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하기 싫어하는자는 먹지도 말라"
(2테살로니카 3,6-18)
매일미사》 오늘의 묵상
[성 도미니코선교수녀회 안소근 실비아 수녀님]
“일하기 싫어하는 자는 먹지도 말라”(2테살 3,10). 매우 유명한 구절입니다. 그런데 이 말은 바오로 사도가 신자들에게 하였던 말이고, 특히 그 자신과 같이 복음을 선포하는 일을 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권고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면서 자신은 그 일을 하고 있으니 먹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도 “주님께서는 복음을 전하는 이들에게 복음으로 생활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1코린 9,14)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는 그 권리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폐를 끼치지 않고자, 그리고 걸림돌이 되지 않으려는 것이었습니다. 복음을 선포하는 사람이 그것으로 먹고살 때, 더구나 여유 있는 삶을 누릴 때, 아마츠야가 아모스에게 하였던 “거기에서나 예언하며 밥을 벌어먹어라.”(아모 7,12) 같은 말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양심에는 거리낌이 없다 하여도 누군가에게는 걸림돌이 될 수 있고, 복음 선포조차 돈벌이로 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정말 믿을 수 있어서 오해를 일으키지 않으리라고 확신하였던 필리피 신자들에게서만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른 교회들도 자신이 복음을 처음 전하여 주었고 자신이 세운 교회들이었지만, 그는 그 교회들에서 도움을 받지 않았습니다.
오늘날에도 분명히 같은 위험이 있습니다. 복음 선포도 얼마든지 개인의 이익 추구를 위하여 쓰일 수 있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자신을 드러내려고까지 할 때는, 이것은 이미 걸림돌이나 오해가 아닙니다. 우리 가운데 누가 “나는 바오로 사도보다도 열심히 복음을 전하느라고 천막 만드는 일을 할 시간이 없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첫댓글 좋은 묵상글을 써 주신 실비아 수녀님 고맙습니다. 깊은 성찰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