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재생] 런던의 건축유닛에서 배우는 도심 재개발 예정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아이디어/'오아시스 팜 워털루'

[John Cho]

21 . 01 . 13 WED

Making the most of vacant space

코로나로 인한 록다운이 계속되면서 정원 및 아웃도어 공간이 심신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런던 중심지에 있는 '오아시스 팜 워털루'는 재개발 예정에 있는 공터를 이용해 만들어진 작은 도시 농원 이다.

길쭉한 부지.왼쪽이 번(헛간), 중앙이 팜, 오른쪽 안쪽이 이곳을 디자인한〈필든·파울즈〉의 스튜디오.

병원 관계자의 기숙사 등 빌딩을 배경으로 한 스튜디오 건물.

장소는 워털루 역 근처. 대관람차 런던아이도 보인다.

1/3 길쭉한 부지.왼쪽이 번(헛간)으로, 중앙이 팜, 오른쪽 안쪽이 이곳을 디자인한〈필든·파울즈〉의 스튜디오.

2/3 병원 관계자 기숙사 등의 빌딩을 배경으로 한 스튜디오 건물.

3/3 장소는 워털루 역 근처. 대관람차인 런던아이도 보인다.

■기간이 한정되어있어도 최대한으로 이용

땡땡땡 템스 강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빅벤 종소리.동시에 "메이메이", "드르륵"하는 양과 오리들의 요란한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이 팜의 전체 플랜과 건물을 디자인한 건축 유닛 <필든 파울스>의 스튜디오도 팜과 인접해 부지 내에 세워져 있다.

유닛을 이끄는 퍼거스·필든과 에드문드·파울즈의 두 사람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 도심에 팜이 있는 것도 놀랍지만, 그 옆에 두 분의 설계사무소를 지은 것도 놀랍습니다.
어떻게 이 프로젝트가 성사되었을까요?>

이곳은 근처에 있는 국립 병원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입니다만, 재개발 계획은 있어도, 오랜 세월 거친 공터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개발이 시작될 때까지 기간만이라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없냐는 이야기가 시작된 것입니다.
커뮤니티와 청소년을 돕는 자선단체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아이들이 가축을 돌보고 야채를 기르고 음식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작은 팜을 만들자는 데에서 시작했습니다.

팜에 면한 헛간 입구.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

지붕을 지탱하는 트러스 구조도 디자인의 일환.

외부에 접한 사이드의 외벽에는 나무를 마름모꼴의 패턴으로 배치.

우선 1,700m2에 이르는 길쭉한 부지 전체의 마스터플랜을 생각했지만, 조금 공간이 여유로워 이곳에 자신들의 스튜디오를 지을 수 없을까 생각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신출내기였던 저희가 비싼 집세 런던의 중심지에 스튜디오를 짓는다는 건 꿈같은 얘기였지만, 협상한 결과 설계료를 받지 않는 대신 토지대를 면제받아 저희 스튜디오도 지을 수 있게 됐죠.

<그렇군요. 단, 재개발까지의 기간 한정이라는 말씀이시죠?>

맞아요.부지내에는 저희 스튜디오, 팜, 그리고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번(헛간)이 있는데, 모든 건물을 퇴거 시 해체하고 이축을 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디자인했습니다.
당초에는 몇 년 안에 퇴거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재개발 예정도 점점 길어지고 있어, 당분간 여기에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축지는 찾기 시작했습니다.

스튜디오는 2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스튜디오의 내관. 공조는 패시브 환기만으로. Photo by David Grandorge

스튜디오 앞 가든은 댄 피어슨의 디자인. Photo by Feilden Fowles

<심플하면서도 잘 디자인됐네요.긴 차양을 두른 스튜디오 건물은 일본식 느낌도 듭니다.>

스튜디오는 목조 프레임에 물결형 아스팔트 시트(온듀린) 지붕을 얹은 심플한 건물입니다.
헛간 쪽도 목조 건물이지만, 벽이나 지붕의 일부는 반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 판으로 밝고 개방적인 공간으로 되어 있습니다.
낭비를 줄이고 간략화하면서도 구조와 디테일을 고집하여 가설 건물처럼 보이지 않는 디자인을 지향했습니다.
헛간에는 아웃도어 주방도 있습니다.

■ 야채와 동물을 키우는 테라피 효과

<팜을 어떻게 운영하나요.>

〈오아시스·팜·워털루〉로서 〈제이미즈·팜〉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만, 단순한 지역의 휴식 장소, 만이 아니고, 도시의 아이들에게 정신건강을 서포트하는 것이 최대의 목적입니다.
비영리의 자선 사업입니다만, 유료의 성인용 클래스나 워크숍도 개최하고, 헛간에서는 콘서트를 열거나 파티 및 이벤트에 대관하여 건설비용을 회수하고 운영비 조달 등을 하고 있습니다.

<오아시스는 교육관계와 노숙인을 위한 주거지 제공 등 폭넓은 자선사업을 벌이는 단체인데요, 제이미즈 팜이란?>

학교나 가정에서 문제가 있는 도시의 아이들을 시골 농장에 스테이시켜 농사를 통한 테라피를 제공하는 자선사업입니다.
사실 제이미는 제(퍼거스) 형인데 심리치료사인 어머니와 공동으로 시작한 사업이에요.
현재는 이곳을 포함해 영국 각지에 총 5곳의 〈제이미즈 팜〉이 있어요.
도시의 출장소가 되는 이곳은〈오아시스〉와의 공동 운영입니다만, 여기에서는 '파밍, 패밀리&테라피' 라는 독자적인 테라피를 베이스로 한 6주간의 코스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다니고 나서 시골의〈제이미즈·팜〉에 스테이하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왼쪽이 양과 염소, 돼지 사육사.오른쪽 안쪽에는 주방도.

현지 학교와의 제휴로 교육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 Photo by Feilden Fowles

개방적인 공간으로 아이들의 정신건강도 향상. Photo by Feilden Fowles

<파밍, 패밀리&테라피에 대해 좀 더 들려주세요.>

〈제이미즈·팜〉에서는, 10세부터 16세까지 10명 정도의 그룹을 5일간 팜에 체재시키는 코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학교나 가정 및 소셜 미디어에서 벗어나 함께 농사를 짓거나 요리를 하면서 말을 돌보게하여, 자기 부정을 없애고 자신 다움을 되찾고 자기 표현이 가능하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테라피 효과가 얼마나 있을까요?>

이〈워털루 팜〉의 데이터로는, 참가자의 79%가 자기 평가가 올랐다고 대답했습니다.
학교 공부 등을 못하는 아이들의 비율이 71%에서 49%로 낮아졌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영국인은 대체로 정원 가꾸기나 시골을 좋아합니다만, 도시의 저소득 가정은 가든도 없고 시골에 갈 기회도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작은 팜이라도 의외라 할 정도로 테라피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토지와 사람에게 바치는 건축을

<스튜디오는 두 개의 건물로 이뤄졌는데 안뜰 부분은 팜과도 전혀 다른 멋진 가든이 됐네요.>

가든은 댄 피어슨의 디자인입니다.
건설이 중지 되어 버린〈가든·브릿지〉 준비의 일환으로, 이 토지를 사용하게 했습니다.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의 정원을 공짜로 얻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이것을 계기로 댄의 시골 집에 헛간을 짓는 프로젝트도 의뢰 받았습니다.

<하면 된다고 할까요, 모든 게 돌고 도는 느낌이 듭니다.>

건축가의 일은 그 땅과 그곳에 있는 사람에게 바칠 것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간 한정이라는 조건에서도 지역 및 사람들에게 장기적으로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도, 미래로 연결되는 큰 스텝이 되었습니다.

코로나를 계기로 텔레워크가 일반화되고 근로방식도 다양해질 것입니다.
저희도 런던을 떠나 이 스튜디오를 시골로 옮겨야 할 것 같아요.
도시를 벗어나는 사람이 늘어나면 도심의 오피스 공간은 빈자리가 늘어나고 빌리기 쉬워질지도 모릅니다.
그때 주어진 조건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융통성 있게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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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의 두 사람은 터너상 수상으로 화제를 모았던 〈어셈블〉 멤버와 같은 시기에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건축을 배웠고, 리먼 쇼크 직후 사회에 나왔다.
각종 건축상을 수상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자금이 없고, 장소가 없고, 경험이 없어도 포기하지 않고, 한정된 조건하에서도 이렇게 훌륭한 것이 가능함을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로 앞으로의 불안감 속에 최선을 다하면 다음으로 이어진다는 두 사람의 긍정성.
그것만으로도 테라피가 된다.

필든 파울스 퍼거스 필든(오른쪽)과 에드먼드 파울스(왼쪽)의 건축 유닛.
2019년 〈요크셔 조각 공원〉의 〈더 웨스턴〉으로 스털링상 후보에 올랐다.
런던〈자연사 박물관〉의 어번·네이쳐·프로젝트 및 요크의〈철도 박물관〉등을 진행중.
Photo by Kendal Noctor

 ■Oasis Farm Waterloo개요

18 Carlisle Ln , London SE1 7LG , UK

출처
https://hillslife.jp/learning/2021/01/13/making-the-most-of-vacant-space/#galleryimage_56033-1127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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