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케이트 신자본색 네 번째 녹화를 마쳤습니다.
주제는 자유주제였구요.
그런데 특별한 일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앙케이트 상>을 받게되는 패널은 트로피를 받게되구요.
세 번 연속으로 <앙케이트 상>을 받으면 영구히 갖을 수 있게 됩니다.
이미 제가 세 번을 연속으로 받았기에 영구히 소장할 트로피를 한 개 받았습니다.
앞으로는 한 번 받으면 가지고 갔다가 다음 녹화 때 다시 가져와서
계속 받게 되면 또 가지고 가겠지만, 다른 사람이 받게되면
새로운 사람에게 넘겨줘야 합니다.
우선 제가 받은 트로피 보셔요.
새로 바뀐 규칙이 있습니다.
<앙케이트 상>을 받은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약간 불리한 조건으로
토크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를테면 상을 받은 사람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스티커를 한 장씩 미리 붙이고 시작하게 되지요.
두 번 계속 받으면 두 장을 붙이고 시작하는 것입니다.
저처럼 세 번을 계속 받는 일이 있으면 저만 빼고 나머지 모든 패널들이
세 장씩 미리 붙이고 시작하게 됩니다.
쉽지 않겠지요?
그래서 어제는 아쉽게도 저는 탈락입니다.
그러나 어제 제가 받고싶은 상은 <앙케이트 상>이 아니라
<속빈강정 상>이었습니다.
제가 타이틀 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상품이거든요.
어제 나를 사로잡았던 <속빈강정 상>의 상품은 아래와 같습니다.
어때요? 욕심낼만도 하지요?
처음에 제가 저 예쁜 돼지 저금통을 보았을 때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은 기필코 <속빈강정 상>을 받아서 호기심 많은 우리집 막내 이랑에게
보여주고 삐에르님의 예쁜 아가들(덕수/다혜)에게 선물해야지.'
그런데 우리집 막내가 그걸 보더니 갖고싶다고 하여서 막내 차지가 되었습니다.
기왕에 트로피를 찍는 김에 옆에 있는 다른 트로피 사진도 찍었습니다.
제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상패는 1975년 전남대학교 <캠퍼스 송 경연대회>에서
자작곡 <약속>으로 최우수상을 받은 것입니다.
그 날 저는 예선을 통과하여 본선에서 노래를 불러놓고 농구시합에 출전했습니다.
축제 기간에 벌어진 체육대회에서 공과대학 대표로 결승에 나갔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겹쳐서 노래를 부른 뒤 쏜살같이 달려가서 경기를 하였습니다.
농과대학과의 결승에서 우승행가래를 하고 나서야 교내 방송을 듣게 되었는데,
<캠퍼스송 경연대회> 심사결과 발표 중 마지막 <최우수상> 발표를 하고 있었습니다.
온 캠퍼스에 생중계되는 교내방송(CUB) 에서 내 이름을 들었습니다.
그때서야 알아차렸습니다.
내가 가요제 본선에 나갔었고, 그래서 <최우수상>을 받게 되었다는 것을...
농구부 동료들의 축하빵을 뒤로하고 대강당을 향해 뛰어갔습니다.
당시에는 <대학가요제>가 없었습니다. 아마 전남대에만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구요.
전남대 학생 뿐 아니라 광주와 전라도 곳곳에서 온 관람객 수 천명이
강당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통로까지 막혀서 좀 비켜달라고 아무리 외쳐도 알아차리지 못해서인지
길이 쉽게 트이지 않았습니다.
시상식은 자꾸 지연되면서 계속 내 이름을 불렀는데
어찌어찌 겨우 무대에 올랐을 때 모두가 웃었습니다.
운동복 차림이었으니까요.
잊지못할 추억입니다.
그날 받은 상패입니다.
그 다음으로 소중한 것이 1978년 <제2회 MBC 대학가요제>에서 받은 트로피입니다.
전국에서 2 천여명이 예선을 치러 22 개 팀이 본선에 올랐고
문화체육관에서 3일간 함께 했습니다.
참 예쁘게 생긴 트로피입니다
그 이후 <가톨릭 어린이 창작성가제> <제44차 세계 성체대회 기념 창작성가제> 등
수많은 트로피를 받았지만 예쁘지 않은 것은 바로 버림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오늘 받은 <앙케이트 상> 트로피는 예뻐서 좋습니다.
별것도 아닐 수 있지만
소소한 일상의 기쁨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좋아서 하는 일이라면 기쁘게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몇 년전 미국 오하이오주 클레블랜드에 있는 어느 마켓어서 셔츠를 샀었습니다.
색감이 좋아서 입고다니다가 어느 날 잘 보이지 않게 붙어있는
고마운 말 한 마디를 발견했습니다.
Do what you like
Like what you do.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또한 당신이 하고있는 일을 좋아하세요.
스스로 기뻐할만한 일을 하고, 기왕 하는 일이면 그 안에서 기쁨을 찾으라는 뜻일텐데
넘 직역인가요? 좋은 번역 떠오르면 말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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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약속....
예전일이군요. 79년 10월 26일인가 27일인가 tv 켰더니 방송이 나오지 않고 음악만 나오고 있었어요.
그 날 이 노래가 tv에서 나왔어요. 무심코 듣는 바람에 제목만 알았었는데 사람들에게 물어도 잘 모르더군요.
가슴에 늘 그 멜로디가 떠 돌았어요. 그러던 중 86년인가 87인가 로제님께 옥포 성당 청년회에서 쓴다고
생활 성가집을 50권 정도 샀던거 같아요 그 때 거기서 악보를 발견하고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요.
청년회에서 사용했냐 하면 ㅋㅋㅋ 87년 기억하실련지 대우조선의 노동쟁의를...
그래도 그 시절의 사람들이 그립네요.. 하늘나라로 가신 분, 외국으로, 수도원으로, 전국으로 흩어져 버렸네요
몽돌님 가슴뜨거운 훌륭한 청년이셨어요. 존경하는 마음 듭니다.^&^
아! 그런 사연도 있었군요. 저두 기억나요. 50 권씩이나 책을 사가는 일이 흔치 않았거등요. 아! 저두 그립네요. 보고싶은 사람들.
하이공. 지가 이 게시물에 한시간도 넘게 들와있었네여.ㅋㅋ. 오래 들어와 있어서 혹시나 댓글이 날아갈까싶어 준비한 댓글을 복사해 놓은 후 클릭을 했더니 역시나 제 댓글은 안올라오고 대신에 로제님이 떡 계시네여. 깜딱.ㅋㅋ. 얼른 다시 로그인하고 제 댓글 올리고 인사올리옵나이다. 근데 이리 새복에 어인일로요. 잠이 깨셨나유. 암튼 무지 방가에여~^&^
김민기면 우리가 아는 가수 그 김민기씨 인가요? 와...로제님 부럽삼요. 김민기의 노래 '친구' 를 남편이 좋아해요. 그래서 저도 좋아하게 되었지요. 저도 이 곡에 최우수상을 드립니다.ㅋ 그저 대단하시단 말씀밖엔.^^ 이 최우수상에 대한 스토리는 한편의 감동영화네유. 로제님의 이름은 자꾸 불리우는데 좀처럼 트이지는 않는 안타까운 길. 농구복을 입고 힘들게힘들게 그 수천명 속을 헤쳐나가시는 로제님!..드뎌 무대위로 오르다. 와우..이런 장면에선 옛날 같으면 극장안에서 마구 박수를 쳤다는.ㅋㅋ^&^ 로제님의 글은 늘 훈훈합니다. 잘 읽었습니답. Do what you like. Like what you do. 오케이.^&^
저는 로제님을 알기전까지 '약속'이란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었어요. 아니 뭐 들어봤을지라도 기억이 안나는 것이겠지만요. 그래서 제가 로제님을 다른 분께 소개할 때, 약속을 부르신 분이라고 하니 깜짝 놀라며, 가사를 외워부르는 분을 보고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었답니다. 그분은 물론 저보다 언니! 당연한게 '약속'이 최우수상, 은상 받으실 무렵 저는 국민학생이었고, 아직 가요를 잘 모르던 시기였으니까요. 농구도 우승, 노래도 최우수, 토크쇼까지 트로피를 차지하시고....뭐든 뛰어들었다하면 끝장을 보시는군요. 다음번엔 스티커 미리 붙이고 시작하니 견제가 더욱 심해지겠는데요.ㅋㅋㅋ
1975년 이면 제가 초딩3학년때 였는데 그때 이미 약속이란 노래가 탄생해 있었네요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로제형님의 추억이 깃든 트로피와 그 사연이담긴 이야기 옛날 생각을 하게하고 추억을 되세겨 보았습니다
감동적인 사연과 노래 잘듣고 가네요... 79년 10 26과 87년 민주화 투쟁까지 잠시 치열했던 상황을 떠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