입니다.’라고 형식적으로 쓰면 됩니다. 만능틀이라는 것도 막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교재에 제시되어 있는 예시답안을 그대로 베껴쓰는 연습을 몇 번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감이 잡히실 거에요. 저의 만능틀(?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하고 별거 없는..)은, 논제가 ‘학교폭력’이라고 생각하고 쓴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논제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을 살짝 바꾸면 됩니다.
<서론>
최근 (학교폭력)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이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많은 교사들은 어떻게 하면 (학교폭력 문제에 대처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고민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학교폭력의 예방 방안과 대처 방안)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본론>
먼저, 논점 1)에서 (최근 학교폭력의 경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 그 이유는~~ 둘재,~~. 그 이유는~~. 셋째, ~~. 그 이유는~~.
다음으로, 논점 2)에서 (학교폭력의 예방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 그 이유는~~ 둘재,~~. 그 이유는~~. 셋째, ~~. 그 이유는~~.
마지막으로, 논점 3)에서 (학교폭력의 대처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 그 이유는~~ 둘재,~~. 그 이유는~~. 셋째, ~~. 그 이유는~~.
<결론>
모든 학생들은 건강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권리가 있다. 따라서 교사들은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대처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소통해야 한다. 이러한 교사들의 노력 속에서 아이들은 행복하게 생활하고 바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몇 번 연습하면서 이런 틀이 잡히게 되면, 서론과 결론은 거의 자동적으로 나오고, 본론에 들어갈 내용만 생각해서 쓰면 됩니다. 나중에는 이 틀이 어찌나 익숙해지는지, 4학년 2학기 기말고사를 보는데 답안을 논술 형식으로 서론-본론-결론으로 쓰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ㅋㅋ. 그리고 교육학 공부보다 교육과정(교육과정 원문이 아니라, 총론과 각론을 합쳐서 말하는 것) 공부를 우선시해야 하는 이유는, 굳이 교육학을 공부하지 않더라도 교육과정 공부를 열심히 하면, 본론에 쓸 수 있는 말과 어휘들이 풍부해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기출문제들을 살펴보면 총창안, 체육 모형 등에서 문제가 나오기도 했으니까요.
논술 문제는 처음에는 기출문제를 풀었습니다. 답안을 보지 않고 직접 써 본다음, 예시답안을 필사(베껴쓰기)하는 방식으로 몇번 썼다가, 필사를 굳이 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 나중에는 직접 쓰기만 했습니다. 기출문제를 전부 푼 다음에는 하이패스 교재의 연습문제로 넘어갔는데, 연습문제의 질이 그렇게 좋지는 않습니다. 최근 경향과는 달리 너무 교육학 지식을 물어보는 문제가 많았는데, 그냥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맞았는지 틀렸는지에 연연하지 않고 쭉 풀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험 3~4주 정도를 앞두고서는, 감을 제대로 잡기 위해 기출문제를 다시 풀었습니다. 제가 푼 문제를 전부 합쳐보면 40개가 조금 넘고, 모의고사까지 합치면 50번 정도 글을 쓴 것 같습니다.
논술은 시간이 60분이 주어지는데, 저는 이 중에서 개요를 짜는데 약 20분, 글 쓰는 데 나머지 40분 정도를 배분하였습니다. 그런데 연습할 때에는 거의 개요 10~15분, 쓰는데 20~25분 정도면 끝나더라고요. 실전에서는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썼지만 그래도 시간이 남았습니다. 자신이 글을 쓰는 속도에 따라서 개요 짜는 시간을 줄이거나 늘리면 됩니다. 논술 시험은 볼펜으로 써야 하기 때문에, 일단 쓰기 시작하면, 수정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수정이 힘들기도 하고, 채점관이 보기에도 수정된 부분이 많으면 좋은 인상을 받지 못합니다. 따라서 개요 단계에서 어떤 말을 쓸지 완전히 생각해두고, 일단 글을 쓰기 시작하면 쭉 쓰는 것이 좋습니다. 논술은 채점관이 한눈에 딱 편하게 볼 수 있게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단 들여쓰기도 과감하게 크게 크게 하고, ‘첫째, 둘째, 셋째’와 같은 표지어를 꼭 써주세요. 그리고 글자를 또박또박 천천히 바르게 쓰는 것을 미리 연습해두세요. 평소에는 적당히 빠르게 쓰다가 실전에서 천천히 쓰다가는 예상치 못하게 시간이 부족해지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실제 시험에서는 중간에 볼펜을 다른 종류로 바꿀 수 없습니다.(라고 합니다. 제가 실제 시험에서 그런 안내사항을 듣지는 못했는데, 카페에서 사람들이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볼펜의 굵기 같은 것이 바뀌면 부정행위를 의심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종류의 볼펜으로 2~3개 준비해야 합니다.
제가 논술을 혼자서 풀고 예시답안을 보고 가채점을 했을 때, 한번도 15점을 넘긴 적이 없습니다. 평균 12~14점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실제 시험에서는 19.67점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논술의 평균은 18~19점으로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저의 조심스러운 생각에는, 실제 시험에서 논술의 정답 인정 범위가 상당히 넓은 것이라고 추측됩니다. 임용고시는 정답이 공개되지 않습니다. 교재에 나와있는 예시답안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연습할 때에는 기출문제도 그렇고 연습문제도 그렇고, 교재에 제시되어 있는 예시답안의 키워드가 들어가야 맞는 것으로 칼채점을 하였는데, 실제 시험에서는 맥락이 맞으면 웬만하면 정답을 인정해주는 것 같습니다. 다만 조건은 분명히 봐야겠죠. 긍정적 효과가 있는 방안을 쓰라고 했는데 부정적 효과가 있는 방안을 쓴다든가, 학교 차원의 해결책을 쓰라고 했는데 교사 개인 차원의 해결책을 쓴다든가.. 하면 틀립니다. 그 조건 안에서는 어느 정도 넓게 채점되는 것 같지만, 그래도 연습은 칼채점으로 해야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7). 기출문제, 연습문제
임고는 수능과 다릅니다. 수능은, 특히 고3 때의 공부는, 사실상 문제풀이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의고사, 연습문제, 기출문제, 학원 프린트... 계속 풀어댔었죠. 임고는 암기의 연속입니다. 겨울방학부터 여름방학까지 끊임없이 외워대고, 본격적으로 문제풀이를 하는 것은 7~8월부터 였습니다. 여름방학 이후로도 이전에 외운 것들을 계속 복습해야 하기에, 문제를 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기출문제집 1권과 백구 연습문제집 4권. 그리고 몇 번의 모의고사. 이렇게 풀기에도 상당히 벅찹니다. 기출문제나 연습문제를 풀면서 ‘오답은 나중에 다시 볼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수였습니다. 기출문제는 나중에 다시 풀어보겠다고, 제가 썼던 답들도 다 지우고, 문제 위에 틀렸는지 맞았는지 헷갈리는 문제였는지 다 체크해놓고... 막판에 다시 보면서 정리하겠다... 생각했는데, 큰 오산이었습니다. 문제 풀면서 헷갈리는 것이나 정리할 것이 있으면 처음 풀 때 바로바로 했어야 했는데... 왜 미뤘을까.. 그 많은 문제를 다시 볼 시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걸까...
백구 연습문제집에 있는 문제들은 높은 수준의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아니며, 단순 빈칸 같은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연습문제집을 엄밀한 의미에서 문제풀이를 연습한다기 보다는, 일종의 아웃풋 수단으로 이용하였습니다. 정말 모든 범위, 모든 내용을 빠뜨리지 않고 샅샅이 물어보겠다!라는 신념으로 문제집을 만들었다는 느낌이 드는, 무지막지한 양의 문제가 실려있기에... 내가 무엇을 외웠고, 무엇을 외우지 않았는지 확인하기에 딱 좋습니다. 문제 하나하나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지 말고, 빠르게 점검하면서 넘어가면 될 것 같습니다.
기출문제집은 반대입니다. 기출문제는 문제를 푸는 것도 푸는 거지만, 예시답안을 잘 보시길 바랍니다. 겨울부터 여름까지 반년동안 착실히 외우고 나서, 드디어 문제를 푸는구나! 하는 심정으로 문제를 열심히 풀고, 당연히 맞았을 거라고 생각했던 문제가 답을 보면 틀리는 경우가 엄청 많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이럴 때에는, 정말로. 심각하게, 매우, 빡칩니다. 내가 몰라서 틀리는 거면 상관이 없는데, 아는 건데 틀립니다. 분명히 아는 건데, 달달 외운 건데, 분명히 쓸 수 있는 건데, 문제가 요구하는 핀트를 잘못 잡아서, 초점이 어긋나서 틀립니다. 저는 초중고 내내 국어가 싫었습니다. 다른 과목은 답지를 보면 내가 왜 틀렸고 이게 왜 정답인지 확실히 알겠는데, 국어는 ‘아니 그래서 이거랑 이게 무슨 차이인데? 내가 쓴 것도 정답 되는거 아니야? 그냥 사람 생각하는 거 차이 아닌가? 왜 이것만 정답이고 내가 고른건 틀린거지? 하 빡치네.. 출제자의 의도?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이런 느낌이었거든요ㅋㅋ. 임고 문제가 딱 그런 느낌의 문제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수학, 과학에서 그런 문제가 많이 있습니다. 과목은 이과인데 문제는 문과스러운, 독해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나옵니다. 애매~모호~한 느낌. 제가 왜 이 문제를 틀려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분명히 다 외운건데, 답지에 써져 있는 내용도 내가 모르는 내용이 아닌데, 뭔가 핀트를 어긋나게 써서 틀리게 됩니다. 그래서 기출문제를 풀 때에는 이런 ‘답 쓰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저는 그래서 실전에서는 답을 최대한 폭넓게 썼습니다. 최대한 인정답안의 범위에 들어가도록,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때려붓는다는 느낌으로요. 문제가 요구하는 답안이 좁은 범위의 답인지 넓은 범위의 답인지 헷갈린다면 그냥 넓은 범위의 답을 길게 써버리는거죠. 다만, 범위가 넓은 것은 괜찮지만 그 안에 틀린 내용이 들어가서는 안됩니다. 그러면 도리어 감점을 당할 테니, 자신이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범위에서 폭넓게 쓰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이 직접교수 모형의 장점이라고 해봅시다. 최고의 답은, 직접교수 모형의 장점만 쏙 골라서 쓰는 것이겠죠.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장점을 쓰라는 건지, 단점을 쓰라는 건지 헷갈린다? 그럼 장점과 단점을 둘 다 쓰되, 좀 더 답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쪽을 먼저 쓰는 것입니다. (장점을 먼저 쓰고 단점을 나중에 쓰는 것이죠.) (답에 여러 개를 적었을 때에는 앞에 것만 채점이 된다는 말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 때, 장점에 대한 서술이 정답이라고 하더라고, 단점에 대한 서술 중에 틀린 내용이 있다면, 그 문제는 안타깝게도 틀리게 되는 것입니다.
8). 시험 당일 이야기
저는 공주에서 계속 공부를 했고, 시험 장소는 아산이었습니다. 시험 1주일 전, 시험 장소 공고가 뜬 후 아산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숙소를 예약했습니다. 시험 전날 오후에 버스를 타고 아산에 가서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나름 ‘시’라는 행정단위인데, 충남에서 가장 큰 도시들인데, 공주에서 아산으로 가는 버스가 없다는 것이 꽤 놀라웠고, 천안을 경유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아, 이것이 바로 내가 앞으로 살게 될 도지역의 교통 인프라인 것인가!
딱 모텔 방에 들어가는데, 모텔스러운.. 분위기 있는.. 그런 등불을 키니까 마음이 상당히 심란해졌습니다. 얼른 밖으로 뛰쳐나와 저녁을 먹고, 밤이 어둑어둑해지니, 뭔가 마음이 차분해.....지기는커녕 여전히 심란했습니다. 시험 전날은 사실 공부를 못한다고 보는게 맞아요. 막판 공부 계획을 세울 때, 시험 전날은 제외하고 전전날에 텀이 딱 끝내는 걸로 계획하세요. 그리고 마지막 텀을 돌리면서도 모르겠거나, 정말 다시 보고 싶은 것만 골라서 시험 전날에 보시기를 바랍니다.
시험 2일 전에는 모형을 복습하였고, 시험 전날에는 교육과정을 봤습니다. 모형과 교육과정이 휘발성이 가장 강한 부분이라 최종 2주-1주 텀 복습이 끝난 후 막판 2일 동안 다시 한 번 봤습니다. 시험 전날 오전에는 공주 자취방에서, 백구 총론 교재 4권 중에서 2권에 들어있는 교육과정을 보고, 오후에 아산으로 떠날 때 나머지 2권을 가져갔습니다. 4권을 다 가져가려면 무거우니까 처음부터 공주에서 볼 2권/가져갈 2권. 이렇게 나누어서 봤습니다. 시험 당일에는 모형을 빠르게 훑기 위해서, 각 과목별로 모형 이름과 단계명만을 적어놓은 프린트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오직 시험 당일 쉬는시간만을 위한 프린트이지요. 그런데 정작 시험에서는 그렇게 열심히 외운 모형, 교육과정에서 거의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함정..
시험 전날에는 11시쯤 잤고, 당일 새벽 5시 반쯤에 일어났습니다. 일어나서 다시 한번 헷갈리는 부분을 정리한 프린트와 모형 단계명을 간단히 훑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시험 중 포도당 공급이 원활하게 일어나지 않아 뇌가 가동을 멈추거나 손이 떨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아침을 쑤셔 넣었습니다. 택시를 타고 시험장에 가니 8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시험 시작은 9시인데, 8시 반에 소지품을 전부 교실 앞에 내야 하기 때문에 30분 동안은 멀뚱멀뚱 앉아 있었습니다. 매우 지루하고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시험 쉬는시간은 40분인데, 사실상 20분입니다. 20분은 쉬고, 나머지 20분 동안은 감독관이 들어와서 마킹, 시험지 체크 등을 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20분 중에서 화장실을 갔다오고, 허리 스트레칭도 하고 하면,, 실제로 프린트를 볼 수 있는 시간은 10~15분 정도입니다. 프린트를 봐도 글자가 머리에 제대로 들어오지도 않고요. 정말로, 봐야할 것을 추리고 추려내서, 양을 최소화해서 1~2장 정도의 내용만 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1교시 교직논술은 무난했습니다. 지문에 답이 나와 있고, 총론을 외웠다면 무난히 가져다가 쓸 수 있었습니다. 2,3교시 교육과정은... 정말 참담했습니다. ‘작정하고 엿먹일려고 문제를 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이런데서 문제를 낸다고? 실화임?’ ‘내년 후배들은 암기범위 또 늘어나겠구나..’ 이 생각만 들었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나면 엄청 기쁘고, 날아갈 것 같고, 그러기를 바랬었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 허무했습니다. 저녁이 되어 자취방에 돌아와서, 1년 간 공부했던 책들과, 계획표와, 그 흔적들을 살펴보는데 정말 허탈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외웠던 것들에서는 문제가 안 나오고, 어이 없는 부분에서 문제가 많이 나오고, 그 중에 또 몇 개는 운 좋게 맞추고, 내가 공부한 노력과 실력으로 맞춘 문제가 많은 건지, 순간의 기지와 떠오르는 생각으로 맞춘 것이 많은 건지 모르겠고... 내가 이 시험을 보기 위해 지난 1년간 이렇게 공부했구나. 어느새 1년이 이렇게 지나갔다는 것이 믿기지 않고, 뭔가 울고 싶은기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점수가 잘 나올 줄이야. 역시 중요한 건 과정보다는 결과인 것 같습니다. 시험 끝나고 아무리 허무해도 점수만 좋으면 장땡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해서 백구가 강조하는 내용을 무시하고 지엽적인 부분을 파라는 것은 아닙니다. 시험을 보고 난 후에는 지엽적인 부분에서 나온 문제들 때문에 허탈하고 불안했지만, 결국에는 고득점을 하였으니...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지엽적인 부분을 파는 것보다는 남들 다 맞출 수 있는 내용들을 확실히 외우는 게 먼저인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다만 그 남들 다 외우는 내용조차 양이 많다는 것이 힘든 점이죠.
9). 모의고사, 소신지원?안정지원?
모의고사에는 크게 백구 모의고사, 사설(ㅊㅇㄱ, ㄷㅁㄴㅌ..) 모의고사, 학교 모의고사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백구 모의고사입니다. 백구 모의고사는 지스쿨에 해설 강의도 올라오고, 문제도 가장 깔끔한 편이고, 지스쿨에 자신의 점수를 입력하면 전국 평균과 자신의 위치도 대략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백구 모의고사는 5회가 제공되는데, 저는 백구 모고가 5번이나 제공된다는 것을 모르고, 피같은 돈 10만 5천원으로 ㅊㅇㄱ 모고 3회를 묶음구입하였습니다.
여러분, 초ㅇㄱ(초ㅇㄷ) 모의고사는 절대 절대 절대 절대 사지 마세요. 사기꾼들입니다. 1회에 4만원? 4만 5천원? 인데 8,9,10월에 보는 3회의 모의고사를 묶어서 사면 10만 5천원이라는 것을 보고... 백구 모의고사가 5회나 제공된다는 것을 모르고... 이거 말고는 다른 모의고사가 없는 줄 알고.. 흑우가 되어 결제를 해버렸습니다. 저는 흑우입니다. 음메에 일단 문제 퀄이 발퀄입니다. 해설지 퀄도 발퀄입니다. 답이 잘못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가 겁나 애매하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학교에서 모여서 모의고사를 보는 것이 아니라, 개별 집으로 문제지를 배송하고, 자신이 푼 문제를 사진을 찍어서 메일을 보내면 채점 결과와 피드백을 다시 보내주는 방식인데, 채점 결과와 피드백을 받는데 2~3주가 걸립니다. 그 때 되면 내가 무슨 문제를 풀었는지 기억도 안나고 다른 공부 하느라 바빠서 제대로 확인도 못합니다. 피드백도 별거 없습니다. 아니, 없는 수준입니다. 채점도 얼마나 물채점을 하는지 믿을 수 없이 높은 점수, 신뢰가 하나도 안 가는 점수가 나옵니다. 그리고 심. 지. 어. 두 번째 모의고사를 아예 배송을 받지 못했습니다. 전화를 10번쯤 걸었는데 받지도 않습니다. (잘못 건거 절대 아닙니다. 공지톡방에 올라온 그 번호, 사이트에 나와있는 그 번호로 정확히 걸었습니다.) 문자를 남겼는데 답장이 없습니다. 과장이 아니라 진짜로 사기꾼들입니다. 세 번째 모의고사는 배송을 받기는 했는데 그 개떡같은 문제를 푸는 시간이 아까워서 그냥 버렸습니다. 문제 질이 낮다는 것은 모든 학우들의 공통된 의견이며, 문제지를 배송받지 못한 것도 저 혼자만의 경험이 아닙니다. 그 시간에 차라리 백구 연습문제집을 푸는 게 낫습니다. 10만 5천원이면 피자가 몇 판이오, 햄버거가 몇 세트요. 나는 초ㅇㄱ에 돈을 갖다 바쳤다. 고로 나는 흑우이다.
모의고사를 많이 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능은 모의고사와 수능 점수 사이의 관계가 어느 정도 일관성이 있고, 전국에서 자신의 위치도 알 수 있으며, 비슷한 유형의 문제가 반복되기에 문제를 많이 푸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임고는 그렇지 않습니다. 모의고사와 실전에서 얼마나 큰 차이가 날지, 어디서 어떤 문제가 나올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교직논술과 교육과정까지 풀고 채점까지 하면 거의 반나절이 걸리는데, 거기에 점수가 낮게 나와서 멘탈까지 털리면 거의 하루 공부를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시간 관리 연습하는 용도로, 자신이 얼마나 공부가 되었는지 확인하는 정도로만 풀어보시고, 모의고사 결과에는 너무 연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하긴 하는데 솔직히 그게 가능하지가 않죠. 저도 처음 모의고사 풀고 반타작 났을 때 하루종일 우울했습니다.
모의고사와 실전의 관계- 다들 ‘모의고사보다 실전에서 많이 올라~’라고 하는데, 뭐 오르는 사람도 있고 그대로인 사람도 있으니 무엇이 맞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거의 15점 정도가 올랐습니다. 교육과정은 항상 50점 전후였는데 61점이 딱 나오고, 논술은 15점을 넘긴 적이 없는데 19.67점이 나오고. 12월 9일에 1차 발표가 났는데, 정말 점수를 보자마자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잘못된 건 아닌지, 사이트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서 확인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점수보다 훨씬 높은 점수가 나왔으니까요.
임고 공부를 시작할 때부터 저의 목표는 충남이었습니다. 아니, 임고 공부 시작이 아니라 2학년 쯤부터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학점 2.5따리가 무슨 대전광역시??? 2차 수업실연이나 면접은 정말 자신이 없으니, 1차 깡패를 만들어서 2차는 여유있게 통과하자!가 목표였습니다.(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공부하면서, ‘이정도 하면 솔직히 충남은 붙을 것 같다.’ 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첫 모의고사에서 반타작이 나고, 충청권의 티오가 단체로 돌아버리고, 모의고사를 계속 풀어도 점수가 오르질 않으니, ‘충남도 못 붙는 거 아니야?’ 하는 불안감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원서 접수하는 10월 초, 하루종일 고민했습니다. 충남을 쓸지, 연고지인 대전을 쓸지. 계속 ‘충남 써야지~’ 생각하고 있었지만 막상 원서를 쓰려니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저의 집중력이 점점 떨어지고 외웠던 것마저 까먹어 가는 느낌이 들고, 이 공부를 1년을 다시 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충남을 썼는데 점수가 높게 나왔을 때 ‘대전 쓸걸..’하는 후회감과, 대전을 썼는데 떨어졌을 때 ‘충남 쓸걸..’ 하는 후회감 중에 후자가 더 클거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공부한 시간과 노력으로는 대전을 쓸 수준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충남을 지원했고, 11월 7일, 1차시험을 마치고 나오면서 생각했습니다. ‘망했다. 충남 쓰길 잘했다. 지금 문제푼거 봐서는 충남조차 붙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1차 발표날 엄청 긴장했습니다. 1.5배수 안에야 들겠지만, 문제는 1배수 안에 드느냐인데, 과연 1배수 안에 들 수 있을까? 그런데 이 말도 안되는 점수가 나온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기분이 참 좋고, 한편으로는 ‘대전 쓸걸..!’하는 마음이 남았습니다.
이건 마치 수능 잘봐놓고 수시 납치 당하는 느낌?
그럼 내년에 다시 대전 치든가.
벌써 다 까먹었는데요?
소신지원? 안정지원? 정답은 없습니다.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은 소신지원을 하라고 할 것이고,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은 안정지원을 하라고 말하겠지요. 결과론적인 이야기입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지 후회가 남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실전에서 어떤 점수를 맞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니까요. 어떤 선택을 하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원서 접수는 10월 초에 하고, 그 기간이 4일 정도 되는데, 그냥 빠르게 결정하고 첫날에 쓰는 것이(그게 어렵다는 걸 알지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원서를 안 써놓고 고민하고 있으면, 4일 내내 마음을 못 잡고 공부를 못하게 되니까요. 원서철에 카페에서 ‘어느 지역을 선택해야 할까요?’ 질문을 올리고 다른 사람들의 글을 보며 한참을 고민해도 결국에는 자신이 솔직하게 느끼는 대로 선택하게 될 것이고, 답은 정해져 있을 테니까요. 자신이 그동안 노력해온 만큼, 자신이 지원해도 떳떳하다고 느끼는 지역을 쓰게 될 테니까요. 후회가 남을 수도 있고, 남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운이 작용할 수도 있고, 노력한 것보다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밖에 없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어떤 결과가 나오든, 1년 동안 참 수고 많았다고, 그동안 열심히 해주어서 참 고맙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세요. 지금까지 쏟아온 노력과 정성이 값진 것이었다고, 나는 최선을 다했고, 그것만으로도 이미 좋은 선생님이 될 자격이 있다고 말이에요.
<<합격수기- 2차>>
2차 발표가 나지 않은 1월에 쓰는 합격(?) 수기(!)입니다. 합격발표가 나지 않았는데 합격수기를 쓰다니 뭔가 아이러니하지만, 2차 결과 발표가 날 때까지 미뤄두면 영영 안 쓰게 될 것 같아서 할 것도 없고 심심하고 집에서 백수 잉여로 살고 있는 지금 글을 써봅니다. (대학 나오고 직장 없고 하루종일 집에 있으니 ㄹㅇ백수신세이긴 하네요.)
충남의 2차 시험은 수업실연, 심층면접, 영어수업실연과 영어면접으로 이루어지고, 교수학습과정안 작성이라든가.. 수업나눔이라든가.. 반성적 성찰.... 자기성장소개서.... 집단토의.. 실기.. 교양도서.. 암튼 그런 잡다한 것 없고 딱 전국 공통인 과목만 있습니다. 매우 바람직합니다ㅎㅎ
그리고 아래에서 설명하게 될 면접과 실연의 문제 구성, 시간 제한 등은 매년 달라질 수 있으므로, 꼭 교육청에서 자세한 시험 공고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1. 스터디, 전반적인 흐름
2. 심층면접
3. 수업실연
4. 영어면접, 영어수업실연
5. 마지막 3일
1). 스터디, 전반적인 흐름
2차 시험은 수,목,금요일에 걸쳐 수요일에 심층면접, 목요일에 수업실연, 금요일에 영어수업과 면접 순으로 진행됩니다. 임고 1차가 토요일에 끝나고 2차 시험까지는 9주하고 2일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1주차: 집에서 뒹굴거리고, 도서관에서 소설책도 빌려서 읽고 하면서 2차 스터디를 구했습니다. 1차 시험은 혼자서 할 수 있다고 해도, 2차 시험은 스터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혼자서 허공 보면서 심층면접이랑 수업실연하는거 영상 찍고 그거 혼자서 보면서 피드백 할 자신..이 있다.. 고 쳐도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혼자서 실연이랑 면접하면 긴장이 안 될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게 훨씬 어색합니다. 스터디는 저를 포함해서 3명이서 하게 되었는데, 3명이 전부 지역이 달랐습니다.
1차 시험은 모두가 같은 시험을 보니, 스터디에서 지역이 다른 것은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2차는 지역별로 문제도 다르고, 과목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같은 지역끼리 스터디를 구하게 됩니다. 그런데 모든 지역이 다른 것은 아닙니다. ‘공통지역’이라고 해서, 평가원 공동출제로 문제가 나오는 지역이 있습니다. 이 지역끼리는 같이 스터디를 해도 상관없습니다. 예를 들자면, 충남과 대전은 공통지역으로 묶이기에 같이 스터디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전에는 ‘교수학습과정안 작성’ 과목이 별도로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개인공부로 채우든 서브스터디를 구하든 해야겠죠. 그리고 스터디원이 서로 다른 지역이면 좋은 점이 있습니다. ‘채택’을 하기 좋다는 것입니다. 같은 지역이라면, 스터디원이 수업실연하는 거 보면서 ‘어 저거 재밌다. 참신하다. 나도 따라해야지.’하기가 힘들지만, 다른 지역이라면, 묘한 경쟁심 같은 것도 없고 서로가 서로를 베끼고(?)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2차 스터디는 3명 정도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면접이든 실연이든 한명씩 돌아가면서 지켜보고 피드백을 해줘야 하는데, 4명이 넘어가면 너무 길어지고 지치고 남이 하는거 집중해서 보기도 힘들어요. 2명이서 하면 피드백이 제한적이고 넓은 관점?을 보기를 힘들고요.
2주차: 첫 모임을 가졌습니다. 1차는 백구가 떠먹여주는걸 그대로 외우면 된다면, 2차는 온전히 자력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심층면접 연습, 수업실연 연습을 해야 합니다.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만능틀이니 뭐니 자료들이 있긴 한데, 어떻게 써먹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이걸 수업실연에 어떻게 녹여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저희가 선택한 방법이자, 꽤 효과적이었던 방법은, 일단 부딪쳐보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2020 기출문제 펼쳐서 풀어보자! 그러면 뭘 어떻게 해야 알겠지. 라는 마음으로 첫 면접과 실연을 해봤습니다. 한 명이 면접을 하면 나머지 두명이 그걸 보고 이어서 피드백을 해주고, 이걸 돌아가면서 하는 방식입니다. 그렇다면, 일단 한 문제를 풀고 나니 감이 왔냐고요? 아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럴리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주차~5주차: 그냥 부딪혔습니다. 계속 면접과 실연을 하고, 다른 스터디원에게서 좋은 점을 채택하고, 피드백을 반영하면서 나름 자신의 답변 틀, 수업 틀이 만들어졌습니다. 교사의 인성적 자질을 물어보면 대충 이런걸 답해야겠다. 나의 학급관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소통과 협력 어쩌고 하면서 풀어나가야겠다. 모둠활동 진행은 이런식으로 해야겠다... 슬슬 틀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심층면접, 수업실연, 영어면접, 영어실연, 과목별로 받은 피드백과, 제가 말한 답변들을 쭉 정리하였습니다. 문제 유형별로 그에 대한 답들을 쭉 정리하고 덧붙여나갔습니다. 그래서 2차 스터디 초기에 스터디원이 공유하였던 답변 틀, 만능 틀... 다운 받아놓고서 거의 안 봤습니다. 남이 만들어놓은 만능 틀은 어차피 눈에 안들어오고, 결국엔 제가 하던 대로 하게 되더라고요. 늘 말하던 답변을 생각해서 말하고, 늘 하던 활동을 하고... 그런데 이게 나쁜 것이 아닙니다. 제가 계속 같은 답, 같은 활동만 짜왔다는 걸 면접관이 알 리가 없으니까요. 어떤 문제, 어떤 조건에서든 빠르게 구상해낼 수 있는 저만의 틀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 때 쯤, 1차 발표가 나옵니다. 스터디의 존속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는 중요한 시기인데, 저희 스터디는 모두 합격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안정권이라고 해서 이전보다 열심히 안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럴리는 없지만, 정말로 그럴리는 없지만, 호옥시나, 2차 점수가 너무 낮게 나와서 뒤집히게 된다면, 그래서 떨어지게 된다면, 1차 점수를 그렇게 받아놓고 떨어진다면 정말로 고개를 들고 다니지 못할 것이기에, 남들 하는만큼은, 평균은 하자, 라고 생각했습니다.
(추가: 근데 지금 등수를 보니... 3월 중간발령이 나게 생겼네요??? 하... 좀만 대충할걸(?)... 제발 9발나라 제발 9발 제발 9발 좀 쉬었다 일하자.. 중간발령은 진짜 아니다..)
6~9주차: 이전까지는 일주일에 세 번을 만나고, 하루에 심층-실연-영어를 한번씩 돌렸다면, 이 때부터는 일주일에 다섯 번씩 만났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심층-실연-영어까지 한바퀴를 돌린다음, 추가로 심층or실연을 한 번씩 더했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점점 익숙해지고, 피드백도 더 짧게 하고, 구상도 짧게 했으니까요. 원래 면접 구상시간이 10분이라면, 9분- 8분- 7분 30초 이런 식으로 구상시간을 줄이면서 연습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실전에서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교재의 연습문제와 기출문제 복기본은 한 페이지에 다 보이지만, 실제 문제는 B4 사이즈에 두 페이지입니다. 따라서 연습할 때에는 시간을 줄여서 연습해야 실전에서 당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시간이 남아서 제가 구상한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훑어볼 여유도 있었습니다.
10(시험)주차: 시험을 3일 동안 보는데, 서로 지역이 다르기 때문에 대면 스터디를 할 수 없었고, 줌으로 하였습니다. 스터디를 아예 안하면 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숙소에서 비대면으로라도 스터디를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심층면접
이제부터는 각 과목별로 자세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먼저 심층면접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말로 하는 교직논술’입니다. 문제 자체가 교직논술과 비슷합니다. 교직논술에는 세 개의 논점이 있다면 심층면접은 한두개의 논점이 있습니다. 다만 교직논술에서는 논점이 많은 만큼, 각 논지에 대해 논거를 한문장 정도로 짧게 하였다면, 심층면접에서는 뒷받침문장을 더 길고 구체적으로 말해주어야 합니다.
충남의 심층면접은 구상형 1문제와 즉답형 2문제로 구성됩니다. 실제 시험장에서 교실 이동은 대기실-구상실-평가실 순서입니다. 구상실로 들어가 10분동안 구상형 문제를 확인하고 구상합니다. 그리고 평가실로 들어가서 의자에 앉은 다음, 구상형 문제를 답합니다(문제지에 메모하고, 그대로 들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문제지만 보면서 답하면 안되겠죠). 그리고 책상에 올려져있는 즉답형 문제지를 펼쳐서 즉답형 문제를 읽고 답하면 됩니다. 구상형과 즉답형을 합쳐서 답변 시간은 10분입니다. 구상형과 즉답형을 각각 몇 분 답해야 하는지는 정해져 있지는 않고, 수험생 자유이지만, 대충 다음과 같은 흐름이 적당하고 여겨집니다. 구상형 답변 3분 30초에서 4분- 즉답형 2문제 각각 3분(문제 확인하고 잠시 생각하는데 1분 이내, 답변 약 2분). 10분이 되면 답을 끊고 바로 나가야 하기 때문에, 평소 연습할 때 시간을 넘치는 것보다는 남는 것이 낫습니다.
심층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문제를 꼼꼼히 읽는 것입니다. 자칫하면 문제를 잘못 파악해 핀트가 어긋난 답변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교사 개인차원의 해결방안을 말하라고 했는데 학교 차원의 해결방안을 말한다든가, 학교 폭력의 예방 방안을 말하라고 했는데 대처 방안을 말한다든가, 2가지의 문제상황 각각에 대해 해결 방안을 2가지씩 말하라고 했는데 한 가지씩만 말한다든가.... “선배 교사인 임 교사와 신규 교사인 박 교사 사이에 갈등이~” 이런 문제에서 누가 선배교사고 누가 신규 교사인지 헷갈린다든가... 정말 문제를 꼼꼼히 읽어야 합니다.
심층면접 문제의 답변틀은 저~ 위에서 말했던 교직논술 틀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서론-본론-결론의 순서로 가되, 시간이 부족할 경우 서론과 결론은 생략하고 본론의 가짓수를 채우는 것이 우선입니다.
서론: 이러이러한 상황에서 교사가 문제를 대처하는 것은 중요한 자질이다. 따라서 이러한 대처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본론: 첫째,~~ 둘째,~~ 셋째,~~
결론: 이런 다양한 방안을 통해서 교사는 좋은 교육을 제공하고 아이들은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긍정적 포부(제가 교사가 된다면 이런 노력을 통해~~)
대충 이런 식입니다.
처음 심층면접 (특히 구상형)을 답하려고 하면 어려운 것이, 시간을 채우는 것입니다. 대체 3~4분 동안을 무엇을 지껄여야 하지? 나는 아는게 없는데?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말을 느리게 합니다. 이는 시간을 채우는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말을 빠르게 하다가 갑자기 생각이 안나서 막히면, 면접관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그것도 한두번이 아니라 계속 툭툭 끊긴다면? 매우 듣기 안 좋겠죠. 말을 느리게 하면 말하면서 생각도 할 수 있고, 중간에 잠시 끊긴다고 해도, 빠르게 쏵쏵 말하다가 끊겼을 때보다 덜 부자연스럽습니다.
둘째, 구체적인 예시를 생각합니다. 문제에서 ‘다음 상황에서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말하시오.’라고 했을 때, 정말로 문제점과 해결방안만 딱 말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점이 무엇인지- 그 문제점이 왜 문제인지(?), 그로 인한 교육적 측면에서의 부정적 효과는 무엇인지- 해결방안은 무엇이고- 구체적으로 어떤 예시가 있고, 교사는 어떤 활동을 할 수 있고- 그에 따른 긍정적 기대효과는 무엇이고, 아이들은 어떻게 변화할 것이고~~ 이렇게 각각에 대한 이유와 예시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셋째, 서론과 결론을 이야기합니다. 시간이 부족할 땐 서론결론을 생략하고, 시간이 남을 것 같으면 한두문장이라도 덧붙이고, 시간을 조절하는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3). 수업실연
수업실연은 구상시간 15분, 실연시간 15분입니다. 심층면접과 마찬가지로 구상하면서 메모한 문제지를 그대로 들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B4 용지를 손에 들고 수업실연을 하는 것은 거추장스러워서 보통 두세번 접어서 작은 크기로 만들어서 손에 들고 합니다. 그래서 수업실연 역시 심층면접과 마찬가지로, 평소 연습할 때 구상시간을 15분보다 적게 연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실제 시험장에서 거대한 사이즈에 두세장씩 되는 문제지를 만났을 때의 당황스러움, 그리고 그 문제를 다 읽는데 걸리는 시간, 그 넓은 종이의 어느 공간을 활용해서 구상을 할지 정하는 시간, 종이 접는 시간... 저는 12분까지 줄여서 연습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 시험에서 구상이 끝나고도 시간이 조금 남아서 다시한번 조건을 확인하고, 키워드에 동그라미를 쳐 놓았습니다. 그런데도 빠뜨린 조건들이 있고, 실연을 하는 중에는 긴장해가지고 체크해둔 키워드가 눈에 안 들어왔다는 것이 함정이지만요ㅎㅎ.
유튜브에서 수업실연 동영상을 보면 막 화려하게 노래도 부르고 율동도 하고 정말 내가 이러려고 교사 했나 싶은 오버스러운 발연기를 보게 되는데... 사실 그런 걸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 거 한다고 가산점이 생기는 건 아닙니다. 다만 면접관들이 수업을 좀 더 재미있게, 집중해서 볼 수는 있겠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부가적인 화려한 요소들이 아니라, 문제에 제시된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입니다. 조건아동에 대한 지도라든가, 어떤 활동을 하라는 조건이라든가, 어떤 교구와 기자재를 활용하라는 조건 등... 이런 것들을 먼저 확실히 충족시킨 다음 화려하게 꾸미는 것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1차 점수가 상당히 잘 나와서.. ‘어떻게든 1점이라도 더 받아야 한다!’보다는 ‘평균에서 깎이지나 말자’였기 때문에 이런 노래나 율동 같은 것은 쓰지 않았습니다.
수업실연은 심층면접보다도 더 틀이 잡혀져 있게 됩니다. 면접은 어떤 문제가 나오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지만, 수업실연은 어떤 과목 어떤 각론이 나와도 항상 하던 모둠활동 진행방식을 쓰고, 항상 하던 순회지도 및 조건아동 지도하는 말을 쓰게 되니까요. 특히 조건아동(ADHD, 부진아, 선행학습, 다문화아동..)을 지도하는 말은 완전히 체화되어서 짜고 치는 연극 수준입니다. 조건아동 이름까지도 정해져있습니다.ㅋㅋ 아니 이게 진짜 중요한게, 수업실연 하다보면 학생 발표를 시켜야 하는데, 학생 이름이 갑자기 생각이 안날 수도 있고, ADHD 학생의 이름이 수업하면서 바뀌는(?) 불상사도 일어날 수 있거든요. 생각해보면 수업실연은 정말 연극입니다. 수업실연 잘하는 거랑 실제 수업 잘하는 거랑 연관성이 얼마나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2차 시험에서 수업실연을 할 때에는 정말 학생 중심 수업...을 고려합니다. 예를 들어, 학생 중심의 수업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이러한 발문을 합니다. “오늘의 학습문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해볼까요? 다같이 말해볼까요? 좋아요, 여러분의 생각을 모아모아 오늘은 ~~활동을 해볼거에요.” ....... 아니 상식적으로 말이 됩니까? 즉석에서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수업 활동을 구성한다? 아니 교사가 수업 준비하고 교구 준비하고 피피티 만들고 그러는 건 생각 안합니까? 음... 그렇습니다. 그리고 모둠활동을 할 때 아이들이 ‘협력’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그리고 ‘과정중심평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순회지도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 OO 모둠 정말 잘하고 있네요. 친구들과 함께 의논하면서 협력적으로 활동하는 모습, 매우 보기 좋습니다! (손에 들고 있는 종이에 끄적이는 제스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습니다. 수업실연은 정말로 연극입니다.
4). 영어면접, 영어수업실연
충남의 영어면접과 실연 조건은 처음 맞닥뜨리면 상당히 헬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일단 구상시간이 없습니다. 대기실에서 바로 평가실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10분 동안 면접과 실연을 이어서 하게 되는데, 면접 문제 2개를 읽고서 답한 다음, 실연 문제를 읽고서 바로 영어 실연을 해야 합니다. 면접과 실연 각각의 시간 배분은 정해져 있기 않고 수험생 자유입니다. 보통 면접을 4~5분 정도, 실연 구상을 1분 정도, 실연을 4~5분 정도 합니다. 세상에, 영어수업실연을 하는 데 구상시간이 없고 1분만에 생각해야 한다고? 이게 말이 됨? 개빡세네? 라고 처음에는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 덕분에 나중에는 영어면접&실연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충남의 영어면접&실연 배점은 10점밖에 안 됩니다. 게다가 구상 시간도 안 주겠다? 이건 한 마디로 ‘우리 충남은 영어는 깊이 있게 안 보겠다. 대충 해라.’ 이 뜻입니다.ㅋㅋㅋㅋ
영어면접 연습은, 스터디 시간 중 가장 신나고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일단 처음으로 면접 연습을 하면, 웃음이 터지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저와 스터디원의 어설프고 버벅대는 영어 답변을 듣고 있으면 정말 웃깁니다ㅋㅋ. 그리고 문제도 재미있는 것이 많습니다. 보통 면접 문제 2개 중에서 1개는 교직과 관련된 거, 1개는 쓸데없는(?) 문제가 나옵니다. 정말 쓸데없고 이상한 기출문제의 예시로는.. ‘K-pop의 특징을 설명하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니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지요. 정말 재미있습니다. 영어면접은 딱히 만능틀이랄 것도 없고, 그냥 생각나는 대로 자신있게 말하면 됩니다. 처음에는 조금 버벅이겠지만, 연습하다보면 유창성이 조오금씩 향상됩니다.
영어실연은 구상시간 없이 어떻게 수업을 바로 하냐. 2차 시험 과목 중 만능틀이 가장 빛을 발하는 것이 영어실연입니다. 수업실연은 조건아동에 대한 지도나 모둠활동 구성 같은 것만 틀이 정해져 있고, 활동 자체는 각론 내용을 생각해서 어느 정도 생각해야 하지만, 영어실연은 그딴거 없습니다. 영어실연 문제는 보통 Key expression을 주고 기능(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중 무엇을 중점으로 해서 수업하라, 라고 조건이 나옵니다. 그럼 우리는 평소에 듣기 기능에 대한 활동은 무엇으로 할지, 읽기와 쓰기 기능의 통합에 대한 활동으로는 무엇을 할지.... 등을 미리 정해두고 그에 따라서 수업하면 됩니다. 실연 시간이 5분밖에 되지 않아서 각론 내용을 깊이 있게 언급할 시간도 없고, 정말 Key expression 몇 문장만 바꿔서 말하면 나머지는 똑같습니다. 스터디를 하면서도 ‘스터디원도 내가 무슨 활동하고 무슨 말 할지 다 알고 있을듯ㅋㅋ’ 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어면접&실연 연습은 정말이지.. 긴장감 넘치는 심층면접과 수업실연 속의 지루하고 질리는 스터디 시간 중 웃으면서 보낼 수 있는 힐링타임입니다.
5. 마지막 3일
그동안 스터디하고 공부하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하지만 시험이 끝나도 잠깐의 휴식 이후에 이어질 발령.. 끝없는 업무.. 인생의 어려움은 끝이 없는 법이겠지요. 여러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긴 합격수기, 여기까지 읽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글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시험은 수, 목, 금 3일 간 이어서 보고, 3박 4일로 숙소를 잡아 화요일에 시험장소인 아산으로 떠났습니다. 숙소는 시험장소인 아산배방중학교에서 택시타고 기본요금인 가까운 거리로 잡았습니다. 그래도 1차 시험을 본 경험이 있는데, 설마... 했는데, 역시나, 이번에도, 숙소에 도착하니 마음이 아주 심란해졌습니다. 모텔의 녹색 무드등이 분위기를 혼란스럽게 만들어주는 데 일조했습니다. 왜 제가 잡은 숙소는 다 무드무드한 모텔이었을까요. 저는 청렴한 예비교사이지 말입니다?!
<1월 13일 수요일, 심층면접>
6시 30분에 일어났습니다. 심층면접과 수업실연은 입실시간이 10시 30분~11시 20분인데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냐면, 마지막 날인 영어면접&실연의 입실시간이 7시 30분~ 8시 30분이기 때문입니다. 혹시라도 마지막 날에 침대에 내리쬐는 불길한 햇살을 받고 싶지 않아서 시험 1주 전부터는 10시쯤에 자서 5~6시에 일어나는 패턴으로 맞추었습니다. (그리고 시험 종료와 동시에 그 패턴은 깨졌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저의 심층면접 답변들과 피드백을 정리한 프린트를 훑어보고, 아침을 먹고, 학교에 10시 반까지 갔습니다. 입실시간은 한시간의 여유가 있지만 일부러 일찍 갔습니다. 일찍 가서 대기실과 평가실이 어떤 모습인지, 시계는 잘 보이는지(면접할 때 남은 시간을 10분 다운카운트로 보여줍니다.) 미리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평가실에 들어가 면접관들에게 인사하고 걸어들어가서 자리에 앉아보는 것까지 연습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몇시 몇분에 일어나서 몇시 몇분에 밥을 먹고 몇시 몇분에 모텔에서 나온다.. 라는걸 10분 단위로 계획해서 한글 문서를 작성하고 스샷을 찍어 저와의 카톡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리고 수험표, 신분증, 손목시계, 간식 등의 준비물을 하나라도 놓칠까봐, 가방과 양복의 어떤 주머니에 어떤 물건을 넣을지까지 미리 정해서 메모해두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의 MBTI는 J입니다.)
시험 시작 시간은 12시이고, 11시 40분에 관리번호 추첨을 하였습니다. 정말 긴장되는 순간입니다. 저는 교실에 19명이 있었는데, 관리번호를 19번째가 뽑힌다? 그럼 3~4시간을 기다린 저와 면접관 모두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친 상태에서 면접을 봐야 하니 관리번호를 일찍 뽑히는 것이 좋으니까요. (그런데 앞쪽 관리번호는 면접관들이 더 집중해서 봐서 채점을 엄격하게 하게 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뭐 근데 그건 제 알바 아니고 일단 제 몸과 마음이 편한 것이 우선 아니겠습니까.) 다행히도 딱 적당한 7번째가 뽑혔습니다.
다른 지역은 어땠는지, 다른 연도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대기시간에 책, 자료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자료 열람을 못하는 지역은 막 종이접기하고 그런다는데, 저희 교실에서는 다들 열심히 책을 보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차라리 자료 열람 못하는게 ‘저한테는’ 나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워낙 긴장을 많이 하는 체질이라, 대기시간 동안 자료가 눈에 들어오질 않았습니다. 긴장하는 것 하면 청심환 애기를 해야겠네요. 스터디를 하면서 미리 청심환 사전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잘 맞지 않았습니다. 1개를 먹었을 때에는 반응이 없었고, 2개를 먹었을 때에는 반응이 너무 커서 역효과가 났습니다. 머리가 굳어지는 느낌이고, 발음도 어눌해지고, 실연하면서도 ‘아 빨리 끝내고 싶다’ 하는 생각만 들더라고요. 그런데 청심환 말고 ‘안정액(안신액)’ 이라는 게 또 있습니다. 이거는 시험 직전에 알게 되어서 테스트를 한 번밖에 못해봤는데, 역시나 별 효과가 없었습니다. 어쨌든 플라시보 효과라도 얻어야지, 하고 안정액을 시험 보는 3일 동안 한개씩 가져갔습니다.
관리번호 순서대로 한 명이 들어갈 때마다 시간을 기록했습니다. 면접이 10분인데, 보통 12분에 한 명씩 나가게 되었습니다. 이에 맞추어 대략 40분쯤 전에 안정액을 마셨는데, 효과는 역시나 ㅈ도 없었습니다. 관리번호가 한 명 남은 시점부터는 미친 듯이 긴장되었습니다. 정말 ‘이런 긴장감은 두 번 다시는 느껴보고 싶지 않다. 무조건 합격한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20분 쯤 전에 미리 화장실을 다녀오고, 물을 계속 마시고, 심호흡을 해도 그냥 똑같이 긴장되었습니다. 구상실에 들어가 문제지에 펜으로 구상하는데 손이 떨렸습니다.ㅋ 옛날에 동아리 공연 시작할 때에도 손이 막 떨리고 그러더니... 그래도 평소에 연습할 때 7~8분으로 맞춰놓고 연습한 것이 빛을 발해서 시간이 부족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10분 다운카운트 해주는 시계가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여 손목시계를 가져갔는데, 저의 경우에는 시계가 매우 잘 보여서 손목시계를 볼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여러분은 손목시계를 꼭 가져가세요. 혹시 시계가 안 보일지도 모르고, 대기실에는 시계가 없기 때문에 관리번호가 뒷순서로 뽑히게라도 된다면 시계가 꼭 있어야 시간 계산(?)이 가능할테니까요.
평가실에 들어가 답변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니 긴장이 조금 풀렸습니다. 면접관들은 대체로 온화한 표정이었고, 대부분은 저를 보기보다는 책상을 바라보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문제는 무난하게 나왔습니다. 딱히 당황할 만한 문제, 새로운 유형의 문제는 없었고, 출제된 소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서 스터디에서 연습했던 답변들을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저의 ‘대략적인’ 심층면접 복기입니다. (시험이 끝난 직후에는 ‘내가 무슨 답을 한 거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춘파 카페에서 문제를 다시 확인하며 복기해낸 것이며, 쓰는 과정에서도 무의식적으로 재조립이 이루어졌을 것이기에, 정확히 이렇게 말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생략되거나 더 말한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 문제는 엄청 길게 나옵니다. B4 사이즈 문제지에 나오고요. 그래서 연습할 때 시간을 10분보다 줄여서 구상하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구상형-
(문제)
다음 두 가지 상황에서 김 교사가 학부모와 어려움 겪는 사항과, 그에 따른 해결방안을 두가지씩 말하시오.
상황1: 온라인 수업을 하는데 학부모가 학생의 출결, 과제 등에 무관심함. 전화해봤더니, 일이 바빠서 신경쓸 겨를이 없다고 함.
상황2: 학예회를 하는데, 학생은 피아노 연주 하나만 하겠다고 신청했고, 그에 따라 계획 다 짜놨음. 근데 학부모가 전화해서 다른 애들은 다 두 개씩 하는데 우리애도 하나 더(노래) 하게 해달라고 말함. 근데 이미 학교 행사 계획이 끝나서 조정이 불가한 상황.
(답변)
교사는 학생에 대한 지도를 하는 과정에서 학부모와 소통을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상황을 적절히 대처하는 것은 교사의 중요한 자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상황에서 김 교사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해결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상황의 어려움은 학부모가 자녀의 교육에 무관심하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자기주도적인 학습 능력을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에 있고, 따라서 학부모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에 대해 해결방안은 첫째, 학부모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SNS, 밴드, 학교홈페이지 등을 활용해 교사가 학생을 지도하고 있는 사항, 학생의 출결상태, 과제 제출 사항 등을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학부모에게 안내하는 것입니다. 학부모가 자녀의 교육에 관심을 가지지 못하는 것에는 시간적인 어려움도 있겠지만, 어떻게 해야 관심을 가지고 도와줄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교사가 먼저 학부모에게 구체적인 안내를 해준다면, 학부모도 자녀의 교육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학생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학생이 온라인 수업에 출석하지 않았거나, 과제를 제출하지 않았을 때 개별적인 전화, 상담, 피드백을 하는 것입니다. 교사가 먼저 학생에게 관심을 가지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학부모 역시 교사의 이러한 모습을 보고 자녀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 상황의 어려움은, 이미 정해진 학교행사에 학부모가 변경사항을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은 첫째, 학생과 학부모가 대화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학생이 스스로 학예회에 한가지 공연만 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을 학부모에게 이야기하도록 하고, 그렇게 선택한 이유를 말하도록 함으로써, 학부모는 자녀의 의견을 존중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학생을 단체 합창 등에 참여시키는 것입니다. 학부모로서 자신의 아이가 학예회에서 더 많은 것을 하기를 바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따라서 시간적으로 프로그램 추가나 조정이 어렵다면, 이미 계획되어 있는 다른 학생들의 합창 등에 추가적으로 편성함으로서 학부모의 요구를 조금이나마 만족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교사는 학부모와의 소통과 협력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적절한 지도를 해주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참된 교사의 자세이고, 제가 되고 싶은 교사의 모습입니다.
-즉답형 1번-
(문제)
3학년 학생들의 학급 규칙에 대해 박교사는 규칙을 학생들이 만들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교사는 교사가 만들어서 제시해야 한다고 한다. 둘 중 자신의 입장을 골라 아동관과 관련지어 말하시오. 그리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방안 3가지를 말하시오.
(답변)
(즉답형부터는 긴장+나사 빠짐으로 서론을 제대로 말하지 못했습니다.) 저의 입장은 박 교사입니다. 3학년 학생들은 이미 1~2학년 과정에서 학급 규칙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적응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또한 학급규칙을 직접 만들어보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율성을 기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들 입장에서는 ‘교사가 우리를 이렇게 믿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과 교사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고 이러한 좋은 관계는 추후에 교사가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쓰일 것입니다. 이러한 교육을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학급건의함을 설치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데에 아직 불안함이나 거리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익명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자유롭게 낼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줌으로써 아이들은 학급 규칙에 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학급 회의를 실시하는 것입니다. 정기적으로 학급 회의를 실시하고, 학급건의함을 통해 모여진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서로 경청하고 이야기할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셋째,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규칙을 지키는 과정, 그리고 규칙을 지키는 태도가 발전하는 과정을 체크리스트 평가를 통해 확인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안들로 아이들이 학급 규칙을 스스로 만들고 지키도록 함으로써, 아이들은 자율성을 갖춘 민주시민으로 자라날 수 있을 것입니다.
-즉답형 2번-
(문제)
신규교사인 이교사는 학생학업 평가에 관해 선배 교사인 박교사에게 지적을 받았다. 이론과 실제 어쩌고... 하지만 이교사는 이러한 선배 교사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교사에게 필요한 인성적 자질 3가지를 말하시오.
(답변)
성찰- 자신이 잘못하고 있는 점을 반성하고 개선점 추출
존중- 선배 교사의 조언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존중
자기계발- 자신이 이론과 실제를 고려한 평가를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므로,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신장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
쓰다보니 참 이상한 말들이 많네요. 말이 안되는 것 같은 것도 있고... 그런데 이렇게 뭔가 이상한? 핀트가 나간? 답변을 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자신감을 갖고 얼굴에 철판 깔고 말하는 것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가르침을 주러 왔다!’ 하는 마음가짐으로요. (저는 그렇게 하지 못했지만요.) 정말로 자신감 있게 말하면, 면접관들도 ‘어 그럴싸한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ㅋㅋ
<1월 14일 목요일- 수업실연>
둘째날도 일찍 일어났고, 학교 도착은 10시 50분쯤에 했습니다. 학교에 너무 일찍 가면 대기하는 동안 할 것도 없고 긴장되어서 10시 30분에 딱 맞추어 가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평가실을 잠깐 보았는데, 그동안 스터디에서 수업실연 연습을 할때에는, 면접관 책상 앞에 완전히 빈 공간으로 설정하고 수업실연을 해왔었는데, 시험장의 평가실에는 교탁이 있었습니다. ‘어쩌라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른 춘파 검색해서 교탁이 있을 때에는 어느 위치에서 실연해야 하는지 찾아보았습니다. 교탁 뒤에서 하면 자신없어 보이고, 옆이나 앞에서 하는 것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교탁 앞에 있으면 면접관과 너무 가까이 있고, 중간에 순회지도를 하기 위해 발걸음을 앞으로 옮기기라도 하면 거의 면접관을 가르치는 모양새가 될 것 같아서 교탁 옆에서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평가실이 어떻게 생겼는지 미리 확인하지 않았다면 본 시험에서 당황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관리번호가 7번째가 뽑혔습니다. 참, 개인정보라서 자세히는 말할 수 없지만 저는 숫자 7과 참 많이 엮여 왔습니다. 정말로 저에게는 행운의 숫자입니다. (또 TMI..) 구상실에 들어가니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문제지가 무려 3장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전부 단면이었고, 첫 번째 장은 표지였습니다. 첫 번째 장을 뜯어서 반으로 접어 구상지로 활용했습니다. 계속 2장을 번갈아 보며 구상을 해야 했는데, 역시 이번에도, 스터디에서 연습할 때 구상시간을 15분보다 짧은 12~13분으로 맞춰 연습한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조건과 자료들이 2장에 걸쳐 산발적?으로 제시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스터디에서 연습하는 교재에는 작은 사이즈로 정리되어 있으니까요. 수업실연 문제 난이도는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잘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빠진 조건이 분명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이전과 새로운 유형이라든가, 각론 내용이 어려운 거라든가 하는 건 아니고, 스터디에서 연습하고 준비했던 것들을 녹여낼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모텔 방으로 돌아와 춘파 글을 들여다보니, 웬지 내가 많이 빠트린 느낌이 들었습니다. 실연 하는 도중에도 조건을 잘못 언급해서 고쳐 말하거나, 말을 더듬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요. 그런데 1.6점밖에 안 까였습니다. 참.. 2차 점수는 어떻게 산출이 되는 건지 알 수가 없는 노릇입니다.
면접관들의 태도는 심층면접보다는 덜 호의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느낌탓일 수도 있고요ㅎㅎ. 실연을 하면서도 ‘내가 지금 뭘 하는 거지? 이렇게 하는거 맞는건가? 심사원들 갸우뚱하는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잘 웃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스터디를 할 때에는 웃음이 확 터질때가 많아서, ‘혹시나 면접관 앞에서 웃음 터지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했는데, 막상 시험에서는 그 긴장감.. 평가실의 그 공기.. 덕분에 표정이 굳어지게 되더라고요. 다행히 저희는 마스크를 쓰고 면접과 실연을 했기 때문에 긴장하고 굳어진 표정이 크게 드러나 보이지는 않았겠지만, 여러분은 평가실 들어가면서 ‘목소리 크게! 웃으면서!’ 이 두 가지를 꼭 생각하면서 들어가시면 좋겠습니다.
<1월 15일 금요일- 영어면접&실연>
드디어 마지막 날입니다. 영어면접과 실연은 스터디할 때에도 재미있게 했고, 점수에 큰 부담감이 없어서 긴장이 별로 안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똑같이 긴장이 되더라고요. 관리번호는 15번을 뽑았는데, 영어면접&실연은 시작시간 자체가 이르기 때문에, 뒷순서를 뽑아도 1시 정도에는 끝이 납니다. 저는 12시 30분쯤에 나온 것 같습니다. 3일 연속 7번이 나왔으면 정말 신기한 일이라고 여기저기 떠들고 다녔을 것 같은데 참 아쉽네요.
면접관의 태도는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가장 덜 호의적이었습니다. 근데 사실 면접관의 태도는 저의 심리상태가 반영되어 체감되는 것 같습니다. 심층면접-수업실연-영어면접&실연 순으로 갈수록 덜 호의적이라고 느꼈는데, 면접 및 실연을 하는 동안 저의 내적 자신감과, 제가 하고 있는 말에 대한 확신도 저 순서였으니까요. 영어실연은 중간에 ‘피식’하는 소리가 들려서 어찌나 당황했는지..!!! 그런데 여러분 이런 거에 당황해서 표정이 굳어진다든가, 면접관을 야린다든가(?!!) 하시면 안됩니다. 저는 그랬거든요.ㅋㅋ 면접관을 야린 건 아니지만, ‘피식’소리가 난 순간 무의식적으로 그 쪽을 쳐다보기는 했습니다. 아 그게 야린 건가요. 그럼 면접관도 당황했을 수 있겠네요. 어쨌든, 이런 요소들에 당황하지 않는 좋은 방법이, 평소 스터디를 할 때 스터디원들이 면접관 역할을 충실하게(?) 하는 겁니다. 일부러 고개를 가로 젓거나, 한숨을 쉬거나, 조는 듯한 제스처를 한다든가, 실실 쪼갠다든가.. 이렇게 훈련을 하는 겁니다. 다만 스터디원이 그런 연기를 하면 웃음이 나오고, 면접관이 그런 태도이면 자신감이 급하락한다는 것이 차이점이지만요.
점수가 나오고 보니, 충남에서 영어는 정말로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영어실연에서는 활동 3을 하다가 끊겼습니다. 1분이 조금 넘게 남은 상태에서 활동3을 들어가 게임 규칙을 설명하기 시작했는데, 게임 규칙을 말하는 과정에서 머릿속에서 ‘아 이거 이렇게 하는게 낫겠다!’하고 활동에 대한 추가 창작이 일어나서ㅋㅋ 규칙 설명이 길어졌고, ‘Game start'를 말하는 순간 시간이 다했습니다. 이후에 순회지도 및 간단한 학생 피드백을 할 생각이었는데 그대로 나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영어실연에서 0.27점밖에 안 까였으니, 정말로 신기합니다.
그렇게 12시 30분에 모든 것을 마치고 학교 밖으로 나왔습니다. 어떤 느낌이었냐면... 엄청 시원후련하고 그런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1차 시험이 끝났을 때처럼 막 허무하고 우울한 느낌도 아니었습니다. 뭔가 부정적으로 허무한 느낌이 아니라 그냥 진짜로 말 그대로 텅 빈 느낌. 여러분도 지금 이 합격수기 읽으면서 처음에는 ‘와 이 수기 엄청 기네? 도움 되는 내용 많이있을듯!’ 하면서 지금까지 읽었지만 딱히 도움 될만한 내용은 없고 겁나 길고 TMI만 있었잖아요?
딱 그 느낌입니다. 그냥... 끝났구나... 이렇게 끝이구나... 시험도 끝났고.. 내 4년간의 대학생활도 진짜로 끝난거구나... 시험이 끝나면 뭔가 다른 느낌일 줄 알았는데, 별 거 없네.. 그동안 열심히 외웠던 내용들, 교육과정들.. 한두달이면 다 까먹겠지. 이렇게 스터디하고 연습했던 과정들, 그 시간들.. 전부 과거의 기억 속으로 사라지고, 교사가 되어 바쁘게 살아가는 동안 전부 잊혀지겠지. 대학생활을 하는 동안, 고등학교 시절에 공부했던 순간들이 잊혀져가고 수능에 대한 기억이 사라져 간 것처럼,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 시간과 노력들도 내 기억 속에서, 내 마음 속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사라져 가겠지. 참.. 별 거 없구나. 막상 끝나고 나면 이런 느낌이구나.
하지만 우리의 기억 속에서 점점 사라져간다고 해서 그 시간과 노력들이 무의미한 건 아닐 것입니다. 그 과정들이 있었기에 합격이라는 결과를 얻고, 교사가 될 수 있는 것일 테니까요. 애초에 ‘끝나니 별 거 없구나. 이제 다 잊혀지겠지.’ 라는 말은 합격을 하였기에 할 수 있는 말 아닐까요. 합격을 했기에 그동안 암기했던 내용들, 노력했던 시간들을 내려놓을 수 있는 것이겠지요. 만약 합격하지 못했다면 그 내용들을 계속 되뇌이고 있어야 하고, 그 시간과 노력들이 끝나지 않은 채 이어졌을 테니까요. 합격했든, 합격하지 못했든, 모든 사람들이 그동안 쏟았던 노력들은 의미 있는 것이고,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더 큰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시험에는 노력이라는 요소만이 작용하는 것이 절대 아닌 것 같습니다. 너무 지엽적인 문제, 고사장 편차 등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운과 같은 요소도 작용합니다. 이 시험에 합격했는지 불합격했는지를 가지고서 누가 더 열심히 공부했네, 누가 더 많이 노력했네, 라고 재단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까도 했던 말이지만, 어떤 선택을 하든, 어떤 결과가 나오든, 여러분은 모두 선생님이 될 자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1년 동안 공부해오신 분이라면, 그 과정들이 이미 삶의 큰 의미로 남아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앞으로의 1년간의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 분이시라면, 앞으로의 시간들이 얼마나 길고 힘들지라도 버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버텨낼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버텨낼 준비가 되어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그동안 해온, 또는, 앞으로 하게 될 노력들이, 그 시간들이, 값진 결과로 피어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첫댓글 자세한 수기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멋진 선생님 되실듯 합니다~
자세한 수기 감사합니다!!! 충남이 연고지라 진짜 도움 많이 됐어요!! ㅎㅎ
교육과정 암기할 부분 골라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자세한 후기 정말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자세한 수기 정말 감사합니다 :) 저도 충남을 칠 예정이라 정말 꼼꼼히 읽었네요...!
저랑 공부법이 비슷하신것같아요! 지우지 말아주세요!!
감사합니다😊
수기가 굉장히 자세하네요! 그 동안 봤던 수기들과는 또 다른 관점이라 인상 깊게 읽었어요!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소중한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밈
감사합니다!!
대단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