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 아이 돌봄 과정
부모에게 충분히 사랑을 받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모두 각각 신념을 갖는다.
사랑을 충분히 받은 사람은 부모가 뭐든지 즉각즉각 해줬기 때문에 '나는 누구보다 가치 있는 사람이야.', '나는 항상 어디서든 환영받는 사람이야.', '나는 원하는 건 뭐든지 가질 수 있어.'와 같은 신념을 갖는다. 보통 이런 사람은 집안이 물질적으로나 사회적인 지위 면에서 화려하여 부족함이 없다. 이런 이유로 자기를 알아주지 않거나, 자기 의견에 반대하거나, 협조하지 않으면 불쾌해하거나 분노를 표출한다. 그리고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쉽게 좌절한다. 또한 자기 정체성으로 인해 타인을 배려하거나 눈치 보지 않는다.
반면에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 사람은 반대로 '나는 가치가 없는 사람이야.', '아무도 나를 환영하지 않을 거야.', '나는 뭐든 가질만한 자격이 없어.'와 같은 신념을 갖는다. 이런 이유로 관계 속에서 타인의 눈치를 보고 신경 쓰면서 산다. 이런 사람은 자기에 대해서 부정적인 정체성을 갖기 때문에 자기가 괜찮은 사람임을 증명해야 한다는 강박적인 심리 때문에 몸이 부서져라 노력한다. 부모에게 사랑과 관심, 인정을 못 받았기 때문에 타인에게 끊임없이 자신의 결핍감을 채우려고 애쓴다. 뭔가를 했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으면 그렇게 서운할 수가 없다. 또한 이런 사람은 심리적인 압박감으로 인해 뭐든지 강한 책임감이나 의무감 때문에 하기에 마음의 여유가 없고 고단한 삶을 산다.
우리는 일정한 시기가 되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독립해야 한다. 그런데 위 두 종류 사람들은 정신적으로는 여전히 부모의 그늘에 머문다.
우리는 애착과 자율성을 동시에 균헝있게 부모를 통해 배워야 한다. 하지만, 부모 또한 그 부모에게 균형있고 조화롭게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자기 자녀를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키우지 못한다.
그래서 두 가지 부류 모두 관계 속에서 조화롭게 살지 못한다. 한쪽은 '감히 내게 그럴 수 있어.', '너 따위가 덤벼.'라는 식으로 반응하고 다른 쪽은 '언감생신 감히 내가 어떻게 그걸 할 수 있어.', '나는 아무것도 못 해.'와 같은 식으로 뒤로 물러나기 쉽다.
이런 이유로 주위에서 관계 속에서 조화를 이루며 사는 사람을 보기는 쉽지 않다.
양쪽 다 자기의 소유를 늘이기 위해 탐욕을 부린다. 한쪽은 항상 가졌기 때문에 가지는 걸 당연시하고, 다른 쪽은 많이 가져야 타인에게 인정받기 때문에 더 많이 가지려고 한다.
특히 가진 자들 중 일부는 적당한 선에서 선행을 베풀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물질적으로 사회적으로 부족함이 없기 때문에 정신적인 부분에 관심을 갖기 힘들어서 그저 잘 먹고 권세를 부리다가 죽는다. 반면에 결핍감이 있는 사람은 항상 정신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내면의 문제에 조금은 더 신경 쓸 수 있어서 정신적으로 성숙할 가능성이 반대 사람보다는 높다.
그래서 부모라면 자기 자녀에게 충분히 사랑하면서도 자율적으로 살 수 있도록 참고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과연 우리 모두 자신이 정신적으로 부모에게서 독립했는지 관계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고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지 관찰하면서 살아야지 싶다. 관계 속에서 자신이 교만한지 쩔쩔매는지 알아차려서 꾸준히 자기 마음을 관찰할 때, 비로소 관계 속에서 조화를 이루는 사람이 되고, 이런 사람이 많아질 때 비로소 살 만한 사회가 된다.
- 노학주님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