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1998.09.10-09.16 (07日間) 서울,東京,덴마크경유체코프라하(스캔디나비아항공)
(일본,덴마크,체코,오스트리아,독일)<서울(KAL),동경(스캔디나비아),코펜하겐(스캔디나비아),
프라하(스캔디나비아),코펜하겐(스캔디나비아),동경(JAL),김해>
여행중의 에피소드 1
아우토반(Autobahn)에서 있었던 일
<국경지대의 미인들>
일본 동경과 덴마크의 코펜하겐을 거쳐 체코의 프라하에 도착한 며칠 후 사위가 운전하는 5인승 승용차로 가족 6명(3살 손자 포함)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로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잘츠브르크로 가는 길이었다.
오스트리아는 체코의 남쪽에 국경을 접하고 있었는데 국경이 가까워 지자 한적한 도로 가에 시원하게 차려 입은 예쁜 아가씨가 외로이 서서 지나가는 차를 보고 손을 들어 보이기도 하는 모습이 드문드문 나타나기 시작했다.
너무나 멋쟁이들이어서 작심하고 비디오로 담기 시작하자 손을 들어 보이던 아가씨들이 비디오 찍는 나를 보더니 아쉽게도 돌아서 버리곤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조금 더 가니 이번에는 세워진 승용차에 얼굴을 가까이 하고 차안의 사람과 뭔가 열심히 얘기하는 모습도 스쳐 지나갔다.
이러한 풍경이 국경을 완전히 벗어나기까지 여러 차례 반복되었다.
궁금하여 옆에서 운전하고 있는 사위에게 물어보니 ‘장인 어른 나중에 말씀드릴게요’라고 하면서 말하기 주저하였다.
차에는 마누라와 두 딸 그리고 손자도 있었다.
국경의 검문소 화장실에서 남자만 둘이 되자 사위왈 ‘아까 그 아가씨들 체코로 출입하는 외국인들을 상대하여 봄을 파는(?) 언니들인데 여자들 있는 차 안에서 어떻게 그런 말 할 수 있겠습니까’고 하여 내가 민망하였다.
<야밤의 라면 소동>
그림 같은 오스트리아의 초원 등을 구경하며 잘츠브르크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호반의 팬션(민박)에 도착한 것은 밤11시가 넘어서였다. 프라하의 큰 딸 내외는 꼬마를 다리고 일년전 쯤에도 이곳에 묵은 적이 있어 구면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시간이 너무 늦어 민박집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일단 안내된 2층의 방 두 개에 짐을 푸니 장거리 주행에 모두 허기져 있었다. 그러나 마땅히 먹을 것도 없고하여 의논 끝에 실내 취사 절대 금지지만 라면을 끓여 먹기로 작심하고 혹시라도 복도에 주인이 올라오는 소리가 나면 어떻게 대처할지 등을 논의 한 끝에 가져온 버너와 코펠로 라면을 끓이기 시작하였다.
한참 끓인 라면에 김치까지 꺼내 먹고 있는데 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리드니 노크 소리가 났다. 모두 혼비백산하여 먹던 라면과 조리기구 등을 테라스 쪽에 내어 놓고 불을 껀 후 큰 딸이 살그머니 문을 조금만 열고 얼굴을 내미니 주인 아줌마가 뭐라뭐라하였고 딸이 영어로 몇마디 대꾸하자 주인 아줌마는 코를 연신 사냥개 모양 흠흠대면서 아랫 층으로 내려갔다.
내용인 즉 내일 아침식사는 아랫층 식당에서 이곳에 있는 재료를 주인으로부터 사가지고 먹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고.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먹다 남은 라면을 서둘러 먹고 큰딸부부와 꼬마를 남겨두고 우리부부와 둘째딸은 고양이 걸음으로 옆방으로 옮겨 와 놀란 가슴을 쓸어내며 잠자리에 들었다.
<아우토반(Autobahn)화장실>
오스트리아의 서쪽에 있는 도시로, 소금이 많이 나는 곳이라는 뜻의 잘츠브르크(Salzburg)를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를 중심으로 한 시티투어로 돌아 본 후 몇 곳을 더 둘러보니 오후 4시가 되었다.
사위와 나는 다음날의 근무와 출국 때문에 여자들 셋과 꼬마를 남겨두고(남은 사람들은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과 헝가리, 스로바키아, 폴란드 등을 둘러 오는 여정이었음) 잘츠브르크 바로 북쪽에 인접한 독일을 거쳐 체코의 서쪽 국경을 통하여 프라하로 가기로 하였다.
화창한 날씨에 눈이 부실 정도로 깨끗하고 상쾌한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초원과 농촌 풍경을 뒤로하며 말만 들었던 아우토반(Autobahn)을 몇시간 달리니 날도 어두어지면서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금세 천지가 컴컴하여지고 빗줄기도 굵어졌다.
더 늦기 전에 어디서 요기라도 하고 싶었으나 우리나라 고속도로 같은 휴게소는 보이지 않고 드문드문 화장실만 있었다.
일단 화장실에 들려 큰용무부터 보기로 하고 들어서서 문을 닫고 안을 둘러보니 한 사람 볼일 볼 장소로는 너무 넓었다. 문에서 변기까지 거리가 3m는 되는 것 같았다.
아무튼 볼일을 보고 수세식 변기 주변을 아무리 살펴 보아도 물내리는 장치가 보이지 않아 한 참을 헤메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걸어나와 잠갔던 문을 열자 동시에 쏴하는 소리와 함께 변기에 물이 내려 간다.
아하 그렇구나! 이는 급하여 물내리기를 잊고 나가더라도 항상 변기를 깨끗이 해두려는 독일 사람들의 합리적인 사고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비가 와서인지 우리 두 사람 외에는 주변에 아무도 없어 화장실 처마 끝에서 또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자꾸 라면만 먹나고 하겠지만 이번 여행 중 먹어보는 여러 가지 음식 중에 라면맛보다 더 맛있는 음식이 없었다.
나는 코펠 뚜껑을, 사위는 라면 봉지를 받쳐가며 비바람 속 화장실 처마끝에서 먹는 라면맛이라니 상상을 초월한다.
그렇게 한참 맛있게 먹고 있는데 오토바이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우리 둘은 움찔 놀라며 속으로 화장실 처마에서 취사한 죄를 물으러 경찰이 어느새 알고 왔나 하는 표정으로 서로를 처다보고 비바람을 가리기 위해 펴서 앞에 두었던 우산으로 우리 몸을 가렸다.
한 참을 그러고 있어도 별 기색이 없어 우산을 조금 내려보니 엄청 큰 오토바이에 노년의 두 부부가 비옷을 입은 채 오토바이 옆에 서서 서로 뭐라고 중얼거리며 우리들을 못 본 채 하고 있었다. 그들도 잠시 비를 피해 이곳에 들린 모양이었다.
우리 둘은 서로 민망한 얼굴로 눈웃음을 지으며 남은 라면을 국물 한방울 남기지 않고 먹어치운 후에 또 멀고 먼 귀로의 아우토반으로 차를 몰았다.
<잘츠브르크의 이모저모>
미라벨정원 (유니콘상) 잘츠브르크 대성당 앞 분수 호엔잘츠브르크성 잘츠브르크 거리의 300년 된 카페 몬트제성당 (대령과 마리아의 결혼식성당) 볼프강제 호수
08. 1998.09.10-09.16 (07日間) 서울,東京,덴마크경유체코프라하(스캔디나비아항공)
(일본,덴마크,체코,오스트리아,독일)<서울(KAL),동경(스캔디나비아),코펜하겐(스캔디나비아),
프라하(스캔디나비아),코펜하겐(스캔디나비아),동경(JAL),김해>
첫댓글 부부여행/미양주선동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