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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광고하라
시장의 딜레마
중고차 시장에서 중고차를 사지 마라?
중에 시동이 꺼진 적이 있었는데, 자동차를 팽개치고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자동차가 정지한 곳은 고속도로
터널 안이어서 갓길조차 없었고, 뒤편에 세워놓은 삼각대는 달려오는 자동차에 의해 부서지고 말았다. 퇴근시간에 꼬리를 물고 달
려오는 자동차들은 아슬아슬하게 내 곁을 비켜가며 온갖 욕설과 비난을 퍼부어댔다. 퇴근시간에 차로 하나를 완전히 막고 있으니
운전자들의 불만을 충분히 이해할 만도 했다.
하지만 어쩌란 말인가? 이럴 때는 다른 운전자와 눈을 마주치지 않는 게 상책이다. 설령 눈이 마주치더라도 상대방의 동정과 연민
을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애처로운 표정을 지어야 한다. 내 표정은 이렇게 말한다. ‘이건 제가 의도한 상황이 아닙니다. 이 빌어먹
을 고물차 때문입니다.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당장 차를 바꾸지요. 용서하세요.’
이후에도 가끔씩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대개 사소한 실수 때문에 벌어진 일이지만, 숙맥들은 일단 자동차 보닛부터
열고 본다. 물론 보닛 안을 살펴봐도 아무 것도 모른다. 하지만 숙맥들은 자신이 숙맥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 한참 동안
보닛 안을 살펴본 후 뭔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다음 여유 있게 보닛을 닫고는 휴대폰을 꺼내 버튼을 누른 후 이렇
게 말한다.
“보험회사죠? 시동이 안 걸리는 데 어떻게 해야 하죠?”
당신에게 이런 경험이 없다면 적어도 숙맥은 아니다. 어쨌든 당신도 고물 자동차 때문에 난감한 상황에 처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당신이 그런 상황에 처하여 중고 자동차를 새로 장만하기로 했다고 하자. 중고 자동차를 사기 위해 매장을 찾아가면, 중개인은 마
당 한쪽에 가득 주차해놓은 자동차들을 보여주며 품질에 비해 매우 싼 값에 나온 차들이라고 설명할 것이다.
당신은 자동차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번지르르한 겉모습만 보아서는 어느 자동차가 좋은 차인지 알 수 없다. 중개상들은 중고차
를 사들인 후 새로 페인트칠을 하고, 말끔하게 세차를 하고, 군데군데 나 있는 흠결까지 깨끗하게 손을 본다. 시동을 걸어보아도
엔진 소리만 듣고는 중고차의 상태를 확인할 수 없다. 당신이 망설이고 있을 때, 중개상이 말한다.
“엔진 소리 끝내주죠?”
도대체 뭐가 끝내준다는 말인가. 아무 것도 모르는데.
이때 당신은 갑자기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만약 지금 고른 자동차가 가격에 비해 좋은 품질을 갖고 있다면, 중고 자동차 주인은
왜 그 가격에 중개상에게 팔았을까?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경제학자 조지 애컬로프(George A Akerlof)는 1970년 <레몬시장 (The Markets for Lemons)〉이라는
논문을 통해 이런 의문에 대답을 시도함으로써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미국 중고자동차 시장에서는 결함이 있는 차를 ‘레몬(lemon)’으로분류하고, 품질이 좋은 중고차를 ‘복숭아(peach)’로 분류한다.
레몬은 향도 좋고 빛깔도 곱지만 먹기엔 너무 시다. 반면 복숭아는 부스스한 겉모양에 비해 맛이 좋다. 레몬은 일종의 ‘빛 좋은 개
살구’인 셈이다.
애컬로프의 레몬 원리를 살펴보자. 중고차 시장에서는 차를 팔려는 사람이 정보를 독점하고 있다. 차를 사려는 사람은 그 차가 몇
번 사고가 났었는지, 어느 부분에 결함이 있는지를 전혀 알 수 없다. 따라서 자칫 차를 구입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은 더 이상 중고차 시장을 찾지 않고 아는 사람을 통해 결함이 없는 중고차를 사려 할 것이다. 설령 중고차 시장을 찾는다
하더라도 무조건 가격을 낮추고자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좋은 차를 팔려는 사람도 중고차 시장에서 제값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아는 사람을 통해 팔려고 든다. 결국 중고차 시장에서 복숭아는 사라지고 레몬만이 판을 치게 된다.
이렇게 한쪽만이 정보를 알고 있는 경우를 ‘정보의 비대칭성’이라고 한다.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시장에서는 품질이 낮은 상
품이 선택되는 왜곡 현상이 일어난다. 어떤 중고차가 레몬일 확률과 복숭아일 확률이 각각 50%라고 가정하자. 판매자는 그 차가
레몬인지 복숭아인지 알고 있다. 그래서 레몬인 경우 같은 차종이 평균적으로 받고 있는 가격에 팔려고 하겠지만, 복숭아는 좀 더
높은 가격에 팔려고 할 것이다. 물론 구매자는 레몬인지 복숭아인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설령 좋은 차라고 하더라도 실패를 줄이기
위해 평균가격에 사려고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판매자가 좋은 차를 소개하더라도 구매자는 가격을 자꾸 깎으려 한다. 따라서 판매자는 좋은
차를 팔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할 것이다. 반면 구매자는 중개상이 좋은 차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무조건 가격을 깎으
려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판매자가 좋은 차를 그 가격에 팔 리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그가 구입하는 것은 결함이 있는 레몬 카이
고, 중고차 시장에 좋은 차는 남아 있지 않게 된다.
당신이 찾아간 사람이 정직한 중개상이라도 마찬가지이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판매자가 정직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없
기 때문에, 그가 요구하는 액수에 거품이 있다고 인식한다. 정직한 판매자 역시 판매자를 속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책정
한 가격에서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정직한 판매자가 내놓은 좋은 차도 팔리지 않는다. 정직한 판매자는 결국 중고차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고, 정직하지 못한 판매자들만 남게 된다. 중고차 시장에 남는 것은 실제 가치보다 값이 비싼 레몬 카들
뿐이다.
애컬로프 교수의 결론은 기존의 경제학 이론이 가정했던 시장 참여자들의 완전한 정보 공유가 현실에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완전한 정보의 유통을 가정하지 않으면 시장가격은 균형에 도달하지 못한다.
왜 비싼 광고를 할까?
앞의 연구 결과가 사실이라면, 중고차 매매시장은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중고차를 사기 위해 찾아간
중개상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스탠포드대학의 마이클 스펜스(Michael Spence) 교수와 컬럼비아대학의 조지프 E. 스티글리츠(Joseph E.
Stiglitz) 교수가 제시했다. 두 사람은 그 공로로 2001년 애컬로프 교수와 함께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두 사람이 제시한 해결책은 시장에서는 정보를 가진 사람이 정보를 제공하고, 정보가 없는 사람은 스스로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는
것이다. 참으로 간단한 논리이다. 좀 더 알기 쉽게 말하자면, 중고차 판매자는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 자신에 대한 정보를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그는 중고차 판매장을 대형화하고 쇼룸을 멋지게 꾸민다. 즉 그는 한 번 중고차를 팔고 도망칠 사람이 아니
라 오랫동안 거래해도 좋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광고하는 것이다. 반면 정직하지 않은 판매자는 쇼룸에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없
다. 고객을 속인다는 소문이 나면 재빨리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중개상은 광고효과를 최대한 활용한 셈이 된다. 그렇다면 광고는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는가? 당신이 경험했음직한 사례를
예로 들어보자. 자동차를 몰고 한적한 도로를 달리다 보면, 새벽 일찍 길가에 서서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을 것
이다. 이 사람이 나타나기 전에 도로가에는 반드시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바로 ‘비싸게 사서 싸게 판다’는 중고차 매매 광고이다.
비싸게 사서 싸게 판다는 것은 물론 거짓말이다. 당신 역시 그런 광고에는 전혀 신뢰감을 보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출근하는 길에 하루도 빠짐없이 그 사람이 나타나 인사를 한다면 생각이 약간 달라질 것이다. 그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당신의 출근길을 지킨다. 잠시 신호등 앞에서 차가 서기라도 하면, 그는 재빨리 달려와 창문을 두드린 후 자신의 명함을 차
안에 던져 넣는다. 만일 한 달 동안 똑같은 모습을 목격했다면, 당신은 그에게 중고차를 사고 싶어질 것이다. 그가 광고한 것은 ‘비
싸게 사서 싸게 판다’는 문구가 아니라 자신의 성실성과 서비스 정신이다.
당신이 찾아간 중개상이 대형 매장을 갖추고, 근사한 사무실에 앉아 있다면 그에 대한 신뢰는 더욱 깊어질 것이다. 만약 그가 건물
도 없는 공터에 자동차 몇 대 세워놓고, 간이 의자에 앉아 부채 바람을 날리고 있다면, 당신은 그에게 아무런 믿음도 갖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정보이다. 대형매장을 갖고 있다는 것은 고객의 손해에 대해 배상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자금력이 있으며, 이곳에 많
은 투자를 했기 때문에 사기를 치고 도망갈 염려가 없다는 것을 당신에게 알려준다.
은행이 근사한 건물을 임대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대개 은행 지점들은 그 동네의 요지에 위치해있는데, 이는 비싼 임대료를 충
분히 감당할 여력이 있으므로 우리 은행은 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광고하는 것이다. 금방 망해 보일 것 같은 은행에 돈을 맡기는
바보는 없다. 당신이 좌판에서 물건을 구입하기보다는 어엿한 상점에서 구매하기를 원하는 것도 이런 심리 때문이다.
광고는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매우 장기적인 투자이다. 비싼 돈을 지불하는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높은 품질의 제품을 계속 생산
할 것이라는 믿음을 준다. 사람들이 잘 알려진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잘 알려진 브랜드는 값이 비싸다. 브랜드 유
지비용, 즉 광고료가 가격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은 품질에 대한 확신을 갖기
때문이다. 비싼 광고비용을 지불할 정도의 기업이라면, 품질도 그만큼 좋을 것이라는 믿음이 작용하는 것이다.
정직하지 못한 기업의 경우를 보자. 이 기업은 겉모양만 명품을 흉내 내어 싼 값에 시장에 내놓는다. 소비자들은 이 기업의 전략에
잠시 속을 수는 있지만, 반복해서 속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이 기업은 단기간에 가짜 제품으로 돈을 번 후, 이미지가 나빠지면 시
장에서 즉시 퇴각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이런 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싼 광고를 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홍보 전단지나 값싼
매체에 반짝 광고를 하고는 수익을 챙긴 후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반면 장기적인 전략을 채택한 기업은 장기적으로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을 때까지 장기간에 걸쳐 수익
을 회수한다. 장기간에 걸쳐 신뢰를 얻으려면 소비자들이 그 기업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갖기 않아야 한다. 중고차 중개상도 마찬
가지이다. 소비자들이 중고차 중개상의 미래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면, 그는 사업을 장기적으로 영위할 수 없으며 투자도 할 수
없다. 따라서 광고는 기업이 소비자에게 보증금을 공탁하는 행위와 같다.
마이클 스펜스와 조지프 E. 스티글리츠가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가 시장에서 해결된다고 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시장에는 품
질과 관련하여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주고받는 신호 메커니즘이 형성되어 있다. 소비자 역시 비용을 들여 정보를 탐색한다. 신문과
뉴스를 보고, 인터넷을 검색하며, 광고를 유심히 살핀다. 소비자는 자신이 치른 탐색비용만큼 믿을 만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기업은 이 사실을 알기 때문에 정보전달에 집중한다. 물론 상대방에게 신호를 보내는 데는 비싼 비용이 든다. 하지만 인간뿐 아니
라 동물들도 많은 비용을 치르고 자신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 아프리카 영양들은 포식자가 접근하면 그 자리에서 껑충껑충 뛰어
오른다. 사실 포식자가 접근할 때 영양은 빨리 도망치는 게 상책이다. 영양들이 재빨리 도망치지 않고 사자를 우롱하듯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것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난 무섭지 않아. 네가 나를 향해 달려올 때 도망쳐도 늦지 않거든. 나를 봐. 이렇게 잘 뛰잖아. 올 테면 와봐. 하지만 나를 선택하
면 헛수고를 하는 거야. 저쪽을 봐. 빌빌거리는 놈들도 많잖아.”
영양은 자신의 건강을 사자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과시적인 광고를 하는 것이다.
공작새 역시 마찬가지이다. 수컷 공작에게 화려하고 커다란 꼬리는 엄청난 핸디캡이다. 꼬리를 펼쳐 보이는 동안 포식자에게 무방
비로 노출되어 습격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큰 꼬리를 매단 채 도망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컷 공작
이 무겁고 거추장스런 꼬리를 달고 다니는 것은 암컷에게 광고하기 위해서다. 즉 수컷 공작은 암컷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
다.
“내 꼬리가 제일 크고, 아름답지? 난 이런 꼬리를 가지고도 적에게 잡아먹히지 않고 살아남았어. 어때, 믿음이 가지? 내 아이를 낳
아주지 않을래?”
동물들은 목숨을 담보로 자신을 광고하지만, 기업은 엄청난 돈을 들여 광고한다. 은행이나 대기업은 임대료가 가장 비싼 건물에
입주하고, 제조업체는 유명 스타에게 고가의 모델료를 지불한다. 수컷 공작의 꼬리가 생존에는 불리하지만 자손을 남기는 데 도움
이 되는 것처럼, 광고비용도 기업의 수익구조에는 악영향을 미치지만 장기적으로는 신뢰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광고는 필요악인 셈이다.
광고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실패의 확률을 줄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싼 광고는 경쟁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광고비용이 없으면 시장에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결국 승리하는 것은 자본이다. 그래서 많은
우량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에 납품을 하면서 근근이 연명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다.
보험시장에서의 ‘정보의 비대칭성’
정보의 비대칭성이 일어나는 또 하나의 사례는 의료보험 시장이다. 사실 건강한 사람은 의료보험에 가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다. 보험료는 매달 꼬박꼬박 빠져 나가지만 병원에 가야 할 일의 거의 없기 때문이다. 반면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의료보험에 가입
하는 것이 이득이다. 매달 보험료를 납부하더라도 치료비에 비하면 아주 적은 액수이기 때문이다.
보험회사는 어떤 가입자가 건강하고, 병든 사람인지 알 수 없다. 보험을 가입할 때 기초적인 건강검진과 문진(問診)을 하지만, 간
단한 검사만으로는 질병 상태를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가입자가 정직하게 대답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따라서 오직 가입자만이 자
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다. 정보의 비대칭이 발생하는 것이다.
보험회사로서는 건강한 사람을 보험에 가입시키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은 보험에 가입하려 들지 않기 때문에 중고
자동차 시장과 마찬가지로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만 보험에 가입하게 된다. 건강하지 않는 사람만 보험에 가입하게 되면, 보험회
사는 병원에 지출해야 할 비용이 많아진다. 이는 보험료를 상승시키는 원인이 될 뿐 아니라 가입자가 받아야 할 의료서비스의 질
도 하락시킨다.
건강한 당신이 이런 상황에서 의료보험에 가입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보험료가 높아지고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면 당신은 보험
을 해약하려 할 것이고, 결국 건강하지 않는 사람만 가입자로 남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보험회사는 파산하고 만
다.
만일 보험회사가 가입자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 수 있다면 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사람은 보험 가입을 거부할 것이다. 또 그가
가입하더라도 엄청난 보험료를 요구할 것이다. 실제로 자동차보험의 경우 사고율이 높은 지역이나 사고 위험이 많은 직종, 혹은
보험료 할인혜택을 많이 받는 운전자의 가입을 꺼린다. 자동차보험의 경우에는 가입자의 교통사고, 음주운전 전력 등과 같은 정보
를 보험회사가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가입자의 과거 운전경력을 파악한 보험회사는 유리한 카드를 손에 쥐고 있는 셈
이다.
그러나 의료보험의 경우에는 개인의 병력(病歷)이 사생활로 보호되기 때문에 가입자의 정보를 알기 어렵다. 하지만 보험회사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가입자를 고르고, 건강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의 가입을 거부한다면 이는 진정한 의미에서 보
험이라고 할 수 없다. 이는 보험이 필요 없는 사람에게만 보험을 파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보험의
의미는 사라진다.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따라서 보험은 서로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가
입이 자유롭게 허용되어야 한다.
정보의 비대칭이 발생하면, 보험회사가 자신들이 원하는 사람만 가입시키는 역선택(逆選擇)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른바 ‘시장
의 실패’가 일어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국가가 직접 의료보험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주의자들은
국가가 운영하는 의료보험이 선택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주장한다.
국가가 운영하는 의료보험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가입자들이 자신들이 받는 혜택에 상응하는 비용을 부담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수혜자들이 지불하는 비용은 그들이 받는 혜택에 비해 턱없이 적기 때문에 도덕적 해이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매달 5만원을 보험
료로 납부하는 사람이 병원에 가면 5만 원 이상을 소비하려고 한다. 자신이 지불한 5만 원 외의 나머지 비용에 무임승차를 하는 것
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보험금 지출액이 증가하고, 의료보험 재정은 적자가 된다. 또 가입자들은 자신의 건상을 세심하게 관리하려
는 노력을 덜 하게 된다. 또 국가가 운영하는 보험은 미래에 대한 위험이나 가입자의 선택에 따라 보험료를 납부하는 것이 아니라
가입자의 수입에 따라 결정된다. 모든 국민이 강제로 가입되기 때문에 회피할 방법도 없다. 누가 혜택을 받을지도 모르면서 의무
적으로 모든 가입자가 위험을 분담할 뿐 아니라 부자들은 더 많은 돈을 낸다.
서비스의 질도 문제이다. 병원이나 의사는 서비스의 질에 따라 보험공단으로부터 의료수가를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선의 서
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환자는 보험 가입자들이 북적대는 병원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려 치료를 받아야 하며, 돈을 더 내고 양질
의 서비스를 받고 싶어도 자유로이 선택할 수 없다. 공단을 운영하는 직원들 역시 관료적이다. 이들은 매달 나오는 봉급 액수가 중
요할 뿐, 의료재정이 어떻게 되든 별 관심이 없다. 시장주의자들이 비효율적이라고 비난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시장주의자들은 자신이 지불한 돈이 낭비되는 것을 참지 못한다. 이들이 보기에 아까운 돈이 낭비되는 것은 무능한 관료들과 가난
한 가입자들의 도덕적 해이 때문이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은 평소 자신의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보험재정에 해만 끼치는
게으름뱅이들이다. 부자들은 골프나 수영, 테니스를 즐기면서 열심히 건강을 관리한다. 그러므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돈이 지출되는 것은 불공평하다. 그래서 시장주의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치료받은
만큼 높은 보험료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병원에 가지도 않는 자신들이 치료비를 부담해줘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시장주의자들은 질이 나쁜 서비스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차라리 돈을 더 내는 한이 있더라도 치료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달라
고 요구한다. 이러한 주장은 영리 목적의 의료법인 설립을 허용하라는 요구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들이 자신들의 본심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대개는 직설적인 화법을 숨기고 글로벌 스탠더드, 효율성, 자유 시장, 규제완화, 선택의 자유, 작은 정부,
경쟁력 강화 같은 우아한 낱말들을 사용한다.
시장주의자들의 논리는 ‘인간은 믿지 못할 이기적 존재’라는 믿음에 근거하고 있다. 이기적 존재들은 자신의 소유물이 아니면 함
부로 사용하며, 어떤 효용이 주어져야만 행동한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인센티브’라고 표현한다. 만약 도난이 발생했을 때 손실을
배상해주는 특약이 자동차보험에 포함되어 있으면, 가입자들은 보험회사가 보상해줄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차를 돌보지 않고 함
부로 굴린다. 도난을 방지해야 할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아무 데나 주차를 하고, 심지어는 새 자동차로 바꾸기
위해 고의로 도난당한다는 것이다. 만일 특약에 가입되어 있지 않으면 자동차를 도난당했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없으므로, 다시 말
하면 도난을 방지해야 할 인센티브가 있으므로 주차비를 치르더라도 안전한 곳에 주차한다는 것이다.
스티븐 랜즈버그의 《안락의자의 경제학자》는 바로 이 구절 때문에 유명해졌다.
‘경제학은 대체로 다음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인센티브에 반응한다. 그 나머지는 부연설명에 불과하다.’
스티븐 랜즈버그는 아주 유명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데는 각종 규제가 따른다. 대표적인 규제는 안전벨트를
반드시 매야 한다는 규정이다. 하지만 그는 이런 규제를 지키면 오히려 자동차 사고가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람들이 조심
스럽게 운전하는 것은 사망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그런데 안전벨트를 매면 사망의 위협이 줄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운전하지 않
는다는 것이다. 교통사고의 위험이 낮아지면 교통법규를 지켜야 할 인센티브가 적기 때문에 더 많은 교통사고를 선택한다는 논리
이다. 그러면서 그는 안전벨트를 매는 대신 운전석 정면에 날카로운 칼을 설치하면 교통사고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동료
학자의 제안을 소개하고 있다.
인간의 행동이 보상과 처벌, 즉 인센티브에 좌우된다는 행동주의 심리학은 이미 절반쯤 무덤 속으로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제학자들이 행동주의 이론을 철석같이 믿고 있다. 인센티브에 대한 이들의 믿음은 경영자들에게 주어지는 엄청난 연봉을
합리화시키는 데 이용되기도 한다.
이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고용보험을 없애야 한다고까지 주장한다. 고용보험은 실직한 노동자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사회보
장보험이다. 이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에도 인센티브가 자리하고 있다. 정부가 지원금을 주게 되면 실업자들은 서둘러 직장
을 구하지 않는다. 직장을 빨리 구해야 할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이다. 낮은 임금을 받고 있던 노동자들조차 실업자가 되기를 원한
다. 일을 해야 할 인센티브가 적기 때문이다.
시장주의자들의 논리대로라면 오히려 실업자는 지원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처벌해야 할 대상이다. 그래야만 직장을 떠나지 않으
려는 인센티브가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실직 자체가 가혹한 처벌이다. 더 중요한 것은 고용보험을 없애더라도 실직
자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공공보험에 도덕적 해이가 스며들 여지는 많다. 민간보험은 이 문제를 시장에서 적절히 해결하고 있다. 바로 고객이 자신의 정보
를 스스로 광고하기 때문이다. 민간보험회사는 여러 형태의 상품을 개발한다. 예를 들어 보험료를 낮추어 치료 혜택을 줄이는 상
품을 내놓으면 질병 위험이 없는 고객들이 이 상품을 선택하게 된다. 반면 건강에 위험 징후가 있는 고객은 보험료가 비싸고 혜택
이 많은 상품을 선택하게 된다. 가입자 스스로 정보를 드러내는 것이다.
민간보험회사는 상품의 차별화 뿐 아니라 고객을 분류하고 차별화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민
간보험에 가입한다고 하자. 보험회사는 흡연자가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기 때문에 보험료를 높게 책정한다. 그러면 가입자는 자신
이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을 숨기려 할 것이다. 그러나 간단한 검사만으로 흡연자를 알 수 있기 때문에 가입자는 자신에 대한 흡연
정보를 숨길 수 없다. 이때 고객 정보를 판단하는 기준은 ‘담배’가 된다.
만일 고객을 분류하는 기준이 사라지면 모든 가입자가 똑같이 취급된다. 이렇게 되면 비흡연자는 흡연자와 똑같은 보험료를 지불
함으로써, 자신의 보험료로 흡연자를 도와주는 셈이 된다. 시장주의자들이 공공보험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는 것은 공공보험이 이
런 기준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공보험이 없어지면 모든 문제를 시장이 해결해줄 수 있을까?
미국의 의료보험은 민간보험회사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정부는 노년층과 일부 저소득층의 의료만을 보장하고 있다. 민간
보험은 모든 사람을 강제로 가입시키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민간보험에 가입할 수 있으며, 보험료는 자신의 소득에 관계
없이 장차 닥칠 수 있는 위험의 정도와 확률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또 자신이 선택한 보험료에 따라 서비스도 차별적으로 이루어
진다.
미국의 의료시스템은 선택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1인당 의료비용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며, 미국
인의 15% 정도는 전혀 의료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민간보험회사들은 대부분 직장 단위로 일괄계약하기 때문에 실직한
사람은 의료혜택을 받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직장인들은 의료보장을 받지 못할까봐 다른 직장을 구하기 전에는 이직하기도 힘
들다. 민간보험이라고 해도 자신이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는 없다. 주도권은 보험회사가 가지고 있다. 보험회사가 협상을 통해 치
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정부의 보호에서 벗어난 계층은 비용 때문에 민간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 의료보장의 사각지대가 생기
는 것이다.
공공보험에서는 무임승차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보험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사회보장제도의 해체를 주장
하는 시장주의자들은 무엇 때문에 복지제도가 생겨났는지를 되짚어 보아야 한다. 사회보장제도는 자본가들, 체제 수호자들이 스
스로 도입한 것이다. 산업혁명 이후 급속한 산업화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자본가들은 사회불안이라는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이 두려워한 것은 빈민과 노동자들의 폭동이었다. 이런 사회에서는 자본가의 이윤도 보장받을 수 없다. 결국 그
들은 자신들의 이윤을 지키기 위하여 빈민들을 무마할 수 있는 사회보장제도를 도입했다.
이제 시장주의자들도 공공보험이 시장경제 체제의 일부임을 인정해야 한다. 시장주의자들은 인간의 이기심이 사회적 공익을 창출
한다고 믿는다. 민간보험회사들은 그들의 본질적 목적인 이윤을 추구하지만, 이 과정에서 가입자들이 위험을 피하도록 돕는다. 즉
보험회사들은 보험금 지출을 줄이기 위해 교통안전 캠페인을 벌이고, 소화기를 무료로 지급하기도 하며, 금주 및 금연운동을 벌인
다. 이는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에 이득을 가져다준다.
마찬가지로 공공보험도 사회적 공익을 가져온다. 사회보장제도는 사회적 불안을 다소나마 해소함으로써 부자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도울 뿐 아니라, 건강한 노동력을 기업에 제공한다. 부자들이 자신의 돈을 함부로 쓰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갖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이다. 하지만 수혜자들이 공공보험에 무임승차하려는 시도 역시 인간의 이기심 때문이다. 부자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익을 추구하는 이기심과 가난한 사람들이 죽지 않기 위해 싸우는 이기심은 인간의 본성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
그런데도 부자들의 이기심이 사회적 공익을 가져오고, 가난한 사람들의 이기심을 도덕적 해이로 규정하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
다.
인간에게 내려진 종신형, 소비
광고가 소비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만은 아니다. 때로 광고는 거짓을 알리거나 품질을 과장한다. 또 광
고는 시장경제의 속성과 한계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오늘날 소비자의 욕망은 생산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고,
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광고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애덤 스미스에 앞서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를 구분한 사람이다. 그는 《정치학(Politics)》에서 신발을 예로 들어
두 종류의 가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명에 따르면, 재화는 두 가지 용도를 갖는다. 하나는 재화의 본성에 따
른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재화의 본성에 따르지 않는 것이다. 약간 긴 내용이지만 위대한 철학자의 경제론을 요약하면 이렇다.
신발은 신을 수도 있고 다른 물건과 교환할 수도 있다. 이 두 가지 용도는 모두 신발 자체가 갖는 용도이다. 신발을 신으려 하는 사
람이나 신발을 교환의 수단으로 삼는 사람이나 모두 신발을 신발로써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신발은 교환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므로, 교환수단으로서의 신발은 자체의 본성에 따른 것이 아니다.
모든 재화는 교환이 가능하며, 교환은 자연적으로 발생하였다. 즉 어떤 사람은 필요로 하는 양보다 더 많은 것을 갖고, 어떤 사람
은 부족하게 갖고 있음에 따라 교환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윤을 남기기 위한 교환행위는 자연적인 재산의 획득이 아니다.
교환이 자연적 획득이라면 쌍방이 필요한 만큼만 교환하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가족공동체 안에서는 구성원들이 모든 것을 공유하기 때문에 교환행위가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교환은 결사의 규모가 부락 정도
로 확대되었을 때 생겨난 것이다. 부족사회에서의 교환은 물물교환으로 이루어기기 때문에 자연에 위배되지 않는다. 이때의 교환
은 단지 자연적 욕구만을 만족시켜주는 데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거래에서 두 번째 의미의 획득 기술이 생겨났다. 사람들
이 부족한 물자를 수입하고 남는 물자를 수출하면서 점차 외국의 자원에까지 의존하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화폐제
도가 생겨났다. 화폐가 생기면서 새로운 재산 획득의 형태가 발생했으며, 이것이 곧 상행위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상행위에 대해 한쪽이 이윤을 남기고, 다른 쪽이 손해를 본다고 지적하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물론
상거래가 어느 한쪽이 손해를 보는 교환은 아니다. 그는 화폐의 축적과 자연적 획득의 기술을 구분한다. 부는 화폐의 힘에 의존하
고 있기 때문에 획득된 부에는 한정이 없다. 따라서 사람들은 부를 축적하고, 그것을 쓰지 않으며, 무한정 증가시켜야 한다는 생각
에 집착한다. 사람들의 삶에 대한 욕망 역시 끝이 없으므로, 생활에 필요한 재화에 대한 욕심도 끝없이 커진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런 이유로 인해 사회에는 저차원적인 획득의 기술, 즉 상행위를 통한 부의 축적이 유행하게 되었다고 개탄한다. 향락은 물질의
소유에 달려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향락에 필요한 부를 축적하는 기술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재화가 자연이 마련해준 것으로서 이미 세상에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한다. 세상에 태어나는 모든 생물에 대하
여 자연이 생존수단을 보장해주었다는 것이다. 이는 짐승의 새끼들이 항상 어머니의 몸으로부터 영양을 공급받는 사실로도 알 수
있다. 따라서 자연적 획득 기술은 항상 자연의 실과(實果) 혹은 짐승으로부터 생필품을 얻는 데 사용된다. 이는 반드시 필요하고
떳떳한 것이지만, 인위적 획득의 기술은 비난받아 마땅한 교환 방법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왜냐하면 그것으로 얻는 이득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특히 돈을 빌려주
는 대금업자들이 가장 미움을 받는데, 그는 화폐의 본래 기능인 유통과정으로부터가 아니라 화폐 자체로부터 이득을 얻기 때문이
다. 대금업자들은 교환의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화폐 자체가 목적인 양 그것을 증식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사고가 부정된다. 그의 사고를 부정하지 않으면 시장경제가 성립될 수 없기 때문이다. 화폐
는 물물교환과 달리 손쉽게 축적이 가능하다. 물물교환이 이루어졌던 시대에는 재화를 축적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어 당
신이 가죽신발을 만드는 데 특별한 재주를 갖고 있고, 이웃이 농사를 짓는 데 특별한 재주를 갖고 있다고 하자. 두 사람은 서로 필
요한 신발과 곡식을 주기로 약속하고, 약속한 시간에 물건을 교환하면 된다.
당신은 장차 식량이 필요할 것을 예상하여 곡식과 바꿀 가죽신발을 여러 개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신발을 쌓아두는 것은 한계가
있을뿐더러, 이웃 사람들이 몇 짝의 신발을 필요로 하는지도 알 수 없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부족회의에서 귀하고 특별한
조개껍질을 화폐로 사용하기로 결의했다. 이제 당신은 방안에 신발을 쌓아둘 필요 없이 그때그때 만들어낸 것을 조개껍질과 교환
하면 된다. 조개껍질은 필요한 물품으로 언제든 교환할 수 있으므로, 당신은 미래를 위하여 조개껍질을 하나둘 모으기 시작한다.
이제 당신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조개껍질을 모을 뿐 아니라, 부자가 되기 위해 모은다.
화폐의 사용으로 사회에는 자연적으로 불균형이 형성된다. 화폐가 있으면 당신은 신발을 팔면서도 다른 생필품을 사지 않을 수 있
고, 생필품을 사지만 동시에 신발을 팔지 않을 수 있다. 물물교환에서는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었지만, 화폐가 생기면서 수요
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게 된 것이다. 더구나 화폐는 구매행위와 판매행위를 구분한다. 물물교환에서는 서로 얼굴을 보아야
교환이 이루어졌지만, 이제는 생산자와 소비자는 서로 얼굴을 맞대지 않아도 된다.
하이에크가 《법, 입법, 그리고 자유》에서 밝혔듯이, 신발 제조업자는 이웃집 남자가 신발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것을 생산하
는 것이 아니다. 상인들은 신발 제조업자가 알지 못하는 수천 명의 신발 수요자들이 신발을 원하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제조
업자는 상인들이 다양한 값으로 다량의 신발을 구매하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그가 신발을 생산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생산
된 재화에 이웃집 남자의 얼굴은 없는 것이다.
한때 경제학자들은 시장경제에서 공급과잉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즉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고,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
다는 ‘세이의 법칙(Say's Law)’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 법칙을 창안한 19세기 초의 경제학자 장 밥티스트 세이(Jean-Baptiste
Say)는 재화의 공급이 많아지면 가격이 내려가고, 수요가 많아지면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은 항상 일치한다고 주장
했다. 즉 생산물이 남든 모자라든 가격에 의해 수요와 공급이 자동적으로 조절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자동차라는 새로운 상품이 시장에 나왔다. 처음에는 부자들만 자동차를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소득이 늘어나면서
자동차의 판매량은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자동차공장 주인은 더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해 인력을 고용하고 생산시설을 확
대한다. 이제 자동차는 대량생산된다. 그러나 이 많은 자동차들을 누가 살 것인가? 세이의 법칙에 따르면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니
다. 자동차공장 주인은 자신의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주기 때문에 노동자의 소득은 늘어나고, 그들은 자신이 만든
자동차를 사게 된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 것이다.
실제로 이런 일이 가능할 듯 보였다. 1910년대 미국의 포드자동차는 엄청난 호황을 누렸다. 포드자동차를 설립한 헨리 포드는 막
대한 이윤을 종업원들과 공유하기로 하고 임금을 대폭 인상했다. 당시 최저 임금은 일당 2달러였는데, 1914년 1월 이사회에서 일
당을 5달러로 높인 것이다. 임금인상의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디트로이트로 몰려들었다. 이와 함
께 생산성이 향상되고 노동자들의 구매력도 증가하여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생산한 차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소비가 늘어나면서
다른 직종의 노동자나 자영업자의 소득도 동시에 증가했다. 이들의 높아진 소득은 다시 자동차를 사는 데 소비되었다.
그러나 1929년 미국에 대공황이 발발하자 세이의 법칙은 무너지고 말았다.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자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대폭 감소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기업가들에게 실질임금을 유지하도록 촉구했다. 포드자동차 역시 1930년에 다시 임금을 인상했
다. 그러나 자동차는 팔리지 않았고, 다시 임금을 삭감할 수밖에 없었다. 임금을 인상했는데도 노동자들은 왜 자동차를 구매하지
않았을까? 그 이유는 노동자들이 자동차 대신 다른 상품을 사거나 장기적인 불황에 대비하여 저축을 했기 때문이었다.
세이의 법칙에 의하면 자동차가 팔리지 않아 남아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자동차가 남아돌면 가격이 하락하여 구매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생산을 통해 벌어들인 돈은 다시 소비되기 때문에 시장 전체의 공급과 수요는 정확하게 일치해야 하고, 공급과
잉 현상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공급이 있으면 수요가 나타나 균형과 조화를 이룬다는 생각은 이제 맞지 않는 이론이 되었다. 바로 화폐의 존재 때문이다. 포드자
동차의 예에서 보았듯이 사람들은 화폐를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 삼는다. 사람들이 화폐를 소비하지 않고 축적하기 시작하면 시장
에서는 남아도는 물건이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세이의 법칙은 물물교환 시대에나 가능한 법칙이다.
세이의 법칙은 내가 파는 동시에 산다는 법칙을 단순화한 것이다. 일단 화폐가 개입되면 팔지만 사지 않을 수 있고, 사지만 팔지
않을 수 있다. 오늘날의 시장경제에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룬다는 것은 환상인 것이다.
세이의 법칙을 무너뜨린 사람은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였다. 그는 대공황의 해결책을 제
시한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The 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and Money)》으로 앞이 보이지 않
던 자본주의 경제에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케인즈는 고전경제학이 설명하지 못했던 경기 침체 및 실업문제의 원인과 치유방법을 제시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기술한 대로 고
전경제학에서는 가격을 매개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룬다고 생각했다. 즉 임금의 변동을 통해 노동 수급이 균형을 이루고, 이
자율의 변동으로 저축과 투자가 일치한다고 가정한 것이다.
하지만 케인즈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고 주장했다. 상품은 팔릴 수 있을 만큼만 생산되
기 때문에 생산은 수요에 의해 결정되고, 경기의 호황이나 불황을 결정하는 것도 수요에 달려 있다고 보았다. 대공황의 원인 역시
사람들이 투자나 소비보다 현금을 선호하면서 소비가 줄어들어 시장의 균형이 깨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사람들이 소비하지 않
고 저축을 하면, 저축이 기업의 투자비보다 많아지게 된다. 기업이 투자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소비가 줄면 당연히 공급과잉이 발
생한다. 생산된 물건들이 팔리지 않으면 기업은 노동자를 해고하고, 실직자가 증가하면서 소비가 감소하는 악순환에 빠진다는 것
이다.
대공황에 대한 그의 해결책은 지출과 소비를 늘리는 것이었다. 즉 화폐를 늘려 기업이나 가계가 투자를 하거나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불경기에는 화폐가 충분히 공급되더라도 사람들은 미래를 불안하게 여기 때문에 소비 대신 저축을 택할 가능
성이 높다. 이때는 화폐 보유량만 늘어날 뿐 소비와 투자로 연결되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빠지게 된다. 케인즈는 이 문제를 해결
하는 방법으로 정부의 역할에 주목했다.
그가 제시한 가장 유명한 사례는 이렇다. 미국의 재무부가 낡은 병에 지폐를 가득 채운 후 적당한 폐광을 찾아가 땅 속에 묻는다.
그런 다음 도시에서 발생한 쓰레기로 그 위를 덮은 후 민간 기업이 다시 지폐를 파게 한다. 그렇게 하면 실업자는 줄어들고, 소득
과 부도 증가한다.
케인즈의 이론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지출이 줄면 소득도 줄고, 지출이 늘어나면 소득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즉 사람들이 서로 소
비를 줄이고 돈을 저축하면, 소득과 지출이 함께 감소한다. 당신의 소득은 타인의 소비에 의한 것이며, 타인의 소득 역시 당신의
소비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돈을 아낀다고 해서 저축은 늘지 않는다. 당신이 소비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소득이 감소
하고, 다른 사람의 소득이 감소하면 소비할 돈이 없기 때문에 당신에게 소득을 주지 못한다. 따라서 당신이 저축을 하고 싶어도 소
득이 감소했기 때문에 저축은 늘어나지 않는다.
케인즈가 소개한 바나나 농장의 사례를 보자. 한 마을 사람들이 인근의 바나나 농장에서 일하고 있다. 이때 마을사람들이 절약운
동을 전개하기 시작하여 바나나 소비를 줄였다. 이 농장에서 같은 양의 바나나가 생산된다고 가정하면,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에
바나나 가격은 하락한다. 바나나 가격의 하락으로 손실을 입은 농장주인은 고용한 농부들의 임금을 줄이거나 해고한다. 그러자 마
을사람들은 바나나를 더 적게 소비하고, 실업자는 증가하였다. 결국 악순환이 계속됨으로써 바나나 생산은 중단되고 마을 사람 모
두가 실업자가 된다.
이번에는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Paul Robin Krugman)이 《불황경제학(The return of
depression economics)》에서 소개한 사례를 살펴보자.
전문직 맞벌이 부부 집단이 육아조합을 결성했다. 이들은 시간이 남는 사람이 서로 돌아가며 아이들을 돌보아 주기로 약속했다.
한 시간 동안 아이를 돌보는 부부에게는 조합에서 쿠폰 한 장을 발행한다. 쿠폰을 갖고 있으면 자신의 아이를 한 시간 동안 남에게
맡길 수 있다. 처음에는 계획대로 운영되는 듯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비상시에 대비하여 쿠
폰을 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자 발행한 쿠폰이 모자라는 사태가 벌어졌다. 쿠폰이 부족해지자 부부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점점
더 많은 쿠폰을 확보하려 했다. 하지만 부족한 쿠폰을 확보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 다른 부부들도 쿠폰을 모으기 위해 혈안
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부부들이 쿠폰을 아끼기 위해 아이를 맡기지 않자 자신의 아이도 맡길 수 없게 되었다. 일종의 경기 침체가 발생한 것이다.
조합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조합원들에게 한 달의 두 번은 반드시 외출하도록 하는 규칙을 정하였다. 그러자 유통
되는 쿠폰이 조금씩 증가하기 시작했고, 조합원들의 외출도 조금씩 잦아졌다.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사례에 등장하는 조합은 정부와 비견될 수 있다. 건강한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계가 충분히 소비해야 하고 기업은 충분
히 투자해야 하지만, 화폐가 증가하는 데도 소비를 하지 않으면 정부가 지출을 통해 소비를 장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케인즈는 절약은 낡은 미덕이며, 고용의 걸림돌이라고 생각했다. 부는 금욕과 저축에 의해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소한다
고 생각한 것이다. 따라서 착실하게 저축하는 사람은 경제에 더 큰 해악을 끼친다. 그의 이론은 1970년대 이르러 심각한 도전에 직
면하지만, 이로부터 ‘소비가 미덕’이라는 신화가 탄생되었다.
오늘날 소비는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었다. 하지만 소비는 생산을 증대시킨다는 경제적 목적에서 점점 이탈해가고 있다. 미
국 하버드대학의 경제학 교수였던 존 갤브레이스(John Kenneth Galbraith)는 《풍요한 사회((The affluent society)》에서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을 부정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소비의 심리적 욕망에는 한계효용의 체감이 성립되지 않는다.
빵이 부족했던 시대에는 빵 공급이 늘어나면 만족도도 올라갔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빵의 공급이 충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
서 오늘날의 경제에서는 생산성 증대를 통해 빵의 공급을 늘리는 것은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다. 더 많은 빵은 이제 효용을 증가시
키지 못한다. 빵의 한계효용이 최저에 달하면서 사람들은 다른 것을 소비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사람들이 소비하는 물건들은 빵보
다 긴급성이 떨어지며, 한계효용도 무시할만한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는 더 이상 소비하지 않아도 만족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물질적으로 ‘풍요한 사회’가 되어 버린 지금, 수요를 결정하는 것은 공급이나 가격이 아니라 심리적 욕망이다. 갤브레이스는 필요
(needs)와 욕구(wants)를 구분해야 한다고 말한다. 신발은 필요한 것이지만, 굳이 나이키 운동화를 원하는 것은 욕구라는 것이
다. 한계효용 체감의 효과는 인간의 필요에 적용되는 것이지 욕구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즉 부를 과시하고 남보다 잘난 척 하고 싶
은 심리적 욕망에서 비롯된 소비는 아무리 소비를 해도 한계효용이 체감되지 않는다. 소비하면 할수록 그의 만족도는 커지기 때문
이다.
그는 현대인들의 소비에 대한 심리적 욕망을 의존효과(dependence effect)라고 명명했다. 충족되는 재화가 풍부해지면 인간의
물질적 욕망은 줄어들 것 같지만, 실제로는 욕망도 함께 자란다. 물질을 소유함으로써 자신의 지위와 부를 과시할 수 있기 때문이
다. 이러한 욕망은 욕망을 재생산하며, 이때 욕망을 부추기는 존재는 생산자이다. 예전에는 소비자가 생산을 결정했지만, 지금은
생산자가 소비자의 욕망을 창출함으로써 생산을 결정한다. 소비자의 욕망은 그것을 만족시키는 생산자의 추동에 의존하게 된 것
이다.
기업들이 소비자의 심리적 욕망을 부추기는데 동원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은 바로 광고이다. 갤브레이스에 따르면, 부는 그 자체로
는 명예의 원천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별도의 광고 작업이 필요하며, 일반적으로는 값비싼 사치품이 그 수단으로 이용된다. 그래
서 그는 모든 소비재의 광고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경제가 소비자에게 주권이 있는 체제라는 믿음은 우리 사회에 가장 만연한 사기 중 하나이다. 소비자를 조종하고 통제하지
않고는, 어느 누구도 어떠한 물건도 팔 수 없기 때문이다.’
-존 케네스 캘브레이스, 《경제의 진실(The Economics of Innocent Fraud)》
오늘날 우리는 평생 소비하라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더구나 굶주림의 벌을 받고 있는 가난한 사람들은 광고가 보여주는 진수성
찬을 눈으로만 쳐다봐야 하는 벌까지 받고 있다. 굶주림과 갈증에 시달리면서도 물에 다가갈수록 멀어지기만 하는 탄탈로스처럼,
인간에게 주어진 형벌은 고통스럽다. 탄탈로스에게 혹독한 형벌이 내려진 이유가 굶주리고 목마른 인간들에게 신의 음식을 선사
했다는 것도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시장주의자들에게 소유할 권리, 소비할 권리, 낭비할 권리는 자유를 의미한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은 낭비할 시간도, 돈도 없는
사람들이다. 오늘날 돈은 교환의 가치를 뛰어넘는다. 돈은 그 자체의 가치 이상을 갖는다. 시장주의자들이 말하는 대로 돈은 선택
의 자유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1만원의 돈을 소유한 사람은 1만원의 가치를 가진 것이 아니라, 1만원이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갖
는다. 그는 그것으로 살 수 있는 모든 물건에 대한 선택의 권리에서 비롯되는 심리적 만족을 얻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얼마짜리 자유를 갖고 있는가?
출처 : 시흥시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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