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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 제7차 ☞ 느지미재-피나무재-질고개-통점재-가사령 |
■낙동정맥의 산줄기를 찾아서 <제7차>
●느지미재 ⇒ 별바위-피나무재-질고개-통점재-가사령 ※이틀연속산행
◐접속◑ ⇒ <주왕산 상의야영장 → 느지미재로 접근함. 도상거리 약9km>
▲산행 : 08/06/14 토요일 ~ 15 일요일
<13일 금요일 저녁출발 ~ 15일 일요일 밤 귀경> (2박3일)
▲동행 : 5인. (서샘님. 약초님. 대박님. 옆 지기 달콩. 평산지기)
▲교통 : 12인승 승합차 (서울⇒서안동-청송-주왕산-중앙-서울)
▲숙박 : 야영 <주왕산 상의 야영장. 피나무재 아래>
▲낙동정맥 제12일차 : 도상거리 : 13km <실제거리: 접속포함 약25km예상>
주왕산입구 → 느지미재 ⇒ 별바위-피나무재 <10시간소요>
제13일차 : 도상거리 : 22km <실제거리: 약25km예상 >
피나무재⇒질고개-통점재-가사령<11시간소요>
△※피나무재에서 별바위 방향은 주왕산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출입을 통제함.
<하단의 이미지 참조> <간혹 이를 단속한다함.>
△★낙동정맥 중 가장 뛰어난 전망대라 할 수 있는 별 바위에서의 풍광은 꽤나 뛰어남.
△길을 잃을 염려가 없는 구간이다. <가사령으로 내려서기 직전에서는 좌측을 선택>
△차량을 이용할 시 차량회수에 많은 비용이 단점인 구간이다.
<간선도로가 많아 히치하이크가 다소 어려움>
△식수보충에 어려운구간이다.
△느지미재로의 진행 및 하산은 가급적 피해야한다. <※접속구간으론 부적합함.>
△위 소요시간은 조식, 중식, 휴식 등의 여유로운 시간을 모두 포함한 것임.
홀로 산행하는 것과 동행하는 것은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서로간의 시간 불일치라 하겠다. 해서 산행하기에 좋은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허면 다음으로 그 출발을 미뤄야하기에 - 아쉽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동행이 댓 명 정도 되니 자주 그러한 현상이 발생한다. 동행은 아름답지만 분명 나름의 애로사항은 지니고 있다. 여기에서 좋은 시기라 함은 계절과 연휴를 뜻함이다. 아무튼 낙동정맥에 들면서부터 러셀 등으로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등 - 우여곡절 끝에 예까지 왔고 - 이제 그 제7차 출정에 나선다. 일회출정에 이틀을 산행하는 - 거주지로부터 다소 먼 거리이기에 택한 방법이다. 연속해서 무 지원 산행을 하고 싶지만 어디까지나 욕심이고 마음뿐이다.
유류가 급등으로 인한 여파 탓 이련가 - 차량이 적어 도심통과가 한결 쉽다. 세계적인 추세이니 지하자원이 부족한 우리에겐 취약하기 그지없고, 그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는 예측불가상태가 아닌가싶다. 낙동정맥의 주왕산 구간을 2박3일간 12인승차량<이스타나>으로 왕복해 보니 유류비, 통행료 등을 포함 약18만원이 지출된다. 욕심이련가? 차에 투자되는 것은 티도 안 나고, 눈에 띄는 것 또한 없다. 어찌 보면 사람이 먹는 것과 똑 같은 비율이다. 그렇다고 입이 즐겁지도 않다. 그만큼 누구에게나 기름 값은 부담이란 이야기라 하겠다. 이러다간 자가 차량으로 대간, 정맥 등을 하는 산객들이 모두 다 대중교통으로 갈아타야하는 지경에 이를 듯싶다. 물론 산수학적으로 보면 이러하지만 - 수학적인 공식을 접목하면 또 다른 풀이가 나오니 이쯤에서 접는다. 그렇다고 아니면 말고 식의 말은 아니다. 결코 나는 정치인이 아니기에... 정치인은 늘 그렇다. 아니면 말고...
번잡한 서울도심을 벗어나 시원하게 뻗은 도로를 신나게 달려서 서 안동ic를 나와 안동시내로 들어선다. 청송군의 주왕산을 가려면 서 안동ic를 거쳐야한다. 안동하면 우선 떠오르는 단어가 유교문화, 하회마을, 하회탈, 도산서원, 간 고등어, 안동소주 등이 있다. 귀경하는 날 하회마을을 돌아보기로 하고, 오늘은 시간도 없고 해서 일단 산행을 앞둔 저녁식사를 안동 간 고등어 정식으로 하기로 한다. 허나 동행 모두가 그다지 깊은 맛은 느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주인장의 배려로 우리가 늘 지니고 다니는 18L생수통에 생수로 채울 수 있었으며 친절함은 인상적이었다. 참고로 안동 간 고등어를 제대로 맛보려면 안동댐 쪽으로 진행해야한다고 지역주민들은 권한다. 본인이 갔던 날은 날이 날인지라 식자제가 다 떨어져 되돌아 와야 했다. 안동 간 고등어 양반밥상은 일인분에 1만2천원이다. (안동시 상아동소재)
굽이진 지방도로를 내달려 도착한 주왕산국립공원의 상의야영장에는 한 동의 텐트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태백에서 왔다는 가족 산행 팀이었다. 늦은 밤이고 성수기가 아니라서 공단직원은 볼 수 없었지만 식수대 및 화장실 등은 상당히 청결했다. 주변의 상가 등이 모두 철시한 상태라 주변은 조용하다. 텐트2동을 설치하고, 2인은 비박을 준비한다. 이때가 밤11시가 넘은 시각. 밤하늘엔 별들이 많으나 개구리의 합창소리가 들린다. 헌데 청개구리는 또 왜? 아무래도 불길한 생각이 든다. 저 놈이 울어대면 분명 비가 오는데... 개구리는 합창을 한다하고, 청개구리는 운다고 했겠다. - 지금 분명 저 놈이 울어대고 있다. 기상대를 믿지 못함은 - 믿을게 없어서 기상대예보를 믿어? 장비 도입에 짜고 치는 고스톱형식을 가미한 바람에 엉터리 장비로 관측하는 세태 - 과연 돈 앞엔 너나 없구나. 젠장. 바람도 연신불어대고 있으나 하늘엔 분명 별들이 총총하다. 개구리, 청개구리, 바람. 내일의 날씨는 과연?
제1일차 새벽03:00
불과 몇 시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코를 골고 잘 잔 사람도 있고, 나같이 한숨도 이루지 못한 사람도 있다. 옆 지기와 본인이다. 늘 그렇듯이 우리넨 잠을 쉽게 청하지 못한다. 아마도 성격이 거시기해서인가? 해야 할 일을 앞두고, 혹은 커피를 많이 마셔서? 아니면 누운 자리가 불편해서? 누우면 바로 코를 골아대는 이들이 가장 부러웠다. 그것도 팔자 탓인가? 산행준비를 끝내고 대전사 입구 주왕산 탐방안내소 앞에 도착하니 04:00. 대전사는 이미 불빛을 발하고 있었으며, 경내는 독경소리로 하루를 열고 있었다. 이곳에서 폭포들을 지나며 큰골, 내원마을을 지나 계곡으로 든 다음 느지미재로 올라서야한다. 허나 계곡에선 길을 찾아야한다. 비라도 온 뒤라면 길이 없을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오름 짓을 하기엔 다소 불편한 곳이다. 새벽이라 폭포의 물소리는 참으로 힘 있고 우렁차게 들린다. 괴암괴석과 웅장하고도 폭포 등은 가히 비경이라 할 수 있다. 당나라의 주왕이 이곳에 숨어살았다 하여 주왕산이란 이름을 얻었다한다. 사계절 뚜렷한 옷으로 갈아입을 주왕산 - 가을과 봄에 몇 번 찾았지만 겨울의 또 다른 주왕산의 모습이 벌써 가슴속에 멋지게 그려진다.
힘찬 물소리를 들으며 오르는 주왕산의 계곡은 그 길이는 짧지만 나름의 비경을 두루 지니고 있었다. 큰골을 지나면 내원마을인데 지금은 집터만 남아있다. 자연과 함께 하기에 너무 좋은 곳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사유지라면 이대로 방치하지 않았을 것이리라. 가메봉을 오르는 갈림길까지는 길이 좋으나 이곳에서 느지미재 까지는 길의 윤곽만 희미하게 나있다. 여명이 밝아오며 하늘은 잿빛으로 변하고, 이내 빗방울이 떨어진다. 계곡엔 다시금 어둠이 찾아든다. 맑은 주말이 될 것이란 일기예보는 또다시 산객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한다. GNP대비 기상관측장비의 낙후는 그야말로 웃기는 코미디다. 지금상태라면 분명 비가 진행을 방해할 터. - 그러나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온다고 하더라도 끝까지 진행하기로 마음을 다 잡는다. 누가 이기나 해 보자. 그렇다고 눈, 또는 비가 오는 날 산행을 하지 않는 것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분명 비가 올 때에는 낙뢰 등에 유의해야한다. 07년 여름 - 삼각산 용출봉에서의 낙뢰사고 - 그때 그 순간 - 바로 아래 있었지만 2대의휴대폰에만 지장이 있었을 뿐 - 큰 피해를 당하지 않았었다. 물론 동행 중 한명은 뒷머리를 가격당하는 느낌을 받았었다. 지금 생각해도 끔찍한 순간이었다. 아무튼 이곳을 내려올 때에는 그나마 내려다보며 길을 찾지만 오름 짓을 할 때에는 길을 찾는데 유의해야한다. 참고로 낙동정맥 마루금을 잇는 분들이라면 이곳으로의 접속은<하산포함> 되도록 피해야한다.
힘든 길 찾기 끝에 도착한 느지미재
이곳으로 내려왔던 지난번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느지미재. 알바를 하지는 않았지만 길을 찾는데 다소 시간이 지체되어 대전사를 통과한지 3시간 만에 느지미재에 도착을 했다. 느지미재 - 나뭇가지에는 지난번에 게시해둔 시그널이 “화채능선”(전혜자님)과 함께 나란히 걸려있다. 안개에 안개비 - 그리고 강한 바람. 한기를 느끼게 하는 상황이다. 하여 진행을 하기로 하고 오르니 나뭇잎에 머금고 있던 물기는 무릎아래를 적시고 등산화를 적시기 시작한다. 물기를 털어내며 진행하자니 팔에 가해지는 운동량이 많아 힘들다. 송이버섯을 채취하는 분들이 설치했던 비박 터에서 조식을 한다. 진한초록빛으로 갈아입은 산하는 안개 속에서도 그 싱그러움을 더한다. 봄과 여름의 옷으로 갈아입은 산은 우리네를 유혹하기에 그만이다. 오늘은 - 초목은 빛깔로 - 바람은 소리로 - 우리넨 즐겁게 입으로 말한다. 이게 바로 산의 언어다. 초지 같은 풀밭은 이 산객에게 잠시 앉았다 가라고 유혹하듯 바람에 넘실댄다. 싱그러운 초지위에 털썩 주저앉아 보고 싶지만 엉덩이가 젖을 것이니 .... 비싼 카페트보다 더 멋지고, 풀이란 놈이 잘 먹어서인가 윤기도 자르르 흐른다.
햇빛은 없지만 바람은 그 세기가 강해 산객의 땀을 닦아주고, 안개비는 멈추니 산행하기에 최적의 날씨다. 비록 장갑도 젖고, 등산화도, 바지도 모두 젖었지만 간혹 잡목사이로 볼 수 있는 풍광은 싱그럽기 그지없다. 더위로 인해 힘든 산행을 했다는 선답자들의 산행 기를 떠 올리면 오늘우리는 지금부터 복 받은 게다. 더위라면 갈증을 해소해야 할 것이고, 식수의 소비가 많으면 그만큼 힘든 산행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오늘 어프로치 하는데 만 3시간을 허비한 셈이다. 3시간 소요에 약9km의 어프로치 - 어찌 보면 무모한 선택일 수도 있지만 억울하거나, 아깝거나, 미련하거나, 하는 등의 생각은 절대하지 않는다. 이것 역시 하나의 과정이고 낙동정맥 마루금의 주변을 숙지하는데 크나큰 보탬이 되기에 말이다. 세기의 섹시스타 “마를린몬로”에게 당신은 뭔가 특별하다고 물었더니 그의 대답은 이랬다. “나는 다른 이들과 다르다. 나는 몬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는 다르다. 나도 평산지기이기에 남들과 다를 수밖에 없다. 구간을 짧게 설정하고 천천히 진행하며 즐기는 평산지기 이기에 역시 그렇다. (그는 갔지만 그를 그리는 뭇 남성들은 세계적으로 너무 많다. 왜?)
별 바위는 전망대다.
잡목구간이 많은 낙동정맥. 원시림으로 가득하고, 사람의 발길이 적은 곳. 그동안 남진하면서 조망처가 거의 없었기에 별 바위에 오르는 순간 - 가슴이 열리며 갑갑한 마음을 털어내는 묘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야말로 오장육보가 다 시원하다. 유명한 주산지를 내려다 볼 수도 있으며, 사방을 막힘없이 조망할 수 있는 훌륭한 전망대다. 오른 자 만이 내려다 볼 수 있다했다. 나는 오늘 이곳에 올라 낙동정맥의 마루 금을 답사하는 등의 기쁨을 누리며, 내려다 볼 수 있는 작은 영광을 얻는다. 끝없는 - 곱게 흘러간 여인네의 실눈썹만큼이나 수많은 능선들이 조화를 이루는 이곳에선 고층건물과 인위적인 물체들을 볼 수 없어 내려서기가 싫어진다. 세상과 소통하지 않는다면 예서 이대로 멈추어 버린다 해도 후회가 되지 않을 듯싶다. 낙동정맥의 마루 금 - 오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곳. 인생의 무거운 짐이 일순간 가벼워지는 느낌 속에서 순간적으로 맑고 깨끗한 산만의 정기를 듬뿍 받아본다. 내게 있어 산은 이래서 무지 좋다. 내 비록 주유천하하듯 하지는 못 하는 세상을 살아가지만 산과의 대화와 소통을 위해 오늘도 내일도 나는 산에 오를 것이다. 늘 산을 찾는 산객이 집에 앉아 있으면 병든 것과 같고, 누워 있으면 죽은 것과 같으니 이를 이겨 내어 산과의 조화로운 삶을 위해 벌떡 일어나 산문에 들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 할 수 있는 최적의 율동이랄 수 있겠다.
통천문은 어떻게 해서 생성되었을까? 흘러내리는 돌덩어리들만이 통천문을 통과 할 뿐 사람은 통과해봐야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가깝게 접근하여 통천문 밖의 세상을 렌즈에 담아낸다. 이를 통해서 본 세상은 매우 밝아 보인다. 진행로는 직진하면 절벽이고 봉우리를 오르려면 리지를 해야 한다. 마루금의 진행은 우측의 절개지사면으로 내려가야 한다. 야간산행 시에는 직진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하여 이곳에 안전을 위해서 실패작인 본인의 시그널로 옐로우 라인을 설치했다. 얼마동안이나 버텨 줄지는 모를 일이다. 이것조차도 맘에 안 드는 산객에게 걸리면 그날부로 생명은 끝이다. 안전을 위해 설치한 로프조차도 보기가 싫다며 철거해 버리는 통에 결국 오르지 못한 곳도 있었다. 그래서 본인은 늘 슬링은 꼬 r 지니고 다닌다. 안전을 위해 설치한 통제라인 - 꼭 장수해야 할 텐데... <비나이다. 이젠 별걸 다 빌어본다. 그것 참.>
지정탐방로가 아니라며 출입을 금한다는 주왕산국립공원 측의 게시판 - 이런 것만 보면 파워<?>가 넘쳐난다. 주왕산구간을 지나오며 시그널들이 없는 곳이 너무 많아 (국공 파 들이 철거)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참고 견디어 왔는데 이것을 보니 기분이 확 잡쳐버린다. 산객이 산을 망쳐놓나? 공단직원이라도 만났었다면 한판승부를 펼쳤을 게다. 아무튼 이렇게 14:00에 이곳 피나무재에 도착을 했다. 10시간 산행을 했으며, 차량회수와 내일의 산행 준비, 또한 주산지탐방을 위해 낙동정맥 마루금 잇기 제7차 제1일차 - 오늘은 여기까지만 한다. 내일의 들머리는 도로 건너편 철책 아래 틈새(일명 개구멍)를 통과하면 된다. 인원이 많아 히치하이크는 불가하므로 부동면 택시에 전화 - 피나무재에서 주왕산 국립공원 상의야영장까지의 요금을 물으니 이만원을 요구하기에 그렇다면 5인을 태워 달라고 주문하니 흔쾌히 답한다. <부남개인택시:017-526-7171. 임지환> 화물을 적재하듯 택시에 올라 산객들이 이 택시를 이용하느냐고 물으니 상당히 많다고 한다. 홀/대/모는 잘 모르고 있어서 시그널을 걸어주며, 그들에게 신경 좀 써 달라고 부탁을 했다. 지금의 날씨는 너무 화창하다.
주산지
주말이라 주왕산입구는 많은 상춘객 및 등산객으로 넘쳐나고 있었다. 상의야영장에 주차된 차량을 회수하여 조금 전 택시기사가 현장답사까지 해 주었던 계곡<914번 지방도로변>으로 이동하여 땀 냄새를 없애는 이른바 알탕을 즐기며 새참으로 라면을 조리하니 꿀맛이 따로 없다. 옷을 갈아입으니 어깨에 날개를 달은 듯 날아갈 것 같다.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바로 주산지로 이동 - 몇 년 전에 와 본 곳이지만 변함이 없다. 농사를 짓기 위해 주산지의 물은 수심이 많이 내려간 상태다. 등산객들은 주왕산을 산행 후 꼭 이곳을 답사하므로 산객들이 많았다. 동행이 공단직원에게 인사하니 내 곁으로 다가온다. 너 잘 만났다. 국공파 - 너한테라도 화풀이를 해야겠다. 살살 건드려보자. 해서 작전을 개시했다. 저 별 바위에서 이곳을 내려다보니 멋있더라했더니 환하게 웃던 얼굴이 졸지에 변하며 내게 항의하듯 고개를 쳐들며 응시한다. 벌금이 얼마며....하여 능숙 능란하게 대체하여 허를 찔러대니 바로 꼬랑지를 내린다. 시원하게 한수 가르쳐주곤 전망대로 발길을 옮겼다. 유쾌, 상쾌, 통쾌....약300여 년 전에 하류지의 가뭄을 해소하기위한 농업용수의 가둠 시설이라 왕 버들의 지름둘레가 상당히 커 보인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이란 제목의 영화가 이곳에서 촬영되었었지만 그 때 호수 중앙에 설치되었던 영화촬영세트는 촬영 후 바로 철거하여 현재는 그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다. 이렇게 주산지를 돌아본 후 다시금 피나무재 방향의 잘 조성된 공원을 찾아 야영준비를 한다. 군과 면에서 조성했다는 여러 작은 공원엔 팔각정과 함께 꽃들이 한창 피어있고, 작은 연못엔 개구리들이 합창소리가 요란하다. 어젯밤에 겪었었기에 이소리가 밤잠을 설치게 될 소음이란 것을 잘 알지만 그렇다고 장소를 변경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바람이 불더니 이내 하늘은 다시금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먹구름이 지난다. 내일의 날씨를 다시금 걱정해야하는 시간이다. 빗방울도 간간히 떨어지지만 비박준비와 텐트는 팔각정 마루에 설치했기에 별 문제는 없겠다싶다.
내일의 조식과 중식, 그리고 오늘의 석식을 함께 조리한 후 야외에서의 맛난 식사시간을 가져본다. 옆 지기가 조리하는 음식 - 맛 좋고, 분위기 좋고, 산속이라 더 좋다. 당구로 말하면 쓰리쿠션이요. 사진으로 말하면 황금분할 격이다. 내일의조식과 중식은 오늘 미리 준비해두면 내일 새벽이 분주하지 않아서 좋다. 어제는 서울에서 청송까지 차편으로 이동하느라 피곤했고, 잠 못 이루어 피곤했으며, 오늘은 산행해서 피곤하니 쉽게 잠이 올 것 같은데 이 역시 그렇게 쉽지 않다. 참으로 거시기한 성격 탓 이련가 싶다. 바람소리와 개구리들의 수시합창소리에 잠 못 이루는 밤이 되고 만다. 그래도 좋다. 이렇게 산속에서 누워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한편 행복하지 않나싶다. 텐트밖엔 한기를 느낄 만큼의 바람이 불어댄다. 모두가 자켓을 입었지만 반팔로 버텨본다. 본디 열이 많은 다혈질이고, 최전방에서도 근무를 해본 경험이 있는 탓 이련가? 아니면 소실 적에 닭 잡으면 인삼밭에서 인삼을 캐어 삼계탕으로 조리한 것을 많이 먹어서 인가? 아무튼 내겐 열이 많다. 그래서 추위보다는 더위에 약한 편이다. 하여 겨울 산을 더욱 많이 찾는가보다. 여름철엔 겨울 산을, 겨울엔 여름 산이 좋다하며 그리워한다? 인간의 양면성 때문일 게다.
제2일차 새벽03:00.
알람소리는 요란하게도 곤히 잠든 산객을 움직인다. 야영장비 등을 원위치하고 피나무재에 오르니 04:00 . 헤드랜턴을 부착하고 철책 밑 부문을 통과하며 오늘의 산행을 시작한다. 도상거리만도 약22km에 달한다. 잘 포장된 지방도로만도 4개를 지나치는 거리. 실제거리는 측정을 할 수 없어 잘 모르겠다. 허나 분명한건 도상거리에 약 3km이상을 더하면 + - 오차범위는 그다지 크지 않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대서 인가 거미줄은 거의 없다. 거미줄을 방어할 목적으로 물건을 확보했지만 다음기회로 미뤄야 할 것 같다. 바람이 거세니 땀은 흘러내리지 않아 좋고, 햇빛이 웃지 않으니 갈증은 그다지 심하지 않으며, 이슬도 없어 산행하기에 참으로 좋은 날씨다. 시원하게 삭발한 대박님. 일이 꼬이면 머리부터 싹 뚝 자르고 마는 그의 모습에서 내 학창시절을 떠올려본다. 삭발이 아닌 백호로 밀었다가 이유 없는 반항이라고 호되게 혼나고... 그래도 그 학생은 기죽지 않고 그 다음에도 또 밀었다. 그래서 그 시절 장발 단속 때에도 한 번도 잡힌 적이 없다. 현재에 이르러서도 내 머리는 늘 짧다.
앞서 진행한 두루님이 즐거운 산행을 위한 테마 - 출석부란 것을 또다시 게시해 놓았다. 우린 자연스럽게 두루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시그널을 옆에 게시하니 역시 보기에 그만이다. 낙동정맥의 마루금상에서의 만남은 이제 물 건너간 셈이다. 두루님과의 격차가 너무 커서 도저히 따라잡을 수 가 없다. 포항시 경계인 68번 도로가 지나는 통점재 - 어느새 포항시에 들어서니 감회 또한 새롭다. 마루 금을 이어가는데 있어 내겐 이제란 단어는 없다. 어느새 로 늘 표현하고 싶다. 서두를 필요도 없이 가자. 목적지를 설정은 해 놓지만 가는데 까지 서둘지 말고, 육신이 허락하는 곳 까지 부담 없이 진행하면 그만이다. 서둘다 고장이라도 나면 끝이 아닌가? 발목부상으로 반년을 죽어지내야 했던 일도 지금생각하면 아찔했다싶다. 부와 명예도, 학벌도 필요치 않으며, 직업도 대수가 되지 않는 산에서 경쟁하듯 하지 않는 것이 산에 오르는 자신의 기본 틀이다. 주변에서도 많은 산객들이 부상 등으로 인하여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 오늘만 산행하고 내일은 산행하지 않으면 모르지만 말이다. 내게 있어 과속은 절대금물이다.
여느 때 같으면 이글거리던 태양이 오늘따라 구름에 갇히고, 바람은 솔솔 불어주니 자연과 동화되는 이 순간의 산행은 즐겁고 행복하다. 가녀린 야생화가 그 험한 바람에도 잘 견디는 모습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어찌 그 강한 바람에도 꽃대는 꺽이지 아니하는지 모르겠다. 향기로 말하는 야생화의 세계는 야생에서만 그 자태가 빛을 발하듯 - 온갖 식물이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채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이 정겹기까지 하며 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배워본다. 내게 있어 산은 곧 내 인생의 책이며 스승이다. 오늘도 그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학습하고 있다. 바쁘게 앞만 보고 질주해온 터라 더욱 그 느낌이 - 내겐 그 깊이가 깊다하겠다. 이래서 죽는 그날까지 배움이란 끝이 없나보다.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는 사이 어느새 팔공기맥과 보현기맥의 분기점에 도착하여 잠시 쉬었다간다. 이곳에서니 조진대 고문님의 시그널이 있어 반갑기 그지없다. 여기가 그곳이구나. 내는 언제 기맥에 드나? 홀대모의 두루님, 조고문님, 산꾼님, 허허자님, 황악바람님 등의 시그널을 보며 걷는 내내 그분들의 생각을 해봤다. 기라성 같은 임들의 산행 기를 보며 동경했던 모든 과정이 그려진다. 앞서 진행한 임들의 덕분으로 조금 더 편하게 우리넨 진행하고 있다고 본다. 이곳에서도 길을 조심해서 선택해야하지만 홀대모의 임들 시그널을 따르면 탈이 없겠다싶을 정도로 많다. 이곳에서는 오름이 아니라 내림 길을 선택하면 된다. 한참을 내려서야 가사령이다. 내려서니 날씨가 너무 맑다. 내 이럴 줄 진즉에 알았다. 산에서는 한기를 느끼고 햇빛이 없었지만 - 이게 바로 낙동정맥의 특색인 예측불허의 변화무쌍한 날씨다. 바로 호출한 택시가 도착을 한다. 어제 이용한 부남면의 택시다. 이 택시가 이곳까지 정맥꾼들을 위한 도움을 주고 있다. 오늘 제7차 낙동정맥의 출정- 이틀째 산행은 여기까지이다. 놀며 쉬며, 조식, 중식을 하면서 천천히 진행하다보니 11시간이란 시간이 소요되었다. 잠을 이루지 못한 지난 이틀간의 원인은 오늘 - 정상적인 페이스를 밟지 못하도록 방해했으며, 결과는 다소 늦은 진행으로 이어졌다. 산이 다 그렇듯 - 어제 오늘 진행한 낙동정맥의 마루금에서도 특이할 만한 점은 없다. 다시 말해서 길을 잃을 만한 곳은 없다는 말이다. 내게 있어 시간이 너무 많이 지체되었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 여기저기 두루두루 모든 것 구경하며 즐기는 것이 내겐 대수다. 언제 또 이렇게 둘러볼 것인가 말이다. 여기도 가보고, 저기도 가보고.....다음의 들머리는 도로 건너편이다.
이 택시를 타고 피나무재로 이동하다보니 우리가 진행해온 통점재도 지나고 질고개도 지나며 부동면을 거쳐 다시 피나무재에 이른다. 택시도 상당한 거리를 달렸고 우리네 역시 상당한 거리를 이어왔다는 생각이 든다. (※부남개인택시 : 임지환 017-526-7171) 택시를 타고 오면서 청송군에 대한 이야기 등으로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많은 대화를 가졌다. 친절을 모태로 고장을 지키며 살아가는 그와의 언어 소통에서 고향의 후한 정겨움과 함께 순수함마저 느꼈다. 피나무재에서 차량을 회수한 후 그의 소개로 찾아간 부동면소재지의 동성식당 뒤뜰에서 땀도 닦으며 맛있는 잔치국수로 새참을 먹는 즐거움을 맛본다. 어찌나 맛이 있는지 모두가 곱빼기다. 먹는 즐거움이 없으면 무엇으로 세상을 살아가나? 못 먹고 살다 죽은 조상이 있어서가 아니다. 단식을 해 봤었는데 먹는 즐거움이란 인생의 의무 중 하나란 생각이 들었었다. 그만큼 즐겁고, 행복한 것이 - 그래서 배부른 것이 최고라고....아무튼 이렇게 청송군을 뒤로하고 안동시로 이동한다. 이틀간 밤잠을 설쳐서 인가 이동하는 도중에 목이 부러져라 기울어진다. 도데체가 먹고자 - 구경하고자 낙동정맥을 답사하는가 하고 반문하겠지만 - 이왕이면 닭과 꿩 - 모두를 잡고자 함이다. 기름 값 비싸지 - 없는 시간 내서 다니지 - 더군다나 옆 지기와 늘 동행하지 - 뭐 이런 것이 다 이유가 되겠지. 암. 아들 녀석 전역하고 졸업했지 - 취업해서 엄청 바쁜 생활하지 - 이제 내겐 오로지 산이란 말일세. 이 사람아. 가는 세월 막을 수 없지 않나 . 그러니 인생 뭐 있어.
하회마을
안동시의 하회마을을 찾았다. 낙동강이 굽이쳐 흐르는 유교사상의 - 뭐 그런 곳이다. 이렇게 이곳저곳을 찾아가며 답사도 하고 구경도하니 이 보다 얼마나 더 즐거우랴. 빨리 서둘러 올라가 봐야 영동고속도로는 정체일 텐데 서둘러서 뭐하나싶다. 이곳을 찾은 시간이 좀 늦은 시각이라 하회마을 입구의 하회장터는 파장분위기다. 그렇다고 돌아갈 수는 없는 일. 매표소에 문의하니 시간이 많이 지났으므로 무료입장을 하라한다. <입장료:2천원. 셔틀버스:1천원> 버스를 타고 조금 진행하면 하회마을이다. 이 마을과 비슷한 곳은 전국에 몇 개있다. 그러므로 마을을 돌아보는 것 이외에 작은 봉우리격의 암릉으로 된 부용대에 오르면 하회마을을 모두 관람한 것과 같다. 그만큼 풍광이 뛰어나다는 이야기다. 나루터에서 사공이 직접 노를 젓는 쪽배를 타고 강을 건너 부용대에 올라서야 된다. <도선료 왕복2천원> 높이가64m인 부용대에 오르면 하회마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을 앞을 지나는 낙동강과 산, 그리고 하회마을이 조화를 이룬 멋진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격이다.
이렇게 낙동정맥의 제7차 답사는 이틀간의 산행과 더불어 주왕산, 주산지, 안동하회마을을 탐방하는 등의 테마형식을 추가했다. 갈 길은 멀어도 잠시 쉬었다 가고자 함이다. 산이 있음에 물이 있고, 물이 곧 강을 이루니, 그 강가엔 옛 부터 터를 잡고 살아온 우리네 삶터가 있는 것이다. 태백에서 시작한 낙동정맥 산줄기 마루금과 역시 태백에서 발원한 낙동강은 이렇게 헤어져 저마다의 갈 길을 가고 있었다. 고속도로는 예상외로 정체현상이 없고, 동행 모두가 무탈한 상태로 늦은 귀경을 했다. 동행과 헤어져 정 반장 빙모의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 후 동문들과의 만남을 가지다보니 오늘도 월요일 새벽1시가 넘어서 귀가 - 피서를 다녀온 듯 풀어 제친 물건들이 산더미다. 다음번 낙동정맥 출정은 6월26일로 계획하고 있으나 시작된 장마로 인하여 확정을 지을 수 없는 상태다. -끝-
080618 좋은 나날/평산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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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하회마을은 -
낙동강이 태극모양으로 돌아 흐른다 하여 하회<河回>,혹은 물도리동이라 하며, 풍수지리상 태극형, 연화부수형에 속하는 길지이다. 조선 초 공조전서를 지낸 류종혜 공이 하회마을에 터를 잡은 후 풍산 류씨가 600여 년간 세거해왔다.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지리적 여건으로 외침을 한 번도 격지 않아 상류층의 기와집에서부터 민가의 초가토담집에 이르기까지 전통고가와 민속이 잘 보존되어 있다. 인구는121세대229명(풍산 류씨67%)이며, 가옥은458동이다. 문화재는19점이 있다. <중요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
약속 - 장윤정(이산OST) 기억하나요 가슴 아픈 사연을 내 님 오실날을 저울질 하나요 한참 후에야 그 마음을 알았죠 내가 아닌곳에 머물러 있다는걸 내게 올순 없나요 사랑할 순 없었나요 그대 헤일 수 없는 맘 나 였던가요 잊지말아요 가슴 아픈 사랑이 슬퍼하는 날엔 내가 서 있을께요 내게 올순 없나요 사랑할 순 없었나요 그대 헤일 수 없는 맘 나 였던가요 이대론 안되나요 돌아올 길 잊었나요 그대 헤일 수 없는 맘 나 였던가요 잊지말아요 가슴 아픈 사랑이 슬퍼하는 날엔 내가 서 있을께요+♡+ . ♡좋은 나날/평산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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