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담마 길라잡이 초급과정 5강
아신 빠라구 스님
제1장 마음의 길라잡이
§7. 해로운 마음들의 요약
'여덟 가지는 탐욕에 뿌리박았고 두 가지는 성냄에 뿌리박았고 두 가지는 어리석음에 뿌리박았다. 그리하여 12가지 해로운 마음이 있다.' (p144)
어리석음 뿌리는 해로운 마음에 공통되기 때문에,
정확하게 말하자면 탐욕에 뿌리박은 마음은 탐욕과 어리석음에 뿌리박은 마음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또한 성냄에 뿌리박은 마음 역시 성냄과 어리석음에 뿌리박은 마음이라고 해야 한다.
어리석음에 뿌리박은 마음은 어리석음 뿌리 한 개 뿐이다.
I.2 원인 없는 마음들 - 18가지
ahetuka-cittāni (p144)
(1) '원인 없는 마음'에서 원인이란?
'먼저 원인 없음(ahetuka)이 의미하는 정확한 뜻을 알아야 한다.
아비담마에서 말하는 원인(hetu)은 탐욕.성냄.어리석음 (탐진치)과 탐욕없음, 성냄없음, 어리석음 없음(불탐 부진 불치)으로 모두 여섯이다.'{p144)
"'원인 없음'으로 옮긴 ahetuka는 원인을 뜻하는 hetu에다 부정접두어 'a-'를 첨가하고 다시 '~에 속하는' 을 의미하는 '~ka' 어미를 붙여서 만든 것이다.
그러므로 ahetuka는 '원인 아님'이라는 명사가 아니고 ‘원인을 가지지 않은 것’이라는 의미이다.
단순히 '원인 아님'으로 이해해버리면 아비담마가 오리무중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ahetuka -citta 는 ‘원인(뿌리)을 가지지 않은 마음’ ‘원인(뿌리)없이 일어난 마음’의 의미가 된다." (p145)
해로운 마음이 일어남의 원인, 뿌리가 3가지 탐,진,치가 있으며, 유익한 마음이 일어남의 원인, 뿌리 3가지 불탐, 부진, 불치가 있다.
(2) '원인 없는'의 의미
'원인 없는 마음들'이란 마음이 일어나게 되는 원인 없이 일어난 마음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마음이 일어날 때 6가지 뿌리가 없이 일어난다는 의미이다.
즉 원인없는 마음이 일어날 때 함께 마음부수가 일어나는데 이 마음부수 중에는 6가지 뿌리가 없다.
즉 6가지 뿌리로 함께 일어나지 않은 마음을 여기에서 원인 없는 마음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해로운 마음이 나타날 때 해로운 마음과 마음부수가 일어난다.
탐욕 뿌리 마음에는 탐욕의 마음부수들이 일어나고 성냄 뿌리 마음에는 성냄 마음부수가 일어나고 어리석음 뿌리 마음에는 어리석음 마음부수가 일어난다.
유익한 마음 역시 탐욕 없음, 성냄 없음, 어리석음 없음의 마음부수가 함께 일어난다.
이에 반해 해로운 과보의 마음의 경우를 살펴보면,
해로운 뿌리 마음으로 해로운 업을 만들어낸다면 해로운 과보로 해로운 과보의 마음을 갖게 된다.
이와 같이 원인없는 마음은, 마음이 일어나게 되는 원인 없이 일어난 마음은 아니다.
단지 이 해로운 과보의 마음이 일어날 때에 6가지 뿌리 마음 가운데 어떤 뿌리의 마음도 없이 일어난다.
즉 원인 없는 마음이 일어날 때에 탐, 진, 치, 불탐, 부진, 불치의 6가지 뿌리 마음에 해당되는 마음없이 일어나기에 원인 없는 마음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3) 원인 없는 마음의 종류
"이것은 다시 '해로운 과보의 마음' 7가지와 '유익한 과보의 마음' 8가지와 '작용만 하는 마음' 3가지로 나누어져서 욕계에서는 모두 18가지 '원인 없는 마음'이 있게 된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 18가지 원인 없는 마음(ahetuka-citta)에는 유익함이나 해로움에 속하는 마음이 없다. 그래서 이 18가지는 무기(無記 avyākata/abyākata), 즉 결정할 수 없는 것에 속한다.
이 가운데 15가지는 과보로 나타난 마음이고 세 가지는 작용만 하는 마음" " (p145)
§8. 해로운 과보의 마음들(akusala-vipāka-cittāni)- 7가지
(1)평온이 함께한 눈의 알음알이
(2)그와같이 [평온이 함께한] 귀의 알음알이
(3)[평온이 함께한] 코의알음알이
(4)[평온이 함께한] 혀의 알음알이
(5)고통이 함께한 몸의 알음알이
(6)평온이 함께한 받아들이는 마음
(7)평온이 함께한 조사하는 마음
-이 일곱가지는 해로운 과보의 마음이라 한다. (p146)
(1) 평온이 함께 한 눈의 알음알이
모든 마음은 느낌이 함께 있는데 이 마음은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평온이 함께 한다.
눈의 알음알이란 눈으로 형색을 보고 아는 마음이다.
한자로는 안식(眼識)이다.
이 마음은 해로운 과보의 마음이기 때문에 전생이나 이전에 행한 해로운 업 때문에 현재에 과보로 나타난 마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원하지 않은, 싫어하는, 좋지 않은 형색 대상이 나타난다.
이와 같이 원하지 않은 대상이 나타났을 때 그것을 보고 아는 마음이 생기는데 그 마음이 해로운 과보의 평온이 함께한 눈의 알음알이이다.
(2) 평온이 함께한 귀의 알음알이
귀의 알음알이는 귀로 소리를 듣고 아는 마음이 생긴 것이다.
한자로는 이식(耳識)이다.
여기서도 해로운 업의 과보이므로 원하지 않은, 싫어하는 소리를 듣게 되고 아는 마음이 생긴다.
그러므로 해로운 과보의 마음이다.
(3) 평온이 함께한 코의알음알이
코의 알음알이는 코로 냄새를 듣고 아는 마음이 생긴 것이다.
한자로는 비식(鼻識)이다.
여기서도 해로운 업의 과보이므로 원하지 않은, 싫어하는 냄세를 맡게 되고 아는 마음이 생긴 것이다.
(4) 평온이 함께한 혀의 알음알이
혀의 알음알이는 음식을 먹고 맛을 볼 때 맛을 보고 아는 마음이다.
한자로는 설식(舌識)이다.
원하지 않는, 싫어하는 맛을 보게 된다면 이것은 해로운 업의 과보이다.
◎ 위 4가지 마음이 평온 느낌과 함께 일어나는 이유
위의 4가지 마음은 중립적인 평온의 느낌과 함께 일어난다.
기쁨 느낌으로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해로운 업의 과보이기 때문에 싫어하는 대상이므로 기쁜 느낌은 일어나지 않는다
왜 괴로운, 고통의 느낌은 일어나지않는가?
대상은 원하지 않는 대상이지만 이 대상이 마음에 부딪힐 때, 접촉할 때는, 부딪치는 자체가 강하지 않고 분명하지 않다.
그래서 고통 느낌은 일어나지 않고 평온 느낌이 생긴다.
대상이 강하게 부딪쳐야만 고통의 느낌이 생긴다.
물질은 2가지 종류가 있다 .
1) 분명하고 강한 물질이다.
예를 들면 지,수,화,풍의 땅의 요소 물질, 물의 요소 물질, 불의 요수 물질, 바람의 요소 물질은 기본물질로서 분명하고 강한 물질이다.
2) 약한 물질
기본물질 외의 물질은 약한 물질, 파생된 물질이다.
눈으로 형색을 보고 아는 마음이 생길 때 눈의 감성물질이 있고 밖의 형색 물질이 있다.
이 두 물질이 접촉이 될 때 아는 마음, 안식이 생긴다.
이 때 이런 부딫힘은 약하고 강하지 않다.
감성 물질이나 형색 물질도 지,수,화,풍이 아닌 약한 물질이다.
따라서 그 둘의 부딪힘이 약하다고 한다.
경전에서는 예를 들어서 목화 꽃이 서로 부딪친 것 같이 약하다고 표현한다.
따라서 강하지 않기 때문에 고통, 괴로운 느낌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위의 안식, 이식, 비식, 설식은 평온 느낌과 함께 일어난다.
(5 )고통이 함께한 몸의 알음알이
몸의 알음알이란 몸에 대상이 닿아 감촉할 때 아는 마음이다.
한자로는 신식(身識)이라고 한다.
해로운 업의 과보로 인해 원하지 않은, 싫어하는 감촉을 느끼게 될 때 아는 마음이 생긴다.
이 때는 육체적인 고통의 느낌과 함께 일어나게 된다.
해로운 업의 과보이므로 원하지 않고 싫어하는 통증이나 고통이 일어나므로 기쁜 마음이 생길 수 없다.
몸에 닿는 감촉은 지, 화, 풍의 세 가지의 물질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강한 물질이다.
따라서 몸에 대상이 닿아서 감촉이 생길 때는 강하게 부딪치게 되어 평온의 느낌이 일어날 수 없고 고통의 느낌이 일어나게 된다.
경전에서는 목화를 철봉 위에 올려 놓고 쇠막대기로 쳐 본다면 그 부딪침이 강한 것과 같다고 표현하고 있다.
(6)평온이 함께한 받아들이는 마음
아비담마의 4번째 장의 마음과정을 알아야 이 마음에 대해 잘 알 수 있다.
여기서는 평온이 함께한 받아들이는 마음이 있다는 정도만 알면 된다.
해로운 과보이므로 기쁜 마음은 일어날 수 없고 이 느낌은 앞에 일어난 마음을 받아들이기만 하는 것이라서 고통의 느낌이 일어나지 않고 평온의 느낌과 함께 일어나게 된다.
'받아들이는 마음(sampaticchana-citta) : 감각의 대상이 감각기능에 부딪칠 때, 예를 들어 형색이 눈에 부딪칠 때 그 대상으로 전향하는 마음이 맨 처음 일어난다. 바로 그다음에 눈의 알음알이가 일어나서 그 형색을 보게 된다. 이 보는 행위는 단지 한 마음찰나에만 존재한다. 바로 다음에 눈의 알음알이에 의해서 본 그 대상을 '받아들이거나' 혹은 아는 마음이 일어난다. 이것이 바로 받아들이는 마음이다. ' (P147)
(7)평온이 함께한 조사하는 마음
받아들이는 마음 바로 다음에 일어나서 받아들인 대상이 좋은 대상인지 좋지 않은 대상인지 어떤 대상인지를 조사하는 마음이 일어나게 된다.
조사할 때도 앞에 일어난 마음 그대로 조사만 하기 때문에 평온 느낌과 함께 일어나게 된다.
고통이 함께한 몸의 알음알이의 경우에도 받아들이거나 조사할 때는 평온 느낌과 함께 일어난다.
조사한 후에는 그 대상이 싫어하는 대상이라면 성냄의 불선의 마음이 일어날 수도 있고 또 싫어하는 대상이라도 수행의 대상으로 보고 선한 마음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인식할 때는 전향하는 마음, 감각기관의 알음알이, 받아들이는 마음, 조사하는 마음, 속행의 마음이 순서대로 일어나서 하나의 인식 과정이 끝나게 된다.
마음이 일어날 때에는 마음부수와 함께 일어난다.
위의 해로운 과보의 마음들은 6가지 마음뿌리에 속하는 마음부수가 하나도 같이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해로운 업의 과보로 일어나게 되며 대상은 원하지 않는 대상이 된다.
위 해로운 과보의 마음 중 평온 느낌의 마음은 6가지이며. 고통 느낌의 마음은 1가지이다.
강의 후 문답
문) 해로운 과보의 마음을 말할 때 해로운 업의 결과이므로 원하지 않는 대상이 나타난다고 하셨는데 예를 들어 매운 맛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 경우 해로운 업의 결과인 것은 어떻게 판단하나요? 개개인의 호불호가 다른데 그 기준으로 따져야 할까요?
답) 일반 대부분의 사람들의 기준으로 따져야 한다.
예를 들면 똥의 경우 좋아하는 동물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싫어하는 대상이 된다.
이와 같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대상은 해로운 업의 과보로 일어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문) 색계의 경우도 유익한 눈의 알음알이 등이 일어날 수 있을 텐데 이 마음을 욕계의 마음으로 분류한 이유가 무엇인지요?
답) 예를 들면 범천의 세계는 번뇌가 많이 줄어들어 있는 세상이다.
코의 감성물질, 혀의 감성물질은 주로 감각적 욕망을 일으키게 되는 것으로 범천들은 가지고 있지 않다.
범천의 세계에서도 눈, 귀의 알음알이가 일어날 수 있지만 욕계처럼 많이 일어나지 않는다.
욕계는 5가지 감성물질이 부족하지 않고 풍부하게 많이 일어나게 되므로 이 마음들을 욕계의 마음으로 분류된다.
문) 눈, 귀, 코, 혀의 알음알이를 보면 평온의 마음과 함께 일어난다고 했는데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을 보면 왠지 싫다거나 왠지 좋다거나 하는 마음이 생기는데 평온의 마음과 함께 일어난다는 점에 대해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답) 질문에서 말하는 것은 인식 과정의 모든 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고 여기서 말하는 안식, 이식, 비식, 설식은 대상이 접촉했을 때 아는 마음만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대상을 접촉하자마자 싫어하는 마음이 생긴다고 알고 있지만 실제는 인식과정으로 보면 여러 마음을 거쳐서 일어나는 것이다.
알음알이는 그 대상에 대해 아는 마음일 뿐이고 싫어하거나 좋아하거나 하는 마음은 그 다음에 일어난 마음이다.
우리가 아는 마음은 속행의 마음에 대해서만 알아차릴 수 있다.
문) 안식 이식, 비식, 설식과 따로 신식이 있는데 몸에서 눈, 귀, 코, 혀만 따로 분류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예를 들면 양파를 썰면 눈이 아프게 되는데 눈에서의 고통은 안식이라고 해야 할지 신식이라고 해야 할까요?
답) 눈, 귀, 코, 혀의 기능으로 대상으로 접촉하는 경우가 아닌 경우는 모두 신식에 포함된다.
눈으로 형색을 보는 것, 귀로 소리를 듣는 것, 코로 냄새를 맡는 것, 혀로 맛을 보는 것 외에는 모두 신식에 포함된다.
눈의 감성물질은 눈의 일부에만, 귀의 감성물질도 귀의 일부, 코의 감성물질도 코의 일부, 혀의 감성물질도 혀의 일부에만 존재하지만 몸의 감성물질은 온 몸에 다 퍼져 있다.
따라서 위의 통증은 신식이라고 봐야 한다.
문) 그렇다면 요리를 하기 위해 양파를 썰다가 눈에 통증이 생기면 해로운 과보의 마음이라고 봐야 할까요?
답) 우리가 대상을 접촉할 때는 다양한 감각의 알음알이가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단지 양파에 의해 눈이 아프다는 것만 보면 대부분의 사람이 양파로 인해 눈이 아픈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므로 해로운 업에 의해 생긴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내가 요리를 하는 것이 가족을 위한 것이라며 선한 마음도 생길 수 있고 짜증나고 화난다면 불선의 마음도 생길 수 있다.
단지 양파에 의해 눈의 아프다는 사실만 보면 해로운 과보에 의해 생긴 것이다.