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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 편
윤회의 여섯 방도(六道)와 살생을 금하는 오류를 논박하며
재계와 소식을 올리는 바른 뜻을 논함
第五篇 : 辯排輪廻六道戒殺生之謬說 而擖齋素正志
송영배 역
5-1 ◈ 중국 선비가 말한다.
論人類 有三般
논인류 유삼반
사람의 삶을 따져서 말하자면 세 가지 관점이 있겠습니다.
一曰 人之在世 謂生而非由前跡
일왈 인지재세 위생이비유전적
1) 하나는 이렇습니다. “사람이 현세에 있는 것이 인생이며, 그것은 전생의 흔적에서 말미암지 않은 것이다.
則死而無遺後跡矣!
즉사이무유후적의!
그렇다면 우리가 죽는다고 해도 내세에 남겨 놓을 흔적 또한 없을 것이다!”
一曰 夫有前後 與今三世也
일왈 부유전후 여금삼세야
2) 또 다른 하나는 이렇게 말합니다. “전생과 내세는 현세의 삶과 더불어 세 가지 세상을 이루고 있다.
則吾所獲福禍於今世 皆有前世所行正邪也
즉오소획복화어금세 개유전세소행정사야
그렇다면 우리들이 현세에서 얻은 행복과 불행은 모두 우리가 전생에서 행한 선과 악에서 말미암은 것이다.
吾所將逢於後世吉凶 皆係今世所行正祀也
오소장봉어후세길흉 개계금세소행정사야
우리들이 앞으로 내세에서 받게 될 길흉들도 모두 현세에서 우리들이 행동한 것이 ‘옳았느냐’, ‘사특했느냐’에 달려있다.
今尊敎 曰
금존교 왈
3) 끝으로 지금 천주교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人有今世之暫寄 以定後世之永居
인유금세지잠기 이정후세지영거
“사람은 이 세상에서 잠시 머무름으로써 내세에서의 영생이 결정되는 것이다.
則謂 吾暫處此世 特當修德行善 今後世常亨之
칙위 오잠처차세 특당수덕행선 금후세상형지
그렇다면 우리들은 잠시 이 세상에서 머무는 동안 각별하게 마땅히 덕을 닦고 선을 행하여 그 복락을 항상 누리게끔 하여야 할 것이다.
而以此爲行道路 以彼爲之本家
이이차위행도로 이피위지본가
그리고 ‘이 세상은 잠시 지나쳐 가는 길이요, 저 세상이 진정한 자기 집에 이르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以此如立功 以彼如受賞焉
이차여립공 이피여수상언
이 세상에서 공을 세우면 저 세상에서 상급을 받게 되는 것과 같다고 보아야 한다.”
夫後世之論是矣 前世之論將亦有從來乎?
부후세지론시의 전세지론장역유종래호?
이렇게 보면 무릇 내세에 대한 논의는 올바른 것입니다. 그렇다면 전생에 관한 이론 또한 주장할 연유가 있는 것입니까?
◈ 서양 선비가 대답한다.
古者吾西域有士 名曰 閉他臥剌 其豪傑過人 而質樸有所未盡
고자오서역유사 명왈 폐타와랄 기호걸과인 이질박유소미진
옛날 우리 서양에 피타고라스(Pythagoras)라는 학자가 있었는데, 그의 호걸다운 풍모는 출중했으나 그의 소박하고 자연스런 면은 좀 미진하였습니다.
常痛細民爲惡無忌 則乘己聞名 爲奇論以禁之 爲言曰
상통세민위악무기 칙승기문명 위기론이금지 위언왈
그는 보통사람들이 거리낌 없이 악을 저지르는 것을 항상 마음 아파하다가 자기의 명성을 가지고 기괴한 이론을 지어 내어서 악행을 막기 위하여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行不善者 必來世復生有報 或産艱難貧賤之家 或變禽獸之類
행불선자 필래세복생유보 혹산간난빈천지가 혹변금수지류
“악을 행하는 사람은 반드시 내세에 다시 태어나서 보복을 받게 되니, 어떤 경우에는 아주 고생스럽고 힘들게 사는 가난한 집에 태어나거나, 어떤 경우에는 짐승의 부류로 변형된다.
暴虐者變爲虎豹 驕傲者變爲獅子 淫色者變爲犬豕 貪得者變成牛驢 偸盜者變作狐
폭학자변위호표 교오자변위사자 음색자변위견시 탐득자변성우려 투도자변작호
狸豺狼鷹鶊等物 每有罪惡 變心相應
리시랑응경등물 매유죄악 변심상응
포악한 자는 호랑이나 표범으로, 교만한 자는 사자로, 음란하여 여색을 밝힌 자는 개i나 돼지로, 가지려고 탐욕을 부리는 자는 소나 나귀로, 훔치고 도둑질한 자는 여우, 승냥이, 독수리나 꾀꼬리 등등으로 변형되니, 매번 죄악이 있을 때마다 변형됨이 반드시 그것에 상응한다.”
君子斷之 曰 其意美 其爲言 不免玷缺也
군자단지 왈 기의미 기위언 불면점결야
올바른 선비들은 이 (피타고라스의) 주장을 이렇게 판결하였습니다. “이 이론의 의도는 좋으나, 말로 표현함에는 결점이 없다고 할 수 없다.”
沮惡有正道 奚用棄正而從枉乎?
저악유정도 해용기정이종왕호?
악을 막는 데는 정도가 있습니다. 어찌 옳은 것을 버리고 그릇된 것을 좇아야겠습니까?
卽沒之後 門人少嗣其詞者 彼時此語忽漏局外 以及身毒釋氏圖立新門
즉몰지후 문인소사기사자 피시차어홀루국외 이급신독석씨도립신문
(피타고라스) 사후에 그의 문인들 중의 소수가 이 말들을 이어받았습니다. 그때 이 말들이 국외로 새어나가서 인도의 석가모니가 새로운 종교를 세우려는 데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承此輪廻 加之六道 百端誑言 緝書謂經
승차윤회 가지육도 백단광언 집서위경
(석가모니가) 이 윤회설을 이어받아서 거기에 육도설을 보태었습니다. 수백 가지 거짓말들이 책으로 묶여서 經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數年之後 漢人至其國 而傳之中國
수년지후 한인지기국 이전지중국
몇 년 뒤에 중국의 漢나라 사람들이 그 석가모니의 나라에 갔으며, 그것(불경)들을 중국에 전한 것입니다.
此其來歷 殊無眞傳可信 實理可倚
차기내력 수무진전가신 실리가기
이러한 내력들에 대해서는 특별히 믿을 만한 진짜 전언들이나 의거할 만한 실제의 이치는 없습니다.
身毒 微地也 未班上國 無文禮之敎 無德行之風
신독 미지야 미반상국 무문례지교 무덕행지풍
인도는 미미한 나라이니 상등 국가의 반열에 들 수가 없습니다. 문화나 예법의 가르침도 없고 덕을 실천하는 풍조도 없습니다.
諸國之史 未之爲有無 豈足以示普天之下哉?
제국지사 미지위유무 개족이시보천지하재?
여러 나라의 역사책에는 (인도가) 있는지 없는지가 아직 불분명한데 (이런 미미한 나라의 도리가) 어찌 온 천하 (만민)들에게 제시해 보이기에 충복할 수 있겠습니까?
5-2 ◈ 중국 선비가 말한다.
覩所傳坤與萬國全圖 上應天度 毫髮無差 況又遠自歐羅巴躬入中華 所言佛氏之國聞見 必眞
도소전곤여만국전도 상응천도 호발무차 황우원자구라파궁인중화 소언불씨지국문견 필진
선생께서 전하신 곤여만국전도를 보니 위로 하늘의 도수와 상응하여 터럭만큼도 차이가 없습니다. 하물며 또한 멀리 유럽으로부터 몸소 중화의 나라에 들어오셨으니 말씀하신 석가모니의 나라에 대하여 듣고 보신 것은 반드시 참일 것입니다.
其國之陋如彼也 世人誤讀佛書 信其爭土 甚有願蚤死 以復生彼國者 良可笑矣
기국지루여피야 세인오독불서 신기쟁토 심유원조사 이복생피국자 양가소의
그 나라가 고루하기가 그와 같은데, 세상 사람들이 불교 책들을 잘못 읽고서 그것의 정토의 복락을 믿고 있으며, 심지어는 일찍 죽어서 저 정토의 나라에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는 것은 참으로 우스운 일이라 하겠습니다.
吾中國人不習遠遊異域 故其事恒未詳審
오중국인불습원유이역 고기사항미상심
우리 중국 사람들은 멀리 이역에까지 여행하는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외국의 사정을 아직 잘 알지 못합니다.
雖然 壤雖編 人雖陋 苟所言之合理 從之無傷
수연 양수편 인수루 구소언지합리 종지무상
그렇지만 비록 인도가 영토가 협소하고 비록 그곳 사람들이 고루하다 해도 만약에 불교에서 말하는 것이 이치에 합당하면 그것을 따라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 서양 선비가 대답한다.
夫輪廻之說 其逆理者 不勝數也 玆惟擧四五大端
부윤회지설 기역리자 불승수야 자유거사오대단
윤회설의 어그러진 도리는 다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여기서는 오직 네 다섯 개의 중요한 점만을 지적하겠습니다.
一曰 假如人魂天往他身 復生世界 或爲別人 或爲禽獸 必不失其本性之靈
일왈 가여인혼천왕타신 복생세계 혹위별인 혹위금수 필부실기본성지령
當能記念前身所爲
당능기염전신소위
1) 첫째는 이렇습니다. 만약 사람의 영혼이 사후에 바로 다른 몸으로 가서 다시 세상에 태어남에, 혹 다른 사람이 되거나, 혹 짐승이 되었다고 한다면, 그들 본래 존재의 지능은 반드시 없어질 수 없을 것이니, 그가 전생에서 한 바를 마땅히 기억할 수 있을 것입니다.
然吾絶無能記焉 幷無聞人有能記之者焉 則無前世明甚
연오절무능기언 병무문인유능기지자언 즉무전세명심
그러나 우리들 자신도 그것을 절대로 기억할 수 없으며 또한 다른 사람이 그것을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을 결코 들어 본 일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전생이 없다는 것은 매우 명백합니다.
5-3 ◈ 중국 선비가 말한다.
佛老之書所載 能其者甚多 則固有其之者
불노지서소재 능기자심다 즉고유기지자
불교와 도교의 책에 쓰여진 바로는 전생의 일들을 기억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매우 많습니다. 그렇다면, 그것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진실로 있는 것입니다.
◈ 서양 선비가 대답한다.
魔鬼欲俇人而從其類 故附人及獸身詒 云 爲某家子 述其家事 以徵其謬
마귀욕광인이종기류 고부인급수신이 운 위모가자 술기가사 이징기류
마귀들이 사람들을 속여 넘기고 자기를 따르는 부류로 만들려고 한다면, 사람이나 짐승의 몸에 붙어서 전생에서 “어느 집의 아들이었다.”고 말하면서 그 집안의 일들을 말함으로써 그것을 징험해 주는 일들은 있습니다.
則有其之記者 必佛老之徒 或佛敎入中國之後耳
즉유기지기자 필불노지도 혹불교입중국지후이
그렇다면 그런 것을 기록한 사람은 반드시 불교나 도교의 무리들이고 아마도 불교가 중국에 유입되고 난 뒤의 일들일 뿐입니다.
萬方萬類生死衆多 古今所同
만방만류생사중다 고금소동
세상 곳곳에서 모든 품종들 중에 살고 죽는 일이 허다함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같습니다.
何謂 自佛氏而外 異邦異門 雖齊聖廣然 可記千卷萬句 而不克前世之一事乎?
하위 자불씨이외 이방이문 수제성광연 가기천권만구 이불극전세지일사호?
불교를 제외하고는 다른 나라의 여러 다른 학파에, 비록 학식이 깊고 넓은 여러 성현들이 있어서 수만 가지 책들과 구절들을 기록해 낼 수 있었지만 어찌하여 전생의 일은 하나도 기억해 내지 못하는 것입니까?
人善忘 奚至忘其父母 幷忘己之姓名?
인선망 해지망기부모 병망기지성명?
사람들이 잘 잊어버린다고 해도 어찌 자기 부모를 잊고 또한 자기의 이름조차 잊을 수가 있겠습니까?
獨其佛老之者第以及畜類 得以記而述之乎? 夫謔淡以欺市井 或有順之者在
독기불노지자제이급축류 득이기이술지호? 부학담이기시정 혹유순지자재
유독 불교나 도교의 무리들이나 짐승의 부류들만이 전생의 일을 기억하여 말할 수 있단 말입니까? 무릇 농담을 가지고 길거리의 일반 사람들을 속이려 든다면 혹 이들 중에는 그 속임수를 따르는 이도 있겠습니다.
英俊之士 辟雍庠序之間 當論萬理之有無 夫笑且譏之 鮮矣
영준지사 피옹상서지간 당론만리지유무 부소차식지 선의
(하지만) 궁정이나 지방의 학교에서 마땅히 모든 이치의 유무를 논하는 영명한 인재들 중에는 (이런 것을 우스개로) 웃어넘기거나 (허탄한 것으로) 비방하지 않는 이는 드물 것입니다.
5-4 ◈ 중국 선비가 말한다.
釋言 人魂在禽獸之體 本依前靈 但其體不相稱 故泥不能達
석언 인혼재금수지체 본의전령 단기체불상칭 고니불능달
불교에서는 “사람의 영혼이 짐승의 몸에 있는 것은 본래 전생의 영혼에 의거한 것이다. 다만 그 현재 짐승의 몸이 그 영혼과 서로 걸맞지 않기 때문에 꽉 막혀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 서양 선비가 대답한다.
在他人之身 則本體相稱矣 亦何不能記前世之事乎? 不賴于身
재타인지신 칙본체상칭의 역하불능기전세지사호? 불뢰우신
자기의 영혼이 다른 사람의 몸에 있는 경우라면 그 본래의 영혼은 사람의 몸과는 서로 잘 맞을 것인데, 어찌하여 또한 전생의 일을 기억할 수 없는지요?
吾昔已明釋人魂之爲神也 夫神者 行其本情 不賴于身
오석이명석인혼지위신야 부신자 행기본정 불뢰우신
저는 사람의 영혼은 정신이라고 이미 일찍 분명하게 설명했습니다. 정신은 자기의 본래의 바탕대로 움직이지 몸에 종속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則雖在禽獸 亦可以用本性之靈 不可能達之有?
즉수재금수 역가이용본성지령 불가능달지유?
그렇다면 그 영혼이 비록 짐승의 몸에 있다 해도 또한 본래 존재의 능력을 쓸 수 있으니 어찌 인식할 수 없는 일이 있겠습니까?
若果天主設此輪廻美醜之變 必以勸善而懲惡也
약과천주설차윤회미추지변 필이권선이징악야
만약 천주께서 이런 윤회의 아름다움과 추함의 변화를 만드셨다면 반드시 착한 일을 권하고 악한 일을 징벌하려는 때문입니다.
設吾弗明記前世所爲善惡 何以驗今世所値吉凶 果由前世因?
설오불명기전세소위선악 하이험금세소치길흉 과유전세인?
만약 우리가 전생에서 저지른 선과 악을 분명하게 기억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현세에서 맞고 있는 행복과 불행이 과연 전생의 인연에 말미암은 것임은 무엇으로써 증명할 수 있겠습니까?
而勸乎? 懲乎? 則輪廻竟何益焉?
이권호? 징호? 칙윤회경하익언?
이렇다면 선을 권면할 수 있겠습니까? 악을 징벌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윤회설은 결국 무엇에 유익한 것입니까?
二曰 當上帝最初生人以及禽獸 未必定以有罪之人變之禽獸 亦各賦之本類魂耳
이왈 당상제최초생인이급금수 미필정이유죄지인변지금수 역각부지본류혼이
2) 둘째는 이렇습니다. 하느님께서 최초로 사람과 짐승을 창조하실 때에는 죄지은 사람을 반드시 짐승으로 변조시킨 것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사람이나 짐승에게 각각 자기 본래의 혼을 부여했을 것입니다.
使今之禽獸有人魂 則今之禽獸魂與古之禽獸魂耳
사금지금수유인혼 칙금지금수혼여고지금수혼이
만약 지금의 짐승이 인간의 영혼을 가지고 있다면 지금 짐승의 혼과 옛날 짐승의 혼은 다를 것입니다.
當必今之靈 而古之蠢也 然吾未聞有異也 則今之魂與古者等也
당필금지령 이고지준야 연오미문유이야 즉금지혼여고자등야
마땅히 반드시 지금의 것이 영특하고 옛 것은 우둔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짐승의 혼이 이런 차이가 잇다는 것을 아직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짐승의 혼이 옛날의 그것과 같은 것이라 하겠습니다.
三曰 明道之士 皆論魂有三品
삼왈 명도지사 개론혼유삼품
3) 셋째는 이렇습니다. 도를 명백히 아는 사람은 모두 혼에는 세 종류가 있다고 말합니다.
下品曰 生魂 此只扶所賦者 生活長大 是爲草木之魂
하품왈 생혼 차지부소부자 생활장대 시위초목지혼
저급이 생혼입니다. 이것은 단지 부여받은 존재를 살게 하여 성장하게 해 줍니다. 이것이 초목들의 혼입니다.
中品曰 覺魂 此能不所賦者 生活長大 而又使之以耳目視聽 以口鼻啖嗅
중품왈 각혼 차능부소부자 생활장대 이우사지이이목시청 이구비담후
以肢體各物情 是爲禽獸之魂
이지체각물정 시위금수지혼
중급은 각혼입니다. 이는 부여받은 존재를 생장시키고 또한 눈과 귀로 보고 듣게 하며 입과 코로 맛보고 냄새를 맡게 하고 다리와 몸으로 사물들의 실정을 느끼게 하니 이것이 짐승들의 혼입니다.
上品曰 靈魂 此兼生魂覺魂 能夫植長大 及覺物情 而又俾所賦者 能推論事物
상품왈 영혼 차겸생혼각혼 능부식장대 급각물정 이우비소부자 능추론사물
明辨理矣 是爲人類之魂
명변리의 시위인류지혼
최상급이 영혼입니다. 이것은 생혼과 각혼의 기능을 함께하여 생장하게 하며 또한 사물의 실정을 느껴 보게도 하고 또한 이를 품수 받은 존재들로 하여금 사물들을 추론하고 이념들의 뜻을 명백히 분석하는 것이니 이것이 사람들의 혼입니다.
若今禽獸之魂與人魂 則是魂特有二品 不亦紊天下之通論乎?
약금금수지혼여인혼 칙시혼특유이품 불역문천하지통론호?
만약 짐승의 혼과 사람의 혼을 하나로 하면, 이것은 혼에는 단지 두 종류만 있는 것이니 또한 세상의 통론을 어지럽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凡物非徒以貌像定本性 乃惟以魂定之
범물비도이모상정본성 내유이혼정지
무릇 사물들을 단지 곁 모양으로 그 본성을 정할 수 없는 것이요, 오직 혼에 따라서 결정하는 것입니다.
始有本魂 然後爲本性 有此本性 然後定於此類
시유본혼 연후위본성 유차본성 연후정어차류
처음에 본래의 혼이 있은 다음에 본성이 있게 되고, 그 본성이 있은 다음에 각기 이런 부류가 결정됩니다.
旣定此類 然後生此貌 故性異同 由魂異同焉 類異同 由性異同焉
기정차류 영후생차모 고성이동 유혼이동언 류이동 유성이동언
이런 부류가 정해진 다음에 이런 모습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본성의 같고 다름은 혼의 같고 다름에 말미암은 것이요, 부류의 같고 다름은 본성의 같고 다름에 말미암은 것입니다.
貌異同 由類異同焉
모이동 유류이동언
모습의 같고 다름은 부류의 같고 다름에 말미암은 것입니다.
鳥獸之貌 旣異乎人 則類 性 魂 豈不皆異乎
조수지모 기이호인 칙류 성 혼 개불개이호
새나 짐승의 모습이 일단 사람과 다르다면 부류나 본성이나 혼이 어찌 모두 다르지 않겠습니까?
人之格物窮理 無他路焉
인지격물궁리 무타로언
사람이 사물에 이르러서 이치를 궁구하는 것(格物窮理)은 다른 방도가 없습니다.
以其表面徵其內 觀其現而達其隱
이이표면징기내 관기현이달기은
그 겉으로써 그 속을 검증하고, 드러난 것을 관찰하여 그 숨겨진 것에 통달하는 것입니다.
故吾欲之草木之下魂 視其徒長大而無知覺 則驗其內特有生魂矣
고오욕지초목지하혼 시기도장대이무지각 즉험기내특유생혼의
따라서 우리들이 초목의 혼이 무엇인가를 알고자 한다면 그것들을 그저 크게 자라기만 하고 지각은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고서 그것들의 속은 다만 생혼만 가졌다는 것을 검증해 내는 것입니다.
欲知鳥獸之下魂 視其徒知覺而不克論理 則驗其特有覺魂矣
욕지조수지하혼 시기도지각이불극논리 즉험기특유각혼의
새나 짐승들의 혼이 무엇인지를 알려면 그것들은 다만 지각만을 할 뿐 이치를 추론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서 그것들은 다만 각혼만을 가졌다는 것을 검중해 내는 것입니다.
欲之人類之下魂 視其獨能論萬物之理 明其獨有靈魂矣
욕지인류지하혼 시기독능론만물지리 명기독유령혼의
사람들의 혼이 무엇이냐를 알려면 유독 사람들만이 만물의 이치를 추론할 수 있음을 보고서 오직 사람들에게 영혼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理如是明也 而佛氏云 禽獸魂與人魂同靈 傷理甚矣
이여시명야 이불씨운 금수혼여인혼동령 상리심의
이치가 이와 같이 분명하지만 불교에서는 “짐승들의 혼과 사람의 혼이 똑같이 영험하다.”고 말하니 이치에 심히 어긋나는 것입니다.
吾常聞 殉不有謬 未嘗聞 從理有誤 也
오상문 순불유류 미상문 종리유오 야
“부처를 따르는 것이 잘못”이라는 말은 제가 늘 들어왔으나 “이치를 따르는 것이 잘못됐다.”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四曰 人之體能奇俊 與禽獸不同 則其魂亦異
사왈 인지체능기준 여금수부동 칙기혼역이
4) 넷째는 이렇습니다. 사람 몸의 생김새는 뛰어나게 준수하여 새나 짐승들과 다르다고 한다면 이들의 혼 또한 다를 것입니다.
譬匠人欲成椅卓 必須用木 欲成利器 必須用鐵 器物各異 則所用之資亦異
비장인욕성의탁 필수용목 욕성이기 필수용철 기물각이 칙소용지자역이
비유하자면 목수가 의자나 탁자를 만들려고 하면 반드시 쇠를 씁니다. 기물의 용도가 각기 다르면 소요오디는 자료 또한 상이합니다.
卽知人之體能不同禽獸 則人之魂 又安能與禽獸相同哉
즉지인지체능부동금수 즉인지혼 우안능여금수상동재
일단 사람 몸의 생김새가 짐승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면 사람의 혼 또한 어찌 짐승의 그것과 서로 같을 수 있겠습니까?
故之釋氏所云 人之靈魂 或託於別人之身 或入於禽獸之體 而回生於世間 誠俇詞矣
고지석씨소운 인지영혼 혹탁어별이지신 혹입어금수지체 이회생어세간 성광사의
따라서 “사람의 영혼이 혹시 다른 사람의 몸에 가탁해 있거나 혹은 짐승의 몸에 들어가 현세에로 환생한다.”는 석가모니의 말은 진실로 허튼소리입니다.
夫人自己之魂之合乎自己之身 鳥能以自己之魂而合乎他人之身哉?
부인자기지혼지합호자기지신 조능이자기지혼이합호타인지신재?
사람의 자기 혼은 다만 자기의 몸과 합할 뿐이지 어떻게 자기의 혼으로 남의 몸과 합해질 수 있겠습니까?
又況乎異類之身哉?
우황호이류지신재?
또한 하물며 다른 부류의 몸과 합하겠습니까?
亦猶刀之合乎之鞘 劍之合乎劍之鞘 安能以刀合劍鞘耶?
역유도지합호지초 검지합호검지초 안능이도합검초야?
또한 刀는 오직 刀의 칼집에 맞고 劍은 오직 劍의 칼집에 맞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어떻게 刀가 劍의 칼집에 맞을 수 있겠습니까?
5) 다섯째는 이렇습니다.
五曰 夫云 人魂變獸 初無他據
오왈 부운 인혼변수 초무타거
“사람의 혼이 짐승으로 변한다.”는 말에는 원래 다른 특별한 증거가 없었던 것입니다.
惟疑其前世淫行 曾效某獸 天主當從而罰之 俾後世爲此獸耳
유의기전세음행 증효모수 천주당종이벌지 비후세위차수이
다만 저들이 전생에 저지른 부정한 짓거리가 일찍이 어떤 짐승의 짓거리를 닮았기에, 천주께서 마땅히 쫓아가 저들을 벌하여 후세에 그런 짐승들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했을 뿐인 것입니다.
然此非刑也 順其欲 緝謂之刑乎?
연차비형야 순기욕 집위지형호?
그렇다면 이는 형벌이 아니고 자기들의 욕구를 스스로 쫓은 것입니다. 어떻게 그것을 천주께서 내리신 벌이라고 하겠습니까?
奸人之情 生平滅己秉彛 以肆行其所積內惡
간인지정 생평멸기병이 이사행기소적내악
사특한 사람들의 성정이란 평생 자기의 타고난 인륜도독을 파괴하며 마음속에 쌓아 둔 악행을 멋대로 하려는 것입니다.
而尙之痛其具人面貌
이상지통기구인면모
이들은 다만 그들이 아직도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을 괴롭게 여기고 있습니다.
若有防碍 使聞後世將改其形容 而憑己流者 詎不大快
약유방애 사문후세장개기형용 이빙기류자 거부대쾌
만약 사람의 얼굴을 하고 태어난 것이 악행을 하는데 장애가 된다고 생각하면 저들 악당들이 내세에 가서는 자기들의 얼굴 모습을 고칠 수 있어서 자기 마음대로 멋대로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면 어찌 크게 기뻐하지 않겠습니까?
如暴虐者 常習殘殺 豈不欲身着利瓜鋸牙 爲虎爲狼 晝夜以血汚口乎?
여폭학자 상습잔살 개불욕신착이과거아 위호위랑 주야이혈오구호?
횡포하고 잔악한 자가 늘 남을 해치고 죽이는 일에 습관이 들었다면 어찌 날카로운 발톱과 톱같은 송곳니가 몸에 생겨나서 호랑이가 되든, 늑대가 되든, 밤낮으로 입에 피를 묻히고 다니기를 바라지 않겠습니까?
倨傲者 習于欺人 不識遜讓 豈不樂長大其形 生爲獅子 爲衆獸之王乎?
거오자 습우기인 불식손양 개불락장대기형 생위사자 위중수지왕호?
오만 불손한 자기 사람을 속이는 일에 익숙하고 겸양을 모른다고 하면 어찌 자기의 몸이 크게 자라나서 사자로 태어나 뭍짐승들의 왕이 되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겠습니까?
賊盜者 以偸人財貨度活 何憂化爲狐狸 稟百巧媚 以盡其情乎?
적도자 이투인재화도활 하우화위호리 품백교미 이진기정호?
남을 해치고 도둑질하는 자들은 남의 재물을 훔쳐서 생활하는데, 여우가 되어 백 가지 교태를 품수 받아 자기의 성정을 다할 수 있게 된다면 그런 변화에 무슨 걱정을 하겠습니까?
此等輩 非但不以變獸爲刑 乃反以爲隱矣
차등배 비단불이변수위형 내반이위은의
이 무리들은 짐승으로 변하는 것을 형벌로 여기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은혜롭게 여길 것입니다.
天主至公之明 其爲刑必不如是也
천주지공지명 기위형필부지시야
천주께서는 지극히 공정하시고 지극히 분명하시기에 그분이 벌을 주심은 반드시 이와 같이 불공평하지 않습니다.
如曰 自人之貴類入獸之賤類 卽謂之刑 吾意 爲惡之人 却不自以生居人類爲貴
여왈 자인지귀류입수지천류 즉위지형 오의 위악지인 각부자이생거인류위귀
大抵不理人道 而肄其獸情
대저불리인도 이이기수정
만약에 ‘사람이라는 고급 부류로부터 짐승이라는 미천한 부류로 들어가는 것이 곧 형벌이다’라고 말한다면 제가 말씀드리려는 뜻은 악행을 저지르는 이들은 도리어 사람으로 살아 있는 것을 스스로 귀하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대체로 사람의 도리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들의 짐승의 성정만을 멋대로 하려고 합니다.
所羞者 具此人面耳已
소수자 구차인면이이
그들이 수치로 여기는 것은 사람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일 뿐입니다.
今淂脫其人面 而雜於獸醜 無恥無忌 崖之也
금득탈기인면 이잡어수추 무치무기 심득지야
이제 저들이 사람의 얼굴을 벗어나서 고약한 짐승들 사이에 끼어들어 수치심도 없고 거리낄 바도 없게 될 수 있다면 저 악당들은 크게 뜻을 이룬 셈입니다.
故輪廻之謊言蕩詞 於沮惡勸善無益 而反有損也
고윤회지황언탕사 어저악권선무익 이반유손야
따라서 윤회라는 거짓되고 허황한 말은 악을 막고 선을 권하기에도 무익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손해를 입힙니다.
6) 여섯째는 이렇습니다.
六曰 彼言戒殺生者 恐我所屠牛馬 卽弑父母後身 不忍殺之也
육왈 피언계살생자 공아소도우마 즉시부모후신 불인살지야
저들이 살생의 금지를 말하는 뜻은 우리에게 도살당하는 소나 말이 바로 돌아가신 부모님들의 후생(현세의 환생)이 아닌가 두려워하여 그들을 차마 죽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果疑于此 則何忍驅牛耕畎畝 或驚之車乎?
과의우차 칙하인구우경견무 혹경지거호?
과연 이런 것에 의심이 간다면 소를 몰아서 논밭을 갈며, 또는 무거운 수레를 끌게 하는 것을 어찌 견뎌 낼 수 있단 말입니까?
何忍羈馬而乘之路乎?
하인기마이승지로호?
말에 재갈을 물려서 그것을 타고 길을 다니는 것을 어찌 참아낼 수 있겠습니까?
吾意弑其親與勞苦之於耕田 無罪大異也
오의시기친여노고지어정전 무죄대이야
제 생각으로는 자기 부모를 살해하는 것과 그들을 농사일에 수고롭게 고생시키는 것은 죄질에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弑其親 與恒加之以鞍而鞭辱之於市朝 又等也
시기친 여항가지이안여편욕지어시조 우등야
자기 부모를 죽인 것과 항상 안장을 짐 지우고 저자 거리나 조정에서 채찍으로 욕보인 것 또한 죄질이 같은 것입니다.
然農事不可廢 畜用不可免
연농사불가폐 축용불가면
그러나 농사일을 폐할 수 없고 가축의 사용을 없앨 수도 없습니다.
則何疑于戒殺之說? 而云 人能變禽獸 不可信矣
칙하의우계살지설? 이운 인능변금수 불가신의
그렇다면 살생 금지의 계율이 황당한 것임에 무슨 의심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사람이 짐승으로 변할 수 있다.”고 하는 말은 믿을 수 없는 것입니다.
5-5 ◈ 중국 선비가 말한다.
夫人魂能爲禽獸者 誠誑語也 以欺無之小民耳
부인혼능위금수자 성광어야 이기무지소민이
사람의 혼이 짐승이 된다는 것은 진실로 허튼 말로써 무지한 보통 사람들을 속이려는 것일 뿐입니다.
君子何以信 吾所騎馬爲吾父母兄弟親戚 或君或師 朋友乎?
군자하이신 오소기마위오부모형제친척 혹군혹사 붕우호?
올바른 선비라면 우리들이 타고 다니는 말이 우리의 부모, 형제, 친척이거나 혹은 임금, 혹은 스승이나 벗이라고 어찌 믿을 수 있겠습니까?
信之以忍爲之 亂人倫
신지이인위지 난인륜
그렇게 믿으면서도 참고서 그렇게 하는 것이라면 인륜을 크게 어지럽히는 일입니다.
信之而不爲之 是又廢畜養 而必事不用於世 人無所用手足矣
신지이불위지 시우폐축양 이필사불용어세 인무소용수족의
그렇게 믿고 있기에 가축들을 함부로 다루지 않게 된다면 이는 또한 축산업을 폐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가축들은 반드시 이 세상에서 사람들에 의해 부려질 수 없게 될 것이니, 그렇다고 보면 사람들은 자기들의 손과 발을 움직여 쓸 곳이 없어지게 될 것입니다.
故其說不可信也 然 若但言輪廻之後復爲他人 乃皆同類 亦似無傷
고기설불가신야 연 약단언윤회지후복위타인 내개동류 역사무상
따라서 사람이 가축으로 환생한다는 그 이론은 믿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만약 윤회한 뒤에 다시 다른 사람이 된다고 하면 바로 모두 같은 부류이니 또한 아무 상관이 없는 듯하게 보입니다.
◈ 서양 선비가 대답한다.
謂人魂能化禽獸 新其說 則畜用廢
위인혼능화금수 신기설 칙축용폐
사람의 혼이 짐승으로 변화될 수 있다고 말하는 그 이론을 믿게 되면 축산의 용도가 황폐하게 될 것입니다.
謂人魂能化他人身 信其說 將使夫婚姻之禮與夫使令之役 皆有窒碍難行者焉
위인혼능화타인신 신기설 장사부혼인지례여부사령지역 개유질애난행자언
사람의 혼이 다른 사람의 몸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말하는 그 이론을 믿게 되면 혼인의 전례나 하인을 부리는 일 모두가 방해를 받아 실시하기 어렵게 될 것입니다.
何者?
하자?
무엇 때문이겠습니까?
爾所聚女子 誰知 其非爾先化之母 或後身作異性之女者 乎?
이소취여자 수지 기비이선화지모 혹후신작이성지여자 호?
선생께서 결혼할 여자가 선생의 먼저 돌아가시어 변화된 어머니가 혹시 후에 환생하여 다른 집의 여자가 된 것이 아닌지를 누가 알겠습니까?
誰知 爾所役僕所詈責小人 非或兄弟親戚 君師朋友後身 乎?
수지 이소역복소리책소인 비혹형제친척 군사붕우후신 호?
선생께서 종으로 부리고 야단치고 질책하는 하인배가 혹시 이미 돌아간 형제나, 친척이나, 임금이나, 스승이나, 친구가 후세에 환생한 것이 아님을 누가 알겠습니까?
此又非大亂人倫者乎? 總之 人旣不能變爲鳥獸 則亦不能變化他人 理甚著明也
차우비대란인륜자호? 총지 인기불능변위조수 즉역불능변화타인 이심저명야
이렇다면 또한 인륜을 크게 어지럽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요컨대 사람이 이미 새나 짐승으로 변화될 수 없다는 이치는 아주자명하게 드러나 있는 것입니다.
5-6 ◈ 중국 선비가 말한다.
前言人魂不滅 是往者俱在也
전언인혼불멸 시왕자구재야
앞에서 사람의혼은 불멸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과거의 것(영혼들) 모두가 존재하고 있겠습니다.
有疑 使無輪廻之銷變之 宇內豈能容此多鬼哉?
유의 사무윤회지소변지 우내개능용차다귀재?
만약 이것들을 녹여서 변화할 윤회가 없다고 한다면 이렇게 많은 귀신을 우주 안에 어찌 다 수용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 서양 선비가 대답한다.
疑此者 弗識天地廣濶者也 則意若易充也
의차자 불식천지광활자야 칙의약이충야
이런 것을 의심하는 것은 우주가 아주 광활함을 인식하지 못하여 쉽게 우주 공간이 채워지리라는 생각이 드신 것 같습니다.
又弗通神之性態者也 以爲其有充所也
우불통신지성태자야 이위기유충소야
또 정신의 성질과 양태를 이해하지 못하여 그것들도 장소를 차지한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形自在所 故能充于所 神無形 則何以滿其所乎?
형자재소 고능충우소 신무형 칙하이만기소호?
형체 있는 것은 장소 안에 있기 때문에 공간을 채웁니다. 정신은 형체가 없으니 어떻게 공간을 채울 수 있겠습니까?
一粒之大 而萬神宅焉 豈有往者? 將來靈魂 容何碍也
일립지대 이만신택언 개유왕자? 장래영혼 용하애야
곡식 한 낱알의 크기에도 온갖 萬神들이 깃들어 있습니다. 어찌 과거의 魂들뿐이겠습니까? 미래의 영혼이 함께 수용되어도 구애됨이 없는 것입니다.
豈用因是 而爲輪廻妄論哉?
개용인시 이위윤회망론재?
어찌 이런 것으로 말미암아 망령스럽게 윤회를 말할 수 있겠습니까?
5-7 ◈ 중국 선비가 말한다.
輪廻之說自二氏出 吾儒亦少信之 然彼戒殺生者 若近於仁
윤회지설자이씨출 오유역소신지 연피계살생자 약근어인
윤회설은 불교와 도교에서 나온 것입니다. 우리 유교 선비들 또한 별로 그것을 믿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들이 살생을 금지하는 것은 仁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天主爲慈之宗 何爲弗與?
천주위자지종 하위불여?
천주께서는 자비의 으뜸이시겠는데 어찌하여 이런 큰 사랑을 허용치 않는 것입니까?
◈ 서양 선비가 대답한다.
設人果變爲禽獸 君子固戒殺小物 如殺人比
설인과변위금수 군자고계살소물 여살인비
만약 사람이 과연 새나 짐승으로 변할 수 있다면 올바른 선비는 진실로 작은 동물을 죽이는 것을 살인하는 것과 비견하여 금해야 할 것입니다.
彼雖殼貌有異 均是人也
피수각모유이 균시인야
그런 미물들이 비록 껍질과 모습에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모두가 죽어서 짐승들로 변한 사람들이겠습니까?
但人信此誕說 朔望齊素 以戒殺生 亦自不通
단인신차탄설 삭망제소 이계살생 역자불통
그러나 이런 허탄한 이론을 믿기에 사람들이 매달 초하루와 보름에만 齋戒를 드리거나 素食을 하며 살생의 금계를 지킨다면 그것은 또한 스스로 자체의 이치조차도 통달하지 못한 것입니다.
譬有人日日殺人 而食其肉 且復歸依仁慈 而曰 朔望我不殺人 不食其肉
비유인일일살인 이식기육 차복귀의인자 이왈 삭망아불살인 불식기육
但以餘日殺而食之 可謂戒哉?
단이여일살이식지 가위계재?
비유하자면 어떤 사람이 매일 사람을 죽여서 그 고기를 먹지만 다시 자비로운 사랑에 귀의하여 “초하루와 보름에만 나는 사람도 죽이지 않고 그 고기도 먹지 않지만 나머지 날에는 살생하여 먹는다.”고 말한다면 禁戒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其心忍恣殺于二十八日 彼二日之戒 何能增何能滅其惡之極乎?
기심인자살우이십팔일 피이일지계 하능증하능멸기악지극호?
이 사람의 마음이 28일 동안에 멋대로 살생하는 마음을 견디어 내고서 저 이틀만 살생의 금계를 지킨다고 한다면 자기의 악의 극단에 얼마만큼 보탠 것이 되고 얼마만큼 빼낸 것이 되겠습니까?
夫吾旣明證無變禽獸之理 則幷著無殺生之戒也
부오기명증무변금수지리 칙병저무살생지계야
저는 이미 죽은 사람의 혼이 짐승으로 변하는 이치가 없음을 명백하게 증명했기에 아울러 살생의 금계가 무용함을 드러내 보이는 것입니다.
試觀天主生是天地及是萬物 無一非生之以爲人用者
시관천주생시천지급시만물 무일비생지이위인용자
천주께서 이 천지 및 이 만물들을 창조하신 것을 시험 삼아 본다면 그것을 생기게 하여 여러 사람들이 사용하게끔 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夫日月星辰麗天 以我照也 照萬色 以我看也 生萬物 以遂我用也
부일월성신려천 이아조야 조만색 이아간야 생만물 이수아용야
해, 달, 별들이 하늘에서 빛남으로써 우리들을 비추어 주는 것입니다. 온갖 색깔들을 비춤으로써 우리들이 보도록 해 주는 것입니다. 만물을 창생 하시어 우리들의 쓸 것을 이루어 주십니다.
五色悅我目 五音娛我耳 諸味諸香之彙 以甘我口鼻
오색열아목 오음오아이 제미제향지휘 이감아구비
五色은 우리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五音은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하고 여러 가지 맛들과 향기있는 품종들은 우리들의 입과 코를 감미롭게 해 줍니다.
百端輭煖지물 以安逸我四肢
백단연난지물 이안일아사지
수백 가지 부드럽고 따뜻한 물건들은 우리들의 몸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百端之藥材 以醫療我疾病 外養我身 內調我心
백단지약재 이의료아질병 외양아신 내조아심
백방의 약제들은 우리들의 질병을 치료해 주니 밖으로는 우리의 몸을 키워주는 것이요, 안으로는 우리들의 마음을 조절해 줍니다.
故我當常感天主尊恩 而時謹用之
고아당상감천주존은 이시근용지
따라서 우리들은 마땅히 늘 천주님의 높으신 은혜에 감사하면서 때에 맞게끔 삼가 이것들을 써야 하는 것입니다.
鳥獸 或有毛羽皮革 可爲裘履
조수 혹유모우피혁 가위구리
새나 짐승 중에 혹 털, 깃, 가죽은 외투나 신발감이 됩니다.
或有寶牙角殼 可制奇器 或有妙藥 好治病疾 或有美味 能育吾老幻
혹유보아각각 가제기기 혹유묘약 호치병질 혹유미미 능육오노환
혹 상아나 뿔은 훌륭한 기물을 만드는데 쓰이며, 혹 신묘한 약재는 질병을 잘 고치고, 혹 좋은 맛은 우리들의 노인들이나 아이들을 잘 보육합니다.
吾奚不取而使之哉?
오해불취이사지재?
우리들이 어찌 이것들을 취하여 사용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借使天主不許人宰芻豢 而付之美味 豈非徒付之乎?
차사천주불허인재추환 이부지미미 개비도부지호?
만약 천주께서 사람들에게 가축의 도살을 허용치 않으면서 그것들에게 좋은 맛을 주셨다면 어찌 헛되이 주어 버린 것이 아니겠습니까?
豈非誘人犯令 而陷溺之於罪乎?
개비유인범령 이함닉지어죄호?
어찌 사람을 유혹하여 금령을 범하게 하여 죄에 빠져들게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且自古及今 萬國聖賢咸殺生植葷 而不以此爲悔 亦不以此爲違戒
차자고급금 만국성현함살생식훈 이불이차위회 역불이차위위계
또한 옛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만국의 성현들 모두를 살생하여 고기를 먹었으나 이것을 후회하지도 않았으며 도한 이것으로 계율을 어겼다고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亦豈宜罪聖賢以地獄 而嘉與二三持齊 無德之輩 躋之天堂乎?
역개의죄성현이지옥 이가여이삼지제 무덕지배 제지천당호?
이 또한 어찌 마땅히 이들 성현들에게 지옥에 내리는 벌을 주면서 두세 가지 재계는 지켰으나 전혀 무덕한 무리들만 칭찬하고 그들에게 천당에 오르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此無乃非達者之言歟?
차무내비달자지언여?
이렇게 보면 살생의 금계는 아무래도 통달한 사람의 언론이 아니지 않겠습니까?
5-8 ◈ 중국 선비가 말한다.
世界之物 多有無益乎人 且害之者 如毒虫蛇虎狼等
세계지물 다유무익호인 차해지자 여독충사호랑등
세상의 물건 중에는 독이 있는 벌레나 뱀, 호랑이, 이리 등과 같이 사람에게 무익하거나 사람을 해치는 것도 많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所言天主生萬物 一一以爲人用 似非燃?
소언천주생만물 일일이위인용 사비연?
천주께서 창생하신 만물들 하나하나가 사람을 위해 소용된다고 하신 말씀은 그렇지 않은 듯싶은데요?
◈ 서양 선비가 대답한다.
生體幽眇 其用廣繁 故凡人或有所未能盡達 而反以見害
생체유묘 기용광번 고범인혹유소미능진달 이반이견해
물체란 현묘한 것이어서 그 쓰임새가 광범하고 번다합니다. 따라서 보통사람들은 혹시 다 이해할 수 없어서 도리어 해롭다고 생각합니다.
此自人才之蔽耳 人固有二 曰 外人 所爲身體也 曰 內人 所爲魂神也
차자인재지폐이 인고유이 왈 외인 소위신체야 왈 내인 소위혼신야
이는 사람의 타고난 재능 자체의 한계일 뿐입니다. 사람은 진실로 두 면이 있습니다. 외면은 신체를 말하고 내면은 영혼을 말합니다.
非此二者 則內人爲尊
비차이자 칙내인위존
이 둘을 비교하자면 내면이 존귀합니다.
毒虫虎狼險外人 而寧內人 卒可謂益於人焉
독충호랑험외인 이녕내인 졸가위익어인언
독이 있는 벌레나 뱀, 호랑이, 이리 등은 사람의 외면을 해칠 수 있으나 오히려 내면을 바르게 하니 마침내 사람에게 이롭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夫傷身體之物 俗稱惡物
부상신체지물 속칭악물
사람의 몸을 해치는 것들을 속칭 ‘나쁜 존재“라고 말합니다.
而其警我畏天主之怒 使之以天以水以火以虫 皆能責人之凡命者
이기경아외천주지노 사지이천이수이화이충 개능책인지범명자
그러나 이런 것들은 천주의 진노를 두려워해야 하는 경각심을 우리들에게 주며 고약한 날씨, 물(홍수), 불(화재), 벌레(독충) 등 모두로써 사람들이 계명을 어긴 것에 책임을 추궁하신다는 것을 알게끔 해 주는 것입니다.
吾于是不得不戒懼 以時祈 乞其助 時念望之 豈非內正人者大資乎?
오우시부득불계구 이시기 걸기조 시념망지 개비내정인자대자호?
우리들은 이에 두려워 경계하고 수시로 기도함으로써 그분(하느님)의 도우심을 갈구하며 수시로 하느님의 도우심을 염원하지 아니할 수 없으며 저 나쁜 존재들이 어찌 안(마음)에서 사람을 바로 만들어 주는 큰 재원이 아니겠습니까?
且天主悲惜 小人之心 全在於地 惟泥於今世 而不知惺望天堂及後世高上事情
차천주비석 소인지심 전재어지 유니어금세 이부지성망천당급후세고상사정
또한 보통 사람들의 마음이란 이 지상에만 온전히 다하고 있고 오직 현세에만 얽매어 있어서 천당 및 내세의 높디높은 일들을 깨달아서 바라볼 줄 모르는 것을 천주께서는 불쌍하고 안타깝게 여기십니다.
是以兼置彼醜毒于本界 欲拯拔之焉
시이겸치피추독우본계 욕증발지언
이 때문에 천주께서는 저들 추악한 해독들을 다 이 세상에 존재케 함으로써 이 곳 세상으로부터 사람들을 빼내어 구원해 내시려는 것입니다.
況 天主初立世界 非天下萬物 或養生 或利用 或皆以供事我輩 原不爲害
황 천주초립세계 비천하만물 혹양생 혹이용 혹개이공사아배 원불위해
하물며 천주께서 태초에 이 세상을 창조하시어 천하의 만물들로 하여금 어떤 것들은 사람의 생활양식에 쓰이고 어떤 것들은 이용하여 모두 우리 인간들에게 제공되어 쓰이도록 하신 것이었습니다. 원래는 해로운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自我輩忤逆上帝 物始亦忤逆我 則此害非天主初旨 乃我自初之耳
자아배옥역상제 물시역옥역아 칙차해비천주초지 내아자초지이
우리 인간들이 하느님을 거역한 때부터 비로소 사물들 또한 우리 인간들을 거역하게 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해로움은 천주의 처음 뜻이 아니고 우리들 인간 스스로가 자초해낸 것뿐입니다.
5-9 ◈ 중국 선비가 말한다.
天主生生者 必愛其生 而不欲其死
천주생생자 필애기생 이불욕기사
천주께서 생명을 만들어 내심은 반드시 그 생명들을 사랑하시는 것이지 그것들이 죽기를 바라시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則戒殺生 順合其尊旨矣
즉계살생 순합기존지의
그렇다면 살생의 금계는 천주의 뜻에 따르고 합치하는 것이겠습니다.
◈ 서양 선비가 대답한다.
草木亦稟生魂 均爲生類 爾日取以茹 折薪以焚
초목역품생혼 균위생류 이일취이여 절신이분
초목들 또한 생혼을 품수 받았으나 모두 생물의 부류입니다. 선생께서는 매일 채소를 취하여 식사를 하고 나무를 잘라서 불을 때고 있습니다.
而殘忍其命 必將曰
이잔인기명 필장왈
이들 생명들을 무참하게 짓밟으면서 반드시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天主生此菜薪 以憑人用耳 則用而無妨
천주생차채신 이빙인용이 칙용이무방
“천주께서 이들 채소와 땔감에게 생명을 주신 것은 사람들에게 쓰이게 할 뿐이로다. 그러하니 사용하여도 무방하다!”
我亦曰 天主生彼鳥獸 以隨我使耳 則殺而使之以養人命 何傷乎?
아역왈 천주생피조수 이수아사이 즉살이사지이양인명 하상호?
또한 우리는 천주께서 저들 짐승들을 창생 하여서 우리 인간들의 사용에 따르게끔 하신 것이라고 발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것들을 살해하여 그것으로써 사람의 생명을 보양시키는 일이 무슨 문젯거리가 되겠습니까?
仁之範 惟言 無欲人加諸我 我勿欲加諸人耳 不言 勿欲加諸禽獸者
인지범 유언 무욕인가제아 아물욕가제인이 불언 물욕가제금수자
仁의 규범에는 오직 “남이 자기가 원하는 것을 멋대로 우리에게 강요하는 것을 바라지 않듯이 우리도 남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을 뿐입니다. 짐승들에게까지 강요하지 말라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且天主之法律 但禁殺人 無諸殺鳥獸者
차천주지법률 단금살인 무제살조수자
또한 온 세상의 법률은 단지 살인을 금하지 짐승의 살해를 금하지 않습니다.
夫鳥獸草木 與財貨竝行 惟用之有節足矣
부조수초목 여재화병행 유용지유절족의
짐승이나 초목은 재물로 함께 간주되는 것이니 오직 사용에 절제가 있으면 충분한 것입니다.
故孟軥示世主 以數罟不可入洿池 而 斧斤以時入山林 非不用也
고맹구시세주 이수고불가입오지 이 부근이시입산림 비불용야
따라서 맹자가 “촘촘한 그물을 웅덩이에 넣어서는 안 된다!”고 하고 “도끼는 절기에 맞게끔 산림에 허용되어야 한다!”라고 당대의 군주에게 가르친 것은 사용을 전혀 금지한 것은 아닙니다.
5-10 ◈ 중국 선비가 말한다.
草木雖爲生類 然而無血無知覺 是與禽獸異者也 故釋氏戕 而無容悲
초목수위생류 연이무혈무지각 시여금수이자야 고석씨장 이무용비
초목이 비록 생물의 부류이긴 하지만 그러나 피도 없고 지각도 없으니 이 점은 짐승들과는 다른 점입니다. 따라서 불교도들은 이들 초목을 해쳐도 그것들에 자비심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 서양 선비가 대답한다.
謂草木爲無血乎? 是僅之紅色者之爲血 而不知自者綠者之未始非血也
위초목위무혈호? 시근지홍색자지위혈 이부지자자녹자지미시비혈야
초목에 피가 없다는 말씀이십니까? 그 말씀은 단지 붉은 색깔만 피라고 여기고 흰색이나 녹색도 일찍이 피가 아닌 적이 없음을 모르고 하신 말씀이십니다.
夫天下形生者 必以養 而所鎰得養者 律彼在焉
부천하형생자 필이양 이소이득양자 율피재언
온 세상에 형체와 생명을 가진 것은 반드시 자양분이 있어야 합니다. 자양분을 얻어 내기 위해서는 진과 액이 있어야 합니다.
則凡律液之流貫 皆血矣 何必紅者?
칙범률액지류관 개혈의 하필홍자?
그렇다면 무릇 흘러서 관통해 가는 진과 액은 모두 피 입니다. 피가 왜 반드시 붉은 색깔이어야만 합니까?
試觀水族中 如蝦如蟹 多無紅血 而釋氏弗茹
시관수족중 여하여해 다무홍혈 이석씨불여
시험 삼아 물고기의 종류를 본다면 새우나 게 같은 것은 대부분 붉은 피가 없습니다. 그러나 불교도들은 그것들을 먹지 않습니다.
蔬菜中 亦有紅液 而釋氏茹之不禁
소채중 역유홍액 이석씨여지불금
채소 중에도 또한 붉은 액이 있습니다. 그러나 불교도들은 그것을 먹고 있으며 엄금하지 않습니다.
則何其重愛禽獸之血 而輕棄草木之血乎? 且不殺知覺之物 以其能痛也已
칙하기중애금수지혈 이경기초목지혈호? 차부살지각지물 이기능통야이
그렇다면 어찌 그들은 짐승들의 피는 중하게 보면서 초목의 피는 가볍게 내버리는 것입니까? 또한 불교도들이 지각이 있는 존재들을 죽이지 않는 것은 그들이 고통을 느낀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我誠不欲其痛 寧獨不殺! 卽勞之役之 將有所不可
아성불욕기통 녕독부살! 즉노지역지 장유소불가
우리들이 진실로 그것들이 고생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어찌 유독 죽이지 말아야 합니까! 그것들을 수고롭게 하고 힘들게 하는 일도 시켜서는 안 될 것입니다.
凡牛之耕 野馬之驂乘 未免終身之患 豈伊不長有痛乎?
범우지경 야마지참승 미면종신지환 개이부장유통호?
무릇 소의 밭갈이나 마차를 끄는 일은 평생 동안 면할 수 없는 고생이니 어찌 저들이 오래도록 고통을 겪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較殺之之痛止在一時者 又遠矣 況 禁殺生 反有害於牲
교살지지통지재일시자 우원의 황 금살생 반유해어생
죽는 고통이 단지 한 순간이라는 것과 비교하면 힘든 가축 노동의 고통은 또한 훨씬 큰 것이라 하겠습니다. 하물며 가축의 살생 금지는 도리어 가축들에게 해로운 것입니다.
盖禽獸爲人用 故人飼畜之 飼畜之 而後禽獸益繁多也
개금수위인용 고인사축지 사축지 이후금수익번다야
대개 짐승들이 사람들에게 유용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들을 사육합니다. 이들을 사육한 뒤에 짐승들은 더욱 번식하여 많아집니다.
如不得之以爲用 人豈畜之乎?
여부득지이위용 인개축지호?
만약 이것들이 소용이 없게 된다면 사람들이 어찌 그들을 기르겠습니까?
朝損不急之官 家黜無能之撲
조손부급지관 가출무능지박
조정에서는 요긴하지 않은 관리는 쫓아내는 것이요 집에서도 무능한 종놈을 내쫓습니다. 하물며 짐승들이야 말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西虜懼食豕 而一國無豕 天下而皆西虜 則豕之種類滅矣
서로구식시 이일국무시 천하이개서로 칙시지종류멸의
서방 오랑캐(즉 회교도)들은 돼지고기 먹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어서 한나라 안에 돼지가 없습니다. 온 천하가 모두 서방 오랑캐들처럼 한다면 돼지는 멸종할 것입니다.
故愛之而反以害之 殺之而反以生之
고애지이반이해지 살지이반이생지
따라서 그것들을 사랑하는 것이 반대로 그것들을 해치는 것이요 그것들을 살해하는 것이 반대로 그것들을 살리는 것입니다.
是禁殺生者 大有損于牧牲之道矣
시금살생자 대유손우목생지도의
이는 살생의 금계가 가축의 양육을 크게 해치는 방도라 하겠습니다.
5-11 ◈ 중국 선비가 말한다.
如此 則齋素 無所用耶?
여차 칙재소 무소용야?
이와 같다면 齋戒드리고 素食하는 일은 소용이 없는 것입니까?
◈ 서양 선비가 대답한다.
因戒殺生而用齊素 此殆小不忍也 然齊有三志 識此三旨 滋切滋崇矣
인계살생이용제소 차태소불인야 연제유삼지 식차삼지 자절자숭의
살생의 금계 때문에 재계를 하고 소식을 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작은 동정심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의 재계에는 세 가지 뜻이 있습니다. 이 세 가지 뜻을 알고 나면 재계를 더욱더 절실하게 지키게 될 것입니다.
夫世固少有 今日賢 而先日不爲不肖者也
부세고소유 금일현 이선일부위부초자야
무릇 이 세상에는 지금은 현명하지만 과거에는 못난 짓을 하지 않았던 사람은 진실로 적습니다.
少有 今日順道 而昔日未嘗違厥道者也
소유 금일순도 이석일미상위궐도자야
오늘날은 도리를 따르고 있으나 과거에 그 도리를 어기지 않은 사람은 적습니다.
厥道也者 天主銘之於心 而命聖賢布之板冊
궐도야자 천주명지어심 이명성현포지판책
그 도리는 천주께서 사람들의 마음에 깊이 새겨 주신 것이요 성현들에게 명하여 그것을 목판이나 서책에 적어서 널리 선포하신 것입니다.
犯之者 必得罪于上帝 所從得罪益尊 則罪益重
범지자 필득죄우상제 소종득죄익존 칙죄익중
그것을 어기는 사람은 반드시 하느님께 죄를 지은 것입니다. 좇아서 지은 죄가 크면 클수록 죄는 더욱 무거워집니다.
君子雖己遷善 豈恬然于往所得罪乎?
군자수기천선 개념연우왕소득죄호?
올바른 선비들이 비록 이미 참회하고서 선행에로 마음을 쏟고 있으나 어찌 과거에 지은 죄에 대하여 범연할 수 있겠습니까?
曩者所爲不善 人或赦 弗道究 而己時記之 愧之悔之
낭자소위불선 인혹사 불도구 이기시기지 괴지회지
전에 지은 불선에 대하여 남들은 혹 용서해 주고 다시 캐묻지 않는다 해도 자기는 때때로 그것을 기억하고 부끄러워하며 후회할 것입니다.
設無深悔 吾所旣失於前 烏可望免之于後也?
설무심회 오소기실어전 오가망면지우후야?
깊은 통회가 없다면 우리들이 이전에 이미 저지른 잘못에 대하여 어찌 나중에 면책되기를 바랄 수가 있겠습니까?
況 夫今之爲善 君子不自滿足
황 부금지위선 군자부자만족
하물며 지금 행하는 선에 대하여 올바른 선비들은 스스로 만족하지 못합니다.
將必以闚己之短爲離婁 以視己之長爲盲瞽焉
장필이규기지단위이루 이시기지장위맹고언
그들은 반드시 자기의 단점 보기를 이루(離婁)처럼 하며, 자기의 장점보기를 장님처럼 하는 것입니다.
所責備諸己者 精且厚 人雖稱以俊傑 而己愧怍如不置也
소책비제기자 조차후 인수칭이후걸 이기괴작여불치야
자기에게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요구되는 것은 반드시 정통하고 또한 후대하여서 남들이 비록 걸출한 인물로 칭찬한다 할지라도 스스로 부당한 대접인 것처럼 부끄럽게 여겨야 합니다.
所省疾於心者 密且詳 人雖爲其備美 而己勸敬如猶虧也
소성질어심자 밀차상 인수위기비미 이기권경여유휴야
마음속에 병을 살핌에는 아주 주밀하고 자세해서 남들이 비록 그 갖춤이 완전하다고 말해도 자신은 아직도 부족한 듯이 열심히 삼가 조심해야 하는 것입니다.
詎徒謙于言乎? 詎徒悔于心乎? 深自羞恥 奚堪歡樂?
거도겸우언호? 거도회우심호? 심자수치 해감환락?
어찌 그저 말로만 겸손할 수 있겠습니까? 어찌 그저 마음에서 후회만 하면 되겠습니까? 자신의 행동을 깊이 스스로 부끄럽게 여기고 있다면 어찌 희희낙락거릴 수 있겠습니까?
則貶食滅飡 除其殽味 以惟取其淡素
칙폄식멸손 제기효미 이유취기담소
그렇다면 밥과 반찬은 적게 먹고, 반찬 중에서 고기의 맛을 물리치고 오로지 담백한 채소만을 섭취할 뿐입니다.
凡一身之用 自擇粗陋 自苦自責 以贖己之舊惡及其新罪 晨夜惶惶 稽顙于天主臺下
범일신지용 자택조루 자고자책 이속기지구악급기신죄 신야황황 계상우천주대하
哀憫涕淚 冀洗己汚
애민체루 기세기오
무릇 한 몸에 소용되는 것은 스스로 거칠고 하잘 것 없는 것을 택하여 쓰고 스스로를 괴롭히고 스스로를 책망하여 자기의 구악과 새로 지은 죄를 속죄하면서 새벽에서 밤늦게까지 황공하게 천주의 대전 앞에서 이마를 땅에 대고 애련하게 눈물을 흘리면서 자기의 잘못이 씻겨 지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敢忘自居聖 而誇無過 忘自饒己 而須他人審判其非也乎?
감망자거성 이과무과 망자요기 이수타인심판기비야호?
감히 망령되이 스스로를 성인이라 여기고 잘못 없음을 과시하면서, 망령되이 스스로 자기의 잘못에는 너그러우면서, 다른 사람들이 자기의 잘못을 심판하기를 기다려야 하겠습니까?
所以躬自懲詰 不少姑恕
소이궁자징힐 불소호서
따라서 몸소 스스로 자신의 향동을 벌주고 따져 물어서 조금이라도 잠시나마 용서해서는 안 됩니다.
或者天主惻血 而免宥之 不再鞫也 此齋素正志之說一也
혹자천주측혈 이면유지 부재국야 차재소정지지설일야
그렇다면 아마도 천주께서 측은하고 불쌍히 여기시어 그의 죄를 면제하고 사면하여 다시는 더 죄를 따져 물으시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재를 올리고 소식을 하는 올바른 뜻의 첫째 설명입니다.
夫德之爲業 人類本業也 聞其說 無不悅而願急事焉
부덕지위업 인류본업야 문기설 무불열이원급사언
덕을 행하는 것이 사람들의 본연입니다. 덕의 설명을 듣고서 기뻐하며 급히 그것을 실천하지 않으려는 사람은 없습니다.
但被私欲所發者 先已簒人心 而擅主之 反相壓難 憤激攻伐
단피사욕소발자 선이찬인심 이단주지 반상압난 분격공벌
그러나 사욕이 발동한 자들은 이미 먼저 사람의 본 마음을 빼앗아 그것을 멋대로 주재하려 합니다. 이에 그들의 마음은 반목하여 서로 억누르며 어렵게 만들어서는 흥분하여 서로 치고 받고 합니다
大抵平生所行 悉供其役耳
대저평생소행 실공기역이
대개 평생을 두고 한 일이란 모두 사욕이 시키는 대로 한 것뿐입니다.
是以凡有所事 弗因義之所令 惟因欲之所樂
시이범유소사 불인의지소령 유인욕지소락
이렇게 때문에 무릇 해 놓은 일이란 정의가 시키는 것에 말미암은 것이 아니고 오직 인욕이 즐거워하는 것에 말미암은 것뿐입니다.
睹其面容 則人 觀其行 於禽何擇乎?
도기면용 칙인 관기행 어금하택호?
그들의 얼굴을 보면 사람인데 그들의 행동을 보면 짐승들과 무슨 다른 점이 있습니까?
盖私欲之樂 乃義之敵 塞智慮而蒙理竅 與德無交
개사욕지락 내의지적 새지려이몽리규 여덕무교
대개 사욕의 즐거움이란 바로 의로움의 적입니다. 그것은 지능과 사려를 막고 이성의 작용을 가리니 덕과 교감하지 않습니다.
世界之瘟病 莫凶乎此矣
세계지온병 막흉호차의
세상의 질병 중에 이것보다 더 흉측한 것은 없습니다.
他病之害 止于軀殼 欲之毒藥通吾心髓 而大殘元性也
타병지해 지우구각 욕지독약통오심수 이대잔원성야
다른 병들의 해는 몸이나 살갗에 그치나 사욕의 독기는 우리들 마음의 골수에 통하여 본성을 크게 해칩니다.
若以義之仇對 攝一心之專權 理不幾望?
약이의지구대 섭일심지전권 이불기망?
만약 올바름을 원수로 대하고 사욕이 한 마음의 전횡을 일삼게 되면 도리는 거의 망하지 않겠습니까?
而厥德尙有地下居乎?
이궐덕상유지하거호?
그러니 저 높은 덕성이 자리 잡을 여지가 아직 남아있겠습니까?
嗚呼! 私欲之樂 微賤也 遽過也 而屢眙長悔于心
오호! 사욕지락 미천야 거과야 이루이장회우심
아아! 사욕의 쾌락은 미천한 것이요, 허망하게도 재빠르게 지나가는 것입니다. 그러니 자주 마음에 오래도록 후회를 남겨줍니다.
以卑短之樂 售永久之憂 非智之謂也
이비단지락 수영구지우 비지지위야
비속하고 짧은 쾌락으로 영속적인 근심을 사는 일은 지혜롭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然私欲惟自本身藉力 逞其勇猛 故遏其私欲 當先約其本身之氣
연사욕유자본신자력 령기용맹 고알기사욕 당선약기본신지기
그러나 사욕은 오로지 자기 스스로의 힘을 빌려서 그 용맹을 떨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기의 사욕을 막으려면 마땅히 먼저 자기 자신의 혈기를 제약해야 합니다.
學道者 願寡欲而豐養身 比方願減火 而益加薪 可得哉?
학도자 원과욕이풍양신 비방원감화 이익가신 가득재?
도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욕심을 줄이고자 하면서 육체를 풍요롭게 기르고자 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불을 약하게 하고자 하면서 더욱더 땔감을 보태고 있는 것과 같으니 될 법한 일이겠습니까?
君子欲飮食 特所以存命 所人欲存命 特所以飮食
군자욕음식 특소이존명 소인욕존명 특소이음식
올바른 선비들이 음식을 드는 것은 다만 생명을 보전하려는 일 때문이나 소린들이 생명을 보전하려는 것은 단지 먹고 마시고자 하는 일 때문입니다.
夫誠有志於道 怒視是身若冠讐 然不獲已而姑畜之 且何云 不獲已歟?
부성유지어도 노시시신약관수 연불획이이고축지 차하운 불획이여?
진실로 도에 뜻을 두고 있다면 이 육신을 도적이나 원수처럼 노엽게 보아야 합니다. 그러니 그만둘 수 없어서 잠시 그것을 기르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왜 ‘그만둘 수 없다’라는 말을 해야 합니까?
吾雖元未嘗爲身而生 但無身于不得而生
오수원미상위신이생 단무신우부득이생
우리들이 비록 본래는 육신을 위하여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육신이 없으면 또한 살 수가 없는 것입니다.
則服食爲腹饑之藥 服飮爲口渴之藥耳
칙복식위복기지약 복음위구갈지약이
그렇다면 식사는 배의 허기를 해결하는 약이요, 물을 마심은 입의 갈증을 해소하는 약일뿐입니다.
誰有 取藥 而不惟以其病之所要爲度數焉者?
수유 취약 이불유이기병지소요위도수언자?
약을 복용하는데 자기의 병 치료에 소용되는 것만을 분량으로 삼지 않는 이가 누가 있겠습니까?
性之所嗜 寡而易營 多品之味 往而難遂
성지소기 과이이영 다품지미 왕이난수
본성에서 좋아하는 것이 적으면 쉽게 처리해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수의 진미들은 다 좋은 것이긴 해도 모두 만족하게 먹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盖人欲者之所圖 而以其所養人 頻反而賊人
개인욕자지소도 이이기소양인 빈반이적인
사람의 욕구가 바라는 것은 그것으로써 사람을 봉양하는 일이나 탐욕이 도리어 사람을 해치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則謂 飮食殛人 多乎刀兵 可也
칙위 음식극인 다호도병 가야
그렇다면 먹고 마시는 일로 사람들이 죽는 일이나 칼이나 병기보다 더 많다고 말할 만합니다.
今未論所害于身 只指所傷乎心
금미논소해우신 지지소상호심
지금은 탐욕이 몸을 해치는 점은 논의하지 않고 단지 마음을 해치는 점만을 지적해 보겠습니다.
撲役過健 恐忤抗其主也 血氣過强 定傾危乎之也 志危卽五欲肆其惡 而色慾尤甚
박역과건 공오항기주야 혈기과강 정경위호지야 지위즉오욕사기악 이색욕우심
종이 너무 건장하면 아마도 자기 주인에게 거슬러 대항할 수 있습니다. 혈기가 지나치게 강하면 반드시 마음의 의지를 위태롭게 합니다. 의지가 위태롭게 되면 곧 오욕이 그 해독들을 발동시킵니다. 그 가운데 색욕이 가장 심합니다
豐味不恣腹 色慾何從發?
풍미부자복 색욕하종발?
진미가 배에 질펀하고 풍성하게 채워지지 않았다면 성욕이 어떻게 발동할 수 있겠습니까?
淡飮薄食 色氣潛餒 一身旣理 約諸欲自服理矣
담음박식 색기잠뇌 일신기리 약제욕자복리의
마시는 것이 담백하고 먹는 것이 소략하면 성욕은 잠잠해지고 쇠할 것입니다. 한 몸이 일단 합리적으로 제약되면 다른 욕망들도 스스로 도리를 따르게 될 것입니다.
此齋素正志之說二也
차재소정지지설이야
이것이 소식을 하고 재를 지키는 올바른 뜻의 두 번째 설명입니다.
且本世者 苦世也 非索翫之世矣
차본세자 고세야 비색완지세의
또한 이 세상은 고난의 세상이지 즐기며 노는 것을 추구하는 세상은 아닙니다.
天主寘我於是 促促焉無修其道之不暇 非以奉悅此肌膚야
천주치아어시 촉촉언무수기도지불가 비이봉열차기부야
천주께서 우리를 이 곳에 있게 하신 것은 천주의 도리를 닦기에 힘을 쓰고 한가한 짬이 없기를 재촉하고 계신 것이요, 이 육체적 감각을 받들어 즐기라고 하신 것은 아닙니다.
然吾無能竟辭諸樂也
연오무능경사제낙야
그러나 우리들은 이런 쾌락들을 필경 다 사절 할 수는 없습니다.
無淸樂 必求淫者 無正樂 必尋邪者
무청락 필구음자 무정락 필심사자
우리들에게 청정한 즐거움이 없다면 반드시 음탕한 것을 찾을 것이며, 올바른 즐거움을 모르면 반드시 비뚤어진 것을 찾게 될 것입니다.
得彼則失此
득피칙실차
이것을 얻게 되면 저것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故君子常自習其心 快爾道德之事 不今含憂困 而有望乎外
고군자상자습기심 쾌이도덕지사 불금함우곤 이유망호외
따라서 올바른 선비들은 언제나 스스로 자기 마음을 잘 배워 도덕을 닦는 일로써 쾌락을 느끼고 근심과 답답함을 마음속에 품어서 도덕성 밖으로 마음을 쓰게 하지 않습니다.
友時簡畧膚之樂 恐其有于心 而侵奪其本樂焉
우시간략부지락 공기유우심 이침탈기본낙언
그들은 또한 육체적 쾌락을 수시로 소략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들이 마음에까지 침투하여서 마음 본래의 즐거움을 빼앗아 가지 않을까 하고 염려하고 있습니다.
夫德行之樂 乃靈魂之本樂也 吾以玆與 天神牟矣
부덕행지락 내영혼지본낙야 오이자여 천신모의
무릇 덕을 실천하는 즐거움은 바로 영혼의 본래의 즐거움입니다. 우리들은 이것으로써 하늘의 천사들과 같아지는 것이겠습니다.
飮食之娛 乃身之竊偸也 吾以玆與禽獸同矣
음식지오 내신지절투야 오이자여금수동의
먹고 마시는 즐거움은 바로 육신이 몰래 몰래 훔쳐서 하는 쾌락입니다. 우리들은 그런 즐거움으로써 짐승들과 같아지는 것이겠습니다.
吾益增德行之娛於心 益近至天神矣
오익증덕행지오어심 익근지천신의
우리들이 마음에 덕행의 즐거움을 보태면 보탤수록 더욱 하늘의 천사들에 더욱 가까이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益減飮食之樂于身 益逖離禽獸矣 吁 可不愼哉?
익감음식지락우신 익적이금수의 우! 가부신재?
육신에 먹고 마시는 쾌락을 적게 하면 할수록 짐승들과는 더욱더 멀리 떨어지는 것입니다. 아아! 삼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仁義令人心明 五味令人口爽
인의령인심명 오미령인구상
인의는 사람의 마음을 밝게 해 주나 오미는 사람의 입맛을 상하게 합니다.
積善之樂甚 卽有大利乎心 而于身無害也
적선지락심 즉유대리호심 이우신무해야
착한 일을 쌓아가는 즐거움이 커지면 곧 마음에 크게 이로우면서도 육신에 해됨이 없습니다.
豐膳之樂繁 而身心俱見深傷矣
풍선지락번 이신심구견심상의
풍성한 음식의 쾌락이 번다해지면 몸과 마음 모두가 크게 상처를 입는 것이겠습니다.
腹充飽以殽饌 必垂下而墜己志於汚賤
복충포이효찬 필수하이추기지어오천
배가 고기반찬으로 가득차면 반드시 아래로 처져서 자기의 의지를 더럽고 천한 것으로 떨어뜨려 버립니다.
如此 則安能抽其心於塵坵 而起高曠之慮乎哉?
여차 칙안능추기심어진구 이기고광지려호재?
이렇게 되면 자기의 마음을 세속의 더러운 먼지 구덩이에서 어떻게 뽑아내어서 고상하고 넓은 사려를 퍼나갈 수 있겠습니까?
惡者觀人盤樂 而其無之 斯嫌妬之矣
악자관인반락 이기무지 사혐투지의
심보 나쁜 사람들은 남들이 즐기는 것을 보고서, 자기들이 그런 것을 누리지 못하면 그들을 싫어하고 질투할 것입니다.
善者視之 則反憐血之 而讓己曰
선자시지 즉반인혈지 이양기왈
그러나 착한 사람이 보게 되면 도리어 그들을 불쌍히 여기며 자기 스스로를 채근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彼殉汚賤事 而猶好之如此 懇求之如此
피순오천사 이유호지여차 간구지여차
“저들이 더럽고 천한 일을 좇는 것이 오히려 가련하지만 이토록 좋아하고 이토록 간구하고 있구나!
吾旣之於上乘 而未能聊味之 未能略備之 且寧如此懈惰 而不勉乎哉!
오기지어상승 이미능료미지 미능략비지 차녕여차해타 이불면호재!
나는 일단 높이 오려는 데에 뜻을 두고서도 아직도 그 경지의 참 맛을 즐기지도 못하고 그것을 소략하게라도 갖추지 못했는데 또한 이처럼 나태하다면 어찌 수도에 더욱 힘쓰지 않을 수 있겠는가!”
世人之灾 無他也 心病而不知德之佳味耳
세인지앙 무타야 심병이부지덕지가미이
세상 사람들의 재앙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마음에 병이 들어 덕행의 아름다운 맛을 모르는 일입니다.
覺其味則膏梁可輕矣 謂白得其樂也
각기미칙고량가경의 위백득기낙야
이 맛을 느낄 수 있다면 기름진 밥도 오히려 가볍게 보면서 스스로 저 덕행의 즐거움을 얻었다고 말할 것입니다.
此二味者 更迭出入於人心 而不可同佳者也 欲內此 必先出彼也
차이미자 경질출입어인심 이불가동가자야 욕내차 필선출피야
이 두 가지 맛은 사람의 마음에 서로 자리를 바꾸어 가며 드나드니 함께 있을 수는 없습니다.
마음이 이것을 받아들이고자 하면 반드시 먼저 다른 것을 보내야 합니다.
古昔有貢我西國二獵犬者 皆良種也
고석유공아서국이렵견자 대양종야
옛날에 어떤 이가 우리 서방의 나라에 사냥개 두 마리를 조공하였습니다. 모두 좋은 종자였습니다.
王以 寄國中賢臣家 以其 寄郊外農舍 並使畜也
왕이 기국중현신가 이기 기교외농사 병사축야
임금은 한 마리는 도성 안의 세력 있는 신하의 집에 기탁하였고 그 다른 하나는 성 밖의 농가에 기탁하여 동시에 사육을 시켰습니다.
已壯而王出田獵試焉 二犬齊縱入囿
이장이왕출전렵시언 이견제종입유
이 개들이 다 성장하니 왕은 사냥을 나가서 시험을 해 보기 위해 이 두 마리 개를 사냥터에 풀어 놓았습니다.
農舍之所畜犬 身臞體輕 走齅禽跡疾趨 獲禽無算
농사지소축견 신구체경 주후금적질추 획금무산
농가에서 사육된 개는 몸이 마르고 체중이 가벼웠습니다. 그 개는 달려 나가 날짐승의 흔적을 냄새 맡고 재빠르게 쫓아가니 새들을 잡은 것이 다 셀 수 없었습니다.
顯家所養犬 雖潔肥容美足觀也 然但習肉食充腸 安佚四肢 不能馳驟
현가소양견 수결비용미족관야 연단습육식충장 안일사지 불능치취
대가에서 양육된 개는 비록 깨끗하고 포동포동하니 생김새의 아름다움은 볼 만하였으나 고기를 먹어 배 채우는데 익숙하여서 사지가 느른하여 빨리 뛸 수가 없었습니다.
則見禽不顧 而忽遇路傍膚骨 旣就而齧之 齧畢不動矣
칙견금불고 이홀우로방부골 기취이설지 설필부동의
이 개는 날짐승을 보고서도 거들떠보지 않더니 우연히 길가에서 썩은 뼈다귀를 만나서는 곧 달려가 그것을 물어뜯었습니다. 물어뜯기를 끝내고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從獵者知其原同一母 而出則異之
종렵자지기원동일모 이출칙이지
사냥나간 사람들은 이 개들이 원래는 같은 어미에서 나왔으나 달라졌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王曰 此不足怪 豈惟獸哉? 人亦莫不知是也 皆係於養耳矣
왕왈 차부족괴 개유수재? 인역막부지시야 개계어양이의
왕이 말했습니다. “이것을 이상해 할 것 없노라. 어찌 오직 짐승들만이 이러겠느냐? 사람들 또한 이와 같지 않은 이가 없도다. 모두 양육에 달려 있을 뿐이로다.
養之以佚翫飫飽 必無所進于善也
양지이일완어포 필무소진우선야
사람을 편안하게 즐기게 하고 실컷 배불리 먹이면서 양육하면 그는 반드시 좋은 데로 나아가지 않는다.
養之以煩勞儉約 必不悞君所望矣!
양지이번노검약 필불오군소망의!
잡다한 일로 수고롭게 하고 근검절약해 가며 키우면 반드시 그네들의 기대를 그르치지 않을 것이로다!”
若曰 凡人習於饈美厚膳 見禮義之事不暇 惟俛焉而就食耳
약왈 범인습어수미후선 견례의지사불가 유면언이취식이
만약 “사람들이 좋은 요리와 풍성한 반찬을 들기에 익숙해졌다.”고 한다면 예의 같은 일은 거들떠 볼 여지가 없고 힘쓰는 것은 오직 먹으려는 일뿐일 것입니다.
吾於精理微義 遇飮食之玩亦不暇 必思焉而殉理義耳
오어정리미의 우음식지완역불가 필사언이순리의이
훌륭한 예와 미묘한 뜻에 익숙하게 되면, 먹고 마시는 즐거움을 만날 겨를이 또한 없을 것입니다. 반드시 깊이 사고하며 도리의 뜻을 좇을 뿐입니다.
此齋素正志說三也
차재소정지설삼야
이것이 재와 소식을 드리는 바른 뜻의 세 번째 설명입니다.
夫齋有多端 予偏遊天下多國 已非聞之
부재유다단 여편유천하다국 이비문지
무릇 재계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니 저는 세상의 여러 나라를 두루 거치면서 그것들을 이미 갖추어 들었습니다.
或不拘飧味 但終晝不食 迄星夜雜食衆味 此謂時齋
혹불구손미 단종주불식 흘성야잡식중미 차위시재
어느 것은 반찬과 맛에는 제한받지 않습니다. 단지 낮 동안에는 먹지 않으나 별이 나온 밤이 되면 여러 맛을 잡식합니다. 이것이 시간의 재계입니다.
或不論時飱 惟戒諸葷而隨時茹素 此謂味齋
혹불론시손 유계제훈이수시여소 차위미재
어느 것은 시간과 식사는 따지지 않습니다. 오직 기름진 고기 음식을 금하나 수시로 채소를 먹으니 이것이 맛의 재계입니다.
或不擇味時 特一日間食一飧耳 此謂飧齋
혹불택미시 특일일간식일손이 차위손재
어느 것은 맛이나 시간은 가리지 않습니다. 다만 하루에 한 끼만 먹습니다. 이것이 식사의 재계입니다.
或飧時味 皆有所拘 只吾時茹素一頓 而惟禁止肉食屬陽者 其海味屬陰者不戒 此謂公齋
혹손시미 개유소구 지오시여소일돈 이유금지육식속양자 기해미속음자불계 차위공재
어느 것은 식사, 시간, 맛 모두를 제한합니다. 오직 정오에 素食 한 끼만 먹으며, 오직 양에 속하는 고기는 금지하나 음에 속하는 생선의 맛은 금지하지 않습니다. 이런 것들이 ‘일반적 재계’입니다.
或禁止火食 終身山穴 專以野草根度生 玆歐羅巴山中甚衆 此謂私齋也
혹금지화식 종신산혈 전이야초근도생 자구라파산중심중 차위사재야
어느 것은 불을 써서 요리한(火食)을 금지하며 평생 산 속의 혈거에 살면서 오로지 야생의 풀뿌리로만 살아갑니다. 이런 사례는 유럽의 산 중에 아주 많습니다. 이것은 ‘특수한 재계’입니다.
然夫數等之所齋 總歸責屈本己 要在視其人 視其身何如耳
연부수등지소재 총귀책굴본기 요재시기인 시기신하여이
그러나 이러한 몇 가지 재계들은 모두 본인 자신을 따져 묻고 단속함에 있는 것이니, 요점은 그 사람의 형편을 보고서 그 사람의 몸의 상태가 어떠한가에 달려 있습니다.
富貴膏粱 減取其常 亦可謂哉
부귀고량 감취기상 역가위재
부귀한 사람이 기름진 음식을 취함에 그 정상치보다 적게 취한다면 역시 재가 되는 것입니다.
彼賤家民時習粗禲 不可以爲齋也 不 則丐子可謂之齋也
피천가민시습조려 불가이위재야 불 칙개자가위지재야
저들 천민들이 수시로 거친 음식에 익숙하다 해서 재라고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거지들이 지극히 재를 잘 드린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又須量本身之力何如 有衰病者 未免時以滋味養身也
우수량본신지력하여 유쇠병자 미면시이자미양신야
또 모름지기 본인의 체력이 어떠한가를 헤아려야 합니다. 쇠약하고 병든 사람은 때때로 좋은 맛으로 몸을 보양함을 면할 수 없습니다.
有行役者 勞其四肢 不容久餓
유행역자 노기사지 불용구아
노역하는 사람은 그의 사지를 수고롭게 할 것이니 오랫동안 허기져서는 안 됩니다.
吾天主公敎 則老者六旬已上 穉者二旬已下 身病者 乳子者 勞力爲僕夫者
오천주공교 칙노자육순이상 치자이순이하 신병자 유자자 노력위박부자
皆不在齋程之內
개불재재정지내
따라서 천주의 가톨릭교회는 60세 이상의 노인, 20세 미만의 젊은이, 병약자, 아이에게 젖 물리는 여인, 체력을 쓰는 하인들은 모두 재계의 과정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夫戒口之齋 非齋也 乃齋之末絶也
부계구지재 비재야 내재지말절야
입맛을 단속하는 재계는 진정한 재계가 아니며 재계 중에서도 제일 못한 것입니다.
究齋之意 總爲私欲之遏 不可不敦不盡矣
구재지의 총위사욕지알 불가부돈불진의
재계를 드리는 뜻을 따지자면 요컨대 사욕을 막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돈독하게 그리고 온 힘을 다하여 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是以持齋而舍敬戒 譬如藏璞而弛其玉 無知也
시이지재이사경계 비여장박이이기옥 무지야
이 때문에 재계를 지키는데 경건하게 드리는 계율을 버리는 것은 비유하면 다듬지 않은 옥돌은 잘 간수하나 진짜 잘 다듬은 보석인 옥은 허술하게 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지한 일입니다.
5-12 ◈ 중국 선비가 말한다.
善哉! 法於眞齋之正旨也
선재! 법어진재지정지야
진정한 재계의 바른 뜻을 설법하여 주시니, 참으로 좋습니다.
吾俗行齋者 非緣貧乏
오속행재자 비연빈핍
우리 중국의 세속에서 재를 올리는 자들은 진정으로 생활을 가난하게 하고 궁핍하게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而持齋以餬口 必其偸取善名而陰以欺人者也
이지재이호구 필기투취선명이음이기인자야
재계를 드림으로써 그럭저럭 먹고 살면서 재계를 빌미로 반드시 자신들의 좋은 명성을 훔쳐내어 음으로는 남을 속이려는 자들입니다.
當衆而致齋 幽獨而無人 酒色忿怒 不義貨財 讒賢毁善 無所不有
당중이치재 유독이무인 주색분노 불의화재 참현훼선 무소불유
여러 사람 앞에서는 재를 지키지만 으슥하여 혼자만 있고 아무도 없으면, 술과 여자에 탐닉하고 분노하고 화를 매며, 재물을 옳지 못하게 취득하고 현자를 모함하고 선인을 헐뜯는 등 하지 않는 짓이 없습니다.
嗚呼! 人目不能逃 能朦上帝乎? 行領高諭 尙願盡其問
오호! 인목불능도 능몽상제호? 행령고유 상원진기문
아아! 저들은 사람의 눈도 피할 수 없는데 하느님을 속일 수 있겠습니까? 높으신 가르침을 받게 되어 다행입니다. 아직 더 끝까지 물어 보고자 합니다.
◈ 서양 선비가 대답한다.
道邃且廣 不博問 不可約守 詳問卽誠意之效也 何傷夫?
도수차광 불박문 불가약수 상문즉성의지효야 하상부?
천주의 도리는 깊고도 넓습니다. 넓게 묻지 않으면 요점적으로 지킬 수가 없습니다. 상세하게 물으심은 곧 성의의 표시입니다. 무슨 걱정이십니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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